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농민신문 공동기획] 명의에게 듣는다 (39)이상지질혈증
몸에 나쁜 LDL콜레스테롤, 너무 많으면 혈관에 흡수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 높여
HDL콜레스테롤은 오히려 예방에 도움…해마다 혈액검사를
지질(콜레스테롤)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죽상 동맥경화증을 일으킨다고 해서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LDL콜레스테롤(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과 중간 정도로 나쁜 중성지방이 있다. 그리고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콜레스테롤(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로 구분된다.
콜레스테롤은 간에서 만들어져 여러 장기로 보내지는데 그 운반체가 바로 LDL이다. LDL콜레스테롤이 너무 많으면 혈관에 흡수돼 심근경색 등 심장병의 주요 원인인 동맥경화반을 유발한다. 따라서 LDL콜레스테롤이 많으면 심혈관계질환의 위험이 증가한다.
몸에서 쓰고 남은 콜레스테롤은 간으로 보내 분해하는데 HDL이 그 운반체다. 즉 HDL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온다면 콜레스테롤의 분해가 잘되고 있다는 의미이다. HDL은 그 외 항산화·항염증 작용을 하며 죽상 동맥경화증을 예방하게 된다.
◆고지혈증과 이상지질혈증은 어떻게 다른가요?=흔히 고지혈증이라고 하면 총콜레스테롤이 240㎎ /㎗를 넘는 경우를 말한다. 이상지질혈증은 중성지방이 200㎎ /㎗ 이상이거나 LDL콜레스테롤이 160㎎ /㎗ 이상으로 높을 때뿐만 아니라, HDL콜레스테롤이 40㎎ /㎗ 미만으로 낮을 때를 일컫는다.
◆여성은 남성보다 이상지질혈증에 안전한가요?=이상지질혈증 발병률은 남녀 모두 연령에 따라 증가하지만, 특히 여성은 폐경 이후인 50세 이상이 되면 LDL콜레스테롤이 급격하게 증가해 고LDL콜레스테롤혈증 발병률이 폐경 전에 비해 4배,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이 2~3배 증가한다. 따라서 폐경 이후 여성은 체중관리와 속보·달리기·수영·자전거타기 등 규칙적인 유산소운동에 힘쓰고, 매년 질중 지질에 대한 혈액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남성은 사회활동이 왕성한 30~50대에 중성지방 상승이 두드러진다. 30대 남성은 같은 나이대의 여성에 비해 고중성지방혈증이 4배나 많다. 중년 남성은 절주, 적극적인 식이 및 체중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와 건강보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의 약 40%가 이상지질혈증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성인은 매년 간단한 혈액검사로 이상지질혈증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상지질혈증이 있으면 육류를 먹지 말아야 하나요?=지방 섭취를 제한하면 혈중 LDL콜레스테롤 농도는 낮아진다. 하지만 과도하게 육류 및 지방 섭취를 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탄수화물 섭취가 증가해 결과적으로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높아지는 경우가 많고, 단백질 섭취는 부족해지기 쉽다. 따라서 지방 섭취를 너무 제한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좋은 지방을 적당한 수준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이상지질혈증이 있다면 갈비, 육류의 내장, 가금류 껍질, 튀긴 간식류, 고지방 육가공품, 생선의 알이나 내장, 버터가 주성분인 빵은 피한다. 생선, 콩이나 두부, 기름기 적은 살코기, 껍질을 벗긴 가금류, 식이섬유가 풍부한 잡곡, 해조류, 채소를 충분히 섭취한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너무 낮으면 건강에 나쁘지 않을까요?=콜레스테롤은 체내에 고루 존재하며 세포와 세포막을 구성하고 있다.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합성하는 재료나 음식물의 소화 흡수에 필요한 담즙산의 원료가 되는 등 우리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 때문에 콜레스테롤 수치가 너무 낮으면 오히려 건강에 해롭지 않을까 걱정하는 이들이 있다.
과거에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지나치게 낮은 경우 암·뇌출혈 및 사망률 증가와 관련된다는 우려가 있었는데, 이는 과학적인 연구에서 일관되게 입증되지 않았다. 오히려 암이나 만성질환으로 인해 이차적으로 콜레스테롤이 떨어진 것으로 생각된다.
LDL콜레스테롤이 1㎎ /㎗ 증가할 때마다, 또는 HDL콜레스테롤이 1㎎ /㎗ 감소할 때마다 향후 10년 안에 심혈관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2%씩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LDL콜레스테롤을 더 많이 낮출수록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더 크게 낮출 수 있다는 것이 확실하게 밝혀졌다. 여러 과학적인 연구에서 LDL콜레스테롤은 40㎎ /㎗까지 낮춰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수연 교수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순환기내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고혈압·고지혈증·협심증 등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