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세종, 천 개의 강에 떠오른 님의 노래
김슬옹
하늘과 땅, 사람 사이 사이
보이고 보이나니
아이들 하하호호 웃음소리
시장 사람들의 수다 소리
방긋 아가 울음소리
병사들의 외침 소리
밤낮으로 눈 밝히고 지성으로 일군 문자
하늘과 땅 사람 하나 되어
흐르고 흐르나니
정음의 꿈이어라.
거대한 한자의 벽 사맛디 아니할 새
대왕의 사위어가는 눈빛 넘어
임금 되신 스물여덟 해에
28자 정음 스물여덟 별로 뜨니
28자의 꿈, 천 년의 지혜
천지인 삼태극 정음노래
천 개의 강으로 흐르는 문자들
배달겨레 온 나라 가득 적시고 젖는구나.
휘모리 바람결에 용상에 오른 스물두 살 젊은 임금
해마다 휘몰아치는 자연재해
비한방울 거둔 하늘 아래 흙으로 떡을 빚어 먹는 백성들의 퀭한 눈빛 그득한데
어찌 태평성대 이루었으랴.
하늘이 백성이고 백성이 하늘이니
목화토금수, 궁상각치우
어울림 누리
천 개의 강 천 개의 하늘
하늘땅사람, 땅하늘사람, 사람땅하늘
어찌 하나 되는 세상 이루었으랴.
1436년 제주도 어느 노인
다섯 용을 봤다 하니
열 가지 물음으로 예우하는 그 마음으로
학문하고 정치하니
경청과 대화와 토론의 기풍
태평성대의 뿌리어라.
백성들의 생명줄 땅세 형평성 위해
가가호호 귀담아 듣고
서로 함께 상생 누리 위해
대왕의 꿈 뿌리 되고 줄기 되고 가지되니
불휘 기픈 남간 바라매 아니 뮐쌔, 곶 됴코 여름 하나니.
새미 기픈 므른 가마래 아니 그츨쌔, 내히 이러 바라래 가나니._용비어천가 2장
어린 백성 북극별로 세우고자
앙부일구로 햇살 가득 빛나는 백성 만드시고
자격루로 백성과 더불어 흐르시니
측우기로 하늘 뜻 담아내고
혼천의로 별누리 수놓으니
누구나 하늘 백성이었다 하나이다.
아아! 오늘의 세종 백성
정음 문자 정음 노래
사무치는 님의 노래
목청껏 부르리라
더덩실 춤추리라
어울너울 정음 누리
아리아리 서로의 길이 되리.
*사맛디 아니다: 통하지 아니하다. 흐르지 아니하다.
*사무치다: 뼈속깊이 통하다.
*훈민정음이 만백성의 문자로 떠오르길 바라는 <월인천강지곡>(세종 지음, 1448)을 빗댄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