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하루 종일 바티칸 박물관에서 보낼 예정이다. 좀 더 잘 보기위해 ***나라 라는 현지여행사에 투어를 신청했다.
오전 8시에 바티칸시국 앞에서 가이드를 만나 입장해서 오후 6시 30분경 일정이 끝난다 했다.
바티칸 시국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독립국이다.
나라 면적이 0.44km, 인구가 1000여명으로 교황거처와 교황청, 박물관, 성베드로대성당, 성베드로 광장, 교황을 선출하는 시스티나 성당 이렇게 되어 있다.
아침에 호텔조식을 안 먹는 대신 싸가도 된다고 해서 빵과 과일을 챙겨들고 지하철 A선 Ottaviano 역에서 내렸다.
박물관 투어 일행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여러 명 벌써들 와있다.
***나라 가이드와 인사하고 투어비용으로 일인당 18유로를 지불하고 입구 쪽으로 가니 벌써 줄이 길게 늘어서있다.
가이드 말에 의하면 줄이 긴 것 같아도 이정도면 문만 열면 금방 들어갈 수 있을 거라고 한다.
가이드는 대충 40여명의 사람들에게 이어폰 하나씩을 나누어 주며 앞으로 설명할 것을 잘 들으라고 한다.
반바지와 민소매는 안 된다는 복장규정이 있으므로 오랜만에 원피스를 입고 멋을 좀 냈다.
로마에 와서 드디어 여름옷이 빛을 발하려는데 또 너무 더워 더 짧게 더 간편하게 입고 싶을 정도다.
기다리는 동안 가이드가 주의사항과 재미있는 얘기들을 해주는 중에 입장권 끊을 때 아줌마들이 학생요금으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단다.
매표소에서 최대한 예쁘게 웃으면서 오른손을 흔들며 차우차우해보란다.
입장료 15유로를 10유로로 절약하려면 미친척 예쁘게 잘 웃으면 가능할 수도 있다는데 웃기려고 하는 소리지 뭐.
드디어 입장해서 높이 4m의 청동 솔방울조각이 있는 솔방울 정원에서 잠시 커피타임을 가지고 한 숨 돌리고 난 뒤 관람이 시작되었다. 가이드는 작품 작품마다 명품 설명으로 우리 귀와 눈을 즐겁게 해주었다.
역시 설명을 들으면서 작품을 보니 더 잘 보이는 것 같다.
벽면마다 빼곡한 작품들을 보고 천장도 쳐다보면서 오묘하고 예쁜 색깔로 장식해놓은 바닥까지 보느라 두 눈과 귀가 바빴다.
교과서에서나 보던 조각품들을 눈앞에서 보니 신기하기도 하였다.
정신없이 가이드가 이끄는 대로 설명을 들으면서 관람하다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었다.
박물관 중앙에 있는 바티칸 우체국에서 다시 만나기로 하고 해산. 싸갖고 온 빵들로 점심을 먹고 잠시 자유시간이다.
바티칸 우체국은 세계에서 가장 정확하다는데 한번 시험도 해볼 요량으로 우체국에서 엽서 한 장을 사서 편지를 써본다.
아차차 수첩을 안 가져왔네. 친구에게도 보내고 싶고 아들에게도 보내고 싶은데 기억하고 있는 주소는 집 주소 밖에 없네.
그래서 여행 후 한국에서 만나게 될 나에게 편지를 써본다.
여행에서 돌아와 한참 후에 받아보는 편지를 읽는 것도 색다른 기분일 것 같아서였다.
오후에 다시 박물관 순례가 시작되고 많고 많은 작품들 중에 라파엘로의 아테나학당이란 작품이 인상적이다.
이 그림은 고대 그리스 학자 54명이 등장하는 그림이다.
우리가 익히 아는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디오니게스, 소크라테스, 피타고라스 같은 학자들이 대거 등장한다.
학자들 표정 하나 하나가 살아있는 듯하다.
한참을 보다가 이동 중 색감이 정말 예쁜 어떤 그림에 빠져 있다가 돌아보니 우리일행들이 다 보이지 않는다.
순간 약간 당황해서 다음 코스인 시스티나 대성당에 들어섰더니 사람들이 바글바글한데 모두들 고개를 뒤로 젖히고 천장을 쳐다보고 있다.
바로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를 보기위해서다.
성당 천장 전면에 그린 그림이니 그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1508년 교황 율리우스 2세가 미켈란젤로에게 천장화를 맡겨 4년 5개월 만에 그림을 완성했다고 한다.
41.2☓13.2m 의 천장화는 잠시 말을 잊게 한다. 그 엄청난 규모에 우선 놀랍다.
또 마치 조각을 해놓은 것 같은 입체감이 느껴지는 그림에 놀랍다.
일행을 찾는 것은 잠시 뒤로 미루고 한참 동안을 그곳에서 머무른다.
어떻게 천정에다 그런 그림을 그릴수가 있었을까?
미켈란젤로는 유화물감 때문에 눈은 짓무르고 고개를 뒤로 젖히고 그림을 그린지라 목은 비틀어지고 몸이 다 망가졌다고 한다.
또 하나의 명작인 성당 제단 벽면에 있는 최후의 심판이란 그림도 시선을 끈다.
미켈란젤로의 시각에서 본 신곡이라 한다.
심판자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천상의 세계에서 지옥의 세계로 차례를 매겨서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그래서 그림이 공개된 후 한바탕 난리가 났다고 한다.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인물이 지옥에 떨어져 있었으니 그럴 만도 했겠지.
그래서 이 그림이 로마시민들의 경악과 찬탄의 대상이었다고 한다.
성당 안에서의 사진촬영이 금지되어있어서 그냥 눈으로만 열심히 촬영을 한다.
그래서 더 자세하게 쳐다보게 되는 것 같다.
이제 그곳에서 밖으로 나와서 성베드로 대성당으로 들어갔다.
이때껏 본 성당 중에서 규모가 제일 크다. 엄청나게 크다.
가운데 돔식 천장에서 내리쬐는 햇빛 세 줄기는 몽환적이고 신비한 분위기를 낸다.
마침 미사 중이었는데 현지인만 참석할 수 있다는 미사에 슬쩍 들어가서 자리에 앉았다.
외국인 신부님이 집도하는 미사에 언어는 몰라도 우리나라와 미사 집전이 비슷하므로 잘 따라 한다.
그래도 영성체는 하지 않았다. 내가 냉담중이기 때문에.
맨 마지막엔 옆 이탈리아 남자와 인사하고 악수까지 했다.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그 타임인가.
아님 서로 양쪽에 인사하고 하는 그 타임인가에.
성 베드로 광장으로 나와서 겨우 일행을 다시 찾아 다시 가이드에게 설명을 듣는다.
하늘에서 봤을 때 성 베드로 성당은 십자가모양이고 죽 뻗은 광장은 거대한 열쇠모양이라 했다.
바로 그리스도가 베드로에게 준 천국 문 열쇠라 한다. 뭔가 신비한 느낌이 든다.
6시30분쯤 드디어 오늘의 박물관투어가 끝나고 8시에 무료로 진행되는 야경투어가 있음을 알려준다.
유명하다는 근처의 피자집에서 저녁을 먹고 (맨날 피자다) 스페인 광장 앞으로 갔다.
스페인광장 - 트레비분수 - 판테온 - 나보나 광장까지 또 다른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이동을 하니 더 많은 것이 보이는 것 같다.
로마에서는 혼자 돌아다니는 것보다 전문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다니는 것도 좋을 듯했다.
야경투어를 마치고 밤늦게 숙소로 돌아오는 마음이 보람찬 하루를 보낸 것 같아 뿌듯했다.
즐거운 유럽여행! 함께 나누는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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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길잡이★유럽 배낭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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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바티칸시국이랑 로마시내투어 잘 보앗습니다.
저도 4월에 갓다왓는데 너무 좋더군요.
바티칸시국에서는 솔방울밑에서 인증샷 하셧겟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