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패션 박시은 기자] 한복에는 조상의 지혜와 상징적인 의미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트렌드에 맞게 한복도 변화되고 있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는 예로부터 변치 않고 전해져 내려왔는데 문양마다 고유의 상징하는 바가 모두 다르다.
아름답게 수놓아진 꽃들은 색채가 곱고 아름다워 여성 한복에 주로 사용된다. 그중 연꽃은 더러운 흙탕물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때문에 잘못된 환경에 물들지 않고 고고하게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불교의 상징적 의미로서 초탈, 보리, 정화의 뜻을 포함하고 있어 호국불교사상인 우리나라의 정서에 가장 알맞는 문양이기도 하다.
반면 매화는 새해에 가장 먼저 피는 꽃이라 하여 신년의 의미로 그려지고 있는데, 2월 무렵에 꽃을 피우기 때문에 추운 겨울 가장 먼저 피어나는 꽃인 만큼 고결, 충실, 인내를 상징한다. 또한 까치와 함께 그려진 매화는 즐거움이 가득하길 기원하는 뜻이 담겨있기 때문에 설날 한복에서 매화 문양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모란은 풍성한 꽃잎을 가지고 있어 꽃 중의 왕으로 부와 명예를 상징한다. 때문에 궁중 한복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데, 모란을 기쁨과 즐거움을 상징하는 나비와 함께 그려 넣으면 화목한 가정을 의미해 신부의 예복인 원삼이나 활옷에 모란 자수가 주로 사용됐다.
전설이나 신화에 자주 등장하는 상상의 존재인 용은 신성한 힘을 가진 존재로서 모든 동물의 왕으로 여겼다. 특히 벽사와 수호의 능력을 갖춘 동물로서 국가의 수호신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왕의 의복문양으로 주로 사용됐다.
권위를 상징해 최고 지배층을 위한 기물에 주로 사용되어 온 용 문양은 구름과 물결을 함께 그려 넣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하늘과 물을 다스리는 능력이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봉황은 용과 더불어 상상 속의 동물로서 화려하고 신비한 새로 여겨졌다. 살아있는 벌레를 먹지 않고 풀을 꺾지 않는 인내함을 가졌고 나라가 평안할 때 나타난다고 해 태평성대의 상징이 됐다. 봉황과 용 문양이 새겨진 한복은 왕과 왕비, 혹은 그 이상의 신분만 입을 수 있었고, 대한민국 청와대의 상징문양으로 지금까지도 그 전통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기하문양을 사용한 한복 중 만자문양과 아자문양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만(卍)자문은 한국에서는 일반적으로 불교나 절을 나타내는 기호로 사용되고 있는데 만복을 상징하고 생명과 광명 자비, 자유의 의미를 담고 있다. 때문에 한복 바깥 테두리에 만자를 둘러 복을 기원하기도 했다.
아자문양은 동그란 틀 안에 문양을 넣은 형태를 띄고 있다. 특히 한복에 단독으로 사용될 경우 강인하고 화려한 느낌을 주고, 연속무늬로 사용 되면 영원히 뻗어나가는 장수의 의미를 나타내기도 한다.
복(福)자문은 길상문자 중 하나로 복을 상징한다. 복을 염원하는 직접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데 풍족한 삶은 바라는 마음으로 건축물과 생활용품, 벽화 등에 두루 사용돼 왔다. 특히 몸에 직접 착용하는 한복 곳곳에 복자 문을 새겨 넣어 담아 복을 기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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