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살며 사랑하며 **
詩: 이승철
산다는 건
좋은 일입니다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사랑한다는 건
더욱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사랑의 기쁨 속에는 항상
아픔도 같이 잉태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사랑도
감정의 흐름을 통제하는
절제가 필요합니다
건너지 못할
강 건너에 있는 사랑이라면
바라보는 것 만으로
감사해야 합니다
미소지으며 손 흔들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사랑도 그리움도
아픔도 미움도
시간의 흐름에 맏겨야 합니다
잊혀지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그러나 잊을 수 있는 것은 다행입니다
망각은 신이 주신 은총이지요
계절의 변화처럼
시시때때로 다가오는
그리움과 아픔의 편린들
세월의 강물에 띄워보냅니다
망각의 혼돈 속으로 실어보냅니다
그 아픔과 슬픔을 딛고
내일은 더욱 밝은 빛으로 다가옵니다
긴 세월이 흐른 후에 뒤돌아보는 사랑은
한 바탕 꿈이었던 것을,
아름답게 채색한
추억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을..
아픔 없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사랑에도 항상 대가가 따르나니
어찌 사랑을 기쁨이라고만 하리...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어느 날 하나님이
미하일이라는 천사에게
한 여자의 영혼을 거두어 오도록 명령하셨습니다.
미하일이 세상에 내려와 보니
그 여자는 쌍동이를 출산하고
젖을 물릴 기운도 없이 늘어져 있어서
아기는 배가 고파 옆에서 보채고 있었습니다.
여자는 죽음의 천사 얼굴을 보고
하나님이 자신의 영혼을 거두어가시려고 보낸
천사인 줄 짐작하고 눈물을 흘리며 슬픈 목소리로 애원했습니다.
" 천사님! 제 남편은 몇 일 전에
숲속에서 일하다가 나무에 깔려 죽었고,
제게는 이 어린 것들을 돌봐 줄 형제 자매도
친척도 없습니다, 제발 이 불쌍한 어린 것들을
제가 키울 수 있도록 제 영혼을 거두어 가지 마십시오" 하고
미하일 천사는 여자의 딱한 처지를 보고
보채는 아기를 안아 젖을 물리게 하고
하나님께로 가서 그대로 보고했습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다시 지상으로 가서 산모의 영혼을
거두어 오너라. 그리고 너를 세상으로 추방한다.
인간 세상에 가서 세가지 문제의 해답을
얻을 때까지 인간들과 고생하며 어울려 살아라.
첫째: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무엇이 있는가?
둘째: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은 무엇이 있는가?
셋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를 알아 오라.
그 세가지 해답을 얻으면 너는 다시 하늘나라로 올라올 수 있으리라".
미하일은 어느 추운 겨울 날,
벌거벗은 채 세상으로 추방되어
교회의 담장 밑에서 추위와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을 때,
지나가던 가난한 구두 수선공에게 발견되어 그의 집에 얹혀 살게 되었습니다.
구두수선공은 자신의 처지도 매우 가난하고 어려웠지만
추위에 죽어가는 사람을 그냥 두고 지나칠 수가 없어 그를 구해주었던 것입니다.
가난에 찌든 수선공 부인은
처음에는 몹시 못마땅 하였지만
그 부인도 한 청년의 불쌍한 처지에 측은한 마음이 들어
옷가지도 챙겨주고 먹을 것도 나눠주며 그를 받아들였습니다.
미하일 천사는 하나님께서 주신
첫번째 질문의 답을 얻고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것은 "사람의 마음에는 사랑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미하일 천사는 구두 수선공 밑에서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
주인 보다도 더 솜씨가 좋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한 호화로운 마차를 타고 온 근엄한 신사가 비싼 가죽을 가지고 와서
일년을 신어도 비뚤어지지 않는 구두를 만들어 달라고 거만하게 명령했습니다.
"만일 일년 안에 구두가 뒤틀리거나 달아져버린다면
그냥두지 않겠다"고 위협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미하일 천사는, 돈과 지위가 있다고
가난한 사람을 무시하고 오만한 행동을 하는 그 부자의
등 뒤에 서있는 죽음의 천사를 보고 미소를 지을 수 있었습니다.
둘째 문제의 해답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사람에게는 내일 자기에게 무엇이 필요한가를 아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 신사에게 필요했던 것은 튼튼한 구두가 아니라,
죽은 후에 신어야 할 슬리퍼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 부자 신사는 잠시 후에 자신이 죽을 것을 알지 못했던 것입니다.

미하일 천사가 인간이 되어
구두수선공으로 일하며 6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런 어느 날,
어느 부인이 쌍동이 소녀를 데리고 왔습니다.
구두를 맞춰주기 위하여 데리고 온 것입니다.
그 중에 한 소녀는 다리를 절고 있었습니다.
그 부인이 그 소녀들의 얘기를 해주었습니다.
그 소녀들은 6년전
미하일 천사가 구해주고 싶었던 바로 그 산모의 딸들이었습니다.
다리를 절게 된 소녀는
미하일이 엄마의 팔에 안겨준 아이였습니다.
산모가 죽을 때 그 아이의 한 쪽 발을
깔고 죽었기 때문에 소녀는 다리를 절게 된 것입니다.
엄마를 잃은 두 쌍동이 소녀는 이웃집 아주머니의
따뜻한 사랑과 보살핌을 받고 귀엽게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 부인은 두 소녀를 친딸처럼 사랑으로 키우고 있었던 것입니다.
미하일 천사는 세번째 문제,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사랑으로 사는 것"을.......
그때, 그는 다시 천사가 되어 하늘로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구두수선공과 그의 부인은 깜짝 놀랐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베푼 작은 사랑으로 6년 동안이나
천사를 모시며 사는 영광을 누렸고, 또
미하일이 만든 구두들은 최고의 기술과 품질로 된 것들이어서
그들은 미하일 덕분에 가난에서 벗어나고 저축도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궁핍하고 어려운 처지에서도
긍휼지심(矜恤之心)으로 베풀었던 작은
사랑의 실천이 씨앗이 되어 큰 열매를 맺은 것입니다.
러시아가 낳은 문호, 톨스토이의 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의 줄거리 입니다.
우리는 때때로 욕망의 굴레에서 허덕이며
사랑을 망각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살아가도록 지음 받았습니다.
신(GOD)이 인간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은 사랑입니다.
사랑이 떠난 인간은 가장 무서운 악마가 됩니다.
그것은 지나친 욕심. 시기와 증오.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입니다.
행복한 삶, 그것은
우리들의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사랑의 싹을 키우고 가꾸는 일입니다.
그 싹이 자람에 따라 사랑을 베풀게 되고
그 사랑은 상대방에게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되돌아와 자신을 더욱 행복하게 하는 것입니다.
(작년 5월에 올렸던 시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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