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내가 아주 어렸을 적이었을 것이다, 조그만 곰인형을 그딴엔 커다랗다고 자랑을 하려
친구집에 들렸을 것이다. 하지만 친구네 집은 주택이어서, 초인종을 눌러야만 문이 열릴수
있었다. 초인종은 꽤나 윗쪽에 위치하고 있어, 나를 힘들게 했다.
휘청휘청 거리는 몸을 가다듬고 나는 까치발을 해들곤 손가락을 이리저리 휘저었다.
결국.. 나는 초인종을 못누른채, 주저 앉고 말았다.
"............"
아무말 없이 나는 묘한 표정을 지으며 곰인형을 꼭 안았다.
서서히 바지를 털며 일어나, 나는 해지는 노을 하늘쪽으로 걸었다.
사실 우리집은 그 쪽이 아니었다. 왜 내가 그쪽으로 갔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걷고..
곧고.. 또 걸었다.
어린 나로선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거리를 걸었나보다, 나는 곰인형을 풀썩- 떨어뜨리고 말
았다. 바로 그때였다.
곰인형을 주울려고 손을 뻗었을때의 순간.
"..............신가령."
"누구세요?"
어떤 검은색 옷을 입고 나타나 나를 깜짝 놀래켰던, 남자.
나는 그 남자를 몰랐지만, 그 남자는 나를 아는듯 아는척을 해왔다.
... 썩 내키지 않았지만, 곰인형을 뒤로 숨킨채, 눈을 커다랗게 떴다. 그리고 말했다.
...누구세요? 하지만 한동안 그 남자는 입을 우물우물 거리더니, 가식적인 웃음을 지어보이며
말했다.
"기억이 안나는가 보는군, 가령."
"........?"
그 남자는 진지하게 말들을 내뱉었지만, 나는 그때마다 반응은 하나였다.
'....?' 도대체 그 남자가 나에게 무슨 말을 하는지도 왜 하는지 조차 몰랐기때문이다.
솔직히.. 말을 듣기도 싫었다.
하지만 그 남자는 나에게 자꾸 말들을 쏘아댔다. 마치 물총이 물을 쏘듯.
"아무리 설명을 해도 모르는가 보군, 가령. 난 카오스라고 한다. 이제 기억이 나실련가..?"
".....누군데 왜 나한테 그래. 나 집에 가야돼. 잘가, 아저씨."
"가령, 정령 니가 나를 모른단 말이야?... 실망이군, 가령."
"아저씨, 나 집에 가야된다니깐."
그 남자는 나의 작디작은 옷자락을 끌어 당기며, 자꾸 했던말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시선은 오로지 나의 눈동자에게로 향해있었다.
..... 도대체 누구지. 하며 나는 그 남자의 어깨를 살짝 밀쳐냈다.
하지만 그 남자는 다른 사람과는 달리, 이상한 뼈가 오돌도돌 나있었다.
순간 나는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아아아아아!!" 하지만 곧 그 남자는 피식 웃으며, 나의 입을
막았다.
"조용히해, 가령. 도대체 당신이 맞는거야?.... 난 악마라구! 이제야 기억이 나?"
"으아아아아아..ㅇ.."
나는 그냥 주저 앉아 울어버렸다. 아마도 '악마' 라는 단어때문에 울어버린 것 같았다.
사람들의 말은 다 이러했기 때문인가?.. '악마는 악한 존재야, 천사는 선한 존재지.'
"쉿, 가령. 좋아.. 난 너를 매일 찾아오겠어. 오늘의 설득은 이쯤에서 끝내지.
난 카오스, 그리고 악마."
"....으아아아아..ㅇ"
"잘있어, 가령. 나의 사랑아. 훗..."
그 남자는 그 이후로 나를 매번 찾아왔고, 그때마다 나는 알수없는 울음을 터뜨렸다.
장작 5년간...
하지만 내가 13살이 되던해, 나는 이상하게도 습관처럼 나왔던 울음이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눈물조차 고이지 않았다.
......... 어느새 5년이 지나버리고, 나는 어느새 공부의 압박을 받으며 사는 고등학생이 되었다.
하지만 카오스는 그대로다. 내가 7살때 봤던 그 순간 그대로.
"난 늙지않아, 왜냐구? 난 악마니깐. "
"도대체 당신은 누구지? 왜 나를 자꾸 괴롭히는거야. "
"난...... 널 사랑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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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 전
※ 악마는 나를 사랑했다 ※ 프롤로그 .
뼈대집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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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18 23:46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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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어머,후훗! 멋져라,, "난...... 널 사랑하니깐." 우오오오 -0-! 이말에 뻑갔음,,ㅜㅜㅜ 멋져요 다음편 연재 빨리좀 ㅜㅜㅜ
게맛님/ 으핫,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제 소설을 보면서 이렇게 칭찬을 해주시다 니요. ㅠ 소설은 되도록 빨리 올릴려고 노력은 해보겠습니다만, 저에게 불행처럼 들이닥친 중간고사라는 존재때문에 말이죠. ㅠ 컴퓨터를 못하게 될수도 있답니다.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