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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생명탈핵실크로드 원문보기 글쓴이: 상생21
[팟빵]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http://podbbang.com/ch/12548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 내용
[인터뷰 제 2 공장]
“포항의 250배 지진 와도 안전? 진원과 거리에 따라 달라!”
- 이정윤 대표(원자력 안전과미래/월성원전 설계자)
김어준 : 포항 지진이 나자 시민들의 원전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조선일보는 ‘우리 원전은 내진설계가 잘돼서 포항 지진보다 250배가 큰 지진이 와도 안전하다.’ 하는 기사를 최근 계속해서 내고 있습니다. 기사 제목을 그대로 읽자면 ‘원전 24기 중 21기가 7.0 내진설계가 되어 있어서 포항 지진의 250배가 와도 안전하다.’ 2017년 11월 17일, 3일 전이죠? 조선일보 기사입니다. ‘한국원전 지진에 안전한가’에 대한 분석 기사인데요. 그게 “그렇지 않다!” 라고 얘기하시는 분이 있습니다. 월성 2호기부터 4호기까지 설계와 제작에 직접 참여한 분입니다. 원자력 안전과 미래의 이정윤 대표, 저희가 스튜디오에 직접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정윤 : 안녕하세요?
김어준 : 예. 원전 설계 그리고 제작에 직접 참여한 분이 어디 있는지 찾다가 대표님을 찾았습니다. 우선 언제부터 이 관련 일을 하셨습니까? 원전 2호기부터 4호기 제작할 때는 무슨 일을 하셨어요?
이정윤 : 91년도에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캐나다 원자력공사와 공동원자로 공동 설계를 시작을 했습니다.
김어준 : 91년도에?
이정윤 : 예. 그때 제가 참여해서 원자로 기계설계 쪽은 캐나다에서 3년간 수행을 하고 한국에 들어와서 현장 시공할 때 그걸 마무리하는 형태로 진행을 했습니다.
김어준 : 그때 당시 소속이 어떻게 되셨습니까?
이정윤 : 원자력 연구원이었습니다.
김어준 : 한국원자력연구원의 그러면 그때는 신분이 연구원이셨나요?
이정윤 : 예.
김어준 : 월성 2호기부터 4호기요?
이정윤 : 예.
김어준 : 그야말로 월성 2호기부터 4호기의 설계와 제작에 직접 참여하신 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토를 달지 마라. 처음에는 그러니까 캐나다에서 배워 온 거군요, 이 2호기부터 4호기까지는?
이정윤 : 예. 중수로는 캐나다가 원래 설계 소유권을 가지고 있죠.
김어준 : 그렇군요. 그래서 직접 설계와 제작에 참여하셨고. 그런데 원전은 설계할 때부터 지진에 대비해야 하는 설계를 하죠?
이정윤 : 예. 기본적으로 부지 특성부터 조사를 해서 기계 자체가 원자로부터 전체가 내진설계를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규정화되어서 법적으로 하게 되어 있습니다.
김어준 : 그 설계 기준이 6.5였던 건 맞습니까?
이정윤 : 그 당시는 리터 규모라든가 진도 이런 걸로 따지는 게 아니고 지반가속도 기준으로 0.2g.
김어준 : 지반가속도 기준으로 따졌다고 하시는데 지반가속도라는 게?
이정윤 : 발전소 부지가 어느 정도 흔들리느냐. 그 힘, 가속도를 기준으로.
김어준 : 땅을 흔드는 힘의 정도가 0.2g. 그런데 바로 그 0.2g가 바로 6.5 지진에 해당된다?
이정윤 : 해당된다고 많이 얘기하죠.
김어준 : 그래서 6.5 수치 이야기를 하는 거군요. 그런데 실제로 그때는 리터 기준으로 한 게 아니라 지반가속도 기준으로 했는데 그게 0.2g였다.
이정윤 : 예.
김어준 : 지반가속도를 말씀하시니까 찾아보면 이번에 포항 지진은 지반가속도가 0.013g였다고 추정이 됐다고 합니다. 그러면 ‘0.2g에 비하자면 10분의 1 정도도 안 되니까 이게 안전하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그리고 리터 기준으로 따지자면 ‘6.5나 7 그러니까 250배의 큰 강도의 지진이 와도 안전하다.’ 이렇게 얘기하는 거거든요. 이런 주장을 조선일보가 계속 연속으로 최근에, 그러니까 원전 안전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고 지진이 나다 보니까. 특히 그러면 최근에 ‘원전을 더 짓자.’ 결론이 나왔지 않습니까? 그게 혹시 영향을 받을까봐. 신고리 원전 5, 6호기 건설 재개를 결정했는데 거기 영향을 받을까봐 아마 이런 기사를 내는 거라고 추정이 되긴 해요. ‘안전하다. 기존도 안전하고 앞으로 지을 것도 안전하다.’ 그런 주장을 하는데 이 주장, 이게 맞습니까?
이정윤 : 안전을 그렇게 주장을 해서 되는 게 아니거든요. 안전은 입증이 돼야 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발전소는 관리 상태가 어떤지에 대해 실상을 얘기하지 않고 그냥 내진설계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이런 식으로 홍보성으로 얘기하는 것 아닌가. 저는 그런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김어준 : 그런 주장은 적절하지 않다? 좀 더 구체적으로 내진설계가 6.5나 7기준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6.5나 7이라는 건 포항 지진의 250배나 큰 지진인데 그 정도가 와도 그런 설계가 되어 있으니 문제없다. 이 주장이 과학적으로, 전문가로서 왜 이게 말이 안 되는 겁니까? 그렇게 단정하면 안 되는 겁니까?
이정윤 : 양산단층이 살아 있기 때문에. 이번에 포항에서도 지진이 또 일어났지 않습니까? 그럼 양산단층 일대가 활성화되어 있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그러면 지진이 양산단층 일대에서 어디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거예요. 지금은 포항이라는 먼 지역에서 한 40km 떨어져서 발생됐기 때문에 발전소의 10분의 1, 설계 기준의 10분의 1 정도의 약한 영향을 줬을 뿐이지 운에 따라서는 발전소 근처에서 터질 수도 있는 거고. 그렇지 않습니까? 그렇게 되면 언제든지 위협을 가할 수 있는 그런 양산단층이 바로 옆에 지나가고 있기 때문에 만반의 준비를 해야지 무조건 안전하다고 얘기할 상황은 아니라고 봅니다.
김어준 : 그러면 지금 ‘지진의 강도가 5.0이다. 6.5에 한참 못 미친다. 5.3이다.’ 이렇게 하는데 중요한 건 지진의 리터 수치가 아니라.
이정윤 : 지반가속도로 어느 정도로 영향을 주느냐에 결정이 됩니다.
김어준 : 그런데 그것은 진원이 원전에 얼마나 가까이 있느냐에 영향을 받는다?
이정윤 : 그렇죠. 그리고 또 토양 상태에 따라서.
김어준 : 토양의 특징?
이정윤 : 예. 전파되는 게 얼마나 소프트한 흙이냐, 아니면 강한, 단단한 지반이냐 이런 것에 따라서 다르거든요. 그래서 발전소에 영향을 주는 것은 발전소에 미치는 지반가속도. 지진에 의해서 전파되어 오는, 얼마로 흔드느냐 그게 영향을 받거든요. 그게 제일 중요한 거거든요. 그러니까 진원이 가까이 있을 수도 있고 멀리 있을 수도 있고. 멀리 있으면 당연히 영향이 작겠죠. 후쿠시마 원전사고 9.0까지 일어났지만 우리나라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거든요, 당시에. 진동이.
김어준 : 그러니까 리터 기준으로 자꾸 얘기하는데 이렇게 얘기하면 안 되고 중요한 것은 지진이 일어나서 얼마의 가속도로 땅이 흔들리느냐가 중요한데, 그게 0.2g 기준으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지진이 원전에서 얼마나 가까이에서 벌어졌느냐. 그리고 지반의 특징이 어떠냐 이런 걸 따져야 되는데 이건 리터 기준만으로는 측정할 수 없는 거다?
이정윤 : 그건 단지 지진이 얼마나 크게 왔다. 이걸 객관적으로 서로 상대적으로 이해를 할 수 있는 수치고요. 원전에 미치는 영향은 그 원전에 얼마나 가까이에서 그런 지진이 왔느냐 또는 발전소의 부지에 가속도가 얼마의 크기로 왔느냐. 이게 더 중요하죠.
김어준 : 그럼 예를 들어서 이번 지진이 원전 바로 아래서 있었다. 혹은 바로 근처에 있었다고 하면 지금처럼 아무 문제가 없는 게 아니라 어떤 문제가 있을 수도 있는 그런 가능성을 따져봐야 되는 거네요?
이정윤 :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죠. 그러니까 0.2g로 설계를 한 거죠.
김어준 : 무섭네요. 그러면 지진이라는 게 인간이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현재 기술로는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이번에는 운이 좋았다고 표현할 수도 있는 거네요.
이정윤 : 예. 그러니까 만반의 준비를 해야죠.
김어준 : 그럼 6.5, 7 이렇게 말하는 내진설계의 기준 자체는 우리가 믿을 수 있습니까? 원전이 지금 “7기준으로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지진이 와도 안전하다.” 라고 단정적으로 얘기하고 있는데, 설계를 해보신 분으로서 어떠세요?
이정윤 : 이론적으로는 설계를 그렇게 했으니까 제작 시공도 완벽하게 되어서 현장에 완벽한 상태로 설치가 되고 작동이 될 때는 맞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사람이 하는 일이라서 항상 감시를 해야 되거든요. 그래서 설계 자체부터 독립적으로 검토를 해서 이 설계가 제대로 됐는지 확인을 해야 되고 그것이 현장에서 제작을 들어갈 때 제작이 제대로 됐는지 품질 검사를 하고 그 다음에 그것이 현장에 설치될 때도 품질검사를 하게 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정비할 때도 마찬가지고. 그런 완벽한 상태가 돼야 그것이 맞는 얘기지 사실 0.2g만 하더라도 상당히 높은 수준의 지반가속도이기 때문에 일단 현장의 상태, 그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김어준 : 설계가 그렇게 됐다. 그것만 가지고는 이렇게 확정적으로 말하면 안 된다? 그런데 이걸 검증하는 데가 한수원 아닙니까?
이정윤 : 검증하는 것은 사실 한수원이 품질 검사를 통해서 확인을 하고 여러 가지 검증 시스템이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한수원에서 발주를 한다는 거예요. 돈이 어디서 나오느냐가 중요하거든요. 그러면 독립성 문제인데, 예를 들어서 품질 검사를 하라고 한수원이 고용을 해서 품질 검사를 시키는 건데.
김어준 : 한수원이 제작도 하고 예를 들면 끝에 감리도 하고 다 해버린다는 거죠?
이정윤 : 돈 주고 다 해버리는 거예요, 자기들이. 모든 걸 다 감독해 버리는 거예요.
김어준 : 별도의 감독 기관이 따로 있는 게 아닙니까?
이정윤 : 그건 원자력안전위원회. 거기 규제기관이 킨스라는 기술원이 있거든요. 거기서 조사와 평가를 하는데 거기가 독립 기관이거든요. 법적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진흥 중심으로 하다 보니까 이쪽 조직이 굉장히 취약하죠. 사람도 부족하고, 예산도 부족하고 그렇게 되어 있죠.
김어준 : 그러니까 지금 우려하시는 것은 만약에 7 내진설계가 제대로 됐는지부터 시작해서 감리까지 확인을 해야 되는데 그걸 한 기관에서 다 하기 때문에 그걸 어떻게 확인할 수가 있느냐.
이정윤 : 예.
김어준 : 한 기관이 자기들은 원전을 짓고자 하는 기관인데 이 기관이 처음 설계부터 시작해서 마지막 감리까지 다 사실상 장악하고 있어서 한수원이 마음대로 안전하다고 해버리면 안전하게 되는 거네요?
이정윤 : 그러니까 물어볼 데가 없으니까 다 한수원에 물어보거든요. 안전하냐. 한수원은 사업자니까 당연히 안전하다고 하죠.
김어준 : 그러니까 지금 설계와 제작에 직접 참여하신 분으로서 지금 얘기하는 250배 지진이 와도 안전하다고 하는 기사, 이렇게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
이정윤 : 예.
김어준 : 라고 단정하시는 군요, 거꾸로. 그럼 이런 기사를 읽으시면 어떤 기분이 드십니까?
이정윤 : 좀 자신감도 아니고요, 자만심도 아니고, 이건 경박스러운 겁니다. 자연지진에 대해서 이렇게 큰소리칠 수 있는 인간이 누가 있느냐.
김어준 : 그렇군요. 직접 설계를 해보신 분으로서, 계속 강조합니다만. 직접 설계와 제작을 하셨던 분으로서 ‘자기들이 뭐라고 이렇게 단정하고 있나. 이렇게 단정할 수 없지.’ 예를 들어서 후쿠시마 같은 경우에 인간이 안전하다고 단정한, 일본 같은 경우에 지진에 관한 정보가 가장 많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후쿠시마는 큰 사고가 났지 않습니까? 후쿠시마 사고는 어떻게 된 겁니까? 좀 설명을 해주십시오.
이정윤 : 후쿠시마 사고는 간단합니다. 핵연료를 냉각 처리를 시켜줘야 되는데 냉각시키지 못하면 온도가 무한대로 올라가거든요, 이론적으로는.
김어준 : 그렇겠죠.
이정윤 : 그런데 자연 상태에서는 6000도까지 올라가는 걸로 되어 있어요. 그러니까 안 녹이는 재료가 없는 거예요 지구 상에서.
김어준 : 6000도면 다 뚫어 버리겠죠.
이정윤 : 다 뚫어 버리죠. 그러니까 그렇게까지 위험하니까 냉각을 항상 시켜줘야 됩니다. 점화가 되고 나서는 항상 냉각을 시켜줘야 하는데, 물로 냉각을 시키잖아요. 그럼 펌프를 돌려야 되는데 펌프가 전기가 필요하거든요. 그럼 전기를 공급하는 게 외부 전원이 있습니다. 송전선을 통해서 들어갑니다, 전기가. 그래서 외부 전원에 의해서 냉각을 시켜줄 수가 있고.
김어준 : 물을 돌려줘야 되는데.
이정윤 : 두 번째는 외부 전원이 상실됐을 때는 내부 전원으로 비상발전기로 돌리거든요. 그런데 외부 전원이 1차 지진에 의해서 넘어져 버렸어요. 송전탑이 넘어져 버렸어요.
김어준 : 아, 지진이 나서. 원전이 부서진 게 아니라 송전탑이 넘어간 거군요, 1차적으로. 그래서 전기가 안 돌아갔다?
이정윤 : 전기가 안 돌아간 거예요.
김어준 : 전기가 안 돌아가니까 식힐 수가 없어서.
이정윤 : 그러니까 비상발전을 해야 되잖아요. 그걸 하고 있었는데 쓰나미가 와서 침수를 시켜버린 거예요. 그러니까 냉각 기능이 안 된 거죠.
김어준 : 저는 자세히는 모르고 어떻게 생각했냐면 쓰나미가 와서 건물을 무너뜨려서 이게 껍데기가 부서졌다거나 그렇게 유출됐나 보다 했는데, 그게 아니라 전기가 안 들어온 거군요.
이정윤 : 예. 그리고 또 한 가지는 9.0 지진이 왔을 때 발전소 설비들이 어떤 이상 기능을 수행하고 또는 배관이 터지거나 이런 내용이 있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조사가 안 된 것 같아요. 무슨 얘기냐 하면 화재 진압하고 사고 난 것을 수습하느라 급급했지 지진이 왔을 때 설비들이 잘 돌아갔다. 이렇게 얘기를 하거든요. 사실 진짜 잘 돌아갔는지 확인이 안 되는 거예요.
김어준 : 확인이 된 것은 한마디로 말해서 전기 공급이 안 돼서.
이정윤 : 그렇죠. 지금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전기 공급이 안 됐다, 지진 때문에.
김어준 : 이게 사실 생각보다 지금 내진설계라는 것이 건물 자체가 버틴다. 이것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 전기 공급이 끊어지면 그것도 사고가 나는 거군요.
이정윤 : 이번 사건이 그겁니다.
김어준 : 후쿠시마 사고의 핵심은?
이정윤 : 냉각을 시키는 전기가 끊어져서 그렇게 된 겁니다.
김어준 : 그건 그것보다 더 낮은 지진에도 일어날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재수가 없으면, 말씀하셨듯이.
이정윤 : 말씀을 그렇게 하시면 그럴 수도 있는 겁니다. 뭐랄까요. 공학적으로는 견딜 수가 있어야죠. 그런데 송전탑이 너무 큰 지진에 의해서 무너졌다는 것. 우리나라도 송전탑이 내진설계가 되어 있느냐. 이런 걸 사실 면밀히 따져볼 필요도 있습니다. 발전설비만 가지고 얘기를 하는데.
김어준 : 그러네요. 전기가 공급 안 되면 자동차에 냉각수 안 들어가면 터지는 것과 똑같은 거 아닙니까?
이정윤 : 정확하십니다.
김어준 : 단순하게 생각하면. 냉각수 떨어지면 자동차 터지거든요, 엔진. 그런데 그 정도가 아니라 여기는 6000도니까 그게 아무거나 다 뚫고 나가 버리는 거군요. 그래서 방사능이 유출된 거다. 그렇게 생각을 바꾸고 나면 원전을 안전하다고 단정하기는 정말 어려운 거네요. 어떤 자연재해가 있을지도 모르니까.
이정윤 : 예. 원자력 발전소는 자연재해를 생각해 보면 우리가 인간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러면 항상 경각심을 가지고 봐야 됩니다. 무조건 안전하다고 홍보하는 건 이건 안전을 위해하는 행위입니다. 그래서 저희 원자력 안전과 미래에서는 그런 행위에 대해서는 좀 가차 없이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김어준 : 과거에 원전을 설계하고 직접 제작하셨지만 지금은 원자력의 안전과 미래를 생각하시는 일종의 NGO인거죠? NGO의 대표가 되신 특별한 계기가 있으십니까?
이정윤 :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에 정부가 우리나라 원전부품위변조사건에 휘말렸거든요. 그때 상당히 많은 분들이 구속됐었는데, 그런 사건을 수사하고 문제가 있을 때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원전구매제도개선위원회이고 그 다음에 ‘여러 가지 해외품질검증을 하겠다, 해외 기관에.’ 이런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놨는데 그게 형식적이라는 거예요.
김어준 : 전문가가 보시기에? 이렇게 해서 되겠느냐, 이게?
이정윤 : 전부 홍보성이고.
김어준 : 여기서 홍보성이라는 건 예를 들면 원전을 계속 짓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홍보라는 얘기죠?
이정윤 : 그렇죠. 그러니까 거기 참여하신 분들이 개개인으로 보면 굉장히 훌륭하신 분들입니다. MIT 나오고 굉장히 화려한 경력을 가지신 분들이지만 그분들이 원전부품구매위변조 또는 구매 개선을 위해서는 까다로운 원자력 품질 시스템과 구매 입찰 제도를 이해를 하고 있어야 돼요. 그런데 그 둘 중에 하나라도 경험을 가지고 있으신 분이 하나도 없는 거예요. 개인적으로 경험들은 화려해요. 훌륭하신 분들이죠. 그런데 그분들을 그렇게 해서 팀을 구성해 놓으면 그분들이 어떤 결과를 내놓을 수 있겠습니까?
김어준 : 자기들은 실제 그 절차를 모르는데.
이정윤 : 모르죠. 그래서 정부에 제대로 된 얘기를 해 주는 조직이 있어야 되겠다고 저희가 구성을 해서 활동에 들어갔거든요.
김어준 : 여기 NGO는 그러니까 원자력을 직접 설계하거나 제작하거나 현업에 계셨던 분들이군요?
이정윤 : 예. 실무자 그룹입니다.
김어준 : 돈은 안 되겠습니다.
이정윤 : 우리나라 원자력계는 저희한테 그래요. “너희들은 우리 아군 아니다. 우리 편 아니다.” 당연히 아니죠. 우리는 안전을 얘기하니까. 그래서 “객관적으로 보겠다.” 했더니 “그럼 적군이네.” 그래서 적군으로 몰렸습니다.
김어준 : 적군으로 몰리신 것까지는 제가 보기에는 원전을 계속 짓고자 하는 분들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이고. 뭘로 먹고 삽니까, 이 단체는?
이정윤 : 그냥 버티고 있습니다.
김어준 : 제가 말씀을 듣다 보니까 이분들은 뭘로 먹고 살까 걱정이 돼서. 그러시군요. 그러면 조선일보만이 아닙니다만 조선일보가 대표적으로 이런 기사를 너무 쏟아내서 조선일보를 예로 들어서 말씀을 드리는 건데 며칠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포항 지진 250배가 와도 안전하다고 단정하고 있으니까 그래서 저희가 모셨는데, 이런 기사를 계속 쏟아내는 이유는 뭡니까?
이정윤 : 글쎄요. 광고주를 우대한다고 생각을 하기도 하고, 두 번째는 원자력이 굉장히 애국주의적이고 민족주의적인 성향이 강합니다. 왜냐하면 전세계 어디를 가도 원자력을 하겠다는 나라는 전부 국방 쪽 또는 애국적인 힘이 굉장히 강하거든요.
김어준 : 그런 쪽의 세력들은?
이정윤 : 예. 그러다 보니까 원자폭탄 비슷한 것, 이렇게 연관 기술인데 이런 걸 왜, 또는 잘 가꿔서 수출해서 해야지. 이런.
김어준 : 돈의 관점에서?
이정윤 : 예.
김어준 : 실제 조선일보가 광고를 많이 받습니까?
이정윤 : 저번에 데이터 나온 것 보니까 제일 많이 받던데요. 국회에서 조사 한번 한 것 같습니다. 신문에도 나오고.
김어준 : 한국수력원자력 이런 곳에서?
이정윤 : 예.
김어준 : 그렇게 연결할 수도 있고 거꾸로 조선일보가 그런 얘기를 하니까 광고를 많이 줄 수도 있고.
이정윤 : 두 가지 다입니다. 그리고 친원전 쪽이에요. 지금까지 쭉 보면 조선일보는 친원전 쪽입니다.
김어준 : 그러다 보니까 이렇게 단정적인 기사를 썼는데 그 기사를 보고 ‘이게 말이 되냐.’
이정윤 : 저는 친원전, 반원전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친원전이라 하더라도 이렇게 하면 안 됩니다. 안전을 호도하는 식으로 얘기하면 안 되는 거죠.
김어준 : 우리가 애초에 왜 양산단층이 있는 쪽에 원전을 많이 지었습니까 하필이면?
이정윤 : 양산단층이 활성화되어 있다고 보지를 않았죠, 처음에.
김어준 : 아, 그때는. 그때는 우리나라에는 지진이 안 일어난다고 생각하고.
이정윤 : 최근에 5.0 이상 나온 게 작년에 울산 앞바다에서 처음 나왔죠? 그전부터 학설 또는 여러 가지 주장들이 활성화되어 있다고 얘기는 많이 나왔었죠, 사실은. 그런데 실제로 작년부터 5.0 이상이 네 번이나 나왔죠, 지금까지.
김어준 : 그러니까 여기다가 잔뜩 원전을 지었을 당시만 하더라도 대표님도 ‘우리나라 여기 지진 없어.’ 이렇게 생각하신 거죠?
이정윤 : 기억에 없으니까요.
김어준 : 아, 그러니까 지진이 안 일어난다고 생각하고 원전을 거기다 지었고.
이정윤 : 예. 그래서 그 당시 지반가속도 0.2g를 적용한 것은 그 당시 전 세계적으로, 보편적으로 안정된 지반에서는 0.2g를 표준으로 채택하고 있었거든요. 지금은 강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0.3g로 올리고.
김어준 : 그렇군요. 안정된 지반을 기준으로 0.2g를 지었고, 거긴 지진이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지금 지진이 일어나고 있다. 그럼 안전 기준을 강화해야 되고 지금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 한수원이 아니라 독립적인 기관에서 점검을 나가 봐야 되겠네요?
이정윤 : 그것은 지금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킨스랑 합동으로 작업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 것들이 잘 지켜지리라고 생각하지만 저희들이 객관적으로 주마간산으로 볼 때는 좀 현장 상태를 제대로 보고 안전 보강을 해야 되는데, 사실 돈이 들어가는 거잖아요. 사업자에 맡겨서는 될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김어준 : 아, 이걸 사업자에 맡기면 안 된다? 한수원에 맡기면 안 된다?
이정윤 : 예. 돈이 들어가는데 사업자는 어떻게든 유리한 방향으로 가려고 하겠죠. 고양이 앞에 생선을 주는.
김어준 : 얘기를 좀 더 들어봐야 되겠는데요. 오늘은 저희가 1부만 할게요. 원전의 설계와 제작에 직접 참여하셨고 한국원자력연구원에 계셨었고 원전을 반대하는 입장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지금 수준으로 가서 이렇게 안전을 단정하면 안 되고, 한수원에 모든 걸 맡겨서도 안 된다.
이정윤 : 그럼요.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거예요. 안전이 불안한 게 한수원 또는 원자력산업계 전체가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거예요.
김어준 : 그 구조적인 문제를 저희가 다시 한 번. 다음주에 한 번 더 나오십시오. 대전에 계신 분인데. 멀리서 오셨는데. 이게 얘기 거리가 아주 긴 얘기 거리네요. 원전을 반대하는 입장이 아닌 분이 하시는 얘기라, 그리고 설계에 직접 참여하신 분이라 저희가 좀 새겨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은 1부 하고요, 다음주에. 대전에 계시고 지금 원자력 안전과 미래, 먹거리도 제대로 장만이 안 된다고 하는데 또 오시라고 해서. 지금까지 원자력 안전과 미래의 이정윤 대표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정윤 : 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