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마당] 호떡의 추억
정현숙 / LA
한국방송을 보면 음식 프로그램이 자주 나온다.
전국 맛있는 집 찾아가기, 맛집 순례,
친구들과 요리 만들어 먹기, 혼자 요리하기 등등
모두 요리 관련이다.
저녁 시간이 가까울 때 보면
침 넘어가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식욕을 자극할 때가 있다.
얼마 전 이름난 맛집을 찾아다니는 프로에
호떡으로 유명한 가게가 나왔다.
줄을 서서 기다리며 사 먹는 집이라고 한다.
기름을 충분히 두른 철판에 맛있게 익어가는
호떡을 보는 순간 40~50년 전 한국에 가 있는 것 같았다.
한국의 겨울엔 호떡을 파는 포장마차를
이곳저곳에서 볼 수 있었다.
워낙 호떡을 좋아하는 나는 그냥 지나치지를 못했다.
추운 겨울 포장마차 속에서
호호 불어가며 먹던 기억이 새롭다.
며칠 전에는 47살 된 막내딸이
“한국에서 호떡 먹을 때
엄마가 장갑에 묻을라, 목도리에 떨어뜨릴라,
조심해서 먹어라 하던 말이 생각난다”고 했다.
어려서 이곳에 왔지만
호떡에 대한 기억은 잊지 못하는 것 같다.
딸과 함께 호떡의 추억에 젖어보았다.
그런데 이곳 LA에는
한국에서 파는 것 같은 호떡집이 없다.
추운 겨울이 없어서인지,
다른 먹거리가 많아서인지,
혹은 수지타산이 안 맞아서인지 호떡집이 없다.
다행히 마켓에 가면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호떡 가루가 있어 가끔 만들어 먹는다.
한국에서의 옛날 그 맛은 못 내지만
그런대로 호떡 맛을 즐길 수 있다.
나를 닮아서인지
이곳에서 태어난 손주들이 호떡을 좋아해
학교에서 돌아올 때쯤 구워 놓으면 잘 먹는다.
학교가 휴교에 들어간 이후 지루한 날의 연속이다.
오늘은 오랜만에 호떡을 만들어주어야겠다.
자주 만들어 실력이 늘어서인지
식구들이 맛있다고 칭찬까지 한다.
긴 휴교 중에 호떡 먹는 즐거움이라고도 주게
실력 한 번 또 발휘해야겠다.
옛친구
주께서 이같이 우리에게 명하시되
내가 너를 이방의 빛으로 삼아 너로
땅 끝까지 구원하게 하리라 하셨느니라 하니
이방인들이 듣고 기뻐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찬송하며
영생을 주시기로 작정된 자는 다 믿더라
(사도행전 13: 47-48)
박꽃(꽃말 : 기다림)
출처: 평화&쉼 원문보기 글쓴이: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