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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문학의 향기를 찾는 사람들 파랑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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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스크랩 제19차 시민그린워킹 후기
워킹맨 추천 0 조회 18 10.04.22 09:07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올해들어 첫 시민그린워킹이 20일 기장 월내에서 일광해수욕장까지 있었습니다.  준비를 위해 7시에 집을 나섰습니다.  무전기 , 엠프, 자료집, 현수막 등을 챙겨 기장역에 도착한 시간은 9시 40분, 열차로 이동할 참가자들이 부전역에서 출발할 시각이었습니다.  안내를 위해 역전서부터 해안소공원까지 안내문을 담벼락이며 길 바닥에 붙이고 현수막을 설치하자니 참가자들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기상조건은 풍속  6~9 m/s, 파고 0.2~0.5m, 기온 12도로 한마다로 쾌청하고 훈훈한 봄날이었습니다 .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그린워킹 이었습니다만 2010년 들어 시민을 붙여 시민그린워킹으로 했습니다.  시민의 길걷기 행사가 되기 위함입니다.  주최의 한 축인 부산시 관계자들이 와주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약 200여 명의 시민 참여가 있었습니다, (이중 153명이 열차편을 이용했습니다) 교통 접근성이 좋았고, 홍보가 더 되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만 여러가지가 부족한 가운데 그나마 대오를 갖출 수 있는 참여가 이루어 져 다행이었습니다. 

 출발지인 월래 행양소공원으로부터 고스락으로의 행진이 시작되었습니다. 어디를 막론하고 각 포구의 물양장에는 미역 건조가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미역 내음이 식욕을 자극했습니다.    

 이 미역들은 올해 이땅에서 생일을 맞는 수많은 사람들의 밥상에 오를 것입니다.  그리고  산모들을 위해 어머니들이 준비할 첫 음식이 될 것입니다.  옛부터 기장미역은 임금님께 진상하는 품목중의 하나였을 만큼 맛과 색이 뛰어 났다고 합니다  전국 미역 생산량의 5%에 불과하지만 자연산 돌마역처럼 잎이 좁으며 줄기가 두툼하면서도 부드럽고 쫄깃한 맛이 좋습니다.  이런 미역이 출하되는 조건 역시 해양의 생태적 지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기장의 경우 북방형과 남방형의 서식지역 중간지점으로 자연교배로 인한 중간형이 많다고 합니다.  미역은 기장을 전국적으로 인지하게 만든 생산품으로 멸치와 더불어 쌍벽을 이루고 있습니다.

 마을 분들이 작업하는데 그 사이를 지나가자니 미안하기도 하여 일부로 '수고 많습니다'며  큰 소리로 인사를 건네기도 하였습니다. 

 달음산을 배경으로 고스락이 보입니다.  사전 답사를 통해 고스락 밑 해안길을 걸을 수 있도록 협의했지만 마지막 점검이 안된 탓인지 문이 닫혀 있었고, 할 수 없이 임랑해수욕장 입구까지 도로를 이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고스락 사장이 너무 바뿐 가 봅니다. 아님 행사 주최 측이 세밀하지 못했든가?  어쨌든 개최 며칠 전까지 팩스도 보냈건만 자물통으로 잠겨 있는 문을 보자 은근히 성이 났습니다.  이날 다른 딘절 구간은 모두 사전 협조를 의뢰한  덕분에 큰 무리없이 통과를 했기 때문입니다.   월내에서 일광 구간 72경 첫 후보지 입니다. 비록 테트라포트가 있긴 하지만 달음산과 좌광천자락이 만들어 낸 지세가 보기에 큰 무리기 없습니다.

 임랑해수욕장을 지나 문동으로 가는 노변입니다.

 하눌타리에서 해안길로 접어들었습니다.

 문동방파제 백등대에서 달음산 자락을 보며 72경 중의 한곳으로 제안했습니다 

 발대식이 10분 빨리 시작되고 참가자들의 걸음이 생각보다 빨라 공연이 12시 30분에 시작되었습니다. 원래는 1시부터 였는데 ... 보다 치밀한 현장기획이 필요함을 느꼈습니다.

 풍물패 옛소리의 대북공연이 시원스레 펼쳐졌습니다.  하늘이 하도  청명하여 참가자들에게 고개를 재쳐 하늘을 봐 달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이어 시낭송이 있었습니다. 이해웅시인의 달음산을 심윤정씨가 낭송했습니다.  

 

월내만에 비친 달그림자에

따라붙는 또 하나의 달그림자

내 마음속 견고한 집 한 채지어

반공중에 저리도 우람하게

버티고 섰다


산세의 아름다움은 역시 바위려니

위엄과 의지로 다져진

정상의 바위들

억만년을 요지부동이다


하루에도 수십 번 눈 맞추지 않고는

눈길 둘 데 없으니

그 위엄 그 의지 고스란히

내 마음속 담아둘 수밖에


금년 고희의 나이에도

흔들림 없이 내 갈 길 가는 데에는

유년의 달그림자 하나

내 맘속 환희 밝힘으로 서다

 이어 정을필 시인이 박정애 시인의 기장멸치를 낭송했습니다. 

수심 깊고 물살 센 동해바다

작지만 옴몸으로 빛나는

어둔 바다 찬란한 불꽃으로 떼 지어

맑고 찬 기백 하나로 우리를 대변하는

강직하고 옹골진 저들,

꽃잎처럼 산산이 흩어졌다 모이면

산이 되고 바다가 되는

저 아름답고 거대한 힘

하나보다 좋은 열 스물 백만 천만이

하나의 이름으로 뭉쳐

하늘아래 난바다 고래와 맞서는

기장 생멸치

뼈대 센 반열이 곧은 의지와 같아

저들과 우리가 한 몸이니

남녀노소 대대손손 한 식구로

바다를 대변하고 사는 대변사람들

멸치 후리소리 들어보라


-예이안 도자 예이란 도자

이어라 이어란차 어이야 야싸 예싸

어랑선 가래여 가래여

이 가래 어이가래가 늬 가래고

가래여 김선달래 옥가래로다


철썩같이 믿고 믿었던 바다가 무너져도

다시 일어서는 파도보다 더 힘 센 뚝심

삽가래로는 못 막을 만선

바리바리 끌어다 널어 말리면

먼 바다 바람 햇살의 향기 맑디맑게 우려내는

속 내장까지 환희 보여주는 이 바닥 인심

제풀에 삭은 젓갈은 맑은 혼 뜰지라도 

뼈에 새긴 그것만은 부디


 마지막으로 조해훈시인이 죽성바닷가에서를 낭송한 다음 기장 땅에 유배왔던 윤선도의 행적에 대해 간략한 소개를 했습니다.  그리고 최현돌 기장군수가 환영의 인사겸 기장 자랑 시간이 있었습니다.  지난 12년간 기장군수를 내리 세번이나 연임했습니다.  물러나기 전에 기장 해안길을 잘 정비(?)해 달라는 부탁을 요청하기도 하였습니다. 

              

 문화공연을 마치고 칠암쪽을 향하는 그때 돌샘횟집(727-8772)에서 준비한 갈매기와 춤이 선보였습니다.  손님들이 주문한 횟감에서 나온 내장 등을 갈매기들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갈매기들이 귀신같이 알고 모여듭니다.  그 그림이 장관인지라  부탁드렸던 것인데, 때 맞추어 연출해 주어서 참가자들의 반응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먹이를 준다고 한들 갈매기의 야생성은 살아 있었습니다.  참가자들이 일정 정도 거리를 유지해주어야 하는데,  갈매기들의 습성을 존중해주기에는 무리였던 것 같습니다.   

 모두들 갈매기떼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고...

 그래서 월래 의도했던 갈매기와 춤은 갈매기 밥주기로 전락해버렸습니다.  그래도 이 장면을 쉽게 접할 수는 없는 터라 참가자들의 디카세례가 집중적으로 터졌습니다.

 동백포구를 돌아 신평 해양소공원으로 참가자들이 이동중입니다.  

 남정수산 양식장 배수구 건널목을 기장군청에서 임시로 가설한 철재다리를 통해 건넜습니다.  이곳 역시 남정수산에서 길걷기를 위해 배려해 준 덕분입니다.

 월내에서 일광해수욕장까지 작은 단절구간이 너댓군데 있습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일일이 찾아뵙고 부탁을 드렸고, 다들 흔쾌히 길을 열어 주었습니다.  해안길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공유수면의 잠식이 너무도 당연히 되는 바램에 정작 사람이 걸을 길이 없다는 것이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고스락에서 임랑해수욕장 지점도 작은 배려가 있다면 굳이 도로를 이용하지 않아도 되는 구간입니다.   

 동백항에서 부경대 해양수산과학관을 지나면서 관통하는 바다횟집 역시 사유지를 통과해야 하는 구간입니다.

 온정마을에서 동백 자연발생유원지 구간 역시 양식장이 들어서 있습니다.  배수관로가 어지롭게 바다로 뻗어 있습니다.  기장지역에서흔히 만나게 되는 장면입니다.  현 상황에서 어쩔 수 없다면 통행이 가능하도록 기장군의 관심이 요청되는 지점들입니다.    

 한국유리 뒷편 은송횟집의 경우 마당을 가로 질러 이동해야 합니다.  길걷기를 불온하게 보거나 못마땅해 한다면 그래서 문들 닫아 걸면 그만큼 긴 거리를 돌아서 가야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그나마 길이 열려 보행자들은 바다를 가까이 하고 걷습니다.

 자연발생유원지에서 잠시 다리쉼을 합니다.

 해안 곳곳에서 무속행위가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문득 저런 굿판을 자연스레  즐기는 프로그램으로 만들 수는 없을까  고민을 해 볼 일입니다. 

 월내에서 일광해수욕장 구간 세번째 72경 추천지입니다. 

 송림수변과 해중 암괴와 수평선이 한편의 풍경화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월내~일광해수욕장 구간 그나마 자연성이 가장 높은 곳이기도 합니다.  월래 일대의 해안은 이러했습니다만  시나브로 변질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사람과 바다가 어울릴 수 았는 공간은 주차장이 되고 대형 음식점들이 들어 섬으로 인해 원형을 상실했습니다. 공유공간에 대한 자의적 해석인 동시에 관계기관의 관리감독 소홀이 야기한 결과입니다.

 어떻게 보면 지역활성화 차원에서 이런 무분별한 토지이용이 조장되고 권장되기까지 한 실정입니다.  그러나 과연 그 활성화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 지 의문입니다.  제주 올레와 부산 해안길의 차이를 생각해 봅니다.  걷는 사람의 마음이 빠지는 자연성이 얼마나 살아있는지가 관건인것 같습니다. 물론 제주 역시 해안가에 수두룩한 횟집과  사유지가 많습니다만  그정도의 차이는 상당히 큰 것 같습니다.  부산의 경우 특히 기장지역에 있어 이미 손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지금부터라도 해안의 원형을 지키고 재생시키는 노력이 경주되어야 야 합니다.  덕분에   화남수산에서 이천항까지의 1km는 특별한 안전장치가 없는 도로를 따라 걸어야 합니다.  

 참가자들이 이천항으로 들어섭니다.  깃발보다 앞서간 사람들도 제법 있습니다.  아무리 자유로은 길걷기가 좋다지만 최소한의 규칙은 존중되어야 합니다. 예컨데 대오를 이탈한다거나 행열로부터 앞서 걷는 행위입니다.  아니 할 말로 그럼 따로 시간을 내어 걷지 왜 굳이 참가했는지...  사전에 공유되어야 할 길 걷기의 규칙인데 그럴 시간이 없었음도 자초한 일이라 봅니다.  어쨌든 주최측의 한 사람으로  별로 달갑지 않은 모양이었습니다.  

 종점을 앞두고 이천항 등대쪽을 바라다 본 경관입니다.

 은성횟집 옆에서 학리를 건너다 보았습니다. 사전 답사를 통해 길을 열어 보고자 했으나, 갈 수가 없어 일광해수욕장을 종점으로 삼았습니다.  신앙촌이 있는 저 지역은 요지부동의 성처럼, 혹자는 그 내부가 마치 평양시내같다고 혹평하기도 했습니다.   공문이라도 보내보자 고 주장했지만 그 주장에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믿는 다수의 사람들이 의미없는 일이라고 평가절하 했습니다. 마뜩찮은 일입니다.  휴전선도 아니고 접촉해서 길을 열어달라는 요청을 정식으로 해보자 고 했지만 경험의 산물이란 것이 시도해 보기도 전에 상상력을 닫히게 했습니다.  하지만 조만간 요청해 볼 작정입니다.  해서 안되면 가능한 쪽으로 지혜를 모우면 되지않겠는가 하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것은 가보지 않고 무조건 안된다는 것 같은 오류입니다.  마치 한국유리 뒷길을 걸어보지 않고 갈 수 없는 길로 여기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비록 담장이 우뚝하니 들어선 한국유리 뒷편 길이지만 의외로 그 앞은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은 곳이 많습니다.  강영환 시인의 경우 월내~일광 코스증 제일 좋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이 지름길은 마을주민들이 생업(물질 등)을 위해 다니는 길인데, 해안7백리 조사를 통해 공식적으로 소개된 길입니다.  

 이을포에서 바라본 학리와 이동의 등대입니다.  이천은 오수영의 소설 갯마을 무대입니다.

 강송교를 건너며 다리 이름이 있게 한 강송정 소나무 밭을 건너다 봅니다.  이제 다 왔습니다.  11km 조금 못미치는 거리였습니다.

 마무리 몸풀기 체조를 하고 기찰 탁주가 제공한 막걸리 한병을 마시고 귀가 합니다.  물론 인근 횟집이며 일광아구찜 집 등에서 막거리 한병으로 부족한 사람들이 삼삼오오 자리를 같이 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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