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음악세상이 잠시 여러분의 시선집중을 해드릴게요.
제가 근무하는 곳은 익산의 외곽 시골마을에 있는 가스 충전소입니다.
아주 삭막한 곳이죠...
그래도 음악활동 하는데는 전혀 지장을 받지 않는 곳이어서 좋습니다.
여기는 남자들의 공간이기 때문에 좀 더 부드러운 분위기를 내고자
항시 틀어놓는 좋은 음악들로 여기 오신 손님들은 눈이 휘둥그래지곤
합니다.
여러분은 일년이면 몇 번이나 하늘을 보세요?
전 매일 밤 근무를 하는 관계로 자연히 밤하늘을 접하는 시간이
아주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잠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곤 하죠.
어렸을 적, 여름밤에 평상에 누워 밤하늘의 은하수를 바라보며
광활한 우주의 신비로움에 감탄하며 꿈을 키우던 생각이 나요.
지금은 그렇게 맑은 하늘은 아니지만 여기는 시골마을이라서
그래도 깨끗한 편입니다.
여름엔 생전 보지도 못한 각종 벌레며 나방이며 귀한 하늘소
그리고 사마귀...땅강아지 등등...
수많은 생물의 집합장소인 이곳에 아침이면 바닥에 깔려 죽은
시신(?) 들을 치우느라 비지땀을 흘리죠.
웬만한 빗자루 질로도 안 떨어지거든요.
남들은 돈 들여 땀빼는데 여기는 그냥 삶의 체험현장...
바로 그 자체입니다.
그러니 자연 요통도 없어지고 날마다 운동량이 많아 건강에
도움이 되죠.
요즘엔 새벽이 오면 기울어 가는 달을 보며 "벌써 11월 한 달이
다 가는구나..." 느끼며 다가올 겨울을 준비합니다.
여름하늘보다 겨울에 보는 하늘이 더 선명하게 보이는 것은
지상의 열 기운이 없어서 간섭을 일으키지 않아서 일까요?
엊그제 우리 방 선녀 님이 여기를 다녀가셨어요.
밤 조명아래 보이는 모습이 역시 선녀님 이구나 했습니다.
근데 여러분...우리 민화에 나오는 선녀님의 모습이 어땠죠?
하하.... 상상에 맡깁니다.
익산 톨게이트에서 시내 쪽으로 6킬로 떨어진 곳에 있는데
아마도 그 거리감각이 둔하셔서 그랬는지 도착하자마자
"이렇게 먼 곳인 줄 알았으면 그냥 가는 건데...."
하긴 뭐....아자씨하고 아줌마는 거리감각이 다르죠. ㅎㅎㅎ
어렵게 오셨으니 차분히 만나서 카페 일이나 사는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는데 바삐 가시는 바람에 뜨끈한 차도 한잔 대접
못하고 차디찬 홍차 캔 하나 드리고 바삐 올라가셨습니다.
여기 있는 CD 중에 제가 구운 한 장을 선물로 드렸구요...
몇 달 전에 사당패 형님도 토요일 아침에 잠깐 들리셔서
저를 놀라게 하신 적이 있죠.
게다가 귀한 양주까지 선물해 주시고...
결국은 그거요...지난 추석 때 장인 어른께 드렸답니다.
제가 술 못하는지 모르셨으니 다행이지...
얼마나 좋아하시는지요...하하하
어쨌든 다시 한번 한가한 시간 내셔서 오시면 군산으로 날라가
아구찜 한번 대접해 드려야 되는데...
올해를 넘기지 마시고 ... 혼자 오시지 말구요 소담방 님들 아구찜
좋아하시는 분들 계시면 같이 뭉쳐서 오시면 심심하지 않고 좋겠죠.
여기 일년 넘게 혼자 밤 근무를 하다 보니까 이제는 사람이 참
그리워요.
특히나 겨울 함박눈이 내리는 날은 이런 황홀경을 혼자 보기엔
너무나 아까울 정도죠.
물론 그 정경을 감상하기도 잠시....차가 들어올 때 안전하게 도로
확보를 해야 하니까 눈을 쓸어야 할 걱정이 앞서죠.
원주에서 군대생활 할 때 내리는 눈을 치우다 보면 다시 또 쌓이던
그런 추억이 여기에도 가득 스며 있습니다.
힘든다는 생각보다는... 살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직접
가까이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모릅니다.
혹시 함박눈 내리는 날 어린아이처럼 뒹굴고 싶은 분이 계시면
아무 때나 오세요...
저랑 같이 눈싸움 한번 해 보게요..
그러다 짤리면 어떡하냐구요?
제가 안전관리잔데 아무렴 그럴려구요...하하하
만일 그러면 친구사이인 사장을 제가 짜르죠....
여러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첫댓글 네에 맞습니다 잠시 였지만 은은히 울려 퍼지는 음악 소리에 귀가 쫑긋 했지요..그리고 닭장에는 닭들도 있고..알 낳는 암탉도 있는지는 몰라요..얼큰한 아구찜..아마 다들 좋아 하실걸요?돈좀 풀어야 할것 같으네요?^^그날 밝은 조명&둥근 달이 어우러져 선녀에 모습을 비추어 주었기에 선녀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을걸?
ㅎㅎㅎ 음악세상님 말씀대로 상상에 맡기고..^^암튼 오고 가는길에 들려서 외로운 분과 차 한잔 하셔도 좋을듯 싶어요 아주 부담없이 편한 분입니다..잘 하면 기타소리에 노래도 한곡 들려줄지 모르지요?밤 늦은 시간에 일하시는 음악세상님 수고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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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세상님은 참 행복한 분 같네요~음악을 사랑하시고 자연을 좋아하시고 ~~무엇보담 맘에 여유롬이 가득하신거 같아서 부럽네요~~일에 쫓기고, 기계부속이길 원하는 조직사회에 맞추기위해 쫓기는 소국향이는 가끔씩 소남두남방에 와서 님들이 올리신 글에 웃으며 풀어보네요~~
음악세상님~~존 음악 많이 올려주시고~~지금 모습 변함없으시길~~긴 글 잘 읽고 나갑니다요~~ㅎㅎㅎㅎ
선머슴아님...실례라면 이불에다 쉬~ 라도???...괜찮아유.../ ㅎㅎㅎ 수을님이 말씀하시는 악당은요...지가 소속되어있는 초롱이슬팝스악단 멤버를 말하는 거겠죠...지난 지평선축제 때 실버타운에서 공연했었죠...담에 기회가 있을 겁니다...
많이 순수함을 지니고 계신분 같네요 익산의 작은 마을인가요 눈에 그려집니다 한폭의 아름다운 아름다운 풍경화로 ...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