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올드 트래포드 스타디움에 자주 울려퍼지는 이 소리는 얼핏 들으면 상대팀에게 퍼붓는 야유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믿음직한 골잡이에게 관중들이 보내는 응원의 목소리다. 국내에 잘 알려져 있는 메이저 리그 강타자 라울 몬데시의 LA 다저스 시절, 그를 사랑하는 팬들이 '라울~~~'을 외치며 야유 비슷한 목소리를 보냈던것을 생각해본다면 루드에 대한 맨유 팬들의 이러한 응원은 익살스럽기도 하고, 또는 그에 대한 '특별한 사랑'을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팬들에게 독특한 성원을 받고 있는 주인공은 바로 네덜란드 출신의 스트라이커 루드 반 니스텔로이다. 그는 맨유의 유니폼을 입은 이래 여러 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선수 중 한명으로 꼽힌다. 팀 동료들 또한 그의 능력을 신뢰하고, 더욱 나아지기 위해 노력을 멈추지 않는 열정적인 모습에 찬사를 마지 않는다.
루드는 언제나 활동적이고, 동료들이 편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드는데 주력한다. 그리고 골 에어리어 안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상대 골키퍼를 위협할 수 있는 무서운 능력 또한 갖추고 있다. 혹자는 그에게서 스스로 찬스를 만드는 모습을 찾아내기가 힘들다고 말하지만 데이빗 베컴, 라이언 긱스, 후안 세바스티안 베론, 로이 킨등에게서 쏟아져나오는 수많은 패스들을 루드만큼 자연스럽게 마무리지을 수 있는 스트라이커를 찾아내는것도 결코 쉬운일이 아닐 것이다.
어린 시절의 그는 네덜란드의 영웅 반 바스텐을 존경했고, 그만큼 위대한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해왔다. 항상 부지런하고, 성실하며, 쾌활한 성격의 소유자였던 루드는 그 누구보다도 축구에 대해 남다른 열정을 갖고 있었다. 17세의 나이로 덴 보쉬에 입단하며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지만 다른 유명 선수들처럼 청소년때부터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다.
헤렌벤으로 이적하고 난 이후부터는 공격적 재능을 발휘하기 시작하며 남다른 득점 감각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그가 PSV 아인트호벤으로 이적할 당시 기록했던 몸값이 약 500만 파운드(당시 네덜란드 클럽간 이적료 최다 기록)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 발전 속도를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루드를 불러들인 장본인은 현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감독 보비 롭슨경이었고, 그는 명장의 지도 아래 나날이 골잡이로서의 육감을 키워나갔다.
센터 포워드는 루드의 천직인 듯 보였다. 그는 지능적이고, 기술이 좋은 스트라이커 루크 닐리스와 함께 멋진 투톱 라인을 형성했고 98/99 시즌을 통해 31골을 몰아넣으며 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좀처럼 찬스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루드의 재능을 알아본 많은 사람들은 그가 마르코 반 바스텐만큼 위대한 스트라이커로 성장해주기를 바랬을 것이다. [사진: 반 니스텔로이의 PSV 아인트호벤 시절]
99/00 시즌에도 29골을 퍼부으며 2년 연속 득점왕에 오른 그에게 장애물이 하나 있었다면 바로 부상이었다. 루드의 재능을 눈여겨 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그의 영입을 위해 발벗고 나섰지만 치명적인 무릎 부상으로 인해 잉글랜드 진출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만 것이다. 이 부상 때문에 2000 유럽 선수권 대회에서도 루드 반 니스텔로이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꾸준한 재활에 힘입어 근 1년만에 복귀한 루드는 2001년 여름이 되서야 그토록 원해왔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행을 현실화시킬 수 있었다. 퍼거슨 감독 또한 오랜 기다림끝에 얻어낸 네덜란드의 보물에 대해 흡족함을 감추지 않았다. 베론과 함께 나란히 프리미어쉽 역대 이적료 1,2위를 마크하며 주목을 받았던 루드는 8경기 연속 득점 기록을 세움과 동시에 총 23골을 성공시키며 티에리 앙리의 뒤를 이어 01/02 시즌 득점 2위에 랭크되었다. 챔피언스 리그에서 또한 맹활약을 펼치며 최다 득점자의 영예를 차지했다. 이적 첫 시즌만에 이뤄낸 것 치고는 대단하다 할 수 밖에 없는 위업이었다.
하지만 몇몇 언론들은 그가 보다 완벽으로 다가가기 위해서는 가끔씩 존재하는 작은 실수들을 줄여야 한다고 말한다. 루드가 만약 지난 시즌에 '반드시 성공시켜야 했던' 몇차례의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면 득점왕 타이틀은 물론, 맨유의 순위 경쟁이 좀 더 원할해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은 철저히 제 3자의 입장에서 논할 수 있는 이상섞인 바램일 뿐, 루드는 분명 팀에 커다란 시너지 효과를 불어넣으며 제 몫을 톡톡히 해내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쉽 경기 도중에 루드는 어려운 각도에서 날아오는 베론의 롱패스를 예측 불허의 오버헤드킥으로 연결시키며 크로스바를 강타했던적이 있다. 이 장면을 본 많은 축구팬들은 아직도 TV를 통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아약스 시절의 반 바스텐이 성공시켰던 화려한 오버헤드킥골을 머릿속에 떠올렸을 것이다. 루드가 이러한 것을 득점으로 연결시키며 '역사적으로 남을만한 명장면'을 만들어 낼 때, 비로소 네덜란드 사람들은 반 바스텐을 그리워하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 [사진: 크라이프, 반 바스텐, 베르캄프가 이뤄내지 못했던 것들을 반 니스텔로이가 해낼 수 있을까?]
연대표
1976년 - 네덜란드 오스(Oss)에서 7월 1일에 출생
1990년 - 네덜란드 아마추어팀 노이트 게다흐트(Nooit Gedacht)에 입단.
1993년 - 덴 보쉬(Den Bosch)로 이적.
1994년 - 덴 보쉬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2경기에 출전.
1995년 - 94/95 시즌 덴 보쉬 소속으로 15경기에 출전, 3득점 기록.
1996년 - 95/96 시즌 덴 보쉬 소속으로 21경기 출전, 2득점 기록.
1997년 - 96/97 시즌 덴 보쉬 소속으로 13경기 출전, 12득점 기록. 헤렌벤(Heerenveen)으로 이적.
1998년 - 97/98 시즌 헤렌벤 소속으로 31경기 출전, 13득점 기록. 약 500만 파운드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명문 PSV 아인트호벤으로 이적. 11월에 독일과의 경기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름.
1999년 - 98/99 시즌 PSV 소속으로 34경기에 출전, 31득점 기록. 리그 득점왕 차지. 모로코와의 경기에서 A매치 데뷔골 기록. 유러피언 실버붓 및 네덜란드 올해의 선수상 수상.
2000년3월 - 친선 경기 도중 무릎부상. 4월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 발표. 약 3000만불의 이적료 기록. 5월 - 무릎부상 재발. 잉글랜드행 무기한 연기. 99/00 시즌 네덜란드 리그 득점왕(29 득점)및 우승. 네덜란드 올해의 선수상 수상. 유러피언 실버붓.
2001년3월 - 부상에서 복귀. 사이프러스와의 대표팀 경기에 출전. 4월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행 확정(이적료 1900만 파운드. 약 3000만불). 8월 - 리버풀과의 채리티 쉴드 경기에서 공식 데뷔전. 후반 6분에 데뷔골 작렬. 풀햄과의 프리미어쉽 1라운드 경기에서 동점골, 역전 결승골 작렬.
2002년1월 - 프리미어쉽 연속경기 득점 기록 달성(8경기). 4월 - PFA 선정 잉글랜드 프리미어쉽 올해의 선수상 수상. 5월 - 챔피언스 리그 4강, 프리미어쉽 3위, 리그 득점 2위(23골)로 01/02 시즌 마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고 총 58경기 출전, 42골 기록. 8월 - UEFA 선정 챔피언스 리그 MVP 및 최우수 포워드 후보 3인으로 선정.
Ryan Giggs Says - "Ruud is the best of the best"
"나는 수많은 월드 클래스 스트라이커들과 함께 뛰어봤지만, 루드가 그 중에서 최고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분명 시간은 젊은 루드의 편이다."
"루드의 수비수를 제압하는 힘, 볼을 다루는 기술, 공중볼을 따내는 능력, 그리고 득점을 성공시키는 피니쉬등은 모두 최고 수준에 올라있다. 뚜렷한 약점을 발견하기가 힘들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가 너무나도 빠른 속도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냈다는 점이다."
"지금의 페이스를 계속 유지한다면 캉토나, 휴즈, 앤디 콜과 같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역사적인 스트라이커들보다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P.R.O.F.I.L.E
성명 : 루드 반 니스텔로이(Ruud Van Nistelrooy)
생년월일 : 1976년 7월 1일
국적 : 네덜란드
신장 : 188cm
체중 : 80kg
주포지션 : 스트라이커
클럽 : 덴 보쉬(1994~1997), 헤렌벤(1997~1998), PSV 아인트호벤(1998~2001), 맨체스터 유나이티드(2001~)
주요경력 : 98/99, 99/00 시즌 네덜란드 리그 득점왕 및 네덜란드 올해의 선수상 수상, 98/99, 99/00 시즌 유러피언 실버붓, 99/00 시즌 네덜란드 1부리그 에레디비지에 우승, 01/02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쉽 득점 2위,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 PFA 선정 잉글랜드 올해의 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