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과학기술대학 건립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평양과기대 건립을 담당하고 있는 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이사장 곽선희 목사·이하 재단)이 지난 93년 건립한 연변과기대의 성과가 평양과기대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가 여부이다.
재단 측 “국제화 인적인프라 양성” 재단 측은 ‘연변과기대는 세계 13개국 이상에서 몰려든 유수의 석·박사 교수진들이 국제화된 인재들을 양성, 중국의 개혁과 개방을 촉진시키는 기능을 해왔다’며 이러한 성과가 평양과기대에도 나타날 수 있다고 밀하고 있다. 연변과기대의 인재양성을 통해 중국의 개혁과 개방을 촉진시켰듯이, 평양과기대에서도 국제화된 인재들을 길러내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가능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변과기대를 거쳐 평양과기대 학사부총장을 담당하고 있는 정진호 박사는 “북한은 러시아와 동구권이 무너진 이래 외부세계와 단절된 상태에서 오래 고립돼 있었기 때문에 시장경제를 이해할 만한 인재들이 거의 없었고 이러한 국제화된 인적 인프라 부족이 개혁 개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평양과기대에서 국제화된 인적인프라를 구축해주면 북한을 국제사회에 이끌어내고 이를 통해 한반도평화의 포석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北, 개혁개방 기본조건 안 갖춰”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에 세워진 연변과기대와 북한에 세워질 평양과기대는 다른 성격의 문제라는 주장이 유력하다. 개혁개방의 의지를 갖추고 일관된 정책을 추진해온 중국과 이러한 의지와 정책이 없는 북한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지적이다. 이동복 북한민주화포럼 공동대표는 “중국의 개혁개방이 성공한 배경에는 ▲시장경제 수용 ▲법과 제도의 지배▲개인숭배 지양이라는 전제조건이 있었고 모택동 생존 당시 유소기의 개혁개방 실패와 모택동 사후 등소평의 성공의 차이는 이러한 전제조건이 충족되느냐 여부에 있었다”며 “기본조건이 마련돼 있지 않은 북한에서의 과기대 건립은 개혁개방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북한연구소 김승철 연구원은 “중국은 등소평 시기 들어 개혁개방을 막아 온 과거의 비합리적 시스템에 대한 일종의 청산작업이 있었지만, 북한은 그러한 세습독재체제에 대한 청산작업이 없었고 오히려 이를 강화시키고 있다”며 “중국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상황인 북한에 과기대를 건립하는 것이 연변과 마찬가지로 성공할 것으로 보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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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과기대에서 내려다 본 연길 시내 /inews24 |
“북한의 세습독재 강화시켜줄 뿐” 평양과기대가 북한의 개혁개방으로 이어지기 어려울 뿐 아니라 오히려 북한의 김정일 세습독재체제만 강화시켜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인 홍관희 박사는 “연변과 평양은 천지 차이”라고 지적했다. 홍박사는 “중국은 등소평 이래 지도부가 확고한 개혁개방의지 아래 일관성 있는 정책을 추진해왔지만, 북한은 개혁개방의 의지와 능력이 없을 뿐 아니라 오직 군비확장을 통한 1인세습 독재강화에만 관심이 있다”며 “김정일체제의 본질이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평양과기대를 건립하는 것은 개혁개방을 위한 인적인프라를 형성시켜주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인적 인프라가 형성돼도 1인세습독재를 위한 도구로 악용될 뿐”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중국과 달리 적국” 우호협력국가인 중국에 대학을 건립한 것과 무장대치상태인 적국(敵國)에 대학을 건립해주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른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평양과기대 건립을 지원하는 모 교회에 출석 중인 안보전문가 A씨는 “연변과기대는 한중교류 차원에서 이뤄진다고 볼 수 있지만 평양과기대는 적국의 엘리트를 양성하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미국의 경우에도 과거 소련과의 교류 시 두뇌유출을 엄격히 통제했을 뿐 아니라 현재까지도 과학기술분야에서의 외국으로의 두뇌유출을 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의 우려에 대해 재단 측 정진호 박사는 “평양과기대에 대한 우려는 보수적 시각에서 당연한 것이지만 저희들 역시 같은 우려를 갖고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며 “여러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통일문제에서 한 걸음이라도 나가겠다는 믿음으로 노력해갈 것”이라고 답했다. 김성욱 기자 gurk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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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도 보수적인 사람이지만, 결국 북한은 흡수통일될 수 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북한에 더 많은 식량과 학교등 인푸라 구축을 해 주어야 하며, 많은 사람이 교류가 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합니다. 동독이 무너진 것도 동독에서도 서독 텔레비전을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북한도 정보가 개방이 되면 반드시 무너지게 되어있습니다.
공감합니다. 정보교류가 있어야 빠른 통일이 올 것이라 사료됩니다.
북한을 돕지 않으면 북한은 중국에 예속됩니다. 퍼주기라고 비판하는 보수의 시각을 따라 대북정책을 시행하면 북한은 중국의 한 성이 되고 맙니다. 북한을 동족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우리 민족에서 분리할 생각이라면 북한이 굶어죽어도 방치할 수 있습니다. 동족이라고 생각한다면 굶어 죽는 것은 면하도록 남에서 도와야 합니다.
제가 김정일 독재 정권을 좋아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그 미사일 쏠때마다 인민들이 죽어가는데 그 모습을 가만히 방관하기는 싫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