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전에,
선야산을 다녀와서,
장군봉으로 갑니다.
호수의 이름은,
대야 저수지인데,
나름 넓고 깊은 호수이고...
여기는,
대학교 다닐 때,
딱 한번 놀러 온 기억이...
예전에,
친구들과 술 먹고 놀았던 추억만... ㅎㅎ
암튼,
저수지 근처에 있는,
장군봉 입구로...
산에 왔는데,
간판이 쌔한 느낌을 주고...
군인도 아니고,
나이도 많은데,
병력이라는 단어는 어색해서...
어째튼,
마을 어귀에는,
생각지 못한 단어들이 지천으로...
도착시간은,
오후 3시가 지나고 있는데...
장군봉은,
가장 멀리 보이는 곳이고...
저기까지,
해가 지기 전에 다녀와야 하는데,
가능할지는 의문이고...
전체 등산로가,
이런 모습이라면,
해가 지기 전에 충분히 가능한데...
물론,
계곡이 넘쳐서,
물이 길을 막지 않는다면...
암튼,
마을에서 산 아래까지는,
이런 길을 걸었고...
한참을 걸었는데,
여기는 군사 시설 임으로,
민간인은 절대 오면 안 된다고...
산에 갈 사람은,
좋은 길을 버리고,
험난한 곳으로 돌아가라고...
군대는,
오라 해도 안 갈 테니,
걱정 말라하고서 험난한 곳으로 가는데...
등산로 한편에는,
군인들 훈련 장소가,
큼지막하게 자질 잡았고...
어떤 훈련인지 몰라도,
산속에서 극비 훈련을 누가 하는지...
암튼,
엄청 위험한 장소를 피해,
힘든 코스로 접어들었고...
여기도,
조금 전까지 눈이 내려서,
등산로에는 눈이 가득하고
장군봉 등산 코스는,
힘들다고 해서
아직까지는 무덤덤했고...
그런데,
여길 지나고 나서,
정상까지는 고행의 연속이었네요.
첫 번째 바위 구간인데,
경사가 완만하고,
발판도 되어 있어서,
어렵지는 않았고...
단지,
발판에 눈과 얼음이 있어서,
조심해서 올라야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멋진 경치가 있으니,
도전해 볼 만하고...
같은 장소에서,
고개를 반대로 돌리면,
역시 멋진 풍경이 펼쳐지고...
바위와,
오래된 소나무...
그리고,
눈 덮인 산줄기가,
환상적으로... ㅎㅎ
암벽 구간을 지나고,
다시 가파른 구간을 오르는데...
절벽 사이로,
꼬불꼬불 올라가는 길은,
대부분 밧줄로 만들어 놨고..
암튼,
눈이 없다면,
훨씬 수월하게 올랐을 텐데...
널찍한 바위에서,
올라온 길을 내려다보니,
경치가 끝내주네요.
가운에,
움푹 파인 곳에서,
여기까지 한 시간 정도 걸었고...
이제는,
부지런히 정상으로 오르고,
해가지기 전에 내려가면 되는데..
해가 지면서,
바람은 차가워지고,
등산로는 서서히 얼어가는데...
더구나,
경사도 심한 길을,
밧줄에 의지해 오르려니,
너무나 힘들었고...
불과 얼마 전에는,
산에 바위라도 있었으면 했는데,
산세가 이렇게 다를 수가 있네요!!!
정상 부근에서,
가야 할 능선을 바라보니,
막막하기만...
여길,
일찍 둘러보고,
선야산을 갔다면 훨씬 좋았는데...
어째튼,
볼품없는 선야산보다,
힘들어도 장군봉이 좋았고... ㅎㅎ
멀리 산 아래에서,
가파른 능선을 따라서,
여기까지 올랐습니다.
등산로의 절반이,
밧줄을 부여잡고 올랐고...
그래서,
다리보다는,
팔이 욱신거렸고... ㅎㅎ
정말 힘들게 왔는데,
정상은 허무하네요...
주변이 조망되는 것도 아니고,
커다란 바위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암튼,
1시간 30분 정도 걸려서,
드디어 정상에 도착을...
정상에서는,
사진만 한 장 찍고서,
산을 내려가려 하는데...
커다란 소나무에는,
눈꽃이 활짝 피었고...
덕분에,
추운 날씨에,
눈과 마음이 호사를 누렸고...
정상 부근에는,
대부분 나무들에,
하얀 눈꽃들이 만발했고...
시간은 촉박해도,
잠시 쉬면서,
눈꽃들과 눈을 맞췄고...
이 맛에 산을 찾는데,
시간이 촉박해서,
오래 머물지 못한 아쉬움이 가득했고...
산을 내려가는 길은,
올라올 때 힘든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았고...
경사도 가파른데,
얼음까지 가득해서,
다리가 후덜덜... ㅠ.ㅠ
뒤따르는 분들은,
키도 적고 연세도 많은 분들인데,
산행 경력이 많아서 그런지 훨훨 날아다녔고...
날은,
점점 추워지는데...
눈꽃은,
점차 많아지고...
그런데,
산을 내려가야 하는 현실이,
자꾸 짜증만 나게 했고...
맞은편 암봉이,
장군봉 정상인데...
암벽 사이로,
등산로는 이어지고...
덕분에,
평소에 사용하지 않던,
팔 근육으로 하산을 했고..
갈 길은,
아직도 멀기만 한데,
주변은 어둑해진 느낌이고...
시간을 확인해 보니,
일몰까지는,
한 시간이 조금 더 남았고...
어째튼,
산행을 마무리하기에는,
조금 촉박하지만,
큰 어려움은 없을 듯... ㅎㅎ
최고의 복병은,
아직도 이런 난코스가,
곳곳에서 날 기다리고...
힘들지는 않은데,
미끄럽다는 것과,
난간을 걸어야 한다는 것이 문제고...
암튼,
두 팔로 난간을 부여잡고서,
부지런히 능선을 올랐고...
1킬로 남짓 걸었더니,
드디어 완만한 능선이 나오고...
이제는,
살았다 싶어서,
나도 모르게 미소를... ㅎㅎ
암튼,
암릉구간을 지나고 나서는,
시간과 무관하게 산을 즐겼고...
잠시 숨을 고르면서,
걸어온 길을 돌아보니,
저런 곳을 지났다는 것이 대견하기만... ㅎㅎ
장군봉에 대한 지식도 없고,
날씨도 막연히 춥다고만 생각했는데,
눈과 눈꽃이 겨울 산행의 맛을 느끼게 했고...
암튼,
이제부터는,
진정한 겨울 산행이 시작되는 듯...
등산로도 완만한데,
소나무에는 이렇게 멋진 눈꽃이... ㅎㅎ
이 맛이,
겨울 산행의 묘미인데...
암튼,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겨울을 온몸으로 느끼고....
정말 아쉬운 점은,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흘러서,
자꾸만 발걸음을 재촉했다는 것...
더구나,
기온이 내려가면서,
눈꽃들은 점점 선명해지고..
덕분에,
내 마음은 급하기만 해서,
보는 둥 마는 둥 지나왔고..
이 상황을,
어째야쓰까나!!!
좀 더 머물고 싶은데,
해골 바위까지,
1.5 킬로미터면 간다고...
암튼,
부족한 시간도 밉고,
갈수록 화려해지는 눈꽃도 얄밉고...
눈이 점점 내리더니,
등산로는 눈으로 살포시 가려지고...
좀 더 많이 내려서,
발목까지 눈으로 감싸면 좋지만,
이런 모습도 충분히 감사하고... ㅎㅎ
암튼,
짧은 구간이지만,
뽀드득 거리는 눈길을,
부지런히 걸었고...
즐거운 하루를 보내기 위해,
정말 고생한 발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물론,
안전을 위해,
아이젠과 스패치도 착용했고...
덕분에,
안전하게 완주를... ㅎㅎ
능선 구간이 마무리되고,
이제는 하산 코스를 접어드는데...
남은 거리는,
3킬로미터이고,
해가 지는 시간까지는 30분 남짓...
가방에,
조그만 손전등은 있지만,
야간 산행의 번거로움은 피할 수 없을 듯...
하산길도,
곳곳에 가파른 경사가...
그나마,
바위 구간이 없다는 것에,
진심으로 감사하며 내려왔고...
감사한 마음도 잠시뿐,
곧바로 이런 급경사가...
물론,
발판도 잘 돼있고,
밧줄도 튼튼하지만...
얼음이라는 복병으로 인해,
온몸에 힘이 들어가서,
엄청 피곤했고...
드디어,
급경사 구간이 마무리되고,
비교적 완만한 곳에 도착을...
사진은 너무 평온하지만,
이런 곳은 잠시 뿐이었고...
그래도,
암벽과 난간이 없다는 것이,
시간을 단축하는데 엄청난 도움이...
드디어,
해골 바위에 도착했는데...
바위에 있는 구멍까지,
올라갈 수 있지만,
시간이 촉박해서 눈요기만 했고...
이제는,
편할 거라 예상하면서,
여유롭게 내려갈 줄 알았는데...
이런,
망할 놈의 경사는,
끝까지 괴롭히고...
눈이 없다면,
식은 죽 먹기지만...
눈과 낙엽으로 인해,
발걸음은 더디기만 했고...
산속에서,
이런 간판은 처음이었고...
하강, 슬랩 이런 단어는,
나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데...
어쩌다가,
내가 이런 장소에 왔을까!!! ㅠ.ㅠ
그런데,
등산로는 조금 전 내용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중에 확인한 사실이지만,
이 산의 대부분은,
군인들 훈련장이라서,
그런 간판이 있다고...
암튼,
당시에는 행여 하강코스가 있을까 봐,
조마조마하며 내려왔는데...
산을 마무리하기까지,
2킬로미터정도 남았고...
슬랩구간이 없다는 사실에,
너무 기뻐하며 내려가는데...
의외의 복병은,
불어난 계곡물로 인해서,
여러 번 발품을 팔았고...
하산길이,
대부분 이렇게 좋은데...
이런 등산로가,
계곡을 가로지르면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물론,
길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불어난 계곡을 건너다보면,
자꾸만 등산로를 이탈했다는... ㅎㅎ
평소에는,
이런 냇물을 만나면,
머리도 감고 발도 담갔는데...
오늘은,
이미 해가지고,
어둠이 밀려와서,
엄두도 내지 못했고...
참고로,
날도 어두운데,
길을 찾느라 정말 고생했네요!!!
어느덧,
5시 30분이 지나고,
해는 종적을 완전히 감췄고...
하늘에서는,
눈이 펑펑 내리는데,
발걸음은 무겁기만 했고...
실제,
당일에는 많이 어두웠는데,
카메라가 밝기 조절을 해서,
이런 사진이 가능했네요!!
마을 어귀에 도착하니,
인적 없는 마을에,
가로등만 쓸쓸하게...
그나마,
손전등 없이도,
가로등 불빛에 의지해서,
산행을 마무리할 수 있었고...
암튼,
눈 내리는 시골길에,
내 발자국만 외롭게 자리했고...
저녁 6시가 돼서,
드디어 버스가 있는 곳에 도착을...
마을에 있는,
조그만 구판장에 들러서,
막걸리라도 먹고 싶었는데...
술도 없지만 안주도 없다며,
냉혹하게 쏘아붙이는 주인장을 피해,
함께 산행을 했던 소중한 장비들과 마무리했고...
장비 정리 후,
인증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내 모습이 이렇게 변했네요...
이틀 전에 마눌님께서 염색해 줬는데,
머리뿐 아니라 눈썹까지 흰색으로...
아침에 조그만 핫도그,
점심은 코딱지 만한 쿠키,
머리와 눈썹은 하얗게...
춥고 배고픈 상황에서,
근심까지 가득 안고서 집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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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두 개 산을 다니는 것이,
체력적으로는 힘들지만...
전혀 다른 두 곳에서,
겨울 산의 진수를 맛보았고...
뿐만 아니라,
첫겨울 산에서,
모든 걸 느낄 수 있어,
정말 즐거운 하루를 보냈고...
같이 할 사람이,
절실히 필요한데,
어디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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