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과 허영호가 새로운 한국의 '투톱'이다.
절반의 승리였다. 3월 29일 중국 베이징, 중국기원에서 열린 제8회 춘란배 본선2회전에서 한국의 이세돌 9단과 허영호 7단이 중국의 쑨텅위 7단과 창하오 9단을 각각 물리치며 8강에 이름을 올렸다. 4명이 2회전에 출전한 한국팀에서 '이세돌과 허영호' 두 사람이 투톱으로 올라선 것이다.
이세돌 9단은 본선 2회전에서 가장 빨리 끝났다. 처음부터 상대를 난전으로 이끌어내더니 오후대국이 시작되자마 상대 대마의 허리를 꺾어버렸다. 한마디로 '세돌'스러운 승리. 이세돌 9단은 올 1월 6개월만에 휴직에서 복귀한 후, 11연승을 달리게 됐다.
이세돌 9단은 이대회 기자회견, 개막식 등에서 "6개월간 기보도 잘 안보고, 바둑돌도 만진 적 없고, 100% 컨디션이 아니다, 난 구리의 디딤돌이다."라면서 극도(?)의 겸손화법을 발휘했었다. '복귀후 11연승'이라는 결과만 놓고 보면 상대에겐 본의아니게 고도의 연막전술이 돼버린 셈이다. (본선 1회전에서 10연승의 제물이 된 대만의 저우쥔쉰이 "정신에 장애가 있었던 것 같다. 정신과 상담이라도 받아야 되나"라고 MSN메신져 제목을 바꿔다고 한다.)
한국팀에게 허영호 7단의 승리야말로 값졌다. 이세돌 9단 홀로 8강에 진입할 것 같다는 다소 우울한 전망을 허 7단이 깼다. 허 7단은 전기 우승자 창하오 9단를 상대로 힘겨운 중반전투와 피말리는 끝내기를 거쳐 빛나는 '1집반승'을 거뒀다. 2009년 삼성화재배 8강진출후 두번째 세계대회 8강진출이다. 베이징으로 출발전 '허영호를 바둑팬들이 기억해 주는 것'이 목표였던 만큼, 이 대회에서 그 목표에 성큼 다가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의 이창호 9단과 최철한 9단은 아쉽게도 탈락했다.
이창호 9단은 중국의 신예 구링이 5단에게 밀리자 계가까지 가지 않고 깨끗하게 돌을 던졌다. 수순은 구링이와의 판이 훨씬 길고 둘 때도 많지 않았지만, 제2회 비씨카드배에서 한태희 초단에게 돌을 던진 장면을 연상케 했다. 만약 이창호의 상대가 구리나 콩지에, 혹은 창하오였다면 끝까지 둬 봤을지도 모를 일이다.
구링이 5단은 국후 인터뷰에서 "오늘 이창호 9단을 만나 많이 긴장했다. 8강에서 이세돌 9단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 8강 대진표 - 일정은 미정 이세돌 9단 : 왕시 9단 허영호 7단 : 콩지에 9단 조치훈 9단 : 씨에허 7단 구리 9단 : 구링이 5단
최철한 9단은 중국랭킹 1위 콩지에 9단에게 졌다. 최철한의 색깔이 뚜렷한 한판이었으나 결과가 아쉽다. 끝날 때까지 쉬지 않고 전투가 벌어졌으나 전투의 공은 콩지에가 가져갔다. 본선 1회전에서 후야오위에게 끈끈한 역전승을 거둔 바 있어, 2회전에서도 많은 팬들이 기대를 가졌으나 그 스타일에 너무 지나친 면이 있었던 듯하다.
일본은 모두가 부진했으나 노장 조치훈만이 나홀로 선전했다. 일본의 전체적인 부진으로 중국은 5명을 8강에 올릴 수 있었다. 한국팀 4명과의 대결에서 반타작을 했고, 일본대표 4인과의 대결에서 세명이 거뒀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구리와 콩지에 투톱이 모두 살아남았고, 씨에허, 왕시 구링이가 든든히 뒤를 받치는 구조다.
일본기원 대표로 홀로 살아남은 '대회 최고령자' 조치훈 9단은 7시 10분까지 대국을 한 끝에 끈질기게 달라붙는 치우쥔을 '불계'로 물리칠 수 있었다.
▲허영호 8단은 꽃미남 기사로도 알려졌었다. 창하오를 만났다. 차분한 모습. 8강에선 콩지에 9단이다.
-----이하 29일 속보------ 이창호, 이세돌, 최철한, 허영호가 3월 29일 제8회 춘란배 2회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시간 10시 30분부터 중국 베이징 중국기원에서 시작된 대국에서 한국의 이창호,이세돌,허영호는 백을 잡았고, 최철한 9단만이 한국선수중 유일하게 흑을 잡았다. 춘란배는 덤 7.5집이라 균형잡힌 바둑으로 흘러 갈 경우, 뒤로 갈 수록 백을 잡은 선수가 심리적으로 유리한 경향이 있다.
○●...11시 30분 이창호, 이세돌 누가 더 저배당? 바둑과 '동의어'인 한국의 이창호와 이세돌은 중국의 신예기사 구링이, 쑨텅위와 맞붙었다. 상대적으로 쉬운기사를 만났다고 평가하기 쉽지만 오히려 '한국의 대표기사로서 이 정도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11시 30분현재 인터넷 베텡에서 쑨텅위는 3.3배. 구링이는 3.1배의 고배당을 기록하고 있다.
한편 최철한과 콩지에(中)의 바둑은 콩지에에게 창하오(中)와 허영호의 판은 창하오에게 쏠림이 크다.
▶ 이창호 9단
○●...저우쥔쉰의 한탄 정신과 상담이라도 받아야 되는 걸까? 27일 이세돌 9단에게 대국을 진 대만 저우쥔쉰 9단의 MSN메신져 제목이 바뀌었다. 저우9단은 저우 9단대로 나름 승리에 대한 자신이 있던 바둑이었던 것 같다. 29일 체단주보 씨에루이 기자가 올린 기사에 이렇게 나와 있다. 저우쥔쉰의 MSN명은 이렇다.
"이렇게 좋은 바둑을 이겨가지 못하다니, 정신에 장애가 있다. 정신과 의사라도 만나봐야 하는 걸까?"
○●...12시 40분, 베이징 중국기원 현지 검토실 평 이세돌 나쁘지 않고, 이창호 장기전 양상, 최철한 긴장감 팽팽 이세돌 9단의 바둑은 빨리 진행되고 있다. 난전의 양상이다. 누가 더 좋다 말하기는 아직 어렵지만 이세돌 9단의 싸우는 모양이 나빠 보이지 않는다. 이창호 9단의 바둑은 장기전이다. 이창호 바둑을 분명 많이 연구했을 구링이다. 이렇게 평화롭게 두는 게 좋다고 생각한 모양.
최철한과 콩지에 바둑은 긴장감이 팽팽하다. 초반부터 전투를 벌이진 않았지만, 중반난전을 위해 꾹꾹 참으며 힘을 비축하고 있다. 최철한 9단의 응수타진(33수등)을 보면 최9단이 먼저 싸움을 걸어 갈 것 같다. 창하오와 허영호의 바둑은 갈길이 멀다. 창하오의 포석이 조금 더 좋은 듯.
○●...많이 컸네, 구링이 - 2시 30분 한국팀 아직 먼 길 콩지에와 최철한의 판은 너무 어렵다. 최철한 9단 대국의 특징이다. 치열하고 어렵다. 현지 검토실의 양이 6단은 "뭐가 뭔지 모르겠다. 정형(定型)이 뭔진 모르겠다. 다만 느낌상 콩지에가 더 나아 보인다."고 평가.
2004년 루이 9단과 특별대국을 두던 13세 소년 구링이(91년생)가 이창호와 당당히 마주하고 있다.(당시 구링이의 반집승) 이창호와 구링의 판, 구링이가 잘 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중국국가대표 총감독 위빈 9단은 "현재 중국기사들중 가장좋은 판 씨에허와 구링이의 판이다. (현재는) 우세가 분명하다."
이세돌 9단과 쑨텅위의 대국은 서로의 돌들이 엉킨 채 난전이다. 주도권은 이세돌이 쥐고 있다. 중국 신예 쑨텅위가 낙관하기 힘든판. 허영호와 창하오의 바둑, 흑(창하오)의 실리가 견고하고 중앙 허영호의 백이 약해 보인다. 두터움을 좋아하는 요다 9단은 창하오가 유리해 보인다고 평가.
○●...이세돌 복귀후 11연승 - 3시 00분 이세돌 9단이 복귀후 11연승을 기록했다. 29일 춘란배에서 이세돌은 2회전 시드로 나온 중국의 신예 쑨텅위 7단에게 112수만에 백불계승을 거뒀다. 한편 거의 같은 시간, 중국의 왕시 9단또한 관서기원의 총아 유키사토시 9단에게 승리를 거뒀다.
○●...한국팀 여전히 다들 힘든 판 - 3시 40분 최철한 9단과 콩지에 9단의 판은 화끈하다. '좌상'에서 끝장 낼 듯이 싸우더니, 최 9단이 그쪽을 포기하는 대신 '우하'에서 새로운 전투를 개시하고 있다. 이전투가 끝나봐야 형세가 정해질 듯. 바둑팬들의 베팅은 실리를 챙긴 콩지에 쪽에 몰려 있다.
이창호와 구링이의 바둑은 모양이 많이 정해져 있지만 이창호가 따라잡고 있는 중이다. 허영호는 좀 불리하다. 허영호 8단이 패싸움을 통해 역전을 모색하고 있다. 조치훈은 마왕 치우쥔과 잘 싸우고 있으며, 구리는 약간 우세하다. 씨에허와 이야마 유타는 팽팽한 편.
오후4시, 구리 9단이 일본의 야마시타 9단을 제압하고 8강에 올랐다.
○●...한국팀 눈부신 추격전 - 4시 16분 이창호 9단은 100수를 조금 지났지만 '중반전의 난해한 전투'보단 여러가지 형태의 끝내기로 피말리는 승부를 볼 것 같다. 불리했던 초반보다 낫다.
최철한 9단은 쉬지 않고 전투중이다. 확정된 실리는 콩지에가 좋고, 최철한은 일단 상대의 돌을 붕붕 띄워 놨다. 전투의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해볼만하다.
허영호도 창하오의 느슨한 틈을 비집고 들어갔다. 150수가 넘어가는 현재, 역시나 해볼만하다. 끝내기까지 해낸다면 '8강'에 올라 '내가 허영호다'라고 소리칠 수 있을 것 같다.
○●...이창호 패,허영호 반집? 최철한 역투! - 5시 20분 이창호 9단이 마지막 끝내기까지 가지 않았다. 163수만에 차이를 인정하고 깨끗이 돌을 던졌다. 중국 신예 구링이의 승리. 허영호는 반집승부로 아슬아슬한 끝내기를 계속하고 있으며, 최철한 9단은 다소 무리스러운 느낌도 들지만 역투하고 있다.
○●...허영호 역전 승리! 최철한 고전 - 6시 00분 허영호 7단이 전기 우승자 창하오 9단을 상대로 역전승을 일궜다. 허영호 8강 진출. 최철한 9단은 한창 중앙전을 벌이고 있다.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것으로 보아 1회전에 이어, 2회전에서도 가장 늦게 끝날 한 판이 될 듯, 최 9단의 고전으로 보인다는 현지의 평.
6시 10분, 최철한 9단이 더는 버티지 못하고 돌을 던졌다. 210수, 콩지에 9단 백불계승. 조치훈 9단과 치우쥔의 본선2회전 마지막 대결이 끝나는 대로 전체 소식을 [종합]으로 전한다.
○●...3월 29일 춘란배 2회전 대진
○이창호 9단(韓) - ●구링이 5단(中) - 163수 흑불계승 ○이세돌 9단(韓) - ●쑨텅위 7단(中) - 112수 백불계승 ●최철한 9단(韓) - ○콩지에 9단(中) - 210수 백불계승 ○허영호 7단(韓) - ●창하오 9단(中) - 263수 백1.5집승 ●조치훈 9단(日) - ○치우쥔 8단(中) ●씨에허 7단(中) - ○이야마유타 9단(日) - 221수 흑불계승 ●왕시 9단(中) - ○유키사토시 9단(日)- 125수 흑불계승 ●구리 9단(中) - ○야마시타게이고 9단(日) - 131수 흑불계승
▲대회최고령! '노장' 조치훈 9단은 중국의 '마왕' 치우쥔을 만났다. 시작부터 고개를 박기 시작? 치우쥔의 독특한 버릇이다
▲요즘 컨디션이 별로라는 구리 9단, 이세돌도 복직했으니 이젠 힘 좀 내볼까?
▲한국팬들의 관심을 끌진 못하지만, 이야마유타(좌, 최연소 명인)와 씨에허(농심배 5연승)의 대결은 주목할만한 중.일대결이다.
▲이창호 9단과 겨루는 중국의 구링이. 여유만만해 보인다. "마이 컸네, 구링이~"
▲이창호 9단(우)과 구링이 5단(좌)
▲이세돌 9단(우)과 쑨텅위 7단, 중국 신예 쑨텅위의 머리에 새집(?)이 지어져 있다.
▲최철한 9단, 생각에 잠겨 턱을 꼬집고 있다.
▲받아랏, 최철한의 착수, 콩지에의 심각한 표정(우측, 나도 일본기사를 만나고 싶다?)
▲본선 2회전이 열리는 중국기원, 조치훈 9단의 모습이 역시나 인상적이다.
[사진제공 : 시나바둑(sina.com)]
지난 대회 결승에서는 중국의 창하오 9단이 춘란배 세 번째 우승에 도전했던 이창호 9단에게 2-0으로 승리하며 대회 첫 패권을 차지했었다. 2010년 제8회 춘란배 본선 1회전은 3월 27일 열렸다, 2회전은 3월 29일 중국기원에서 열린다. 본선1,2회전의 주요 대국은 중국 현지의 시나바둑을 통해 중계될 예정이며, 사이버오로,파란바둑,야후바둑을 통해서도 오전 10시 30분이후 인터넷 수순 중계된다.
○●... 각국 참가선수 명단 한국(5명) : 이창호·이세돌·최철한·강동윤 9단, 허영호 7단 중국(10명) : 창하오·콩지에·구리·천야오예·왕시(王檄) 9단,후야오위(胡耀宇)·치우쥔(邱峻) 8단, 씨에허(謝赫)·쑨텅위(孫騰宇) 7단, 구링이(古靈益) 5단 일본(5명) : 이야마 유타·야마시타 게이고·조치훈·요다 노리모토(依田紀基)·유키 사토시(結城聰) 9단 대만(2명) : 저우쥔쉰(周俊勳), 린즈한(林至涵) 9단 미주(1명) : 장밍주(江鳴久) 7단(미국) 유럽(1명) : 차바 메로(Csaba Mero) 아마6단(헝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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