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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겨울 산에 갔다가 우연히 알게된 모집 산악회를 따라서 일요일 새벽 6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전날 꾸려놓은 배낭에 뜨거운 물만 끓여 넣고 집안식구들 깰까봐서 고양이 걸음으로 현관문을 나서면서 .. 싸늘한 새벽바람을 맞으며 일요산행을 하기 시작했었지.. 운이 좋은걸까? 산악회에 동참하면서 가본 산 들이 우리나라에서는 손꼽는 명산들이니.. 덕유산을 시작으로 태백산..계방산..지리산 뱀사골..오대산..그리고 또.. 이렇듯 우리나라 산 어딘들 안좋은 곳이 있으랴만 그나름대로 다 특색이 있고 그 묘미가 다른 것을..
이번엔 2주전에 다녀온 지리산이지만 그때는 백두대간의 주능선인 성삼재에서 노고단을 거쳐 반야봉에 이르는 능선 산행이였지만 성삼재 고갯길이 눈이 녹지않아 올라가 보지도 못하고 뱀사골 계곡길을 산행했었지.. 길디 긴 뱀사골 산행.. 같은 길을 왕복해서 그런지 더 더욱 길게 느껴지는 산행이었지..
그런데 이번엔 만복대라는 공지를 보고서 우리가 지리산하면 천왕봉을 최단거리로 올라가는 중산리코스.백무동코스 피아골계곡 반야봉, 노고단 등등. 이름만 들어도 아~하지만 만복대라는 말에 생소한곳이라서 별 기대는 하지않았고 어김없이 가는 일요 산행이라서 따라 나서기로 했었는데.. 금요일(26일)부터 대설주의보가 내린다고해서 마음 한켠으로는 모처럼 설경을 볼수도 있겠거니 하는 기대가 없어었던 건 아니었다.
전날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되고해서 지리산 북부 관리사무소에 전화해봤더니.. 전날 고산지대에는 눈이 많이 와서 오전 10시 현재 입산 통제란다. 조금은 실망하면서 산악회 총무님에게 전화했더니만 조금 더 기다려 보자고그러신다. 마침내 11시에 입산통제가 해제됐다는 말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는데.. 또 다른 고민이 생겨버렸다. 모집산악회 특성상 30명이 안되면 산행이 취소된다는 말을 들었었기 때문이다. 그때까지 신청자가 26명.. 취소됐다는 아무런 연락이 없어서 어떻게 되겠지 하면서 기다렸는데.. 밤에 확인해 보니 30명을 훨씬 넘어 40여명에 육박했었다. 휴~~ 그리그리해서 담날 장도에 오르게 됐는데..
산행 일자 : 2007년1월 28일
산행코스 ( 들머리 ) 남원시 운봉삼거리 고기리 [고기 매표소] 고기봉- 정령치휴게소-정령치- 만복대-묘봉치-위안리(상위마을) (날머리)
산행거리 :약 13 kM
산행시간 : 약 5시간(실제 6시간 30분)
안산을 떠난 버스는 수원을 거치면서 40 여명을 태우고 7시30분 쯤 수원 나들목을 나가 대전,진주 고속도로를 쾌속으로 질하며 마침내 우리들을 고기매표소앞 삼거리에 내려 놓았다. 차속에서 운영자께서 하시는 말씀이 이번 산행은 중도에 탈출로가 없어서 끝까지 완주해야 한다는 말씀에 중압감을 느끼며 산행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아이젠도..스팻치도.. 그렇지만 일기예보와는 다르게 너무나 포근한 날씨가 참 좋았다. 원점 산행은 힘들면 선두가 되돌아오는 때에 맞추어 같이 오면 되는데 .. 다른 산우들도 가는데 걍 가보는 거야..
여느 산행이던지 처음에는 잘 닦여진 널찍한 길을 한참 오르다가 본격적으로 계곡을 따라 올라가던지 등산로로 접어드는게 일반적인데.. 이건 그게 아니고 길가에서 바로 깔끄막진 급경사로 바로 치고 올라가는게 아~~ 이거 오늘 보통아니라는 생각이 앞선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아무것도 모르는것 보다야 이곳저곳을 뒤져서 미리 산행후기도 읽어보고 해서 아무리 급경사라 하지만 1시간 30여분이면 고리봉 정상에 올라 간다기에 그말을 위안으로 삼을밖에.. 어떻게든 1시간 30분만 버티면.. 그 다음은 또 나중 일이니.. ㅎㅎ
지리산을간다고 했더니 광주사는 친구가 코스가 어디냐고 묻길래 고리봉으로 해서 정령치..만복대라고 했더니 고리봉 올라오기가 만만치 않을거라는 말도 걱정하게 하는 한몫을 했다. 20여분을 올라가자 이곳저곳에서 탄성소리가 시끄럽다. 전날 내린 눈으로 설경이 너무 너무 아릅답다고 해야 할지.. 이쁘다고 해야 할지.. 높이 오를수록 나무에 쌓였던 눈이 날리는지 알았는데 눈이 내리는 것 이었다. 바람 한점없는 날씨에 흰눈이 펄펄~~ 주위의 설화와 함께 이런 仙界가 어디있으랴.
내 생애 이런 설경은 첨 접했을 뿐만아니라 앞으로도 접하기가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
깔끄막진 길은 눈까지 쌓여서 아이젠이 별 도움이 되지 못하고 3보 전진하면 1보 후퇴하는 악전고투 끝에 드뎌 고리봉에 올랐는데 2시간이 훨씬 지난 시간이었다 올라오면서 힘들엇던것도 탁트인 정상에 서면 언제 그랬냐는듯 말끔이 사라지는것이.. 아~~좋다.. 설경이 아름다워 셧터 누르느라 지체도 했엇지만 어쨌든... 고리봉 정상에는 온세상이 하얀 은색의 물결이고 한가지 아쉬움은 눈때문에 좋은 조망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능선을 따라 정령치 휴게소로 향하는 걸음은 한결 가벼워 보였지만 아직도 갈길이 많이 남아있다는 것도 잊은채.. 30 여분정도를 내려가니 정령치휴게소가 보인다. 1200 고지에 있는 고개마루 휴게소라서 눈이 많이와 차량이 못 다녀서 휴게소는 문이 굳게 잠겨있고 인적도 끊겨 황량하기 그지없다. 먼저온 선발대와 다른 산우님들이 바람을 피해서 점심을 준비에 한창이었다. 우리도 한쪽 귀퉁이에서 요기라도 하려 했는데 아무것도 먹히질 않는다.. 준비해간 떡 ?p 쪼각과 뜨거운 물로 간단히 요기 하고서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서둘러 산행을 게속해야 했다. 음식먹기 위해 잠시 장갑을 벋었더니 손이 많이 시럽다.
정령치 휴게소 도로를 가로 질러 만복대로 향했다. 여기도 또 오르막이다. 누구는 오르막이 좋다고한다. 왜 일까? 오르막 뒤에는 내리막이 있어서 일까? 암튼 계속되는 오르막은 없기에 우리는 그것에 희망을 안고 또 올라야한다. 만복대를 오르는 오르막은 고리봉 오르막과는 비교도 않되는 구릉지대에 지나지 않지만 지난 오대산에 같이 간 친구가 많이 힘들어한다. 오늘 구간에서 제일 조망이 좋다는 만복대 능선길.. 아름다운 눈 때문에 노고단에서 엉덩이 두쪽 을 엎어 논 듯한 반야봉 가는 주능선과 저멀리는 천왕봉까지의 산그리메를 볼수 없어서 안타까?m지만 오늘 이같은 천상의 선계를 보여주었기에 그 다른 것은 일부러 감추었을거라고 스스로 자위하면서 만복대 오르는 좌측 저 아래가 지리산 하늘아래 첫동네 "심원 마을"이다는것도 되새기며 만복대로 향한다..
40여분을 오르니 앞에 봉우리가 나타난다.. 1443 m 만복대다. 높은 고산지대라선지 바람이 꽤 분다. 하지만 그 바람이 춥지만은 않다.. 좌,우 어디를 쳐다 봐도 와~~ 탄성만 나올뿐.. 정상엔 나무 한그루없이 황량한데 정상 표지석만 눈 바람에도 궂건히 제 자리를 지키고 섰다. 정상 표지석에 한 컷하려는데.. 아뿔사~~ 오호~ 통재라.. 셔터가 안눌러진다. 밧데리가 다 된거다. 추운날씨 인데다 올라 오면서 설화가 아름답다고 무던히 셔터를 눌러덴 이유이리라. 만복대 정상에 선 시간이 3시30분..
4시까지 하산하라는 오대장님의 말이 귀에 쟁쟁하다. 여기서 정상적인 코스로 하산은 장장 2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 서둘러 하산하면서 본 만복대에서 묘봉치 구간은 지리산중에서도 가을 억새로는 제일로 치는곳이란다. 그 말이 명불허전은 아닌듯 내려오는 길 좌,우로 넓디 넓은 평원에 잡목과 억새가 장관을 이루는 모습을 상상으로 그려보며 은제 다시 억새를 보러 이곳을 올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몇십분을 지나 내려오니 삼거리 길이 나온다. 이 곳이 묘봉치.. 원래 코스대로라면 앞에 보이는 작은 고리봉을 넘어 하산해야 하지만 지금은 시간이 허락하지 않는다. 우측 갈림길이 상위마을 .. 지리산에서 그 유명한 산수유 축제가 열리는 산동면 상위마을 로 내려가는 탐방로 길이다. 지금은 통행금지 안내판 이 떡하니 가로 막고 있었지만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는 불법이라도 해야 할판이었다. 아직도 하늘에선 함박눈이 펑펑~~ ?P아지고있다. 우리는 발자국이 하나도 없는 처녀 등산로를 내려가기로했다. 발자국은 없지만 원래 상위마을에서 만복대를 오르는 산행길이기에 길은 잘 나 있었다. 이곳이 지리산 반달곰이 서식하는 보호지역이라는것도 나중에 내려가면서 곳곳에 곰을 만났을때 대처법이라든지 통제구역 팻말을 보고서 알았다. 산죽이 무성하게 군락을 이루고 잇는것이 곰이 서식하기에 좋은 장소가 아닌가하는 생각도 함께 말이다.
지리산 계곡은 정말 끝이 없다. 한시간은 내려온 거 같다. 어느새 눈은 함박눈에서 싸래기눈으로 바뀌어 있었다. 계곡 물소리가 들리고 철조망이 보인다. 이제 어느정도 내려 왔다는 표시리라. 흔히들 산에 오를때보다 하산할때 부상을 조심하라고들 한다. 다리에 힘이 풀리고 돌틈 사이를 걷는 길이 많이 힘들다. 차라리 눈길이 허우적 대더라도 차라리 그 편이 쉽다.
얼마를 내려오니 산수유 나무 군락이 보인다. 언젠가 이천 백사면 산수유 축제때 본 그런 종류의 나무다. 이제 거의 내려 왔다는 표시다. 사람이 가꾸는 산수유 나무이기에 마을이 지척에 있다는.. 반갑다..사람이..
산행 날머리가 마을 맨위쪽에 있는 민가 뒷 담장이다. 휴~~~ 이것으로 6시간 30분에 걸친 산행이 끝났다..
어디가서 뜨거운 양촌리 커피 한잔 마시고 싶다. 마을 회관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상위마을 부녀상회에서 양촌리 커피는 없고 미지근한 캔 커피로 대신하며...
다음주 겨울 칼바람의 대명사로 불러지는 소백산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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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지리산은 호달이님 께는 행운! 제겐 사랑입니다. ㅎㅎ 아름다운 지리산 설경을 보셨군요. 저는 한라산에 몸을 담았었지요. 진짜 같이 산행하며 이야기하고픈 분이신데, 시간이 잘 않맞는군요. 담 산행때 제가 양촌리커피한잔 대접해 드리리다. 수고하셨슴니다.
120여명의 전사를 앞 세우시고 산넘고 물건너 바다까지 건너면서 무사히 다녀 오신 것에 경의를 표합니다.. 수고 많으셨네요~~ 담에 뵐수 있겠지요..
아...넘 좋았지요? 호달님... 좋아하시면 연신 탄성을 지른신 모습 선합니다. 내가 오르막이 좋다고 하셔서 미웠나 봅니다. ㅋㅋㅋ 어째요? 전 오르막이 넘 좋은걸.... 좋은 산행 함께 해서 고맙웠구여 캔거피 제껀 뜨끈 뜨끈 한것이 넘 맛있었는데....감솨.
산 잘 타신다는 라일락님께서 몸 무거운 우리 일행과 함께해 주셔서 편한 산행이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감사하다는 말은 못했지만 마음속으론...ㅋㅋ
넘 멋졌죠 호달님 설경에 빠졋죠 안갔으면 후회했을거예요.또다시 그런그림다시볼수 있었으면.....
아마도 그런 설경은 볼수 있으련지 모르지만.. 그런 좋은 날씨(바람도 불지 않고 춥지도 않은)에 그런 설경은 만나기가 힘들지 않겠나 싶습니다.. 힘든 만큼 그 댓가는 충분 했다는 생각입니다..
호달님 인기가 너무 많으신것 같습니다. 산사랑맨님 분발 하셔야 여인열전이 좀 ....ㅋㅋ 지리산의 아름다운 설경의 아쉬움을 좋은글로 대신 합니다.
이삔 총무님.. 부러 전화까지 주시고 감사합니다.. 제겐 지리산 뿐만 아니라 무지개를 만난 것도 행운이었습니다.. 이런 마음이 퇴색되지 않고 오래 오래 남앗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아마 이번주 소백산도 아주 멋진 산행이 되지 않을까.. 지금 강원도쪽엔 눈이 많이 왔다면서요?? 기대 됩니다..
작년 6월부터 지리산에 들기 시작하면서 여러장면을 많이 봤었지만 지리의 설경을 직접체험하니 행복함에 어쩔줄몰랐습니다...좋은산행에 좋은님과 함께하여 더욱좋았습니다...그리고 후미에서 호달님이 계셔서 든든했었습니다...
아이고메.. 무슨 말씀을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입니다. 두번(오대산과 지리산) 산행을 함께 했습니다만... 늘상 후미에서 챙기시는 뭉게님을 보고 좋은 기억으로 각인되어있습니다.. 사진기술도 후미를 책임지시는 기술과 함께 너무 훌륭하시고요~ 앞으로도 종종 같이 하셨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