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김장하 선생 무주상보시 60년
어려워 고등학교도 못가
한약방에서 머슴으로 궂은 일을 하다
매일밤 불밝히며 공부하며
동료에게 구박도 많이 받은 젊음
정진의 끝은 있더라
19살에 한약사 합격했지만
어리다 해 이듬해 자격증을 받아
용한 실력에 박리다매로 손님과
16명 직원들을 풍족하게 먹이고 베풀며
길게도 검소하게 살아온 세월
베풀고도 베풀었다는 아상도 없이
오래된 가전제품,절제의 의식주에
나는 부끄럽고 부끄러워
지난 해 맛있게 공양한 도마시장 일만원 식품이
올해 이만원에 올라 진열된 모습에
장하선생 일생에 생각이 꽂혀
되돌아온 도마동 후미진 골목시장에
영하의 납월 바람이 속살로 불어왔다.
아무나 못하는 일이지
누구나 소시적 고생했으면 자식과 더불어 가족이
모두 따숩고 풍족하게 살려는 뜻은
중생 모두의 바램인데
털고 털어 어려운 학우들 장학금 주고
공익사업 하는 이들에게 아낌없이 베푸니
그의 얼굴은 이미 보살
그의 마음은 이미 부처
수많은 공덕을 베풀고도
자녀 혼사에조차 알리지 않고
접수대조차 없이 비밀로 치른 애경사들
웬 비밀이 많냐들 하는데
보시는 조용히
신세짓는 일일랑은 일체 대외비
설산동자의 후신인가
선재동자의 후예인가
부끄럽고 부끄러워
하나로 마트 채소 진열장
한구석 절반값에 제껴 싸인
시간 지난 파치 채소 두단을 집어
시린 손으로 바구니를 들고 오는길
겨울 하늘색 허공이 마냥 드넓었다.
평생을 자가용도 없이
자전거로, 도보로 일하고 공부하고
선한 일은 달려가 돕고
일체의 부정과 사익을 배척한 채
오히려 고위층 청탁을 거절한 괴씸죄로
세무조사와 학원감사를 치뤘지만
연꽃처럼 맑은 생활에
오점은 커녕 대승보살의 공덕만 드러나
어매 부끄러워라
우째 나는 이모양, 이꼴이더냐
그 많은 사회 적선조차
알려짐을 부끄러워 하며
지난 5월에 문닫은 한약방
그 많은 손님들일랑 어찌 그 공덕을 노래하랴
80여 성상을 차도 없이 걸어 다녔다는데
돈이 남아 돌아
신도님이 보시해 주었으랴
없는 돈 아끼고 아껴 베푼
그 공덕을 잊지 못해
차마 폐차를 못하는
22년 된 내 차에 아침 겨울 햇살이 스며 들었다
80평생 차없는 도보길의 장하 선생에 비해
차라리 나는 부끄러워
겨울 나목 숲길을 뛰고 또 뛰었다.
(미완성)
불기 2567.1.23 09:09
※정초 7일 특별기도 :음력 1.3(양1.24) 10시
산성동 9:30 차량 대기.
아직 코로나 7차 유행이 예상되고 노약자 면역이
걱정되어 떡과 과일로 점심공양을 대신하니 깊히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글을 써놓고 보니
자신에게 엄격해야 한다. 실력이 없고 풍이 쎌수록
남앞에서 큰소리 치고 남에게 더욱 압박하고 강요하는
습성이 있다. 자신에게 엄격한 자가 타인을 포용할 수
있고,밖을 섭수할 수 있다. 자신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우면서 남에게 엄격함과 준엄함을 요구해 큰소리친다
면 3일 효엄은 있겠지만 결국 모두에게 헛소리가 되고
뻥이 되는 어리석음의 극치가 된다. 부처님의 염화미소
-말없는 가운데 자기엄격함을 지켜 세상을 자유자재로
희롱하는 자유인, 해탈자의 모습을 가르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