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 WAVE KIM (4) - 빌렘 Ⅱ, 그 새로운 시작 (上)

[나르니아]

" 알려드립니다. 네델라드 행 대한항공 1476편을 이용하실 승객께서는 20번 게이트로 오셔서 탑승 수속을 밟아 주시기 바랍니다. Lady and Gentleman..."

"음.. 슬슬 가야할 시간인가..."

여기는 인천 국제 공항, Kim 감독은 얼마 전 네델란드의 빌렘 Ⅱ팀에 했던 감독지원에 대해 벨렘 측 구단주가 긍정적 사인을 보냄으로 해서 최종 협의를 위해 네델란드로 향하고 있었다.

"나도 참, 사서 왜 이 고생인지.."

다들 말들이 많았다. 06년 12월 세계 클럽대회 준결승전, 인테르 전에서 승부차기로 패배한 뒤 난 그 날 기자회견 데스크에서 부산 아이콘스 감독직 사임 발표를 했었다.  다들 경악을 금치 못했다. 승승장구 하던 33살의 젊은 감독이 갑자기 사임이라니...

구단과의 마찰에 대해 집요하게 질문을 해댔지만 전혀 그런 건 아니었다. 부산에서, 아니 한국에서 더 이상 이룰 게 없었다. 리그 우승도 아시아 챔스 우승도 더 이상 내게 자극이 되지 못했고 세계클럽대항전에서 케이리그팀의 한계를 뼈저리게 실감했다.  아무리 전술을 짜내도 안되는건 안되는 거였다. 아드리아누의 돌파에 얼마나 가슴이 내려 앉았던가... 조금 실력이 높아졌다고 고액연봉을 요구하는 선수들. 자신의 실력 자체에 대한 냉정한 평가 없이 외국으로 나가는 선수들... 한계였다.

돌연 난 사임을 했고 백수 생활을 시작했다.

현실은 냉혹했다. 작년 기점으로 김호 감독을 제치고 역대 대한민국 최고 감독에 올랐고 지코 감독 다음으로 아시아 감독 순위 2위를 달리고 있었기에 나름대로 자신이 있었지만 내가 지원서를 낸 구단들은 다들 코방구만 껴댔다.

내 이력서는 그들에게 초라하고 쓰레기통에 박힐 만한 것 밖에 되지 않았다. 한 때 전남과 K2리그에서 감독제의가 와 국내로의 복귀도 생각해봤지만 이 악물고 참았고 드디어 07년 2월 네델란드 빌렘 Ⅱ에서 긍정적 답변이 왔다.

카드 청구서 다발 사이에 끼여있더 그 재생지 편지를 접하는 순간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 그래도, 한국에서 좋은 선수들 많이 만났었어...'

많은 얼굴이 스쳐 지나 갔다.

 브레더 브레멘 아마추어 팀부터 시작해 지금은 리옹의 포워드가 된 박주영

베티스에서 늘 놀라운 활약상을 보내주고 명절마다 한국 나올 때 마다 늘 찾아오던 동현이

내가 추진한 한국 선수 유럽 러쉬의 마침표를 찍어줬던 늘 믿음직했던 조병국

아~~ 그리고 얼마 전에 터키로 이적한 영광이도 있었지

다들 그립군.  내가 빌렘 Ⅱ에서 잘해나가면 유럽무대에서 다시 볼 수 있을려나...

"아무튼, 다 잊자. 그리고 새로운 출발을 하는 거야. 내 꿈이었던 유럽무대 진출이 코앞이다 . 정신차리자 Kim. 아내도 아이도 다 두고 기러기 생활 시작할 판인데 벌써부터 추억에나 코 박고 있슴 안되지. 자 GO GO GO"

"휴~~ 여기가 틸부르흐인가? 공기 참 좋군. 겨울인데도 그다지 안 춥고"

틸부르흐 [Tilburg]

오기 전에 알아 본 바에 의하면  네델란드 남부 노르트브라반트 주에 있는 인구 19만의 작은 도시다.  이렇게 작은 도시에도 떡하니 축구단이 자리잡고 있다니 부러울 따름.

양모 제품으로  조금 유명한 것 같고 빌렘 2세의 궁전이 있던데 이 넘 이름 따서 구단이름이 나온 것 같다.

" 좋군, 새로운 출발을 하기엔 딱 좋은 도시야. 택시~~"

끼~~익.

"캬~ 택시도 폭스바겐이군. 기사 양반, 빌렘 구단 사무실로 갑시다."

"오~~ 이번에 새로 오신다는 감독이신가 보군요. 아시아 사람이라더니 잘생겼네요."

"어~ 어떻게 아세요?"

"이런 작은 도시는 소문이 빠르죠. 전 감독 경질되고 한국 사람 온다고 벌써 다들 알고 있어요. 궁금했는데 하하하 제가 제일 먼저 보는 행운을 누리는군요."

'윽~~ 무서븐 입소문, 여기선 정말 행실 조심해야겠군'

" 자, 그럼 출발 합니다."

구단주 사무실,

"어서오세요 Kim"

"네, 절 불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만한 능력이 있다고 판단했으니 불렀죠. 기대가 커요 Kim감독. 근데 네델란드어가 유창하군요."

"뭘요~~ 그냥 통역 없이 할 수 있는 정도죠. 2002년 월드컵 때 히딩크 감독에게 감동 먹어서 공부 좀 했었는데 그게 도움이 되네요"

"하하하~~ 히딩크. 좋은 감독이죠. 하지만 이젠 경쟁자에요. 아시죠?"

"그럼요. 공은 공! 사는 사!"

"현재 우리 팀 상황은 아시죠?"

"네. 오기 전에 좀 살펴 봤습니다"

빌렘 Ⅱ

우승은 못해도 중위권은 유지하던 팀이었는데 지금은 문제가 있다. 현재 순위 11위.  중위권이 치밀하게 몰려있긴 하지만, 한편 역으로는 언제 강등권으로 나갈지 모른는 위기 상황이다.

기회와 위기가 공전하는 팀. 다행히 이적 자금도 남아 있고 (260억 - 이 구단주는 내가 부산에서 100억도 안되는 자금으로 세계클럽선수권까지 진출할 수 있었던 걸 크게 평가했단다. 역시나 구단주는 다 짠돌이다    ) 급료 예산도 좀 여유있고 빚도 없다.  가장 최근 우승이 1955년 - 반 백년도 더 되었고 04/05 2위 해서 부상하나 싶더니 다음 두해 연속 4위 그리고 현재 11위로 내리막을 걷는 중!!

"자, 그럼 나가셔서 선수들 보시고 코치진도 둘러 보고 오셔서 계약을 마무리 하죠"

"네"

[나르니아]

너무 길 것 같아서 上, 下 둘로 나눴습니다. 하편은 내일 쯤 올릴게요. 재밌게들 보시고 리플 많이 달아주세요 ^^ 드디어 네달란드 진출 눈물이 난다는...

[꿈을펼쳐라]

잼써요 기대할게요^^

[M.Baros]

긋^^;;

[aakir]

재밌네요 ㅎ

[Glory of Napoli]

재미있게 잘봤습니다. 다음편 기대할께요~

[티에리 앙리닷]

오 전 에레디비지 광팬!!! 제목을 보고 끌려서 읽어봤는데 재밌네요. 앞으로도 계속 잘 부탁드려요 그런데 AZ알크마르 너무 부진하네요 실축에서는 리그1위인데 AZ감독을 내가 맡고 싶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