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6일 대강절 첫째주간 수요일 – 한 사람이 바꾸는 세상의 시선
말씀제목
한 사람이 바꾸는 세상의 시선
성경말씀 빌립보서 1장 6절
너희 안에서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는 확신하노라
묵상본문
살다 보면 별일을 다 겪습니다만, 올해 대한민국을 불안에 떨게 한 사건은 ‘묻지마 범죄’가 아닐까 합니다.
자신은 너무 불행하고 비참한데 행복한 표정으로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에게 분노를 느낀 30대 청년이 신림역에서 불특정 다수를 향해 칼부림을 했습니다. 피해망상으로 ‘알 수 없는 누군가’가 자신을 공격하려고 한다고 생각한 20대 청년은 서현역에서 자동차로, 그리고 칼로 무고한 시민들을 공격하며 정작 자신이 가해자가 되었죠.
어디 그뿐인가요? 대낮에 공원 숲길로 출근하던 20대 여성은 모르는 남성의 공격으로 강간상해를 입고 사경을 헤매다가 결국 목숨을 잃었습니다. 마약을 7종이나 복용하고 제정신이 아니던 한 남성은 이른 저녁 아르바이트 후 귀가하던 여성을 차로 치고도 뻔뻔하게 “아직 죽지 않았잖냐!”라며 큰소리를 쳤답니다.
아, 20-30대 남자들이 문제구나! 지표로 보면 얼핏 그런 성급한 결론을 내릴 수도 있겠습니다. 이성적으로는 이것이 성별의 문제가 아니라고 분석하면서도, 아무래도 젊은 남성의 범죄 사례가 많다보니 저 역시 엘리베이터 안에 무심히 서 있다가 남자 청년이 성큼 들어오면 움찔하며 가방을 앞으로 고쳐 매게 되더라고요.
그러다가 한 사건 기사를 읽게 되었습니다.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려고 아파트의 쓰레기장으로 향하던 젊은 여성이 ‘묻지마 폭행’을 당했다는 기사입니다. 가해자는 ‘역시’ 남성이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편견이 생기려던 찰나, 마음을 고쳐먹게 한 뒷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여성의 비명소리에 근처에서 전화통화를 하고 있던 20대 청년이 달려왔습니다. 범인이 도망갔음에도 인상착의를 물어 끝까지 쫓아가 잡았답니다. 그 청년 역시 대한민국의 20대 남성이었습니다. 이 청년의 행동 ‘덕분에’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이 땅의 젊은 남자들을 싸잡아 비난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결국 한 사람의 선택이 모이고 또 모여서 지독한 편견을 바꾸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문득 골고다를 향하던 청년 예수님이 떠오릅니다. 그 청년의 선택은 2,000년이 지나도록 우리의 시선과 행동을 바꾸어 놓고 있습니다. 예수님 만큼은 못하더라도,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진 우리에게는 선을 선택할 힘이 있습니다. 세상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선하게 흔들어 놓는 삶의 본을 보이시고, 그 선한 삶의 한복판으로 우리를 초청하시며, 다시 오시겠노라 약속하신 예수님을 기억합니다. 그분을 기다리는 동안 매일 험악한 순간을 만날지라도 선한 반전을 만들며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대강절에는 더욱 말입니다.
묵상기도
하나님, 또다시 세상의 악함을 탓하며 싸잡아 비난하기보다, 오늘 우리의 자리에서 선을 택하여 살게 하옵소서. 세상의 편견의 호수를 일렁이는 작은 돌맹이 하나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