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8. 2. 금요일
아산 신정호 주변의 희안 마을엔
올해도 옥수수가 쑥쑥 자라 특유의 부드러운 알곡을 빼곡하게 채워 익었다
지난주에 20자루 사다 아침식사로 쪄 먹었더니 금세 동났다
(옥수수 귀신이 2명이나 있는 우리 집)
점심약속 있다며 부지런히 준비하고 외출하는 남편 따라 나와 난 신정호로 향했다
지난번 판매하던 곳은 벌써 시즌 마감했는지 옥수수를 쪄내던 솥이랑 판매대 등을 잘 갈무리해서 묶어놨다
그리고 근처의 다른 판매처는 생옥수수는 판매하지 않는다며 도도하게 고개를 젓는다
하긴 쪄서 파는 게 더 비싸긴 하지
마지막 희망을 갖고 찾아간 곳은 생옥수수를 판매한다며 덤까지 얹어 담아주신다
휴~~ 옥수수를 구했다
미션 성공했으니 이제 여유를 즐길 시간이다
신정호까지 왔으니 수많은 카페 중에 한 군데 마음 내키는 대로 들어가면 된다
앗!
지하주차장을 갖춘 카페는 그 어데도 없으니 여긴 안 되겠다
강렬한 햇살에 한두 시간만 차 안에 갇혀있어도 옥수수는 사망하고 말 것 같다
누렇게 떠 있을 옥수수를 상상하니 안 되겠다
지하주차장(실내주차장)을 갖춘 카페를 생각해 내고 차를 몰았다
실은 오늘 나에겐 계획이 다 있었다
집을 나설 때 가방엔 책도 한 권 넣고, 다이어리도 넣었으니 이미 카페에서의 시간을 즐길 계획이었던 게다
이 카페는 넓디넓어 한 군데 자리 잡고 앉으면 거의 묻혀버리는 느낌이 드는 곳이다
사실은 내가 좋아하는 소금바게트빵이 혼자 먹기엔 좀 사이즈가 크다
그래서 남겨 담아갈 요량으로 셀프코너의 빵봉지까지 챙겨 왔건만......
커피 홀짝홀짝 마시며 이 거대한 빵을 다 먹어버렸다
나의 과식엔 이 고소한 소금바게트가 너무 맛있는 게 유죄다
책장 넘기며 한 조각 한조각 집어 들고 요미요미 먹었는데 어느새 빈 접시만 덩그러니
아유~~ 몰라
오늘 실내자전거 20분 더 타지 뭐~~
그리곤 집중해서 책을 읽었는데 한 권을 다 읽어버렸다
가벼운 에세이를 넣어오길 잘했어
자, 이제 옥수수를 집으로 안전하게 모셔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