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양식은 비싸고 거창한 것만 있는 게 아니다. 언제든지 쉽게 먹을 수 있는 마늘.양파.당근.셀러리는 훌륭한 보양식품이다. 토마토.땅콩.잣.대추.호두.율무.검은깨도 꾸준히 먹으면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제철 재료도 눈여겨 보자. 3월이면 슬슬 춘곤증을 느낄 때다. 충분히 잤는데도 졸음이 쏟아지거나 권태감이 밀려온다. 이럴 땐 부추.죽순 등으로 요리를 만들어 보자. 특히 부추는 채소 가운데 가장 따뜻한 성질을 지녀 몸에 양기를 불어넣는 데 최고다. 예부터 녹용.인삼과도 안 바꾼다는 말이 전해질 정도다.
여름철엔 장어.해삼.낙지가 제철음식이다. 장어에는 고급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지친 몸에 생기를 불어넣고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해준다. 여름에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보양요리의 영원한 베스트셀러 삼계탕이다. 삼계탕에 들어가는 재료(인삼.마늘.생강.대파.대추.찹쌀)는 모두 양기가 강하다. 그래서 땀을 많이 흘려 속이 냉할 때 좋다.
이어 가을엔 굴.미꾸라지.은행.더덕, 겨울엔 잉어가 전통적인 보양식재로 꼽힌다. 요즘엔 양식이 일반화돼 굳이 철을 가릴 필요가 없게 됐다.
한의학에서 보면 보양식품들은 대개 양기를 강화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평소 열이 많은 체질엔 이런 식품이 맞지 않을 수 있다. 물론 더덕처럼 성질이 차가운 것도 있으므로 골라 먹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경제(한의사)
'내 남자에게 힘을 주는 요리'(랜덤하우스 중앙)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