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은 저녁때 밥을 주러 나가고, 주말 낮에 밖에서 보이면 밥을 주고..
까미와 깨미가 보이면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까미와 깨미는 형제라기보다는 제가 보았을 때는 까미가 깨미를 보호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까미가 깨미보다 체격도 크고 밥을 먹을 때도 양보하고 깨미가 밥을 먹을때 지켜주기도 하는 등...
이렇게 까미와 깨미에게 정이들면서 다른 냥이들에게도 밥을 주고 사진도 찍고 한동안 행복한 경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많이 부족함을 느껴서 네이버 검색도 하고, 고양이 책도 읽으면서 냥이들에 대해 조금씩 알아갔습니다.
냥이들은 자기가 하고싶은 것만 하는 즉 인간으로 따지면 개인주의 적 성격을 갖고 있고, 적 아니면 친구, 하루에 17시간 이상 잠을 자야하고, 길냥이들 평균수명이 길어야 4년 짧으면 1년정도인 것 등.. 냥이들에대해 알아가면서 또한 인간들이
냥이들에게 너무 잔인하다는 것 또한 동물농장이나 기사들을 보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죠... 까미와 깨미랑 친구가 되면 좋겠지만.. 냥이들은 결국 야생동물....
내가 끝까지 책임질 수 없다면.. 내 욕심에 까미와 깨미랑 가까워지는 것 보다.. 그냥 무조건 주기만 하고
바라는 것이 없어야 한다고.. 바라는게 있다면 밥 잘먹고 건강하게 지내라는 것 정도.....
그리고 항상 인간에 대한 경계심을 가지고 있어야 혹 나중에 나쁜인간들에게 피해를 당하지 않게 되고,
또 밥을 주는 것만 먹어서는 안되고 스스로 식량을 구할 수 있는 능력은 항상 갖추어진 야생성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결정을 하고부터는 사진도 찍지 않고, 밥만 주고, 멀리서만 지켜보았습니다. 그것만으로도 기분좋고 행복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날씨가 추워져서 어느분들이신지는 모르겠지만 냥이들 추위 피하라고 박스로 바람막이를 만들어주고 그랬는데
냥이들을 싫어하는 주민분들이 난리를 치더라구요;;
전 사실 이때까지는 당당했습니다. 제가 냥이들에게 밥을 주는 것이 죄짓는 것도 아니고 또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었겠죠..
그래서 밥을 주러 몰래가지도 않고 그냥 당당하게 주었습니다. 제가 긴장하거나 급했을 때는 밥을 챙기지 못한 상황에서
냥이들을 발견하여 밥을 준비하고 왔을 때 냥이들이 사라지는 거 이것뿐이었기에.. 그 시간동안 사라질까봐
긴장하거나 급하게 행동했을 뿐.. 주민들을 전혀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사건이 처음 터지기 시작했을 때도 제가 남자여서인지... 주민분들이 저에게 대놓고 뭐라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근데 어이없게.... 경비아저씨들을 압박하더군요;;; 결국 경비아저씨들이 저에게 와서 미안하다면서 자신들이 쫓겨날지도
모른다고 제발 밥을 주지 말라고 부탁을 하더군요;; 아...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경비아저씨들께 제가 죄송하다면서.. 도대체 이유가 뭐냐고 물었습니다..
아파트 내 화단이 너무 지저분해지고 냥이들 소변,대변냄새가 너무 심하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더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냥이들에게 밥을 주는 화단은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화단이었고,
그리고 냥이들에게 밥을 주면 음식물쓰레기장이 덜 어지럽히고 또한 아파트 지하에 있는 쥐들을 냥이들이 잡아주고,
저희 아파트 바로 옆에 조그마한 동산이 있는데 그 동산에 족제비들이 살아서 자주 아파트에 침입하는데 그것도 막아주고,
냥이들이 전부 다 소변이나 대변을 화단 모래에 보고 또 스스로 알아서 모래를 덮어서 냄새가 난다해도 심하지도 않고
전 정말 조금도 냄새를 맡아본 적이 없었는데.. 그런 말도 안되는 이유를 대니 어이가 없었습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렇게 며칠정도 지난 후
경비아저씨들이 다른 주민분들이 만들어 놓은 박스와 그 주변에 있던 밥그릇들 모두를 치웠더군요;;;
그래서 경비아저씨에게 물었죠.. 어떻게 되건지...
주민분들이 빨리 치우라고 난리를 치고 안치우면 각오하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치웠다고;;
휴.. 도대체 그 주민들이 누구냐고 물어도 대답도 안해주고, 또 그럼 혹시 저 말고 밥을 주는 다른 주민분들
알려줄 수 있냐고 물었더니 그것조차 알려주지 않더군요;; 일이 크게 번지는 것을 원치 않은 거였겠죠;;
근데 저에게 더 큰 충격이 온 건 그 다음이었습니다.
까미와 깨미가 보이지를 않는 거 였습니다.....
까미와 깨미는 제가 밥을 주는 시간을 알고 있기에 저녁 9시에서 10시 사이에 항상 근처를 배회했는데
일주일이 지나도 보이지를 않는 거였습니다. 그리고 다른 냥이들도 보이지가 않더라구요...
걱정도 되고 이게 도대체 무슨상황인지 이해도 안되고... 허탈해지고...
그렇다고 누구에게 물어볼수도 없었습니다... 경비아저씨들은 모른다고만 하고 자신들은 박스와 밥그릇만 치웠다는
말만 할 뿐;;
진짜 정이 많이 들었었나 봅니다....
여자친구랑 헤어져도 힘들기는 했지만 쿨했는데.. 까미와 깨미가 보이지 않으니 가슴에 총맞은 것 처럼
가슴이 텅 빈 것처럼 너무 허전했습니다... 나중에는 너무 보고싶어서... 저도모르게 눈물이 나더군요...
그렇게 몇달이 지났습니다.. 몇달동안 냥이들에게 밥을 주는 것도 멈췄습니다.....
네번째 이야기는 담에 다시 하겠습니다...
제 글에 공감해주시고 이해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냥이들에게 걸어온 길이 옳은지 아닌지를 떠나서 냥이들에게 피해가 안갔기를 하는 마음에
이곳에 글을 남깁니다.. 하나씩 하나씩 남길때마다 맘이 편해지고 이야기가 다 끝나고 나면 더 기쁜맘으로 더 당당하게
냥이들에게 밥을 줄 수 있겠죠??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첫댓글 서글프네요ㅠㅠ.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맘이 아프고 .. 지금도 가끔 까미와 깨미가 생각이 납니다...
너무 속상하네요. 사람들이 쫓아내서 무서워 못오는건지? 아이들에게 무슨일이 난건지? 경비 쫓아가서 잘 확인하는게 필요해요. 최악의 경우 잡아갔는지? ㅜ
초보캣맘이 가장 많이 하시는 실수, 아니 저도 방심하다 그랬는데 대놓고 주는게 가장 위험해요. ㅡㅡ
특히 아파트 관리사무소, 입주민 대표 등에게 노출되면 알짤 없어요 ㅠ 경비는 좋은 경비도 있지만 시키니 치워요.
밥은 몰래 2-3미터 떨어진데에 계속 놓아보세요. 또 올 수 있는데..
잠깐 흐름이 깨지다 급식소 정상화 시킬수 있었는데 안타깝네요.
근데 그 상황이되면 누구나 패닉이 와요. 저도 그랬네요. 막상 닥치니 가슴이 두근두근.
저도 두번이나 밥그릇, 놓던 상자 얼마전 다 뺏겼었어요. 입주민 대표가 치우라고 그랬데요.
근데 경비 아저씨한테 음료수 사다드리며 고생많으시다 하며 얘기하니 지금 자리는 발각이 됐으니 밥자리만 옮겨라해서 안치우기로 약속하고 지금 자리줘요. 들키지 말라고..(얼마전 상황이에요 ㅠ)
전 두번째 없어진 당일 쫓아감.
트러블 생기면 음료수 드리며 살살살 물어보세요. 경비를 설득 못사키면 입주민 대표-안되면 아파트 소장도 찾아가는데 혼자는 말고 저희 같은 경험이 있는 분과 가서 잘 구슬러야해요.
절대 싸우면 안되는게 애들땜에 캣대디는 약자에요.
깨미 까미
어디로갓을까
너무 슬퍼ㅜㅜ
힘든일을 한꺼번에 겪으셨내요
밥주면서 정든애들 안보임 진짜 힘든데 ...
동네 인심이 사나우면 길냥이들이 제대로 살지를 못하더라고요
함드시면 자주 오셔서 글많이쓰새요 저희야 읽고 공감하는거밖에 못하지만요 ㅎ
캣맘대디들이 겪는일은 정말 놀러우리만치 똑같은거 같아요
소제님의 아픔을 그대로 경험하고 공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게 힘이좀 되실꺼에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