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올 것 같은 냄새가 도로 위를 달리며 내는 자동차 소리와 함께 열어 놓은 차창으로 밀려들어온다.
은근히 비가 내리길 하루 종일 기대했었는데...
어제 알게 된 '바우바우' '원장' 두 형과 '현진'누나와 오랜 친구 같은 후배 녀석과의 술자리를 생각하다가
습관처럼 전화기를 집어 들었다.
“여보세요?”
자고 있었던 모양이다. 잠에 취해 겨우 전화를 받은 ‘마다하리’가 안쓰럽다.
누구보다도 더 열심이었고 그 몹쓸 착한 심성과 넓은 오지랖 때문에 늘 손해만 보던 녀석...
몇달 전 평소 알고 지내던 회장님의 회사에 거의 강제로 밀어 넣고선 사는 게 바쁘단 핑계로 챙기지 못했는데...
늘 기타만 만지던 곱던 손에 여기 저기 굳은살이 생긴 걸 보구선 어찌나 마음이 시리던지...
분명 어제의 늦은 술자리로 오늘 하루가 많이 힘들었을 텐데...
별생각 없이 녀석의 달콤한 잠을 별 내용 없는 전화로 기어이 깨우고 만다.
“잤냐...? 그럼 자라...”
마음과는 달리 또 퉁명스럽고 무뚝뚝하게 말을 뱉어낸다.
“아뇨... 형! 잠 깼어요. 괜찮아요.... 들어가시는 길이세요?”
어제의 술자리에서 평소보다 많은 말을 했던 내가 녀석은 낯설었던 모양이다.
그 짧은 통화를 하면서 몇 번이나 어제 내가 했던 얘기를 신나게 웃으며 얘기한다.
......
이런... 차가 연습실 앞으로 와버렸다.
마다하리의 수다를 들으며 웃다보니 여기로 와버렸다.
차안에서 반짝이는 시계는 11시 19분이다.
혹시나 하고 연습실을 바라다본다.
불이 꺼져 있다...
시동을 끄지 않은 채 차에서 내려 담배를 한 대 꺼내어 문다.
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저 좁은 지하실에 배어 있겠지...
추억으로 살아가는 사람...
어제가 추억이고 또 내일의 추억이 될 오늘...
그 오늘이 이렇게 또 멀어져 간다...
아무도 없는 텅 빈 지하 연습실 계단 앞에 서서 다른 사람들의 추억들을 상상해본다.
그리고 내가 앞으로 이곳을 추억하며 몇 장의 수채화 같은 그림으로 떠올릴 수 있길 바래본다.
다시 올라탄 차에는 주유등이 들어와 있다.
그러고 보니 어제의 과음으로 속이 좋질 않아서 하루 종일 별로 먹은 게 없다.
집 앞 수퍼에 들어가 담배 두 갑을 사면서 이것저것 집어 들고선 엘리베이터에 올라탄다.
‘너 참 많이 야위었다... 좀 웃고 살자...’ 거울에 비친 나를 향해 몇 마디 건네어 본다.
기타를 꺼내어 차에서 하루 종일 듣고 다녔던 I'm in love' 전주를 쳐본다.
‘생각보다 쉽진 않네... 유투브에 연주 동영상이 있다던데... 함 찾아볼까...?’
카페에 먼저 들어왔다.
‘나나’가 이 늦은 시각에 혼자서 카페를 지키고 있다.
건반을 혼자서 번쩍 들던 그 모습이 생각이 나서 또 한 번 피식 웃는다.
대화신청을 했지만 답이 없다...
‘컴 앞에 없나...?
어색한 기다림이다. 대화창을 닫고 다시 기타를 안았다.
채 10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와이프가 과일을 예쁘게 접시에 담아 내 작업실로 들어온다.
“밤에 무슨 기타예요...?” "그냥 쳐보고 싶은 곡이 하나 있어서...”
뽑아 놓은 악보를 보구선 빨리 쳐 보라고 나를 다그치더니 이내 내 기타반주에 차분히 노래를 한다.
예쁘다...
참 소중한 사람... 그리고 내가 지켜야 할 사람...
평범한 일상에 감사하지 않는 내 욕심을 들여다본다.
머리에 쓴 헤드폰에서는 계속해서 나르샤가 나만을 위해 노래한다.
설레이는 것은 사랑만이 아니라는 걸 또 느낀다.
비오는 날 자동차 앞 유리에 흘러내리는 빗물에도 설레이고...
깨끗이 닦아서 세워 둔 기타에도 설레이고...
해맑게 웃는 아들의 반짝이는 두 눈에도 설레이고...
그리고 지금은 텅 빈 연습실의 불꺼진 까만 유리창에도 설레인다.
이 공간에서 나누는 뭐라 표현하지 못할 소중한 마음들이 나를 충분히 설레게 한다.
첫댓글 가슴이 짠~ 하게하는 말씀이시네요 ㅎㅎ
저는 정말 가슴이 짠~~ 해요 ^^*
민원들어오면 어쩔려고....
울 와이프..ㅠㅠ
하하하~~~ 하긴 늦은시각 기타치고 노래한다는게...
등뼈 한번 더 가야죠...?
ㅎㅎ 담엔 기타칠수 있는곳으로 가요.ㅎ
글을 읽어 내려 가는데...뭔지 모를 분위기에 젖어드는 느낌 이네요~
형님! 멎지시네요~
근데요 혹시 다음 기회에는 연습실에 귀도 기울려 보세요~ 계단불이 안켜지는거 같더 라구요~ㅋ
네... 그러도록 할께요
흐흐~~
아~~글쵸~~제 컴에서 대화신청이 안받아들여지더라구욤~~지송~~*^^*
요즘 인탐한다고 내내 카페 죽순이 놀이 하고 있답니다~~
카톡도 있는데~흐흐~~*^^*
대화신청하고 조금 많이 뻘줌~~ ^^*
어..? 제 카톡에 안뜨던데...?
저 아임러브 진짜 진짜 진짜~~좋아하는 노래인데~흐흐~ 배우고 싶땅~*^^*
아직 저도 어제 첨 들어본 곡이라...
이제 전주 겨우 따서 쳐요...
생각보다 까다로운 곡이더군요... 하지만 노랜 참 좋던데요...
나나님 목소리랑 잘 어울릴 듯 하네요... ^^*
생각보다 까다로운 곡 맞음 ㅎㅎ
계속 듣고는 있는데...
연습할까 말까 고민이네요...
노래는 참 좋네요... 풋풋한 사랑의 시작에 대한 기대와 떨림이 잘 표현된 것 같아요...
끝까지 다 읽었는데...
좀 오글 거리긴 합니다만 디테일 살아 있네요 ㅎㅎ
참고로, 두 달 활동 및 공식행사 1회이상 참여 하시면 통친가족 신청 가능하시고 통친가족 되시면 비번 공유되니
텅빈 연습실 혼자 즐기실수도 있습니다..
두 달이 좀 길게 느껴지겠네요..
글이 좀... 감성적이죠...?
오글거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__)(--)
두달 훅 갑니다 ㅎㅎ
저도 한 감성 하는데 요즘엔 당최 찾아 볼 수가 없네요 ㅡㅡ
감동이,,,,,사~~아하네요^^
^^*
잔잔한 글들이 보물창고에 가득일것 같네요^^
어! 누나~~~ ㅋㅋ
그 날 제가 말이 좀 많았죠... ㅎㅎ
이제 후기는 수필 형식으로다가 ㅋㄷ
언니~ 두번 말하기 있긔없긔!!ㅋㅋ
없기`~~!! ㅋㄷ
혹시나 했는데 맞더라구요^^
지난해 연말 선배님 라이브 콘서트 자리였는데....... 기억나죠^^
헉~~ 우리가 구면이었군요...!!!
그러고 보면 세상 참 좁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