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상현·성복·신봉·동천동. 4개 동 전체가 거대한 아파트촌을 형성하고 있는 이곳은 용인의 대표 주거지로 꼽힌다.
이들 지역은 서울 강남이 가까운 편(약 25km)이고 광교산을 끼고 있어 주거환경이 쾌적해 주택 수요자들의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판교·광교신도시 가운데 끼어 있어 신도시 개발에 따른 후광 효과도 적지 않게 누리고 있다.
이 때문에 아파트값이 많이 올랐다. 상현동의 경우 지난해 1년 동안 아파트값이 33.2% 올랐다. 동천동은 무려 36.5%나 올랐다. 같은 기간 용인시 전체 아파트값 상승률(29.0%)을 크게 웃돈다.
서울 가깝지만 길은 하나
올 들어 지방은 물론 서울·수도권까지 미분양이 속출했던 신규 분양 시장에서도 이들 지역은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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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인~서울간 민자 고속도로의 최대 수혜 지역 중 한 곳인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일대 아파트 단지 |
현대건설이 8월 상현동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860가구) 아파트는 평균 8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1순위에서 조기 마감됐다. 9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동천동에서 분양한 래미안동천(2047가구) 역시 1순위에서 1만3739명이 접수해 평균 6.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들 지역은 그러나 한 가지 약점을 가지고 있다. 서울이 가까운 편이기는 하나 서울과 연결되는 도로는 단 1개뿐이라는 점이다. 이들 지역에서 서울로 가는 대부분의 차량은 왕복 6차선의 23번 국지도를 이용해 경부고속도로 판교IC까지 나온 다음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서울로 진입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23번 국지도나 경부고속도로는 출·퇴근 때면 어김없이 지·정체가 반복된다. 이들 4개 동에서 나오는 차량 외에도 용인 기흥·죽전지구, 분당신도시 등지에서 서울로 진·출입하는 차들도 이 도로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9년께 23번 국지도와 경부고속도로의 교통 정체가 어느 정도 해소될 전망이다. 용인~서울간 민자 고속도로가 개통되는 때문이다. 2009년 6월 개통 예정민간자본으로 건설되는 용인~서울간 고속도로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과 서울 강남구 세곡동을 잇는다. 총 연장 22.9km로, 10개의 터널과 21개의 교량으로 왕복 4~7차선으로 건설된다. 진·출입로(IC)는 7개, 교차로는 1개다. 이 고속도로는 2009년 6월께 개통될 예정이다. 총 6개 공구에서 대우·롯데·SK건설 등 7개 건설사가 공사를 진행 중이다. 공정률은 현재 약 20% 정도다. 개통 후 30년 간 유료로 운영한다. 이 고속도로는 2000년 건설교통부의 교통 개선 대책 때 처음 나왔다. 그러다 2003년 말 정부와 민간 건설업체들이 특수목적법인(경수고속도로 주식회사)을 만들면서 사업이 본격 시작됐다. 당초 영덕~양재간 고속도로라는 이름으로 불렸으나 2005년 5월 기공식과 함께 현재의 용인~서울간 고속도로로 명칭이 바뀌기도 했다. 용인~서울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출·퇴근 때 극심한 정체를 빚고 있는 ▶경부고속도로(수원IC~서울 한남대교) ▶23번 국지도(성남~용인) ▶경수산업도로(1번 국도, 시흥~수원) ▶42번 국도(수원~용인) 등 수원~용인~서울을 잇는 주요 도로의 교통난이 크게 해소될 전망이다. 용인 수지구 일대에서 차로 서울 강남까지는 지금보다 30여 분 줄어 10~15분이면 진·출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수원 영통에서는 지금보다 30여 분 줄어 20여 분이면 강남까지 갈 수 있을 것 같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은 용인~서울간 고속도로의 직접적인 수혜 효과가 예상된다. 경부고속도로와 그 주변 도로를 이용해 서울을 오가는 동탄1·2신도시 등 경부선 주변의 다른 지역들도 간접적인 수혜를 볼 전망이다. 용인 수지구 최대 수혜용인~서울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가장 주목받는 곳은 단연 용인시 수지구 일대다. 이 지역은 뛰어난 입지여건에도 불구하고 서울로의 진·출입이 불편했으나 이 도로가 개통되면 10~15분이면 서울 강남까지 갈 수 있게 된다. 이들 지역에서는 상현IC과 성복IC을 이용할 수 있다. 상현동에서 상현IC까지는 차로 3분여 거리고, 성복·신봉·동천동에서 성복IC은 차로 3~5분이면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경수고속도로(주) 관계자는 “상현·성복IC에서 강남까지 직선으로 연결돼 차로 10~15분 거리가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지역의 경우 이미 용인~서울간 고속도로 호재가 상당부분 반영돼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이 고속도로가 착공된 2005년 이들 지역 아파트값은 큰 폭으로 올랐다. 상현동 일대 아파트값은 2005년 1년간 30.3% 올랐다. 같은 기간 성복동은 38.0%, 신봉동은 44.4% 올랐다.
이 기간 용인시 전체 아파트값은 26.3%, 경기도 전체 아파트값은 7.3% 오르는데 그쳤다. 특히 기공식이 있었던 5월을 전후에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뛰었다. 상현동의 경우 기공식 직후인 6월에는 10.2%나 상승했다.
성복·신봉도 마찬가지다. 상현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고속도로 개통 호재가 이미 아파트값에 반영돼 있는 만큼 고속도로 개통 후에는 아파트값 오름폭이 생각만큼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수원 영통지구도 관심
수원 영통구 영통동 일대 영통택지개발지구도 직접적인 수혜 지역으로 꼽힌다. 흥덕지구 바로 밑에 위치한 영통지구에는 2만6000여 가구가 입주해 있다. 영통지구는 경부고속도로 수원IC가 차로 5~10분 거리여서 비교적 교통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경부고속도로 수원~서울 구간이 상습 정체구간이어서 서울로의 출·퇴근에는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다. 영통지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경부고속도로 외에는 마땅한 우회도로도 없는데 동탄신도시 등 경부고속도로 주변의 대규모 택지지구가 입주하면서 서울로의 출·퇴근이 더욱 힘들어졌다”고 전했다.
용인~서울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영통지구에서는 이 고속도로의 출발지인 영덕IC를 통해 진·출입할 수 있다. 영통지구에서 영덕IC는 차로 5~7분여 거리다. 이 도로가 개통되면 영통지구에서 서울 강남까지는 차로 20여 분이면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영통지구 아파트값은 3.3㎡당 1300만원 수준이다. 용인~서울간 고속도로의 공사가 시작된 2005년 1년간 영통동 일대 아파트값은 수원시 평균 상승률(4.5%)을 두 배 이상 웃도는 9.6% 올랐다.
용인 수지구 일대와 마찬가지로 기공식 전후로 아파트값이 비교적 많이 올랐다. 영통동 일번지공인 관계자는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강남으로의 출·퇴근이 분당신도시 못지 않을 것”이라며 “분당신도시도 등지에 비해 아파트값도 저렴한 편이어서 실수요자라면 관심을 가져 볼 만하다”고 말했다.
아직 입성 기회 남은 흥덕지구경기도 용인시 기흥읍 영덕리 일대 214만여 ㎡ 규모의 흥덕택지개발지구도 직접적인 수혜지역이다. 2008년 말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흥덕지구에는 아파트 등 주택 총 9500여 가구가 건설된다. 용인~서울간 고속도로는 흥덕지구를 남북으로 가로 지른다. 흥덕지구 남쪽에 흥덕IC가 설치돼 흥덕지구 전역에서 차로 3~5분이면 이용할 수 있다. 이 도로를 이용하면 흥덕지구에서 서울 강남까지는 20여 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흥덕지구는 분양이 거의 마무리 됐다. 지난해 분양이 시작돼 현재 남은 물량은 아파트 2개 단지 1300여 가구 정도다. 동원개발은 흥덕지구 2-6블록에서 119㎡형 720가구를 분양한다. 분양승인 신청은 이미 지난달 들어갔다. 동원개발은 승인이 나는 데로 분양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1월께에는 현대건설이 2-3블록에서 113~116㎡형 570가구를 내놓는다. 이들 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계약 후 최장 10년간 사고 팔 수 없다. 분양 물량의 70%는 용인시 외 서울·수도권 거주자에게 돌아가고, 30%는 입주자모집공고일 기준 1년 이상 용인시 거주자에게 돌아간다. 분양가는 3.3㎡당 1000만원대가 될 전망이다. 이미 흥덕지구에서 나온 아파트(3.3㎡당 800만~1000만원에 분양)보다는 분양가가 다소 높지만 주변 시세(3.3㎡당 1300만원 안팎)보다는 저렴해 큰 인기를 끌 전망이다. 판교신도시도 수혜 지역지난해 인기리에 분양을 마친 판교신도시도 수혜 지역이다. 판교신도시에서도 경부고속도로를 중심으로 서쪽에 위치한 서판교가 이 도로의 직접적인 수혜 지역이다. 서판교에서 서판교IC를 통해 서울 강남까지는 차로 약 5~7분이면 충분할 전망이다. 판교신도시에서는 일반 아파트는 분양이 사실상 끝났다. 신구· 대우건설이 내년 상반기께 동판교에서 내놓을 123~337㎡형 948가구가 마지막 물량이다. 남은 것은 2009년 이후에나 나올 주상복합아파트뿐이다. 이 아파트는 판교 중심상업지역 바로 옆에 들어선다. 지난해 동판교에 분양된 중대형 단지 중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평균 60대 1)을 보인 금호건설 시공의 A21-1보다 중심상업지역에 가깝다. 단지 안에는 중학교도 있다. 전용 85㎡ 초과 중대형이어서 청약예금 가입자만 청약할 수 있다. 분양가는 채권입찰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의 80% 선에서 결정된다.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지난해 판교 중대형 분양가(㎡당 393만원 선) 수준이 될 것 같다. 실수요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용인~서울간 고속도로는 개통 때까지 아직 1년 7개월이 남았고, 이미 수혜 지역 아파트값에 고속도로 개통 호재가 충분히 반영된 만큼 실수요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용인~서울간 고속도로 건설 계획이 처음 나온 2000년과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 판교신도시, 흥덕지구, 수원 광교신도시 등 새로 건설되는 대규모 택지개발지구가 많아 이 고속도로가 개통돼도 교통여건이 크게 개선되지는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고속도로 개통 호재가 이미 주변 아파트 시세에 반영돼 있고, 주변에서 대규모 택지개발지구가 새로 입주해 교통여건 개선 효과가 떨어진다면 고속도로 개통 이후 아파트값이 생각만큼 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며 “때문에 실수요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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