오래전의 일입니다. 구역 미사를 봉헌하러 갔더니 어린이들은 따로 한 방을 차지하고 자기들만의 놀이에 열중했습니다. 어른들‘미사에 시끄럽게 굴지 말아라.’하면서 특혜를 준 것입니다. 그러니 미사참례는 어른이나 하는 줄로 압니다. 시끄러우면 좀 어떻습니까? 좀 더 거룩한 분위기에서 미사 봉헌 하기에 앞서 어린이들에게서 거룩한 미사참례의 기회를 빼앗지 말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고 그대로 두어라. 하느님의 나라는 이런 어린이와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마태19,14).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린이들을 통해 그들의 순수성을 배우려면 그들 곁에 있어 봐야 합니다. 시끄럽고, 철없고 교회의 거룩함의 수준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진득하게 오래 견디지는 못할지라도 ‘기도손’한 모습이 아름답고 십자성호를 긋는 동작이 기특합니다. 진정, 어린이들로부터 하느님의 은총을 빼앗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어미새의 소리를 듣고 노래를 배우는 어린 새들과 같이, 어린아이들도 세상에서 그들을 가르치기로 되어 있는 아주 열심한 부모 곁에서 하느님 사랑의 숭고한 노래와 덕행의 지식을 배워야 합니다”(성녀 소화 데레사). 또한 우리도 어린이의 단순함과 의존성을 배워 자기에게 주어지는 모든 것을 하느님께서 주시는 것으로 선뜻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어린이가 부모의 가르침을 순수하게 받아들이듯이 우리도 주님의 가르침을 그렇게 받아들일 때 하느님의 나라를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어느 누구도 예수님께 다가오는 것을 막아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예수님을 막는 것입니다. 오히려 누구라도 예수님께 데려와야 합니다. 그리하면 그는 예수님의 능력을 만나게 됩니다.
어린이는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어른의 아버지’이기도 합니다. “젖 떨어진 어린 아기, 어미 품에 안긴 듯이”(시편131,2). 주님의 품에 안겨 평온함을 누릴 수 있길 희망합니다. 주일학교 미사 때 가장 신나고 크게 성가를 부르는 이들은 저학년 유치부입니다. 더 큰 사랑을 담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