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해결
‘목사님! 아빠 건강이 생각보다 안 좋으세요.
누나랑 내려가는 중인데 오후 3시 만나 이야기하고 싶네요.’
‘그래, 토요일이라 바쁜데 집으로 갈게..’
에어컨 빵빵하게 튼 거실에 앉았다.
지혜로운 자로 세월을 아끼도록 전하고 기도드렸다.
결기(決起) 있게 대처하여 온전한 회복을 바랐다.
오토바이 처분하고 전문 병원에서 탈장 수술받기로 뜻을 모았다.
남매가 문제 해결자로 거들어 신실한 삶을 위해 자주 뵙기로 했다.
하 집사님께서 날 위로하려고 찾아오셨다.
천마에 꿀 한 스푼 넣어 뜨거운 물로 타 드렸다.
‘목사님! 차가 맛있네요.’
반응에 주일 찬양 준비할 때도 그렇게 섬겼다.
힘겨움에 지칠 때 한마디 격려는 얼음냉수였다.
임 권사님의 상태도 자녀들이 치질 이상으로 확대시켰다.
혈변에 불길한 생각으로 진료 날을 초조하게 기다렸다.
검사 결과 혈압 약 부작용으로 나왔다.
생각보다 쉽게 해결되어 한시름 놓았다.
권사님 얼굴에 혈색이 돌았다.
‘목사님, 성도님들 대접하고 싶네요.’
예배 후 이웃 칡 냉면 식당으로 갔다.
기다려 먹는 별미라 맛있게 드셨다.
남편 전도한 류 집사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아들이 신학 박사 과정 밟아 남들은 남편을 장로님으로 여겨요.
창피할 노릇이지만 폐암 진단 전에는 움직이지 않았어요.
친정 엄마 장례 치른 목사님 아니까 갑시다!
교회도 가깝다 해서 나온 거예요.
감사할 일이지요.
수술은 못하고 항암으로 연명하고 있어요.
식욕도 좋아요.
음식 가리지 않은 편인데 항암 맞고 이틀은 힘들어하세요.
또 식욕 촉진제 한번 쓰면 괜찮아져요.’
마음에 담고 땡볕으로 나와 격려하며 헤어졌다.
임 권사님께 감사드렸다.
전날, 육 권사님께서 무주구천동 옥수수를 현관에 두고 가셨다.
웃자란 불빛이 엉켜 치렁거린 시간, 그림자를 내 걸었다.
이내가 찜통에 넣고 삶았다.
옥수수 싫어한 분은 없었다.
그날 지인에게 옥수수 두 자루를 받아 자전거에 실었다.
이튿날 삶아 나누고 더위 피해 도서관으로 갔다.
옥수수로 때우며 ‘성경과 5대 제국’를 꺼내 읽었다.
연일 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수요 예배 준비로 소 예배 실에서 선풍기로 버텼다.
냉수보다는 뜨거운 커피 마시며 견뎠다.
등이 젖어 식혜 마시고 차량 운향 나갈 요량으로 올라갔다.
안방에서 아내가 폰을 덮고 말꼬리를 흐렸다.
‘생활이 안 되는데 8월 말까지 또 기다리래요.’
순적한 보험금 지급 바라고 거들지 않았는데 생각이 망가졌다.
거지발싸개 취급당함 같아 전화를 걸었다.
‘남편이어요. 너무 한 것 아닌가요?
팀장 이름이 누구여요. 사무실 위치는요.
김 팀장에게 보험금 지연 내역서 준비하라 하세요.
내일 방문해 그 자료 근거로 금융감독원에 민원 내려고요.
보험업계 민원 처리 경력자예요.
그간 지켜보는데 소비자 불만을 쌓고 있데요.
지난번 부당한 일로 민원 냈을 때 담당자가 찾아와 빌었어요.
승진이 어려워 취하해 달라고요.
내 지인에게 압력 넣어 체면 보고 살려 줬지요.
이제 담당자, 팀장, 부서장 묶어 책임 물을 거예요.
팀장에게 보고하세요.’
퇴근 시간 지났는데 전화가 왔다.
‘불편 끼쳐 죄송하다’는 사과였다.
무분별한 무릎 줄기세포 수술로 ‘심사 평가원’ 결과를 기다린단다.
시간이 고여 흐르지 않았지만 보험금 지급 후 문제시 환수한다는 거였다.
매뉴얼대로 처리하기에 두말하지 않았다.
하루 만에 입금 은행 확인 전화 후 보험금이 들어왔다.
‘당신 전화 한 통에 끝날 일을 괜한 마음고생했네요.’
옆 지기 표정이 밝았다.
옥수수를 두 번이나 화염으로 삶고 땀띠가 번져 연고를 발라 줬다.
사실 아내의 무릎 연골이 닳아 오랜 기간 주사를 맞았다.
엠아르아이 상 너덜너덜할 정도였다.
매월 세 번 주사 처방이 만만치 않았다.
다른 방법 찾는 중에 줄기세포 슬관절 수술 광고를 봤다.
실비 보험으로 가능하다는 H병원 담당자를 신뢰하고 따랐다.
지난 3월 수술비 4백만 원 선 지급 후 3박 4일 입원 치료받았다.
별 후유증 없이 정상의 무릎으로 돌렸다.
일찍이 보험사 지정 손해사정인이 다녀갔다.
접수 일부터 30일 영업일 이내 지급해야 옳았다.
문제는 보험금 지급을 차일피일 미뤘다.
줄기세포 수술이 무분별하게 확산된 이유였다.
고액 건이라 보험사가 지급 기준을 강화시켰다(3월 11일).
진부를 가리려고 의료보험 심사 평가원의 결과를 기다렸다.
결국 약관에 정한 이율을 계산한 금액까지 받아 냈다.
다음 날 어머니가 79일 몸담은 요양병원 간호사실에 전화했다.
목소리를 기억해 놀랐다.
야간 근무자 간식 위해 현황을 물었다.
‘목사님, 괜찮습니다. 미안해서요..’
햄버거를 넉넉히 주문해 갔다.
‘목사님, 양복을 안 입어 젊어 보이네요.
이렇게 안 하셔도 되는데 잘 먹겠습니다.’
‘처고모님 잘 돌봐 주시라고요.’
수년간 와상 환자로 코 줄 식사의 돌봄을 받고 계신다.
의사무능력자 급여 관리를 대신해 섬긴 일이다.
어머니 간병하며 간호사, 요양보호사의 수고를 눈으로 봤다.
어제 사위 생일이었다.
문흥동 파리바게뜨 문 열기를 기다리다 벨기에 화이트 초코를 샀다.
가게 2층에 올려놓고 손녀에게 톡을 날렸다.
‘예진아 잘 잤어.
아침에 아빠 생일이지.
계단에 축하 케이크 선물 두었어.
대신 축하해 주렴..’
‘네, 감사합니다.’
사위 문자에 답을 썼다.
‘그래 생일 축하하네.
축하금 국민 계좌로 조금 보냈어.
낳으시느라 고생하신 어머님 모시고 식사 대접하게..’
‘네, 아버님 감사합니다~~’
끝까지 흐르는 삶에 문제는 있는 법, 지혜로운 해결은 믿은 자의 몫이었다.
2024. 8. 3. 서당골 생명샘 발행인 광주신광교회 이상래 목사 010 4793 0191
첫댓글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어딜 감히
사모님 보험금 지급을 차일피일 하다니...
이번에 사모님의 목사님 보시는 눈이 확 달라졌겠네요.
그나저나 제 아내는 언제나 저를 그런 자세로 대할지 ...
요즘은 아침 먹은 후에 제가 알아서 우유과 견과류를 갖다 바칩니다.
거의 그루밍은 기본이고 가스라이팅까지 당한 수준 같기도 하고요.
ㅎㅎㅎ
목사님 글을 읽다 보면 그림이 훤하게 그려지는 것 같습니다.
사모님을 교훈 삼아서 목사님도 남은 무릎 연골 아껴 쓰세요.
하기야 저도 요즘 왼쪽 무릎이 아파서 소염진통제 먹고 있긴 합니다만...
날씨가 무지하게 덥네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건강하시길 바라며 이만...
강 목사님
감사합니다
약자 쉽게 여기는 사회 구조가
마뜩지 않음을 자주 느끼네요
목사님을 존경하는 것은
그 만한 목양 싸이즈의 옷을 입고도
농어촌 교회 낮은 자 섬기는 인격 때문이네요
어쩌면 보험금 지연 지급!
벼르고 있다 그 날은 그냥 두면
물리겠다 싶어 몰아쳤지요
질병 담보 실손 보험이라
분명한 사실을 가지고
트집 잡으려는 꼴이 보기 싫은 거였어요
나서서
문제 해결 했다고
아내가 달리 보진 않지요
전에 행하던대로 예루살렘을 향하는..
목사님 목회
사모님께서 상당 부분 맡고 계심 같아요
그런 분에게 날마다
그루밍, 가스 라이팅 당해도
자체가 즐거운 일 아닌가요
요즘 무릎 보호 위해
운동 종목을 바꿔 적응 중이네요
근력이 기본이라 따라 다니지만
쓰는 부위가 다른지 조금은 지치네요
목사님 배드민턴
무릎 충격이 마라톤보다 더 클 것 같네요
무리하지 마시고 건강관리 잘 하세요
찌는 더위에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