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에 문외한인 제가 장연과 단연 올리는 것에 대해서 교수님 강의듣고 몇 번 반복하면서 생긴 요령과 분석입니다.
강의에서 보자면, 최초 서까래를 만드는 과정에서 교수님이 주심도리의 원중심을 잡으시면서 물매각에 대해서 언급해 주시는데요. 사실은 이 때 물매각이 생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물매각은 이미 치밀하게 사전설계되어 주심도리, 오량도리까지, 종도리까지 높이가 결정된 상태에서 최초 서까래 올릴 때 교수님이 물매에 대한 역학적인 설명을 해주시는거죠.
주심, 오량, 종도리 이 3종류의 부재가 1단, 2단, 3단에 위치해 있는 것은 이미 물매각에 맞게 계산된 것이고, 이들 도리들 사이에 위치한 동자주나 오량보아지 중장여 이런 부재들의 높이 역시 적절하게 사전에 결정된이라고 봅니다. 더 기초적으로는 기둥과도 관계가 있어 보입니다.
예를 들어, 우주와 우주사이를 2100으로 잡습니다.우주 사이에는 간주 2개가 위치하므로 우주-간주-간주-우주로 배치가 되면서 우주와 간주, 간주와 간주의 거리를 정합니다. 이 상태로 초석이 높여지고 기둥이 세워지겠지죠. 기둥의 특정한 높이에서 주심도리와 부재들이 결구되는데, 여기서 기준이 되는 것은 주심도리입니다.
이제 주심도리에서 중도리(오량)까지의 물매가 나와야 합니다. 중도리는 간주를 중심으로 주심도리단에서 장여, 상인방, 대보가 결구가 되고, 그 윗단에서 보아지 중장여, 중보들과 결구된 중도리가 중심과 각이 나와합니다. 간단히 말하면 특정 높이에서 지면과 평행을 이루는 주심도리의 중심점에서 중도리의 중심점까지의 각도가 물매인 것이죠.
제경우 교수님의 18평형 맛배집 강의로 학습해 보면 주심도리에서 중도리까지 물매는 22.8도입니다. 오량에서 종도리까지의 물매는 35.1도입니다. 이 물매가 장연과 단연의 비밀(?)이랄까요. 여하튼 이 물매를 유지해야 고건축 한옥의 멋이 나오는거라 봅니다.
스케치업으로 장연과 단연을 구현할 때는 최초 서까래 치목시에 원통형으로 깍고, 이를 복사하거나 회전, 각도나 축을 변경하기 보다는 40x40 각구목 상태로 드로잉하는게 물매에 따라 배치하기도 좋고 편집하기에도 유리합니다. 각구목 안에 원동형을 감추어두고 나중에 꺼내거나 선택반전의 기능을 이용하면 좋더군요. 주심도리에서 오량까지 한쪽의 장연이 43개이지만, 작업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마지막으로 궁금한 것도 생기더군요. 우주의 간격이 2100일 때 기둥 높이는 얼마냐하는 겁니다. 더 정확히는 주심도리의 중심점이겠지요. 처음에는 강의대로 수치를 입력하고 다운받은 18평맞배집 파일도 참조하다가 수치가 서로 다름으로 인해서 문선, 벽선에서 머리에 쥐가 오더군요. 기둥높이가 900과 1000이더군요.
측면 2100x900 또는 2100x1000, 정면 3600x900 또는 3600x1000이라는 숫자는 어떻게 정해지는지 궁금합니다.
그래서 비율계산기로 확인해봤습니다. 우리가 18평맛배집 초석이 2100x3600에 놓이는데, 역시 예상대로 황금비나 백금비 2100x3637에 가깝습니다. 측면은 1000x2100이면 1:2비율이지만 900x2100이면 백은비에 가깝고, 정면은 1000x3600이 청동비와 거의 유사합니다. 물론 이건 주심도리와 초석을 기준으로 할 때지만, 여기에 위로 천장과 지붕을 가만하더라도 미를 위한 비율이 적절하게 적용되었을것이라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한옥을 배우면서 조상들의 멋과 지혜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