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카풀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다.
(1-40. 프랑스어 못해도 할 수 있는 프랑스 카풀! 파리에서 디종까지. http://bananabackpack.egloos.com/2297419)
이때까지 했던 카풀은 다 차가 많은 구간이었다. 독일에서는 베를린 -> 하노버, 하노버 -> 쾰른. 프랑스에서는 파리 -> 디종, 디종 -> 리옹. 근데 이번엔 다르다. 카풀 구하는 사이트를 뒤져봐도 리옹 -> 아비뇽 구간의 차들은 많지 않다. 그래도 어떻게 힘들게 힘들게 차를 하나 찾긴 했는데, 그 차는 파리에서 마르세유인가? 남쪽 도시까지 가는 차인데, 중간에 리옹 아비뇽을 다 지나가는 차라서 카풀 하는 사람들 태워갈 수 있다기에 요청을 보냈다.
역시나 문제가 되는 핸드폰. 연락할 방법이 없다보니, 위치를 정하고 그 앞에서 저렇게 써놓고 기다리겠다고 했다.
솔직히 지금 같으면 카풀이 아닌 히치하이킹을 그냥 해버리겠다만, 당시엔 경험이 없어 선뜻 히치하이킹을 그냥 하러 가기가 그랬다. 어디서 해야 할지도 막막했고.. 혹시나 해서 약속한 장소에 30분 전부터 나가서 기다렸다. 근데 약속 시간이 되고, 30분이 지나고, 1시간이 넘게 계속 지나도록 아무도 안 오네.... 으악. 길에서 핸드폰 빌려서 전화 해봐도 받지도 않는다. 젠장. 그 사람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는 몰라도 오늘 카풀은 물 건너갔구나. 그럼 아비뇽은 이제 어떻게 가나.
기차역으로 달려, 제일 저렴한 표 구입. 다행히 아주 비싸진 않았다.
프랑스에는 버스가 없다. 카우치서핑에서 봤는데 국영 기차 기업 SNCF인가? SNFC인가를 키우기 위해 국내 버스노선은 없단다. (타국으로 가는 버스는 있다.) 거기다가 기차 노선도 대부분 비싼 떼제베 (나처럼 그냥 안 좋은 기차 잘 찾아 타면 싸게 탈 수 있긴 하지만). 독일 같은 경우 미리 예매 안하고 현장에서 바로 사면 가격이 2~4배까지 껑충 뛰는데, 프랑스는 그렇지는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정도면 탈 만 했다.
5분이나 타봤던 떼제베. 그래 나도 제일 좋다는 기차 타 봤다고 ㅋㅋㅋ
기차표 샀던 기차역하고 기차 출발하는 기차역하고 달라서 출발하는 기차역으로 가는 떼제베를 아주 잠깐 탈 수 있었다. 여행의 목적은 다양한 것을 경험하기 위해서인지라 그 유명한 떼제베 기차 못타봐서 아쉬울 뻔 했는데, 10분이지만 또 이런 기차도 있구나 했다.
뭔가 굉장히 좋아보이던 화장실. 객석 쪽은 못 가봐서 모르겠는데 화장실은 정말 좋아 보였다.
이후 타러 온 그냥 기차.
뭐 이동수단 별거 있나. 사실 한국에서 KTX도 한 번도 못 타본지라, 별 감흥이 없었다. 그냥 기차도 밖에 구경하면서, 옆 사람이랑 여행 얘기 하면서 가면 그게 1등석이 되는 거 아닌가 싶다. 이번에는 다행히도 옆자리 아가씨가 말 상대가 되어 주었다.
사실 난 머리가 크다. 에휴..
우리나라로 치면 빠른 생일이라 학교 빨리 들어간 그런 케이스였나 보다. 곧 대학 입학인데도 나이가 열일곱이라 자랑했다. 부럽더라. 누군 재수 하고, 군대 갔다 오고, 휴학하고 일고, 외국 다녀오느라 스물일곱인데도 아직 대학생인데....
여튼 이렇게 해서 아비뇽에 입성! 여긴 정말 입성이다. 기차역 나가자마자 바로 성이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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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잡다한 이야기도 올리고 있습니다 :)
# 당돌한 대학생 500만원 들고 6개월 여행 다녀온 이야기.
http://bananabackpack.egloos.com/
첫댓글 얼굴크기 정말 차이나요~! ㅋㅋㅋ ^^ 농담이구요, 아비뇽 입성을 축하하며, 다음 여행기도 기대합니다. ^^
네 감사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