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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조한 눈빛으로 8개 구단 신인 지명을 지켜보는 고교, 대학 유망주들 |
야구 유망주들엔 꿈을 펼치려고 내딛는 첫발이자 구단엔 미래를 좌우할 재목을 뽑는 자리. ‘2011 프로야구 신인 지명회의’가 8월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렸다.
“1라운드 지명자는 지난해보다 낫다”는 평가 속에 8개 구단은 치밀한 전략과 지략으로 더욱 나은 선수를 지명하려고 애썼다. 최현진(충암고), 유창식(광주일고), 한승혁(덕수고), 임찬규(휘문고) 등 고교야구 유망주들과 윤지웅(동의대), 김명성(중앙대) 등 대학야구 선수들도 8개 구단의 부름을 받으려고 지명 현장에 나타났다.
결국, 10라운드까지 진행된 ‘2011 신인 지명회의’에서는 총 78명이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았다. 지원자 708명 가운데 11% 만이 프로의 ‘좁은 문’을 통과한 것이다.
8개 구단의 신인 지명 전·후를 비교 분석했다. 덧붙여 8개 구단 스카우트들의 리포트와 객관적 자료를 종합해 이번에 지명된 78명의 간략한 스카우팅 리포트를 소개하고자 한다. 해당 팀의 전시성 시각이 아닌 보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지명 선수들을 살펴보자는 의도다.
(+ 해당 선수의 신체조건과 구속은 지명팀이 아닌 타팀의 스카우트 리포트를 참고했다. 신체조건과 구속을 과장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다)
'투수왕국' 재현을 노리는 넥센 1라운드에서 넥센은 주저없이 대학 최대어 윤지웅을 지명했다
지난 시즌 6위였던 넥센은 1라운드 3순위 지명권을 행사했다. ‘투수왕국’현대가 모태인 팀인지 투수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지난해도 넥센은 투수를 5명이나 선택했다. 넥센 노춘섭 스카우트 팀장이 좋은 투수를 고르는데 남다른 혜안이 있는 것도 이 팀의 ‘투수사랑’에 한몫했다. 넥센은 과연 2011 신인 지명회의에서도 투수에 올인할까.
신인지명 전(前)
“우리 팀엔 젊고 유능한 오른손 투수가 많다. 그러나 왼손 투수는 오재영 정도다. 가능성이 풍부하면서도 즉시 전력감으로 쓸 수 있는 왼손 투수가 절실하다.” 노 팀장은 1라운드 3순위 지명자로 가능성과 준비된 실력을 갖춘 왼손 투수를 지목할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대상은 윤지웅(동의대)이었다. 노 팀장도 애써 부인하지 않았다.
노 팀장은 “윤지웅과 임찬규를 놓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도 “윤지웅 쪽에 마음이 끌리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넥센 김시진 감독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내심 왼손 투수 보강을 원하는 듯했다.
넥센은 5, 6명의 투수를 뽑고서 황재균으로 공백이 생긴 내야진 보충 차원에서 2명가량의 내야수를 뽑을 예정이라고 했다. 덧붙여 외야수는 1명 정도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신인지명 후(後)
1라운드 지명자는 역시 윤지웅이었다. 그러나 만약 LG가 임찬규를 지명하지 않았다면 노 팀장은 1라운드 지명자로 윤지웅 대신 임찬규를 호명했을지 모른다. 넥센의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론 임찬규를 지명하자는 소리가 컸다”며 “그러나 ‘LG가 임찬규를 지목할 것’이란 정보를 입수하고 나서 윤지웅으로 결심을 굳혔다”고 털어놨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LG의 1라운드 지명을 지켜봤던 넥센 스카우트팀은 바로 앞 순번에서 LG가 임찬규를 호명하자, 한치의 주저도 없이 윤지웅을 지명했다.
정작 넥센 스카우트팀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든 건 2라운드였다. 이태양(청주고)과 이영재(천안북일고)을 동시에 마음에 뒀던 넥센은 ‘이태양을 2라운드에서 지명하되, 만약 다른 팀에서 이태양을 지명하면 이영재를 선택한다’는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
다행히 다른 팀들이 이태양을 지명하지 않으면서 넥센은 애초 계획대로 이태양에게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힐 수 있었다.
만족도 (노춘섭 스카우트팀장) ★★★★
투수자원을 충분히 확보해 기쁘다. 윤지웅은 내년시즌 1군에서 뛸 재목이다. 대학 최고의 외야수 고종욱을 지명한 것도 매우 만족스럽다. 7, 8, 9라운드 지명자 가운데 1명이라도 2, 3년 내 1군에 오른다면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전체적으로 만족도는 90% 이상이다.
아쉬움
이번 신인 지명회의에선 별로 아쉬움이 없다. 10라운드까지 한 번도 ‘타임’을 걸지 않을 정도로 계획대로 척척 진행됐다. 하지만, 굳이 아쉬움을 꼽는다면 강경학(광주 동성고), 나성용(연세대)을 놓친 것이다. 그러나 어디 우리만 좋은 선수를 데려갈 수 있나. 10명의 지명자 모두와 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넥센 스카우팅 리포트
1라운드 지명이 확정된 후 윤지웅이 가장 먼저 한 말은 "저보다 넥센을 사랑해달라"는 것이었다. 넥센은 무슨 운을 타고났는지 속이 꽉 찬 선수들이 많다. 심지어는 신인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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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윤지웅, 포지션 : 투수, 좌투·좌타, 투구 스타일 : 오버핸드 스로우, 약력 : 부산공고-동의대, 신체조건 : 179cm/72kg, 올 시즌 최고구속 시속 141kmm
지난해 9월 네덜란드에서 열린 야구월드컵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니카라과와의 예선전이 백미였다. 당시 윤지웅은 ‘막강’ 니카라과 타선을 5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으며 프로 스카우트들의 눈에 띄었다. 현장에 있었던 넥센 노춘섭 스카우트 팀장은 “대담성과 영리함을 동시에 갖춘 매력적인 투구를 선보였다”며 “경기운영능력과 위기관리능력도 매우 뛰어났다”고 회상했다.
윤지웅은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던진다. 변화구 구사능력도 좋은 편이다. 특히나 오른손 타자 바깥쪽을 찌르는 속구와 체인지업이 위력적이다.
어느 스카우트는 “호리호리한 체구와 다양한 변화구 구사능력만 보면 과거 한화 왼손투수였던 송진우를 연상케 한다”며 “항상 메모장을 갖고 다닐 만큼 야구에 열정적인 선수”라고 평가했다. 다른 스카우트도 윤지웅을 가리켜 “야구밖에 모르는 선수”라고 표현했다.
넥센에 지명된 뒤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해 대학에 입학하는 고교선수들에게 꼭 할 말이 있다. ‘대학 4년을 썩으러 간다 생각하지 말고 4년 동안 배우러 간다’고 생각하면 나처럼 다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야구계에서 “오랜만에 보는 속이 꽉 찬 청년”이란 소릴 들었다.
왼손 불펜 요원으로 내년부터 1군에 투입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2. 이태양, 포지션 : 투수, 우투·우타, 투구 스타일 : 사이드암, 약력 : 청주고, 신체조건 : 183cm/74kg, 올 시즌 최고구속 시속 141km
청소년대표 출신이다. 투구의 완급조절능력이 뛰어나고 변화구 구사능력도 출중하다. 특히나 커브의 각이 좋다. 위기관리능력과 연투 능력이 뛰어난 것도 매력이다.
그러나 노 팀장이 가장 주목한 건 유연성이었다. 이태양은 팔 스윙이 매우 부드럽다. 부드럽고 유연한 투구폼의 투수를 선호하는 노 팀장은 그런 투구폼이어야 부상이 적다고 믿는다.
넥센은 박준수를 제외하면 눈에 띄는 사이드암 투수가 없다. 조용훈은 지난해 연말 상무에 입대했다. 마무리 훈련과 스프링캠프 결과에 따라 이태양이 내년시즌부터 넥센 불펜진의 한 축이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3. 고종욱, 포지션 : 외야수, 우투·좌타, 약력 : 경기고-한양대, 신체조건 : 180cm/70kg
지명회의 전 넥센은 강경학, 나성용, 고종욱 가운데 누구를 뽑을지 고민했다. 세 선수 모두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한화가 2라운드 16순위, 3라운드 17순위로 강경학과 나성용을 차례로 지명하면서 선택의 폭이 좁아졌다.
고종욱은 올 시즌 고교와 대학을 포함한 전체 아마추어 야수 가운데 가장 발이 빠른 선수다. 홈에서 1루까지 3.67초에 뛴다. 주루플레이도 수준급이며 여기다 도루 센스도 갖췄다. 노 팀장은 “주력만 따진다면 이대형(LG)과 비교해 손색이 없다”며 “발이 빨라 수비범위도 다른 외야수보다 훨씬 넓다”고 강조했다.
타격도 좋은 평을 듣고 있다. 특히나 타격 정확성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그러나 어깨가 약한 게 흠이다. 한 대학감독은 “송구 능력이 떨어진다”며 “프로 입단 뒤 송구동작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학 외야수 가운데 송구능력이 떨어지는 게 어디 고종욱뿐이겠는가. 대학야구계에서 ‘강견 외야수’는 멸종 위기를 맞고 있다.
4. 이희성, 포지션 : 투수, 좌투·좌타, 투구 스타일 : 오버핸드 스로우, 약력 : 대구고-성균관대, 신체조건 : 185cm/93kg, 올 시즌 최고구속 시속 136km
지난해 9월 성균관대가 ‘KBO 총재기 대학야구대회’ 결승전에서 경성대를 3대 2로 꺾고 2년 연속 대회 패권을 차지할 때 주축 투수로 뛰었다. 그 대회에서 최우수 선수에 뽑히기도 했다.
경기 집중력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변화구 구사능력도 수준급으로 평가받는다. 특히나 왼손 투수란 강점이 있다. 그러나 대학투수임에도 속구가 시속 130km 중반대로 빠르지 않다는 게 흠이다.
프로 입단 후, 발전 가능성에 따라 중간계투요원으로 활약할 수 있을 전망이다.
5. 박정준, 포지션 : 투수, 우투·우타, 투구 스타일 : 오버핸드 스로우, 약력 : 순천 효천고, 신체조건 : 182cm/72kg, 올 시즌 최고구속 시속 139km
투구 메커니즘이 좋은 투수다. 전체적인 투구폼도 매우 유연하다. 프로에서 2, 3년 가다듬으면 1군에서 충분히 활용 가능한 투수가 될 수 있다는 게 넥센 스카우트팀의 전망이다. 한 고교감독은 “투지가 강한 투수”라며 “혹독한 2군 생활을 잘 견딜 선수”라고 평가했다.
6. 홍성갑, 포지션 : 1루수, 우투·우타, 약력 : 천안북일고, 신체조건 : 180cm/70kg
천안북일고 4번 타자다. 콘택트 능력과 장타력을 겸비한 타자로 몸쪽 빠른 공과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 대처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나 타격 시 공에 몸이 따라가지 않아 많은 프로 스카우트들로부터 “좋은 타격습관을 가졌다”는 평을 들었다.
그러나 1루 수비는 다소 부족하다는 게 스카우트들의 중평이다. 프로에서 수비력이 얼마나 향상되느냐가 관건이다. 오른손 거포가 없는 넥센이 심혈을 기울여 육성하려는 선수다.
7. 김도현, 포지션 : 1루수, 우투·우타, 약력 : 광주진흥고, 신체조건 : 179cm/83kg
광주진흥고에서 1학년 때부터 4번 타자를 쳤다. 전형적인 중장거리 타자로 손목힘이 매우 강하다. 스윙 궤적이 좋아 타구의 질이 좋다는 평가다.
거포치고는 발도 빠르다. 지난 3월 목동구장에서 열린 황금사자기대회에서 도루왕을 차지했다.
김도현이 꼽는 롤모델은 최희섭(KIA)이다. 그러나 프로 입단 후, 최희섭처럼 거포가 될진 몰라도, 포지션은 다를 전망이다. 넥센은 김도현이 1루수보다는 외야수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프로 입단 후, 포지션 변경이 예상된다.
8. 조영연, 포지션 : 투수, 우투·우타, 투구 스타일 : 오버핸드 스로우, 약력 : 경북고-단국대, 신체조건 : 179cm/80kg, 올 시즌 최고구속 시속 141km
제구가 돋보이는 투수다. 넥센 스카우트팀은 조영연을 “낮게 제구되는 공이 많아 실투가 적은 투수”라고 소개했다. 투구의 완급조절 역시 뛰어나다. 2군에서 1, 2년 정도 가다듬으면 1군 진출도 가능한 투수로 꼽히고 있다.
9. 김대우, 포지션 : 투수, 우투·우타, 투구 스타일 : 언더핸드 스로우, 약력 : 서울고-홍익대, 신체조건 : 183cm/83kg, 올 시즌 최고구속 시속 138km
전형적인 언더핸드 스로우 투수다. 속구 최고구속이 시속 130km 중반을 넘는다. 공 끝의 움직임이 좋아 체감 구속은 더 높다는 평이다. 한 스카우트는 “투구폼이 크로스 스탠스인 까닭에 변화구와 속구의 위력이 한층 예리하게 느껴진다”며 “2군에서 잘 훈련받고, 경험만 쌓는다면 ‘제2의 정대현(SK)’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원래는 5라운드 이상 상위지명이 예상됐다. 그러나 지명이 미뤄지며 결국 9라운드 67순위로 넥센의 지명을 받았다. 넥센은 원포인트 릴리프로 활용가치가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10. 김기한, 포지션 : 투수, 좌투·좌타, 투구 스타일 : 오버핸드 스로우, 약력 : 인창고-송원대, 신체조건 : 183cm/76kg, 올 시즌 최고구속 시속 141km
아마추어 야구계에서 송원대는 유명하다. 실력으로? 아니다. 반대다. 2004년 전국대학야구 추계리그에서 송원대는 서울대에 0대 2로 졌다. 1977년 팀 창단 이후 199패 1무의 참담한 성적을 냈던 서울대의 첫 승 제물이 되는 순간이었다. 이후 송원대는 ‘서울대에도 진 팀’이란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그런 송원대가 이번 신인 지명회의에서 프로 지명자를 배출했다. 김기한이다. 사실 넥센 스카우트팀이 김기한을 주목한 계기는 대학야구대회가 아니었다. 올 초 남해에서 송원대가 SK의 연습상대가 됐을 때 우연히 김기한의 투구를 보고 “변화구 구사능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내놓은 다음부터다.
노 팀장은 “김기한은 바깥쪽 속구 제구가 좋은 투수”라며 “프로에서 2, 3년 정도 갈고 닦는다면 1군에서도 충분히 뛸 수 있는 재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인 지명회의장에서 선수들의 이름이 불릴 때마다 동료 선수들은 박수로 축하해줬다. 심창민(사진 맨 왼쪽)도 마찬가지였다
‘투수는 고졸’ 야수는 대졸‘을 선택한 삼성
삼성은 신인 스카우트와 2군 육성 그리고 1군에서의 유망주 활용이 가장 원활하게 연계되는 팀이다. 그런 연계성으로 올 시즌 삼성은 정규 시즌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특히나 베테랑 스카우트들로 구성된 삼성 스카우트팀은 선수들의 실력뿐만 아니라 성격, 집안환경, 교우관계 등을 폭넓게 관찰하는 팀으로 유명하다. 2011 신인 지명회의에서도 삼성 특유의 꼼꼼하고 세밀한 신인 지명은 계속 됐다.
신인지명 전(前)
지난해 삼성이 지명한 10명의 신인 가운데 대학 선수는 무려 6명이었다. 1, 2라운드에 지명한 임진우, 김현우를 비롯해 상위 5라운드까지 대학 선수가 4명이나 됐다. 올해 신인 지명회의에서도 대학선수 선호현상은 계속 될 것으로 보였다.
삼성 이성근 스카우트팀 차장은 “투수는 고교, 대학 선수 가릴 것 없이 능력만 된다면 누구나 뽑을 생각”이라면서도 “야수는 대학선수를 중심으로 지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무조건 1라운드는 투수를 지명할 예정”이라며 “2군에 선발 투숫감이 부족하기 때문에 상위 라운드는 투수 위주로 뽑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차장은 “진갑용, 현재윤, 채상병, 이정식 등 우수한 포수들이 많지만, 미래를 내다볼 때 포수자원이 지금보다 더 충분해야 한다”며 “포수도 많으면 2명까지 뽑을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지명회의 전 야구계엔 “삼성이 1라운드 5순위 지명권을 왼손 투수에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며 “삼성이 윤지웅, 이현호(제물포고) 가운데 한 명을 지목할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
신인지명 후(後)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연속 투수를 지명했다. 예상과 달리 투수 가운데 대학선수는 단, 1명이었다. 그러나 야수는 반대였다. 6명의 야수 중 대학선수가 4명이나 됐다. 야수 쪽에선 대졸 선호현상이 여전했던 셈이다.
이 스카우트는 “이번 신인 지명회의에선 고교 야수보다 대학 야수의 실력과 장래성이 더 뛰어났다. 대졸을 선호했다기보다 실력으로 뽑다 보니 대학 야수 지명자가 많았던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1라운드에서 항간의 소문과는 달리 왼손 투수 대신 오른손 사이드암 투수 심창민(경남고)을 지명했다. 이유가 있었다.
애초 삼성은 윤지웅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바로 앞에서 넥센이 윤지웅을 지명하며 계획이 틀어졌다. 여기다 이현호가 정상 컨디션으로 성장하려면 1, 2년 정도가 필요하다고 판단, 심창민 카드를 집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김명성(중앙대)을 지명할 생각도 있었으나, 비슷한 유형의 임진우가 1군에서 뛰고, 역시 비슷한 스타일의 최원재가 경찰청에서 돌아올 예정이라 사이드암인 심창민을 지명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2라운드에서 홍건희(화순고)를 지명하려 했다. 그러나 이 역시 2라운드 9순위에서 KIA가 선수를 치며 물거품이 됐다.
만족도 (이성근 스카우트팀 차장) ★★★★
대체로 만족한다. 심창민 지명에 많은 이가 고개를 갸웃했지만, 팀의 미래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판단했기에 주저하지 않고 지명했다.
수준급 외야수와 가능성이 풍부한 포수들을 확보한 것도 만족스럽다. 삼성은 10명의 지명자 모두와 계약할 예정이다. 여기다 프로 미지명자 가운데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신고선수로 뽑아 그들에게 최대한 취업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아쉬움
고교 오른손 투수 가운데 ‘최대어’인 최현진(충암고), 홍건희(화순고)를 영입하지 못해 아쉽다. 두 선수 중 한 선수만 영입했어도 팀에 큰 보탬이 됐을 것이다. 1, 2, 3번 지명자는 내년시즌 1군에서 뛸 수 있는 재목이다.
삼성 스카우팅 리포트
삼성은 계약 시 신인 선수들을 구단 사무실로 부르지 않는 걸로 유명하다. 자칫 선수들이 기가 죽어 자신의 요구를 제대로 하지 못할까봐서다. 그래서 항상 밖에서 계약한다. 이러한 사소한 배려가 선수들에겐 큰 힘이 된다 |
1. 심창민, 포지션 : 투수, 우투·우타, 투구 스타일 : 사이드암 스로우, 약력 : 경남고, 신체조건 : 182cm/78kg, 올 시즌 최고구속 시속 147km
삼성 선동열 감독이 지명 전 심창민의 투구영상을 보고 한 말이 있다. “저 친구, 참 공 잘 던지네”였다. 칭찬에 인색한 선 감독으로부터 ‘공을 잘 던진다’는 소릴 들을 만큼 심창민의 투구는 고교투수 가운데 수준급이다.
사이드암 투수로는 드물게 시속 140km 중반대의 빠른 공을 던진다. 올 시즌 고교 사이드암 투수 가운데 최고 구속이다. 빠른 구속 못지않게 속구 구위도 좋다. 경기운영능력과 위기관리능력 역시 좋은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와 올 시즌 황금사자기대회 때만 해도 평가는 좋지 않았다. 모 스카우트는 “지난해는 투수라고 부르기에도 어려울 만큼 ‘무늬만 투수’였다”고 했다. 그럴 만도 했다. 심창민은 고교 진학 후 투수로 전향했다. 또래 선수들보다 늦게 투수가 된 셈이다.
그러나 점점 살이 붙고, 힘이 강해지면서 야구관계자들이 깜짝 놀랄 만큼 급성장했다. 좋은 예가 있다.
3월 황금사자기대회에서 심창민의 속구 구속은 시속 130km 중반이었다. 5월 청룡기대회 때는 시속 140km 초반대로 빨라졌다. 그로부터 2개월 뒤에 열린 세계청소년대회에선 시속 147km를 기록했다. 많은 스카우트는 “어깨가 싱싱하므로 프로 입단 후 구속이 더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며 “유연성과 탄력도 좋아 관리만 잘 받으면 부상 위험도 적다”라고 평가했다.
아직 구종이 다양하지 않다는 게 흠이다. 하체를 활용하지 않고, 팔로만 던지려는 투구폼도 개선돼야 할 점이다.
권오준을 제외하면 마땅한 사이드암이 없는 삼성에서 중간계투요원으로 뛸 것으로 보인다. 빠르면 내년시즌에 1군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2. 윤영삼, 포지션 : 투수, 우투·우타, 투구 스타일 : 오버핸드 스로우, 약력 : 장충고, 신체조건 : 183cm/89kg, 올 시즌 최고구속 시속 145km
체격 조건과 체력이 뛰어나 시속 140km 초 중반대의 묵직한 속구를 7회 이상까지 던진다. 투구 밸런스도 양호해 또래 투수보다 제구가 안정적이다. 변화구 구사능력도 나쁘지 않다. 언제나 자신감 넘치는 투구를 한다는 게 윤영삼의 최고 장점이다.
그러나 주자 견제와 투수 수비는 아직 미흡하다는 평이다. 삼성 이성근 스카우트 차장은 “선발투수로 키워보자는 욕심에서 지명한 투수”라며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양일환 2군 투수코치의 도움을 받는다면 예상보다 빨리 1군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3. 오태선, 포지션 : 투수, 우투·우타, 투구 스타일 : 사이드암 스로우, 약력 : 김해고, 신체조건 : 185cm/80kg, 올 시즌 최고구속 시속 137km
올 시즌 전국고교대회에서 7경기에 출전해 1승 5패 평균자책 2.31을 기록했다. 그러나 김해고가 강팀이었다면 승과 패가 뒤바뀌었을 것이라는 평이 많다.
간결한 투구폼의 사이드암 투수로, 변화구 구사능력과 제구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오른손 타자 몸쪽으로 빠르게 꺾이며 떨어지는 싱커도 일품이다. 체중만 늘린다면 싱커 구위가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의 모 스카우트는 “프로 입단 후, 완전한 언더핸드 스로우 투수로 키운다면 큰 성공을 거둘 선수”라고 평했다.
선 감독이 관심 있게 지켜본 투수다. 1군에선 중간계투요원으로 뛸 확률이 높다.
4. 임현준, 포지션 : 투수, 좌투·좌타, 투구 스타일 : 오버핸드 스로우, 약력 : 대구고-경성대, 신체조건 : 185cm/88kg, 올 시즌 최고구속 시속 137km
애초 삼성은 임현준을 5라운드 36순위로 지명하려 했다. 그러나 넥센이 5라운드 35순위에서 그를 지명할 것이란 정보를 입수하고서 4라운드에서 전격 지명했다.
올 시즌 전국대학대회에서 18승을 차지할 만큼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속구 구속은 빠르지 않지만, 안정적인 제구와 뛰어난 마운드 운영능력이 돋보인다. 오른손 타자를 상대로 던지는 바깥쪽 속구와 체인지업이 좋아 장타 허용이 적은 편이다.
삼성 스카우트팀은 선발투수로 크길 바란다. 그러나 성장 여하에 따라 1군 진입 시 중간계투요원이 기대된다.
5. 김헌곤, 포지션 : 외야수, 우투·우타, 약력 : 제주고-영남대, 신체조건 : 176cm/75kg
근성 있는 플레이가 돋보이는 선수다. 빠른 발을 타고났다. 올 시즌 전국대회에서 78경기에 출전해 24도루를 기록했다. 모 대학감독은 “어깨가 강해 외야수로 제격”이라고 평가했다.
타석에서도 콘택트 능력이 뛰어나고, 어떻게든 치려는 자세가 돋보인다. 올 시즌 대학리그에서 타율 3할3푼8리를 기록했으나, 대학 4년 성적 가운데 가장 좋지 않았다. 이 스카우트는 “이번 신인 지명회의에선 고교 선수 가운데 눈에 띄는 외야수가 없는 대신 대학선수는 더러 있었다”며 “김헌곤이 대표적인 선수였다”라고 말했다.
이 스카우트는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오정복을 능가하는 외야수가 될 수도 있다”며 “김헌곤이 기대 이상의 성장을 할 경우 강봉규의 좋은 포지션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6. 김준희, 포지션 : 내야수, 우투·우타, 약력 : 서울고-경희대, 신체조건 : 180cm/74kg
삼성에서 유격수 김상수의 백업요원으로 기용하려고 지명한 선수다. 민첩한 몸놀림과 빠른 발로 수위 범위가 넓으며 송구도 안정적이다. 특히나 더블플레이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그러나 타격은 미지수다. 타격의 정확성과 힘은 1군 선수로 뛰기엔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1군 승격 시 대주자 혹은 대수비 요원으로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
7. 유원선, 포지션 : 포수, 우투·우타, 약력 : 충암고, 신체조건 : 182cm/84kg
강견이다. 고교 선수 가운데 2루 송구가 가장 뛰어나다는 평이다. 포구와 블로킹도 수준급이다. 이 스카우트는 “어깨는 타고나기 때문에, 프로에서 훈련을 거듭한다고 약한 어깨가 강한 어깨로 될 가능성은 적다”며 “그런 점에서 유원선은 축복받은 포수”라고 말했다.
유원선의 장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포수임에도 발이 빠르다. 프로 입단 후, 상황에 따라 포수에서 다른 포지션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타격이 약한 게 흠이다. 올 시즌 전국대회에서 18경기에 출전해 타율 1할8푼9리를 기록했다. 삼성은 송구동작만 개선한다면 ‘수비형 포수’로 성장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8. 조원태, 포지션 : 외야수, 좌투·좌타, 약력 : 대구 상원고, 신체조건 : 177cm/78kg
연고지 선수 확보차원에서 지명했다. 타격 자질이 뛰어나고 타격 밸런스도 좋은 편이다. 타구의 질로만 본다면 중장거리 타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발이 다소 느려 수비범위가 좁다는 게 단점이다. 삼성은 조원태의 현재보다 미래에 집중하고 있다.
9. 이경록, 포지션 : 외야수, 우투·우타, 약력 : 동산고-대불대, 신체조건 : 185cm/88kg
대불대가 전국 무대에 잘 알려지지 않고, 성적이 좋지 않아 덩달아 저평가된 선수다. 그러나 올 시즌 전국대회에서 타율 3할2푼2리를 기록했다.
타석에서 적극적이고, 근성도 강하다. 여기다 야구 센스가 뛰어나 작전수행능력이 뛰어나다. 체격 조건이 좋고, 손목 힘이 강해 중장거리 타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프로에 잘 적응한다면 왼손 강타자보다 오른손 강타자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삼성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10. 정우양, 포지션 : 포수, 우투·우타, 약력 : 충암고-경희대, 신체조건 : 185cm/80kg
삼성 내부에서 “5라운드에 뽑자”는 이야기가 나왔을 만큼 촉망받는 포수다. 경희대 3학년 때까진 상위라운드 지명이 예상됐다. 하지만, ‘고 3병’과 유사한 ‘대 4병’에 걸리며 유독 4학년 때 부진했다.
경기 경험이 풍부하고, 공 배합과 블로킹, 포구 모두 양호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포수에게 매우 중요한 골반 유연성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타격은 의문표다. 경희대에서 4번 타자로 활약했지만, 프로에서도 통할지는 의문이다.
삼성은 10라운드에서 투수 조무근(상원고)과 정우양 사이에서 고민했다. 그러나 “즉시 전력감인 대졸 포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이며 결국 정우양이 선택됐다. 1군 진입 시 백업 포수로 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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