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위를 눌리기 시작한 것은
지금 사는 아파트로 이사온 작년부터다..
평소 건강하다고 자부할 순 없지만
특별히 몸이 약하다고도 생각해 오지 않았었다...
대학에 들어가면서
무절제한 생활에 밤낮 술과 게임방 등으로 소일하고..
잠자는 시간또한 일정치 않아서 몸이 매우 약해진 상태였었나
보다
작년 여름 기말고사가 있기 며칠전 ...
평소 수업도 듣는둥 마는둥 했던지라..
부족한 출석점수를 메꾸기 위해
나름대로 열씸히 시험공부를 하며
새벽을 보내고 있었다..
세시쯤 되자
평소 건강한 몸도 아니였던지라...
이틀밤을 센 부작용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결국 난 하던 공부는 미뤄둔 채
선풍기를 켜놓고 잠시나마 눈을 붙이기 위해
침대위로 올라가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버렸다...
잠깐 잠들었을까....
잠결에 선풍기 바람에 오실오실 추워짐을 느끼고
비몽사몽 잠에서 깼는데....
퍼득 온몸에 이상한 느낌이 왔다...
선풍기 바람때문에 느끼는 냉기가 다가 아니었다...
가끔씩 느끼는 ....뒤에 누군가 있는것 같은
뒤통수가 싸늘한느낌..
그러한 느낌이 온몸을 휘감는다고 생각한 순간.......
퍼뜩 선풍기를 끄려고 일어나려고 했던 내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것을 느꼈다...
그 뒤의 일은 내가 꿈에서 꾼 것인지...
아니면 깨어있을때의 일인지 확실하지않다...
그러나 그것이 꿈이던 아니던
분명한것은..
어떤 여자의 알수없는 중얼거림...
뜻도 모를 말을 계속해서 중얼거리는데...
그 말은 내가 누워있던 왼편에서 들려왔다...
순간 정말 소름끼치도록 무서운 전율이
다시금 몸을 타고 흘렀고...
난 너무 무서운 나머지 이 중얼거림이 들려오는
왼편을 고개를 돌려
돌아볼 엄두가 도저히 나지 않았다...
게다가 누군가 내 양 팔과 다리를 붙잡고 있어서..
움직일수 없는것 같았고...
기절하고 싶을만큼 무서웠던 것은...
분명 자기전에 공부할때는 닫아두었던 문이 열려있는 채로
내 방문 바깥쪽.......집의 거실쪽에서
알수없는 인간의 검은 실루엣이
나에게 머라고 말하는것 처럼 서서 나를 바라본 채
손을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잘 생각해 보면
고개도 돌릴수 없는 그런 상태였음에도
내 방문 넘어를 볼수 있었던 것은
내가 침대위에 누워서 고개는 오른쪽,
즉 방문쪽을 바라보는 자세로
잠들었던 터였다...
그러한 공포가 계속되는 동안
갑자기 잠에서깬듯..
그러나 잠에서 깬것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온몸의 긴장이 한번에 탁 풀리는 그런 느낌이었다...
모든것이 사라졌다...
이상한 중얼거림도 사람의 실루엣도...
그다음엔 몸을 움직일수 있었다...
정신을 차릴수 있게 되자마자 한 일은
방의 전등과 스탠드를 다 키고
방문을 닫아버린 일이었다...
좀 지나자....
이것이 가위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정신을 완전히 차린 뒤에는
조금 자신감을 찾게 되어서...
몸이 좀 허약해 졌다 보다라고 생각하고는
곧 잊게 되었다...
좀전에 느낀 그 기막힌 공포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놀랄만큼 금방 진정이 된 것이었다...
문이 왜 열려있었는가 의문이 들만도 했는데..
졸린가운데 무의식중에 열었나보다라고 생각해 버리고..
모든게 그저 악몽이었겠거니 생각해 버린탓이 아니었나 싶다.
이것은 작년에 내가 경험한 최초의 가위눌림이고
그 뒤 몇번인가 가벼운 가위를 경험했지만...
그다지 심한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지금은 그때 느꼈던 공포가 가물가물하다...
그러나 며칠전에
난 또 기막힌 가위를 경험하고 말았다...
며칠전의 일이라
아직도 그 느낌이 제법 생생하다..
그때는 며칠전 산 새로운 게임씨디 때문에...
며칠째 게임을 하느라 새벽 3~4시쯤에 잠들곤 했었다..
그날도 밤늦도록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고...
마침 그날은 아버지가
모임이 있어서 새벽에나 오신다며...
키가 없으니 밤에 문이라도 열어달라며
저녁에 전화로 부탁하셨던 터였으므로
밤늦도록 깨어있게 되었다..
2시쯤에 아버지가 돌아오셨고
난 문을 열어드리고는 다시 게임에 열중했다...
문득 너무 밤이 깊어졌다는 생각을 하고
잠을 청했다...
그날은 유난히 추워서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 쓰고 잠을 청했었다...
순간..잠든지 얼마 안된 후
이불 안에서 잠이 깼다..
분명 선잠이 든 상태에서
누군가 내방에 들어온듯한 느낌이 든 것이다..
비록 보지않아도...
이불속에 머리를 뭍고있던 터라
밖은 볼수 없었지만...
머랄까....느낌이랄까...
사람이 곁에 다가오면 느낄수 있는 그런 미묘한 감각
그런것을 느꼈고...
그 느낌은 곁에 다가온 누군가가...
또다시 낮은 저음으로 몇마디 중얼거리다가
헛기침 같은 소리도 내면서...
누군가 내옆에 있다....라는 확신으로 변했다..
이불속에서 느낀것은...
어떤 사람이 내 옆에 서 있고
그가 자는 내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
그런생각이 들었다.,..
순간 나는 아버지가 술김에 방에 들어오셔서
나에게 무언가 말이라도 거시려는 건가 생각했다...
아버지라는 확신이 들었다면
당장 이불을 젖히고
옆에 있는 누군가가 아버지라는 것을 확인해야 했지만...
퍼득 든 느낌은 미묘한 공포...그러한 느낌이
스물스물 들기 시작한 것이다...
갑자기 가위눌리기 전의 그 특유의 짜릿한 냉기가
온몸을 타고 흐르는 순간
이불위에서 누군가내몸을 덮쳐왔다...
온몸을 움직일수 없다라기 보다...
누군가 이불위에서 날 짓누르고 있었다고 하는것이
더 좋은 설명일것 같다...
또다시 거대한 공포감을 느끼면서도...
처음에 가위눌림을 당했을때
어찌할바를 모르고 그저 괴로와한 것과는 달리...
어떻게 빠져나갈까 라는 생각을 했던것 같다...
나도모르게 주기도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평소 잊고 지내던 주기도문을...
그순간 어떻게 외울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
반복에서 두어차레......
온신경을 외우는데만 집중하고 있으려니
순간 위에서 누르던 힘이 한번에 사그러들어 버렸고....
난 그 힘이 없어진 후 한참 동안에도......
감히 이불을 제치고 방안을 살필 용기가 나지 않았다...
한참후에여 가까스로 이불을 제쳐보니...
방에는 아무도 없었고
방문은 닫혀있었다...
스탠드 불을 잽싸게 키자마자...
난 나이도 잊은채 안방에서 주무시는 아버지에게 달려갔다...
아버지는 역시 술에 취해 곯아떨어져 계셨다...
아버지 옆에누워서 좀전의 가위눌림으로
좀 흥분한 상태였는데...
예전과 다르게 내가 느낀건 공포라기 보다는
분노였던듯 싶다...
알수없는 무엇인가에게 괴롭힘을 당한것이 분했다...
영적인 무엇인가를 평소 믿고 있었던 터라...
방금전에 나를 눌렀던 무엇인가가...
귀신 혹은 그러한 존재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이유없이 날 괴롭힌 그 알수없는 대상에 화가난 것이다...
가위눌림을 몇차레 경험한후...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가위눌림과 영적인 대상에 관련된 싸이트를
많이 보는 편이다...
물론 내가 무척 이성적인....
알수없는 어떤것을 믿지 않으며
가위눌림을 단순히 피곤한 뒤에 오는
정신적 육체적인 어떤 경험이라고
생각했다면...
역시 이런글을 쓰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경험한 가위눌림을
피곤함 때문에 나타난 것이라고 치부하기엔..
당혹스러운 느낌이 든다...
며칠전에 경험한 가위만 해도....
난 분명 가위눌리는 동안 내곁에 있는 누군가를 느꼈었다...
생각할수록 섬뜩한것은...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있을때 들었던...
누군가의 기침소리이다....
아버지의 그것과는 매우 다른 낮설은 것이었고...
나직하고 웅얼거려 확실하진 않지만...
분명 중얼거림도 들었다...
여러 가위에 관한 글들을 읽었지만...
역시 아직도 가위눌림이 도대체 무엇인지
확신이 서질 않는다...
그것이 단순히 피곤함에서 오는 경험이든...
어떠한 귀신의 해꼬지인지 알수는 없지만...
내경험상 난 후자쪽을 은근히 믿고 있고....
알수 없는 어떤 힘때문에...
움직일수조차 없는 그런 경험을 한다는 것은
너무도 괴롭고 끔찍한 경험이다...
님들은 가위에 눌려보신적 있으세요??
저는 아직 한번두 없어여..
그냥 감사할 뿐이져..저 같은애가 가위 눌리면..
무서워서 그냥 죽어버리지 않을까-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