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는 주로 산열매나 야생풀꽃들이 산야초효소의 주 재료들이다. 올해는 산복숭아가 유난히 많은 철이다. '있을 때 많이 해둔다' 이것이 산야초효소하는 사람들끼리 서로 통하는 공유어다.
따면서 묻은 여러가지 것들을 먼저 씻어준다. 우리가 복숭아를 먹을 때 일반적으로 복숭아에 붙어있는 까끌한 것을 깨끗하게 씻어내고 먹는데, 효소로 담그는 것은 나중에 다 걸러내기도 하거니와 까끌하게 붙어있는 것들 또한 산봉숭아의 한 몸으로, 약성이 있다고 여기기에 그것을 깨끗하게 제거하지는 않는다.
씻어서 건져낸다.
건져낸 산봉숭아를 저울에 무게를 잰다.
얼마 전에 담아둔 항아리를 열어보았다. 이 위에 다시 새로 담을 것을 넣는다.
차근히 담는다.
골동품 가게를 뒤져서 모은 항아리가 이제는 70여개가 넘는다. 골동품 가게에서 나오는 항아리는 옛날에 만든 것들이 많아 항아리 표면에 유약을 바르지 않아, 이른바 숨쉬는 항아리로 효소담기에는 아주 적합하다. 그리고 가격도 새것보다 훨씬 싸다. 6년 넘게 조금씩 조금씩 사 모은 것이 제법 자리차지를 하고 있다.
겨울에 차로 마실 것들은 색깔을 살려볼려고 흰설탕으로 해본다. 흰설탕으로 하면 좀 엷은 빛이 돌아 차 색깔로 좋은 것 같다.
황설탕으로 담근 것이다.
첨 효소할 때 설탕때문에 자료도 참 많이 찾고, 어떤 설탕이 좋을까 고민도 많이 했다. 일본에서 나온 효소에 관한 책도 읽어 보았다. 거기서 중요한 것을 하나 발견했다. 일본에서는 '오끼나와'에서 사탕수수가 재배되므로 원당을 수입하지 않아도 쉽게 살 수가 있다. 그리고 원당만 따로 일반인들이 손쉽게 사 먹을 수도 있다. 그리고 원당에는 소량이지만 가공설탕에는 없는 여러가지 미네랄이 함유되어 있다는 것을 표기까지 해 둔다.
'구로짜또우' 즉, 그냥 직역하면 검은 설탕이다. 일본에서 우리나라로 첨 효소가 들어온 것은 종교단체에서 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는데-물론 식물에 주는 일본의 만다효소가 수입된 것이 첫 유래라고는 한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널리 음용되기 시작한 것은 기독교나 카톨릭쪽이라고 한다.- 아마도 흙설탕으로 담게 된 것이 이것을 검은 설탕으로 번역하였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에서 '구로짜또우'는 원당을 의미한다. 원당의 색깔이 검기 때문에 그렇게 쓴 것 같다. 한국에서는 원당을 수입해서 가공하고 남은 가장 찌꺼기를 모아서 카라멜을 입힌 게 흙설탕이다.
가끔 효소하시는 분들이 어떤 설탕으로 해야되는지에 대해 물어온다. 우린 그냥 황설탕을 권한다. 설탕 중 가장 최고의 품질은 흰설탕이라고 한다. 그러나 흰설탕으로 효소를 담그면 색깔이 묽어보여서 사람들이 오해를 많이 한다고 가르쳐준다. 그리고 2년이상의 발효와 숙성기간을 갖도록 권한다. 그 정도 기간이면 설탕이 다 분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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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방림재 원문보기 글쓴이: 방림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