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내린 눈은 제법 쌓여 뽀드득 소리를 냈다. 언덕을 올라서자마자 서울 청원고 야구부원들은 눈밭에도 아랑곳않고 남양주 연습구장을 땀으로 적시고 있었다. '너무 오랫동안 침묵해 있었다'는 학교관계자의 말이 청원고 야구부의 현주소다. 지난 89년 청룡기 우승 이후 전국대회서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올해 역시 화랑기 3위로 체면치레를 했을 정도다.
지난 2000년 동대문상고에서 청원고로 개명하며 야구부도 재창단했다. 내년이면 4년째, 이제 화끈한 도약을 꿈꾼다. 지난 9월 김인식 전 LG 수석코치가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선수들의 숙식시설을 포함한 연습장 제반시설을 손봤다. 김감독은 '주위에서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졌다고 한다. 내년엔 이기는 야구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김감독 스스로 '서울 15개 고교팀중 최하위권'이라고 말하지만 그만큼 성장할 여지가 많다는 얘기다.
공격력보다는 마운드가 튼실한 편이다. 내년이면 3학년이 되는 오른손 '원-투 펀치' 김태환과 황재규가 버팀목이다. 여기에 왼손 원용묵이 가세, 트로이카 체제를 구축한다. 셋 모두 시속 140km대를 뿌릴 수 있는 강견이다. 웬만한 변화구는 물론이고 경기를 풀어나가는 안목이 있다.
청원고의 최대강점은 안방이다. 2학년 포수 김정남은 1m85, 85kg의 건장한 체구에 파워가 돋보인다. 스위치히터로 팀의 붙박이 4번타자이자 든든한 투수리드를 자랑한다.
반면 약점은 내야수비다. 12월 19일부터 내년 1월18일까지 태국에서 실시하는 전지훈련에서 수비를 집중강화할 예정이다. 유격수 이주오와 2루수 김범중으로 제대로 된 '키스톤 콤비'를 만드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중앙이 안정되면 3루와 1루는 저절로 자리를 잡는다. 특히 1루는 중심타자 뿐만 아니라 투수로도 재능이 있는 왼손 김정수가 지킨다. < 남양주=박재호 기자 jhpark@>
팀연혁
▶창단=1963년(구 동대문상고), 2000년 재창단 ▶전국대회 첫 우승=1965년 청룡기 우승 ▶주요성적=1970년 대통령배 준우승, 1973년 봉황기 3위, 1989년 청룡기 우승, 2003년 화랑기 3위 ▶교장=윤호섭 ▶주소=서울 노원구 상계 9동 641번지 ▶주요출신선수=윤동균(전 OB감독)심정수(현대) 김응국(롯데코치) 박정환(삼성) ▶감독=김인식 ▶코치=최정기 박찬민 ▶선수=김홍천 오재영 전영환 이형범 장용석 이종훈 박경민 전성환 김병근 송기일 손정록(이상 3학년) 김태환 황재규 원용묵 민선웅 김정남 이정기 주우영 김정훈 최동신 허지민 (이상 2학년) 나지원 백인식 전병준 채승훈 박 환 김범중 김성훈 강성민 한상집 김진엽(이상 1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