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민어의 노래,임자도(6/16)

[행운]

< 민어의 노래 >

고사리 장마가 지나고 난 바닷길
깊게 패인 여울물 소리에 새우떼의 선잠을 깨우는
밴댕이와 알 품은 병어들의 놀이터가 돼버린 전장포 앞바다에서는
서남쪽 흑산해에서 진달래꽃 피기를 기다렸다가
뻘물 드리우는 사리물 때를 기다려
뿌우욱 뿌우욱 부레로 내는 속울음으로
내 고달픈,
고향에 다다른 칠월의 갯내음을 아가미로 훓는다

마늘 뽑고 양파 캐어 말리던 늦은 오후
구년은 자랐을법한 일 미터의 십키로짜리 숫치를 토방에 눕히고
추렴하여 내온 병쓰메*에 네 등살은 막장에 얹어 먹고
목살은 묵은지에 감아먹고 늙은 오이짠지는 볼 살에 얹어먹고
고추 참기름 장에는 부레와 갯무래기 뱃살을 적셔먹고
갈비뼈와 등지느러미 살은 잘게 조사서
가는 소금으로 엮어내는 뼈다짐으로 먹어도 좋고
내장과 간은 데쳐서 젓새우 고추장에 볶아내고
쓸개는 어혈이 많아 어깨가 쳐진 친구에게 내어주고
아랫 턱 위에 붙어있는 입술 살은 두 점 밖에 안 나오니
내가 먹어도 될 성 싶은
깊은 고랑 주름살에도 꼬리뼈 살을 긁적거리고 있노라면
봉리수리잡* 옆의 대실 개복숭아는 제법 엉덩이가 빨갛다

세월은 소리 내어 울지 않는 것
민어 몇 마리 돌아왔다고 기다림이 끝난 것은 아니다
새우 놀던 모래밭을 파헤쳐
집 지을 때부터 플랑크톤이 없던 모래밭에
새끼를 품어 내지 못한 오젓, 육젓이 밴댕이를 울리고
깡다리를 울리고
병어를 울리고
네 입맛 다실 갯지렁이도 없는 바다에 올라 칼끝에 노래하던
민어의 복숭아 빛 속살은 다시 볼 수 없으리라.♧

*병쓰메: 2홉짜리 작은 소주. 일본말 빙즈메(甁詰)에서 온 말.
*봉리수리잡: 봉리저수지, 수리잡은 저수지를 일컫는 시인의 고향 섬 지도의 옛말. 수리조합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

그의 시집 <민어의 노래>를 아직 안 읽어 본 분들은 시집을 꼭 한번 읽어 보시라. 백석 시인 이후 음식을 이토록

아름답게 노래한 시들을 본적이 없다. 절창이란 말로도 부족하다.

♬ - 미운사랑,장윤정

임자도는 민어의 고장이다. 남도 섬 출신이 아니면 마른 장어간국이나 민어에 대한 지극한 애착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그 애착이란 통영 사람들의 유별난 볼락 사랑이나 여수 사람들의 서대 사랑이나 전라도 내륙 사람들의 홍어 사랑과 별 다를 바 없다.

입맛은 주관적이다. 모두에게 맛있는 생선이란 없다. 그래서 갓잡아온 민어 갯무래기 뱃살의 그 찰진 감칠맛이 누구에게나 특별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남도 섬 출신인 우리에게는 아주 특별한 추억의 맛이다. 사람은 가끔 음식이 아니라 추억을 먹고도 배부르다.

어젯밤 모처럼 임자도 바닷가에서 사랑하는 아우들과 추억의 음식 민어회에 일잔을 했다. 지금은 내륙이 된 신안 섬 지도 출신 요리사 아우 김옥종이 칼을 잡고 회를 떴다.

타고난 쌈꾼에 철없던 시절, 조폭 생활을 하다가 정신차리고 한국 최초의 이종 격투기 선수가 됐던 김옥종. 그를 요리사 시인으로 만들어 준 것은 단 한번의 패배였다. 킥복싱 24전 24승으로 오만했던 그는 한국 최초의 이종 격투기(K1) 선수로 출전해 1만명의 관객이 지켜 보는 가운데 도쿄의 링에 올랐다가 1회에 KO패 당하고 말았다. 그후 요리사로 전업했고 시인이 됐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요리를 가지고 편편이 절창인 시들을 썼다 .☆

[양떼]

임자도의 여행이셨나 봅니다
민어가 유명한 임자도
우리나라 섬은 무척 많은 것 같아요
아름다운 추억의 일지를 잘 봅니다

[행운]

[체칠리아]

행운 님~
경상도에서 민어를 많이 먹어요~
민어를 좋아해서 민어를 즐겨 먹는데
임자도가 민어의 고장이라는 거는 처음 알았어요

민어회 맛있어요~
부산과 경상도에서는 제수용으로도 많이 쓰지요~
제철에 생물 큰 민어 한 마리 사면 매운탕과 구이로도 실컷 먹어요~ㅎㅎ
민어 킬라라 지금도 쿠팡에서 반건조 민어 한 마리 시켜 놨는데
내일 아침이면 새벽 배송으로 옵니다.ㅎㅎ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