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박근혜 키즈’로 불리는 새누리당의 이준석 전 비상대책위원, 손수조 부산 사상 당협위원장, 김상민 비례대표 의원. 이들은 여의도 정치권 데뷔 초 보수 진영의 ‘젊은 피’로 각광받았으나 현재 고전 중이다. |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위기가 기회로 바뀔 수 있을까.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의 부름을 받아 새누리당 전면에 선 김상민 비례대표 의원과 이준석 전 비상대책위원, 손수조 부산 사상 당협위원장은 보수 진영의 ‘젊은 피’이자 대표적인 ‘박근혜 키즈’로 통했다. 당시 박 대통령과 당의 취약층으로 알려진 2030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일종의 극약처방이었다. 결과는 성공적으로 평가됐다. 이들 3인방의 좌충우돌 성장기에서 박 대통령과 당의 ‘쇄신’ 의지를 나타냈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그로부터 3년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이들은 중심에서 변방으로 밀려난 모양새다.
◇ 이준석·손수조 ‘김무성 수첩’ 파동으로 곤혹… 김상민, 당협위원장 고배
이준석 전 비상대책위원은 현재 자숙의 시간을 갖고 있다. 이른바 ‘김무성 수첩’ 파동으로 불거진 ‘K·Y 배후설’의 진원지로 지목됐던 탓이다. 실제 이 전 비대위원은 음종환 전 청와대 행정관 등과 함께 한 술자리에서 오고간 얘기를 김무성 대표에게 직접 전했다. 이후 음 전 행정관과 배후설 발설 여부를 두고 진실공방을 펼치며 수첩 파동을 둘러싼 후폭풍을 자초했다. 음 전 행정관의 경우 발 빠른 면직처리로 논란의 확산을 막았지만, 이 전 비대위원은 당 안팎으로부터 눈총을 샀다. 그가 자숙하고 있는 이유다.
물론 당사자인 이 전 비대위원으로선 억울한 면이 없지 않다. 그와 함께 JTBC ‘독한 혀들의 전쟁-썰전’과 TV조선 ‘강적들’에서 함께 방송한 강용석 전 한나라당 의원은 “(이 전 비대위원이) 평소 결과를 생각하고 행동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정보 전달 차원에서 이야기를 했는데, 이렇게 일파만파 커질 것이라곤 생각 못했을 것이다. 정치적으로 미숙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전 비대위원은 고정 출연하던 라디오 방송과 종편의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잘나가던’ 이 전 비대위원의 발목을 잡은 김무성 수첩 파동은 손수조 부산 사상 당협위원장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문제의 술자리에 손 위원장도 함께 있었던 것.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당 안팎에선 부산 지역구 당협위원장이 왜 서울에 머물며 중앙당 인사들을 만나고 다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여기에 음 전 행정관이 2년 전에 이 전 비대위원에게 ‘손수조 씨와 사귀면 어떠냐’는 농담을 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뜻밖의 구설까지 올랐다.
하지만 손 위원장은 말을 아꼈다. 사실상 모르쇠로 일관했다. 숱한 논란 속에서 화제는 그의 결혼으로 전환됐다. 손 위원장은 오는 14일 동갑내기 회사원과 결혼한다는 소식과 함께 내년 20대 총선 출마 의지를 나타냈다. 신혼집을 서울이 아닌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에 마련할 계획이라는 것. 그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지역구 활동에 대해 못마땅하게 생각해왔던 손 위원장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당 대표 이전에 2016년 (총선에서) 정정당당하게 다시 한 번 저와 함께 사상 구민에게 심판 받아보자”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앞서 손 위원장은 문 의원과 맞대결을 펼친 19대 총선에서 43.8%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예상 밖의 선전을 거둔 바 있다.
손 위원장의 결혼 소식 이상으로 김상민 비례대표 의원과 김경란 전 KBS 아나운서의 결혼도 여론의 이목을 끌었다. 김 의원과 수원갑 당협위원장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쳤던 박종희 전 의원이 불만을 토로할 정도였다. 당초 조직강화특위는 서류심사와 현지실사 평판조사, 면접 등으로 당협위원장을 선정하려 했으나 김무성 대표의 제동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60%로 반영하게 됐다.
하지만 김 의원은 대중적 관심과 달리 당협위원장 선정에 탈락하는 고배를 마셨다. 반면 당협위원장으로 선정된 박 전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공천 받기에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 김 의원으로선 재선 가도에 빨간 불이 켜진 셈이다. 이로써 향후 수원갑 공천을 둘러싼 두 사람의 경쟁이 차기 총선의 주요 관전 포인트로 떠오를 전망이다. 박 전 의원은 ‘친박’ 서청원 최고위원의 최측근으로 알려졌고, 김 의원은 현정부에 대한 쓴소리를 해왔던 전력으로 당협위원장 선정 과정에서 ‘비박’ 김 대표 측근으로 분류돼 본의 아니게 친박과 비박 대결 구도로 굳혀졌다. ‘박근혜 키즈’의 또 다른 성장이다.소미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