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서비스 넘어 좋은 여행 동반자로…캐세이패시픽의 자신감

[P N C]

 `Life Well Travelled` 아시나요 ?…6년만에 새롭게 바뀐 브랜드 캠페인 호평

세이패시픽이 올해 한국 지사 설립 55년 만에 처음으로 TV 광고를 개시했다. MBN 등 주요 TV 채널에서 캐세이패시픽 광고가 선보였다. 더 나아가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 코엑스몰 등 주요 랜드마크의 스크린에서도 캐세이패시픽 동영상 광고가 상영됐다. 유튜브,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마찬가지였다.

왜 그럴까? 이유는 단 하나. 새로운 브랜드 캠페인을 알리기 위해서다. 캐세이패시픽은 올해 초 새로운 브랜드 캠페인 'Life Well Travelled(잘 여행된 삶)'를 전 세계적으로 개시했다. 2009년부터 시작한 기존 브랜드 캠페인인 'People & Service(사람들과 서비스)'를 접고 6년 만에 새로운 브랜드 캠페인을 도입한 것이다. 기존 캠페인은 캐세이패시픽 직원들과 이 직원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번 캠페인은 고객의 여행에 초점을 맞추었다.

캐세이패시픽은 새로운 캠페인에 맞춰 여행에 대해 세 가지 콘셉트를 보여준다. 이는 △비즈니스 여행자(Road Warrior) △미스 어드벤처(Miss Adventure) △더 패밀리(The Family) 등 세 가지다. 이들 콘셉트에 따라 광고도 세 가지로 제작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상영된 것은 비즈니스 여행자와 미스 어드벤처이고 나머지는 방송될 예정이다.

비즈니스 여행자는 업무상 해외 출장을 가는 한 중년 남성의 이야기다. 광고를 보자. 한 남자가 비행기를 타고 낯선 곳으로 여행을 간다. 새로운 곳에서 비즈니스 파트너와 미팅을 하고, 어렵게 자신이 원하는 바를 설명하고, 출장 기회를 이용해 현지 사람과 문화에 대해 알게 되고, 결국 좋은 비즈니스 결과를 얻는다. 그런데 광고를 보는 내내 이게 광고라고 인식하기 어렵다. 광고에 캐세이패시픽에 대한 설명이 없기 때문이다. 유일하게 캐세이패시픽을 알리는 것은 광고 맨 마지막에 나오는 로고일 뿐이다.

미스 어드벤처는 젊은 여성 여행자가 온전히 휴가를 즐기는 내용이고, 더 패밀리는 가족의 휴가에 대한 동영상이다. 직접 캐세이패시픽을 홍보하기보다는 간접적으로 좋은 여행에 대한 예를 들어주고 여기에 캐세이패시픽이 편안한 동반자 역할을 했음을 은연중에 보여준다.

이 브랜드 영상에는 고객의 좋은 여행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겠다는 캐세이패시픽의 서비스 철학이 담겨 있다. 신찬섭 제일기획 팀장은 "브랜드를 내세우기보다는 소비자의 환상을 잘 살려주고 마지막에 브랜드를 살짝 드러내는 항공사의 광고는 강압적이지 않으면서 여행의 궁극적인 목적은 달성시켜줄 여행의 파트너임을 무척 세련되게 나타내주는 마케팅의 효과를 잘 살려 주는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캐세이패시픽 한국 지사는 'Life Well Travelled' 캠페인의 일환으로 지난 4월 여행 전문가들과 일반인을 초청해 '여행토크'를 개최했다. 여기에는 건축가 오영욱(여행작가 오기사), 소설가 백영옥, 탐험가 제임스 후퍼 등이 참가해 자신의 여행에 대한 경험을 나누었다. 오씨는 "'여행이 나에게 무엇인가를 줄 거야' 하는 기대감이 여행을 통해 얻는 것을 방해한다"며 "기대 없이 떠난 여행이 주는 즐거움과 행복, 결과 등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이 행사는 일반인과 여행 전문가들이 모여 자신만의 여행 철학을 공유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한편 올해 'Life Well Travelled' 캠페인은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특히 홍콩 본사는 이 캠페인의 일환으로 '하루만 스마트폰을 끄자(one day off line)'는 이벤트를 진행해 큰 인기를 끌었다. 캐세이패시픽 관계자는 "여행을 더욱 뜻깊게 하는 기억에 남을 순간들을 경험하기 위해선 때때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 디지털 기기를 끄고 같이하는 사람과 현재를 즐기기를 추천한다"는 의미에서 이 이벤트를 기획했다고 전했다.  

■ 마크 우 한국지사장 "저가항공이 절대 따라올 수 없는 '하늘 위 특별한 경험' 함께 해요"

 "캐세이패시픽이 예전에 우리 회사 사람들에게 중심을 두었다면, 이제 우리 고객에게 중심을 두는 것입니다. 무게중심의 이동인 셈이죠." 마크 우 캐세이패시픽 한국 지사장(42)은 올해 새롭게 시작한 브랜드 캠페인 'Life Well Travelled(잘 여행된 삶)'가 과거 캠페인과 어떤 차이가 있느냐고 물어보자 이같이 답했다. 그는 1994년 캐세이패시픽의 자매 항공사인 드래곤에어에 입사한 후 20년 이상 캐세이패시픽그룹에 근무한 항공 전문가다. 그는 2013년 10월 한국 지사장으로 부임했다.

우 사장은 "과거 캠페인인 'People & Service(사람들과 서비스)'는 우리 항공사를 구성하는 사람들과 서비스의 차별적인 경쟁력을 강조했다"면서 "새로운 캠페인은 항공 여행의 경험이 전체 여행의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만큼 여행을 더 기억하고, 행복하게 하며, 아름답게 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전엔 우리가 얼마나 좋은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는지 알리려고 노력했다"면서 "우리는 이제 간접적이면서 세련된 방식으로 여행에 대한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항공사 간 경쟁은 저비용항공사(LCC)의 등장으로 너무나 치열하다"면서 "항공사들이 요금을 낮추면서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치지만 우리는 여행의 본질적 즐거움과 의미에 관해서는 결코 타협하지 않으면서 고객의 여행 경험을 극대화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우 사장은 이 같은 캠페인을 시작한 배경으로 캐세이패시픽 고객이 원하는 게 바로 여행 본질의 즐거움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우 사장은 "좋은 여행을 경험하려는 사람들은 단지 A지점에서 B지점으로 가는 것 이상의 서비스를 원한다"며 "자주 여행하는 사람들은 캐세이패시픽이 제공하는 항공 여행의 서비스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LCC가 아무리 저비용으로 공격하더라도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여행을 경험하고자 하는 고객은 상응하는 비용을 지불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캐세이패시픽은 지난 1년 동안 전 세계 주요 공항의 라운지를 대폭 개선했다.

일본 하네다, 태국 방콕, 필리핀 마닐라, 중국 홍콩 등에 있는 라운지가 이 기간 모두 리모델링됐다.

한편 캐세이패시픽이라고 해서 파격적인 가격 할인이 없는 것도 아니다. 우 사장은 2014년부터 한두 달에 한 번씩 캐세이패시픽 한국 지사 홈페이지에서 거의 LCC 항공요금에 해당하는 할인가로 판매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해 고객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받았다. 그는 내년부터는 특별 할인가 이벤트 주기를 2주에 한 번으로 빈도를 늘려 고객들이 싼 가격으로도 LCC가 제공하지 못하는 좌석 사전 지정, 기내 식사 등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