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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희생 통해 생명 연장… 황금만능주의 비판
6개월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데미안(벤 킹슬리 분)이 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연상시키는 기계 속으로 들어간다. 그는 부와 권력을 가졌지만 66세의 나이에 죽음을 앞두고 있다. 어느 날 그는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달콤한 유혹을 받고 오랜 고민 끝에 이를 받아들인다. 기계가 작동되고 그는 의식을 잃는다. 얼마 후 정신을 차렸을 때 그는 젊은 데미안(라이언 레이놀즈 분)으로 변해 있었다. 그에게 두 번째 인생이 주어진 것이다.
만약 타인의 몸에 내 정신이 옮겨진다면 어떻게 될까. 이런 발칙한 상상력을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 개봉했다. 영화 ‘셀프/리스’ (Self/less) 이야기다.
뉴욕 최고의 부동산 재벌 데미안. 그는 몸 구석구석 퍼진 종양 때문에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
어느 날 데미안은 절친한 친구 마틴에게서 기억과 능력을 고스란히 유지한 채 젊은 사람의 몸으로 갈아탈 수 있는 ‘바디쉐딩’(기억 이식)을 소개받는다. 데미안은 반신반의하다 ‘바디쉐딩’ 전문의 울브라이트 박사(매튜 굿 분)를 찾아간다. 이식은 성공하고 데미안은 지난 수십 년간 잊고 살았던 젊음을 마음껏 누리게 된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젊은 데미안은 점점 이상한 환영에 시달린다. 이로 인해 데미안은 자신이 이식 받은 몸에 대해 의구심을 품게 되고 이를 알아보던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진실과 마주친다.
타인의 몸에 기억을 이식하는 발상은 공상과학영화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소재이다. 역대 전 세계 최고 흥행작인 ‘아바타’(2009)가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영화가 매력적인 건 먼 미래가 아닌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를 배경으로 펼쳐진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영화는 ‘타인의 삶을 빼앗아 나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합당한 일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데미안은 자신이 가진 부와 권력을 놓치기 싫어 ‘바디쉐딩’을 시도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가 들어간 몸은 딸과 아내를 둔 군인으로 ‘마크’라는 살아있는 인물이었다. 멀쩡한 사람의 몸에 자신의 정신을 덧씌운 것뿐이었다. 돈으로 다른 사람의 몸을 샀다는 것을 깨달은 데미안은 심한 고민에 빠진다.
울브라이트가 처방해준 약을 계속 먹으면 마크의 기억이 영원히 사라지고 이를 끊게 되면 데미안 자신이 사라지게 된다. 영화 제목이 ‘셀프/리스’인 이유다. ‘이타적인’이란 뜻의 셀프리스를 반으로 가른 건 ‘자신’(Self)을 위해 이기적인 행동을 할 것인지 아니면 이타적인 모습을 보일 것인가에 갈림길에 선 데미안의 심리를 보여주는 장치다.
‘나라면 어떻게 할까’라는 고민과 함께 영화를 보고 데미안의 최종 선택과 비교해보는 것이 이 영화의 감상 포인트다.
출처 : 백세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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