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하의 연인(7)--최종
2005년 11월 8일 화요일
폴란드에서 문화의 도시이자 옛수도인 '크라코우'로 이동(165km 3시간)하자마자 점심시간.. 주변에서 비교적 높은 위치에 자리한 레스토랑에서 바라 본 폴란드 왕의 처소였던 바벨성(17~18세기 건축)과 비수아강을 바라 본다.
우리 일행은 1978년 유네스코 최초로 자연 및 문화 유산에 선정된 소금광산(비엘리츠카 소재)으로 간다. 우리를 안내하는 현지 윤가이드는 어제의 박가이드와는 달리 차분한 저음으로 서울 사람인 듯하다.
"호박은 송진이 굳어진 것인데, 발틱해저에서 호박이 발견되어 발틱해는 육지가 침몰하여 바다가 된 걸로 학자들은 말합니다. 이 소금광산 역시 바다였던 곳이 융기된 곳이라 합니다"
소금광산 들어갈 때 '진도부리'라는 폴란드 인삿말로 시작하여 지하 138m까지 내려 갔다. 채굴 깊이 360m, 1993년까지 채굴기록.. 바닥, 천정, 벽 모두 소금.. 소금.. 우리는 2시간 동안 소금에 절였다. 내부 대부분을 소금으로 만들었는데 이네들은 像만드는데 무슨 강박관념이 있나? 굴속에 여기저기 또 소금像이다. 특히 소금암을 파 내어 1000명이 들어 갈 만한 지하 천주교회가 하일하이트였다.
여기 역시 "캬~ 직인다" 중의 하나이며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년 관광수입이 보통이 아니라 한다. '솔트 마인(Salt Mine) 투어'라면 그럴듯 한데 '소금광산 관광'이라니깐 괜히 호기심이 덜하네... 그러니 외화 유로 아낄려고 카메라 버스속에 두고 내렸지.. 기찬 곳인데 사진소개 못해 미안하이...
옛 유럽에는 귀한 손님이 오면 소금으로 특별 대접을 했다고 한다. 소금은 저지대 사람에게 대단히 중요(기력회복)하고 당시는 전쟁물자 중의 하나였다. 대부분의 음식은 상상외로 짜서 우리가 먹어 본 음식 중에서 항가리 '굴라쉬 스프'가 가장 짰다. 미리 언질을 주어 조금을 많이 줄여 요리했음에도...
이 소금광산은 항가리 킹카(Cinka)공주가 폴란드로 시집올 때 부왕에게 청하여 혼수품으로 가져왔다는 전설이 있다. -- 산을 어떻게 가져 와? -- 킹카공주가 혼수반지를 떨어 뜨린 곳을 파보니 이렇게 되 버렸다는 말이다. 전설까지 만들어져 내려오는 곳이니 대단한 곳이라고 짐작할 만하다.
폴란드는 위도가 높아 여름이면 백야도 맛보지만, 겨울이 가까우면 밤이 빨리 온다.
뿌연 연무와 매케한 장작타는 냄새를 맡으며 호텔로 향했다.
2005년 11월 9일 수요일
어제는 폴란드 사람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듯, 피하는 듯 한데다 독일 인접국으로서 항가리에 대한 인상이 너무 강렬한 탓에 쉰들러 리스트의 촬영지로 유명한 오시비엥침(폴란드 말)으로 향하면서 가이드에게 묻는다.
"폴란드 사람들은 어떤 민족성을 가진 사람들이오?"
1. 폴란드 사람을 '폴랑'(돼지 욕심)이라고 부른답니다.
2. 사대주의가 강하고요. "폴란드 놈들은 안돼.." "조선 놈들은 둘겨 패야 돼.."
3. 애국심이 부족하고요.. 젊은이들은 공부하고 타국으로 달라뺀다.. 쇼팽도 자기 나라 욕하고 독일로..
4. 강자에게 약, 약자에게 강하답니다.
외국에 살면 누구나 처음에는 그 나라가 좋게 보이더라도 몇년 지내보면 문화와 정서가 달라 험담케 된다.
내 경험에 비추면 이러다가 <내 마음을 바꾸면 적응에 성공>하는 케이스가 되어 버리고 장점을 되새기며 그럴 수 없이 편하게 된다. 그래서 '로마에 가면 로마 법에 따르라'는 말이다.
종의 기원 저자 챨스다윈은 '끝까지 살아 남는 자는 머리 좋은 자도.. 힘센 자도 아닌 환경변화에 적응하는 자'라고 했다.
아우슈비츠(독일 말) 유태인 강제수용소를 둘러보는 2시간 동안 우리 일행은 어느 누구도 헛기침 마져 낼 수 없었고 내내 침울했다. 굳이 가이드의 설명을 더 하지 않더라도 일제에 의한 서대문 감옥소가 뇌리를 떠나지 않음은 왠 일일까?
처형직전 마지막 말 "한 사람의 유대인을 더 못 죽인 게 한이다"
동유럽 한국관광객의 65%는 항가리에서 바로 프라하로 빠지고 그 나머지만 폴란드를 거치므로 한국사람이.. 한국이 그립다. 부모님 살아계신 한국에 나가 본지도 2년이 넘었고.. 떡 가래가 먹고싶어 밀가루를 반죽하여 만들어 먹어 본적도 있고.. 수용소의 분위기도 그러하거니와 김치 컵라면을 한아름 안고 손을 흔드는 윤 가이드의 모습에서 쓸쓸함을 느낀다.
젊은 윤 가이드에게 이 폴란드가 기회의 땅이 되기를….
백탑(百塔)의 도시인 프라하로 이동(340Km 6시간 30)하여 프라하의 연인 드라마에 나오는 그 한국식당에서 3면 벽에 한글낙서들을 찬찬히 훑어 보며 김치로 식사.. 벽걸이 TV에서는 북한 개마고원 풍경 방영 중..
2005년 11월 10일 목요일
호텔에서 출발한 버스는 프라하에서 가장 높은 언덕인 '흐릿챠니' 언덕에 오른다.
흐릿차니 언덕입구
날씨가 흐려서 그런지 '흐릿차니'라는 말이 쉽게 와 닿는다. 시내전망이 한 눈으로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도시전체를 유네스코로 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는 말을 듣는다. 앞서 언급했지만 항가리는 엄청 깨지고 체코는 알아서 손들어 도시파괴를 면하여 자손들이 조상 덕 보고있다. 글쎄.. 나는 묻는다. 당신은 어느 길이 옳았다고 보는가???
눈거풀이 눈썹에 붙어 눈이 동그랗고(아마도 성형수술 한 듯) 독일에서 음악공부했다는 중년 여자 가이드는 쉴새없이 설명해 댄다. 방금 귀로 들은 말이 머리에 도달하기 전에 그녀는 이미 다음 스토리의 허리까지 가 있다.
고건씨가 장관시절에 왔었다는 오래된 건물도 보고.. 그 건물 앞에 왕비의 고해성사를 말하라는 왕의 요구에 응하지 않은 괘심죄로 순교 당한 신부의 동상도 있고.. 가브리엘 천사가 동정녀 마리아에게 게시한 기념으로 세운 '로레타' 기념탑.. 대부분의 유럽 도로바닥이 돌로 요철인 것은 말이 수레끌때 미끄러지지 않게 하기위함이라는 둥.. 길가다 벽에 걸린 어느 귀족가문의 사자문장에 대한 설명도.. 우리나라의 문장은 무엇일까? 봉황이제? 그제?라며..
흐릿챠니 언덕의 하일라잇인 프라하 성은 옛날은 당연히 왕이 거주했고 현재는 대통령 궁으로 사용.. 정문 양쪽에 기마병이 폼을 잡고있고.. 국기 게양대가 기차다 : 국기봉 아래는 굵기가 한아름 위로 갈수록 가늘어진다.
우리는 왕궁에 들어서자마자 1829년에 완공했다는 왕실 전용 성당인 '비투스' 성당안으로 들어 간다.
세기의 화가 <알퐁소 무하> 작품 ... 체코인은 그를 아직까지 기리고 있다.
좌우 벽면에 설치된 하나 하나가 작은 교회.. 특히 좌측 세번째 '스텐드 그라스'로 유명한 교회는 <알퐁소 무하>가 1921년에 만든 걸작품이라는 둥.. 우측 두번째 교회는 왕비(무신론자)가 기도 중인 왕의 어머니 즉, 시어머니를 목졸라 살해.. 바츨라프 왕도 이 성당 안에서 암살 당하기도 한 역사를 가진 성당..
연금술의 현장.. 황금소로
그 성당 아래에 위치한 17세기에 전성했다는 색색의 작은 집들이 동화속의 거리처럼 들어서 있는 황금소로.. 그대는 기억하는가? 책에서 배웠던 연금술의 현장-. 바로 이 골목이 연금을 하겠다는 화학문명을 꽃 피운 곳중의 하나-. 체코가.. 프라하가 그런데였나?? 이제서야 체코의 저력을 알만도 하다.
켈트족의 한 분파인 보이족.. 보헤미아는 '보이'라는 이름에서 유래.. 체코 제 2의 도시 옛 이름이 보헤미아.. 오늘 날 바지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의상이지만 내가 알기로 인류 중에서 최초로 바지를 입은 민족이 켈트족이다. 로마병정의 치마를 떠 올려 보라.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인도는 오늘 날까지 치마를 상용하지 않는가? 또한 켈트족은 오늘 날 기계문명의 핵이 되는 바퀴(수레)를 발명해 낸 민족임을 그대는 아느뇨? 이번엔 관광객의 입장에서 여기를 들렀지만 경제 선진국인 독일의 인접국으로 훗날 경제대국 가능성을 품고있는 체코를 느낀다.
흐릿차니 언덕을 내려오는 길목엔 기념품 노점가게.. 오른쪽엔 프라하 시내가 나무와 집들이 함께 어울린 알록달록한 늦가을 풍경도 일품이더라.
<프라하의 연인> 드라마에서 딱지 많이 붙힌 만남의 광장 (종이딱지는 볼수 없더라)
매시 정각이 되면 울리는 구시청사의 천문시계
목도 좀 축이고.. 햄버거와 콜라 한병이 5천원 정도니깐 물가는 우리와 비슷..
프라하의 봄의 역사적인 무대 '바츨라프' 광장
프라하 최대 번화가이자 '프라하의 봄'사건의 장소인 '바츨라프'광장, 1968년 소련탱크에 의한 듀프체크 실패.. 1989년 벨베트 민주혁명 성공으로 하벨 대통령 사회주의 국가의 막을 내린다.
점심식사후 우리는 프라하의 대표적인 관광지 '카를교'로 향한다. 이 '카를'교는 영화 '밋션 임파스블'에 나오는 그유명한 다리이고 '카를'이라는 이름은 체코 전성기, 카를2세의 이름에서 유래했다한다.
프라하의 대표적인 관광지 강 건너 풍경과 어울린 '카를교'
강 건너 풍경을 줌으로 당겼다.
인류가 한점과 다른 한점을 잇는 셀수없이 많은 다리를 건설했지만 이 만큼 예술적 감각을 지닌 다리는 이 세상에 더 이상 없다는 것이다. 교각도 둥글고.. 다리전체도 곡선의 연속설계.. 이 양식은 로마의 다리양식으로 대단히 튼튼하다. 다리난간 좌우에는 후세에 귀감 받을 만한 사람들의 동상이 쭉 늘어 서 있고..
다리 위에는 관광객을 위한 음악연주에 사람들의 발검음은 멈추고.. 초상화도 그려주고.. 고해성사 비밀을 목숨으로 지킨 그 사제의 허리춤엔 수많은 사람이 손으로 쓰다듬어 반짝 반짝하다. 나도 영문도 모르고 만졌다.
아마도 종교적 신앙인 자신의 본분을 목숨으로 지키고, 타인과의 약속을 지키는 신뢰감, 세인의 표상이자 귀감이 된다라는 뜻이리라.
고해성사 비밀을 지킨 괘심죄로 순교한 성인동상
이 다리의 아름다움도 그러거니와 이 다리와 함께 어울린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들이 일품이다.
여행이란 언제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 이제 작별의 시간-. 언제나 맞이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어김없이 아쉬움을 안겨다 준다. 우리 일행은 카를교를 뒤로하고 프라하 공항으로 향했다.
-김태협-
2006. 1. 22.
첫댓글 태협아, 구경 한번 잘 했다. 다음엔 무슨 여행기를 올려줄래? 나도 안보는 한국 TV 연속극을 거기서 어떻게 보나? 냄비두껑 스카이 라이프라도 하나 달았나?
좀 지겨운 맛도 있었지만 일단 한다면 합니다. 내가 막상 올려 보니 사진올리는 데 생각외로 시간 많이 걸리네.. 한국 드라마는 약간 늦게 한국 아지매들끼리 CD빌리거나 구워서 보는데 어깨 넘어로... 다음엔 내 주위 풍경을 올리는 것도 괜찮을 듯.. 두서없이 눈에 띄는데로...
협, 자네의 전적인 도움으로 유럽 여러국가 볼거리 구경 잘 했네, 언젠가 이태리 로마,, 암스텔담, 런던 버킹검 궁전 근위병 교대식, 등을 방문했던 기억이 새롭네, 칭구들 볼거리를 위해 새론 풍경 많이 올려 주게, 협! 석남사 비구니 사연도 좀 올리주라!!
석남사 비구니와 얼러리꼴라리 있었나?. 궁금증만 불러오고 태협이 청문회장에 새우자, 태협아 우리는 어딜 갔다와도 이렇게 자상하게 말을 못한단다. 그저 사진만 촬영할 뿐이지.
공짜 유럽 여행을 마치니 아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