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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글에 '날리지님'께서 올려주신 하라다 회장님의 담화 번역글이 있지만 전체 특집기사를 번역함에 있어 다시 올립니다. 쭉 연이어 번역을 하게 되어 한꺼 번에 올리는 것이니 이해하여 주십시오.)
[보도(報道)·연재(連載) ▷ 세이쿄(聖敎)뉴스 ▷ 기사(記事)]
〈니치렌 대성인(日蓮大聖人) 어성탄(御聖誕) 800년〉
2021년 2월 16일
경축의 의미를 담아 올해 11월 18일 발간(發刊)
이케다(池田) 선생님 감수(監修) 신판(新版) 어서(御書)
학회야말로 불교 정통의 세계광선유포(世界廣宣流布)의 교단(敎團)
니치렌 대성인(日蓮大聖人)께서 1222년〈테이오(貞應) 원년〉 2월 16일에 어성탄(御聖誕)하신 이래, 햇수로 800년을 맞이했다. 기념특집(1~4면)에서는 하라다(原田) 회장의 담화(談話)와 함께, 스페인어판 『어서(御書)』의 종합 감수(監修)를 맡은 카를로스·루비오 박사와의 인터뷰를 게재. 또 학회가 세계에 니치렌불법(日蓮佛法)을 알리는 가운데 전개해 온 번역(飜譯)사업의 궤적(軌跡) 외에 세계 각지로 넓혀진 교학연찬(敎學硏鑽)의 기쁨의 소리 등을 소개한다.
하라다(原田) 회장 담화(談話)
니치렌 대성인(日蓮大聖人) 어성탄(御聖誕) 800년을 전국·전세계의 동지와 함께 ‘일염부제광선유포(一閻浮提廣宣流布)’의 엄연(嚴然)한 실증(實證)을 가지고서 진심으로 경축(慶祝) 드립니다.
석존(釋尊)으로부터 시작된 불교(佛敎)는 대승불교(大乘佛敎)의 진수(眞髓)인 법화경(法華經)에서 일체중생(一切衆生)을 구하는 가르침으로 제시되었습니다. 그리고 말법(末法)의 어본불(御本佛)이신 니치렌 대성인께서는 법화경의 간심(肝心)이자 근본(根本)의 법(法)인 남묘호렌게쿄(南無妙法蓮華經)를 미래 영원한 인류구제(人類救濟)의 법으로서 확립(確立)하시고 세계광선유포(世界廣宣流布)를 어유명(御遺命)하셨습니다.
창가학회(創價學會)는 이 인간주의(人間主義)의 불법(佛法)의 계보(系譜)를 계이어 현대에 묘법(妙法)을 홍통(弘通)해 왔습니다. 세계 192개국·지역에 지용(地涌)의 연대(連帶)가 넓혀지고 있는 사실이야말로 학회가 불의불칙(佛意佛勅)의 불교 정통(正統)의 교단(敎團)이라는 증거입니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홍통을 이룰 수 있었는가. 그것은 창가삼대(創價三代)의 회장께서 ‘대성인 직결(直結)’ ‘어서근본(御書根本)’을 관철해 오셨기 때문입니다.
전시(戰時) 중 군부정부(軍部政府)의 사상(思想) 통제(統制)에 항거하시다 투옥(投獄)되어 옥중(獄中)에서 순교(殉敎)하신 초대 마키구치 쓰네사부로(牧口常三郞) 선생님.
전후(戰後) 황야에 홀로 서서, 1952년 4월 28일 입종(立宗) 700년의 기념사업으로 학회판(學會版) 『어서전집(御書全集)』을 발간하신 제2대 도다 조세이(戶田城聖) 선생님.
이 선사(先師)·은사(恩師)의 뒤를 이어 ‘어서근본’ ‘실천교학(實踐敎學)’을 통해 어본불의 정신을 현대에 되살린 분이 제3대 이케다 다이사쿠(池田大作) 선생님입니다.
이케다(池田) 선생님께서는 젊은 날부터 어서를 심간(心肝)에 물들이시며 자신을 북돋우시고 어서강의(御書講義)를 통해 몇 번이나 광포(廣布)의 돌파구를 여셨습니다. 회장 취임 5개월 후인 1960년 10월에는 세계평화여행을 개시. 가시는 곳마다 어서의 일절(一節)을 배독(拜讀)하시며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혼신(魂神)의 격려를 보내셨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가르침이라도 어려운 말로는 전해지지 않는다. 난해(難解)한 불법철리(佛法哲理)를 누구라도 알 수 있도록, 각국의 문화의 차이를 넘어 이해할 수 있도록 - 어서를 근간(根幹)으로 한 이케다 선생님의 지도(指導)는 자비(慈悲)의 발로(發露)이며 지혜(智慧)의 결정(結晶)이자 인간성(人間性)의 빛입니다.
그런 속에서 손을 써 오신 일이 어서(御書)를 각 나랏말로 번역(飜譯)하는 사업(事業)이었습니다. 물론 닛코 상인(日興上人)께서는 “본조(本朝)의 성어(聖語)도 광선(廣宣)의 날에는 또한 가나문자(假名文字)를 역(譯)해서 범진(梵震)에 통(通)할 것이라.”(어서 1613쪽)라고 대성인의 어서를 번역하여 세계에 홍통(弘通)할 것을 전망(展望)하셨습니다.
세계광포(世界廣布)가 신전(伸展)하는 속에 착착 진행되어 온 어서의 번역에 의해, 1999년에 영역(英譯) 어서가 발간(發刊). 현재 중국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10개 언어로 발간되어 있습니다.
더욱이 웹 사이트 ‘창가학회 니치렌불법 라이브러리(https://www.nichirenlibrary.org/)’에서는 『어서(御書)』를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학회가 세계종교로서 근본으로 삼는 성전(聖典)을 명확하게 나타냄과 동시에 전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열람 가능한 환경을 정비해 왔습니다.
올해 11월 18일에는 이케다 선생님의 감수(監修)를 받아 어성탄 800년 경축의 의미를 담은 신판(新版) 『어서전집(御書全集)』을 발간할 예정입니다.
이케다 선생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인간의 존엄(尊嚴)과 평등(平等)과 자유(紫楡)를 박아 세운(수립한) 니치렌 대성인의 불법(佛法)이야말로 21세기 미래를 밝히고 세계에 보편(普遍)이 될 행복의 대광(大光)을 발(發)하는 전(全) 인류의 평화를 위한 세계종교가 아닐 수 없다.” 〈소설 『신·인간혁명』 제1권 ‘욱일(旭日)’ 장(章), 원문직역〉
앞으로도 학회는 ‘어서근본’을 견지(見地)하면서 혼미(混迷)한 시대를 비추어 밝히는 희망의 대철학을 한 사람 또 한 사람에게 전하고 넓혀, ‘입정안국(立正安國)’ 즉 ‘세계평화’의 대도(大道)를 열어 가겠습니다.
[용어해설(用語解說)]
일염부제광선유포(一閻浮提廣宣流布)
이 세계 전체에 묘법(妙法)을 가르치고 넓혀가는 것을 말한다.
▷ 염부제(閻浮提) / 광선유포(廣宣流布)
말법(末法)의 어본불(御本佛)
말법(末法)의 중생(衆生)을 위해 성불(成佛)의 근원(根源)인 법(法)을 설하고 말법하종(末法下種) 주사친(主師親)의 삼덕(三德)을 갖춘 부처. 창가학회(創價學會)에서는 말법의 교주(敎主)이신 니치렌 대성인(日蓮大聖人)을 이와 같이 숭배한다.
하종불법(下種佛法)을 넓히는 교주로서의 부처와 말법의 중생과의 관계는 주사친의 삼덕에서 다음과 같이 배찰(拜察)할 수 있다. 부처가 사람들을 성불로 가르치고 이끄는 최초는 정법(正法)을 설하고 듣게 하여 연(緣)을 맺고 성불의 씨앗을 마음의 밭에 내려놓는 것이다.〈최초문법하종(最初聞法下種)·하종결연(下種結緣)〉 니치렌 대성인의 불법(佛法)은 성불의 근원의 법인 남묘호렌게쿄(南無妙法蓮華經)를 즉시 설해 성불의 씨앗을 내릴 수 있으므로 하종불법(下種佛法)이다. 씨앗을 심은 사람이 식물을 보살펴 결실을 얻듯, 부처는 하종하여 연을 맺은 사람들을 성불까지 책임지고 지키고, 가르쳐 이끌고, 성장시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준다. 그런 까닭에 부처는 주(主)이자 사(師)이며 친(親)이다. 그리고 이 유대는 과거·현재·미래로 영원히 계속 된다. 대성인은 남묘호렌게쿄를 설해 밝혀 성불로의 길을 여셨으므로, 어자신이 말법의 중생에 대해서 주사친의 삼덕을 갖추고 있다고, 여러 어초(御抄)에서 말씀하셨다.(어서 237, 355쪽 등) 그러므로 창가학회에서는 니치렌 대성인을 말법하종의 주사친의 삼덕을 갖춘 부처로 추앙(推仰)하고 말법의 어본불로서 존숭(尊崇)·귀의(歸依)한다.
▷ 말법(末法)의 교주(敎主) / 하종(下種) / 본인묘(本因妙)
닛코상인(日興上人)
1246년~1333년. 니치렌 대성인(日蓮大聖人)의 후계자. 제2조(祖). 호키보(白耆方), 뱌쿠렌아사리(白蓮阿闍梨)라고도 한다. 가이지방(甲斐國) 고마군(巨摩郡) 오이쇼(大井莊) 가지카자와(鰍澤)〈야마나시현(山梨縣) 미나미코마군(南巨摩郡) 가지카자와마치(鰍澤町)〉 출생. 스루가지방(駿河國)〈시즈오카현(靜岡縣) 중부〉의 이와모토짓소사(岩本實相寺)에서 천태종의 승려로서 배웠다. 1258년(正嘉2年) 경에 대성인의 제자가 되었다. 이즈유죄(伊豆流罪)·사도유죄(佐渡流罪)에도 동행하였고 오랜 세월에 걸쳐 대성인을 가까이에서 섬겼다. 1282년(弘安5年) 10월, 무사시지방(武藏國)의 이케가미 무네나카(池上宗仲)의 저택에서 대성인이 돌아가시기 직전에 육노승(六老僧)의 한 사람으로 뽑혀 대성인 멸후(滅後)의 묘법홍통(妙法弘通)을 의탁 받았다. 또한 대성인의 장의(葬儀)를 주재하고 상세한 기록〈‘종조어천화기록(宗祖御遷化記錄)’〉을 남겼으며, 1283년(弘安6年) 1월에 묘소(墓所)의 윤번(輪番)을 정한 기록〈‘묘소가수번장사(墓所可守番帳事)’〉도 남아 있다. 반대로 닛코상인 이외의 오노승(五老僧)은 대성인의 가르침을 왜곡시켰다. 닛코상인은 대성인의 불석신명(不惜身命)의 광선유포(廣宣流布)의 정신과 행동을 계승하고 방법엄계(謗法嚴戒)의 정신을 관철하여 국주간효(國主諫曉)를 추진했다. 그러면서도 만다라어본존(曼陀羅御本尊)을 많이 서사(書寫, 베껴 쓰다)하여 신심(信心)이 강성한 문하에 주어 어본존근본(御本尊根本)의 신심을 확립했다. 또한 대성인이 저술한 모든 저술을 ‘어서(御書)’로서 귀중히 여기고, 직접 서사하여 강의하는 등 연찬을 장려하고 후계의 제자를 많이 배출했다.
▷ 미노부이산(身延離山) / 후지일적문도존지(富士一跡門徒存知)의 사(事) / 「닛코유계치문(日興遺誡置文)」 / 「오인소파초(五人所破抄)」 / 십대부(十大部) / 오노승(五老僧)
입정안국(立正安國)
“정(正)을 세워 나라(國)를 평안케 한다”라고 읽는다. 정법(正法)을 확립하여 국가(사회)의 평화·번영을 수립하는 것.
▷ 입정안국론(立正安國論)
〈니치렌 대성인(日蓮大聖人) 어성탄(御聖誕) 800년 기념 특집〉
인터뷰 - 카를로스 루비오 박사
스페인어판 『어서』 종합 감수자
2021년 2월 16일
[프로필]
1951년 스페인 톨레도(Toledo) 태생.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캠퍼스에서 응용언어학의 박사 학위 취득. 스페인의 일본 문학·문화 연구의 권위자로 『푸에르타 신(新)스페인어 사전(辭典)』(硏究社)이나 『크라운 화서(和西:일어와 서반어) 사전』(산세이도)의 편찬(編纂) 등 30권 이상의 서적의 출판·번역에 종사했다. 도쿄(東京)대학의 객원 교수, 마드리드·콤플텐세 대학 교수 등을 역임. 일본과 스페인의 상호 이해 촉진을 위한 공헌으로 일본의 ‘욱일중수장(旭日中綬章)’ ‘외무대신표창(外務大臣表彰)’을 받았다.
시대를 초월해 빛나는 ‘만인성불(萬人成佛)’
▷ 루비오 박사께서는 니치렌 대성인(日蓮大聖人)의 ‘어서(御書)’가 현대인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요?
저는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어서(御書)’와 ‘법화경(法華經)’의 번역(飜譯) 작업을 했습니다. 그 전에도 도쿄대학 객원교수 시절, 창가학회(創價學會) 관련 서적을 번역한 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하늘에서 내려온 보물을 손에 넣은 듯한 행운(幸運)이며, 자신의 지성(知性)과 인간성(人間性)을 연마하는 계기(契機)가 되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세계종교(世界宗敎)의 특징과 조건은 다음의 2가지로 집약됩니다. 그것은 ‘종교적 메시지의 보편성(普遍性)’과 ‘권력(權力)으로부터 독립(獨立)하여 그 메시지를 전달하는 힘이 있다’는 것입니다. 니치렌(日蓮)의 ‘어서(御書)’에는 바로 그 두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비슷한 특징은 기독교의 ‘복음서(福音書, 신약성서)’, 이슬람의 ‘코란’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사랑(愛)’이라는 보편적인 메시지를 전달했고 그 신념(信念) 때문에 처형(處刑)되었습니다. 이슬람의 창시(創始)자 마호메트도 ‘평화(平和)’라는 메시지를 내걸었다가 박해(迫害)를 받았습니다.
니치렌의 경우는 유형(流刑)이나 폭력(暴力) 등 온갖 박해(迫害)에도 결코 굴(屈)하지 않는 용감(勇敢)한 정신(精神)과 사상(思想)의 독립성(獨立性)으로 인해 ‘만인성불(萬人成佛)’이라는 철리(哲理)의 보편성이 한층 더 깊고 견고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당시의 극히 봉건적(封建的)인 사회에서 니치렌이 권력에 얽매이지 않고 구세(救世)의 사명(使命)을 살아냈다는 사실은 경탄(敬歎)할 만합니다. 그 강인(强靭)한 정신은 “왕지(王地)에 출생(出生)하였으므로 몸은 따르고 있는 듯하지만 마음까지도 따를 수가 없는 것이니라.”(어서 287쪽)이라는 「선시초(撰時抄)」의 일절에도 분명합니다.
‘보편적 철리’ ‘독립된 정신’이라고 하는 관점(觀點)에서 볼 때, 민중구제(民衆救濟)를 설하는 ‘어서(御書)’는 ‘제3의 천년’을 살아가는 인류에게 성서(聖書)나 코란에도 비견 할 수 있는 중대(重大)한 영향(影響)을 미칠 것입니다.
현재 사회는 정보기술의 발전 등으로 사람들의 교류(交流)가 활발(活潑)해지는 한편, 다양한 대립(對立)이나 분단(分斷)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세계종교가 해야 할 역할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느낍니다.
저는 현대 세계종교의 조건으로 두 가지를 더 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다양한 문화(文化)에 대한 적응성(適應性)’ 입니다.
현재 니치렌불법(日蓮佛法)은 192개국과 지역으로 넓혀져 회원들은 각 지역의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면서 신앙(信仰)의 실천에 힘쓰고 있습니다. 다른 문화를 이해(理解)하고 그것에 적응할 수 있는 창가학회는 멤버들 간의 교류가 더욱 증가하는 속에 진정한 세계종교로 발전해 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또 하나의 조건은 그 종교가 보내는 메시지 속에 ‘평화’ ‘관용(寬容)’ ‘대화(對話)’라는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21세기의 세계에는 국가주의적인 사상이나 시대에 역행하는 생각을 지난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확실히 글로벌화, 다양화(多樣化)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평화’ ‘관용’ ‘대화’라는 가치관에 입각한 주장을 펼칠 수 없는 종교는 사회로부터 받아들여지지 않게 될 것입니다.
불법(佛法)은 이 세 가지 가치관을 갖추고 있어서 많은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보편적 철리’와 ‘독립된 정신’
‘제3의 천년’을 살아가는 인류에게
『어서(御書)』는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
고립과 불신을 극복하기 위해 ‘자비의 혁명’을
현대적 위기(危機)에 대한 메시지
▷ 니치렌 대성인 어성탄 800년이 되는 때에 우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 확산, 기후변화 같은 인류적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대성인께서는 역병(疫病)이나 자연재해(自然災害)가 잇따른 일본 가마쿠라(鎌倉) 시대에 「입정안국론(立正安國論)」을 저술하셨습니다. 우리가 현대의 위기(危機)를 극복하기 위해 다시 한 번 대성인의 사상(思想)과 행동(行動)에서 배워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입정안국론」에는 “근년(近年)부터 근일(近日)에 이르기까지 천변지요(天變地夭)·기근역려(飢饉疫癘)가 널리 천하(天下)에 충만(充滿)하고 널리 지상(地上)에 만연(蔓延)하였도다. 우마(牛馬)는 거리에 쓰러지고 해골(骸骨)은 노변(路邊)에 가득 찼으며, 죽음을 초래(招來)하는 무리는 이미 태반을 넘으니 이를 슬퍼하지 않는 자는 결코 한 사람도 없느니라.”(어서 17쪽)라고 씌어 있습니다.
760년 전에 집필된 글입니다만, 지금의 세계의 양상을 마치 예견하고 있던 것 같습니다.
니치렌이 살았던 중세는 모든 자연·사회 현상의 인과(因果)를 나타내는 근본 원리가 과학이 아닌 종교에 요구되고 있던 시대입니다. 그런 와중에 니치렌은 자연재해나 몽고 내습 등의 인적(人的) 재해가 일어나는 것은 민중과 권력자가 그릇된 사상을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의료기관은 건강에 세심한 주위를 기울일 것을 반복해서 장려(獎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와 같은 열정으로 고립(孤立)과 불신(不信)을 회피(回避)하고 애정(愛情)과 자비(慈悲)를 갖고 행동할 것을 사람들에게 호소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만약 니치렌이 현대에 살아 있다면, 각자의 사상이나 행동에 있어서 ‘자비(慈悲)의 혁명(革命)’의 필요성을 호소하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합니다.
자연과 격절(隔絶:동떨어진)한 생활, 가족 유대의 붕괴, 환경 파괴, 비인간적인 물질주의, 그리고 대화가 결여(缺如)된 격차 사회에 대해서, 그 힘찬 소리를 발했을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제가 니치렌의 인간성에서 가장 감명(感銘)을 깊게 받은 것은 그 무엇에도 굴(屈)하지 않는 투쟁정신(鬪爭精神)과 그 어떤 권력(權力)에도 흔들리지 않는 용감하고 독립(獨立)된 사고(思考)와 행동(行動)입니다.
눈앞의 위기에 대해 우리도 니치렌과 같이 목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니치렌불법(日蓮佛法)이 보여주는 변혁(變革)의 힘의 체현자(體現者)가 되어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마음에 ‘자비의 혁명’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니치렌은 또한 어떤 상대와도 대화(對話)를 중시했습니다. 니치렌이 언어를 사랑하는 대화의 명수(名手)였던 것은 주지(周知)의 사실이며, 그 모습은 불법(佛法)의 평화정신(平和精神)의 결실입니다.
이 정신을 이어, 우리가 자비를 기조(基調)로 한 ‘대화의 다리’를 쌓아 올리는 용기를 가질 수 있다면, 사회의 변혁은 가능해 질 것입니다.
보편적(普遍的)인 여성에 대한 경의(敬意)
▷ 박사께서는 항상 ‘어서(御書)’가 갖는 보편적 사상으로 ‘남녀평등(男女平等)’을 드시고 있습니다.
현재 세계 여러 지역에서 남녀평등을 외치고 있지만 아직도 불평등의 성향이 뿌리 깊게 남아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니치렌이 보여준 여성에 대한 경의(敬意)는 놀라울 정도로 보편적이고 현대적이며 매력적입니다.
전통적(傳統的)인 불교(佛敎)에서는 여성이 성불(成佛)하기 위해서는 내세에 남성으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고 설했습니다. 그러나 법화경의 사상은 이런 가르침과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법화경의 「제바달다품(提婆達多品)제12」에는 ‘용녀(龍女)의 성불(成佛)’이 설해져 있으며 니치렌도 ‘어서(御書)’ 속에서 다루었습니다.
예를 들어 「개목초(開目抄)」에서는 “용녀(龍女)의 성불(成佛)은 이는 일인(一人)이 아니라, 모든 여인(女人)의 성불(成佛)을 나타내었다.” “용녀(龍女)의 성불(成佛)은 말대(末代)의 여인(女人)의 성불(成佛) 왕생(往生)의 길을 열어 놓은 것이로다.”(어서 223쪽)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 「시조깅고전부인답서(四條金吾殿夫人答書)」에서는 “이 법화경(法華經)에만은 이 경(經)을 수지(受持)한 여인(女人)은 일체(一切)의 여인(女人)보다 뛰어날 뿐만 아니라, 모든 남자(男子)보다 뛰어났다고 쓰여져 있나이다.”(어서 1134쪽)라고 기술되어 있습니다.
여성 신도(信徒)에게 보내는 편지도 평이(平易) 하고 온화한 언어로 집필(執筆)되어 있어 그녀들이 가장 존중받아야 할 존재라는 니치렌의 정신성이 전해집니다.
니치렌의 평등사상의 탁월성(卓越性)은 성별, 연령, 종교, 경제적·사회적 지위(地位)를 불문(不問)하고 모든 사람에 대해 ‘자비의 혁명’을 일으킬 것을 호소하고 있는 점에 있습니다.
가톨릭 문화에서 바라본 세 가지의 매력(魅力)
▷ 스페인에서는 15세기 종교통일을 비롯해 기독교 가톨릭이 국가 통합의 정신적 기축(基軸)이 되어 왔습니다. 민주화(民主化) 이후, 가톨릭은 국교가 아니게 되었지만, 그 문화와 풍습은 사회에 깊이 침투(浸透)되어 있습니다. 스페인 사람들이 니치렌불법(日蓮佛法)에 공명(共鳴)하는 점, 또한 감동(感動)을 느끼는 점은 무엇일까요?
어렸을 적, 종교로 분류된 세계 지도를 자주 보았습니다. 유럽의 중부·남부와 남미는 기독교 가톨릭으로서 청색, 북유럽은 기독교 개신교(프로테스탄트)로서 보라색으로 칠해져 있었으며 미국은 청색과 보라색의 2가지 색으로 줄무늬, 소련 등의 공산주의 국가들은 무종교로서 황색이었습니다. 또 이슬람 국가들은 다른 색,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은 불교를 나타내는 다른 색이었습니다.
지금은 이러한 단순화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글로벌화와 다문화(多文化)의 공존(共存)으로 각국에서 새로운 종교 커뮤니티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스페인이나 남미에서 불교(佛敎)가 번영하고 있는 것이 한 예입니다.
스페인은 전통적으로 가톨릭 국가입니다. 무슬림이 남부를 통치하던 시절을 제외하고는 1500여 년 전부터 가톨릭이 문화적으로 국가를 지배해 왔습니다. 한편 유대교, 개신교도 소수파로서 계속 존재해 왔습니다.
불과 50여 년 전까지는 스페인인에게 불교(佛敎)는 이그조틱(exotic:이국적)인 것으로 자신들의 문화와는 거리가 먼 종교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가톨릭 신자가 전체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하지만 일상적으로 신앙을 실천하는 신도(信徒)가 감소하고 있는 지금, 사회의 양상은 전혀 다릅니다.
현대 스페인 사람들의 눈에 비친 니치렌불법(日蓮佛法)의 매력(魅力)에는 세 가지 요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니치렌(日蓮)의 ‘인격(人格)’입니다. 그 명석(明晳)한 두뇌와 권력에 굴하지 않는 자세입니다.
두 번째는 ‘내발성(內發性)’입니다. 외면적인 형식, 형식적인 말에 집착(執着)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서 진리(眞理)의 법(法)을 찾고 심화(深化)시켜 나가는데 주력한다는 점입니다.
구체적인 예로서 “대저 정토(淨土)라 함도 지옥(地獄)이라 함도 밖에는 없느니라. 오직 우리들의 가슴속에 있느니라.”(어서 1504쪽) 등의 ‘어서(御書)’의 일절(一節)을 들 수 있습니다.
형식에 의지하지 않고 인간의 내발성에 역점(力點)을 두는 시도는 예수·그리스도도 강조한 것이며, 기독교도가 각별히 존중하는 점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우주의 모든 것이 자신의 생명에 구비되어 있다는 ‘일념삼천(一念三千)’의 이론입니다. 기독교도에게 있어서는 실로 새로운 사상이며, 매우 흥미로운 철리(哲理)입니다.
자신의 생명과 주변의 환경이나 현상의 ‘상호작용(相互作用)의 귀결(歸結)’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이론(理論)은 그들에게 있어서 더욱더 매력을 가지는 것이 되어 갈 것입니다.
가톨릭이 토착종교나 전통, 습관과 혼합(混合)된 형태로 널리 퍼진 남미 국가들에서는 니치렌불법(日蓮佛法)이 널리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더욱 높아 보입니다. 남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높은 정신성, 강한 생명력과 지적호기심 또 남미 국가들의 인구증가 등의 현상은 니치렌불법이 널리 유포(流布)되는 ‘토양(土壤)’을 보여줍니다.
▷ 끝으로 창가학회(創價學會)·SGI에 대한 기대를 말씀해 주세요.
저는 항상 종교의 가치(價値)를 판단하는 가장 큰 기준은 그 종교가 정치·국가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가에 있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지금 경제적 이익을 가장 우선하기 쉬운 정치권력에 의하지 않고, 자신의 손으로 서민(庶民)의 삶을 개선하고 환경 파괴, 핵무기의 위협, 기아(飢餓), 아동 노동, 여성에 대한 폭력, 현재의 의료 위기 등 인류적 과제를 해결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독립된 재가(在家) 신도들의 단체인 창가학회·SGI의 사명(使命)은 헤아릴 수 없습니다. 여러분의 활동은 전 세계의 사람들에게 계발(啓發)을 주는 것이며 ‘희망(希望)’ 그 자체입니다.
인류는 지금, 불교(佛敎)에서 말하는 ‘말법(末法)’의 새로운 시대에 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팬데믹에 휩쓸리는 불확실한 현대에 있어서 세계가 가장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은 이 ‘희망’입니다.
◎ 감상을 보내 주십시오.
kansou@seikyo-np.jp
[용어해설(用語解說)]
선시초(撰時抄)
1275년(建治元年), 니치렌 대성인(日蓮大聖人)이 미노부(身延)로 어술작(御述作)하시어, 스루가지방(駿河國) 세이산(西山)〈시즈오카현(靜岡縣) 후지노미야시(富士宮市) 세이산)에 살고 있던 유이(由井, 由比) 씨에게 보내신 어서.(256쪽) 오대부(五大部) 중 하나. 이 초(抄)에서 대성인은 중생(衆生)의 기근(機根)이 아니라 때에 따라 설법되었다는 것을 확증(確證)해 가셨다. 그 중에서 「대집경(大集經)」에 설해진 오오백세(五五百歲)에 근거하여 당시가 투쟁언송(鬪諍言訟)·백법은몰(白法隱沒)의 말법(末法)에 해당한다는 것을 밝히신다. 그리고 이 말법에 법화경(法華經)의 핵심인 남묘호렌게쿄(南無妙法蓮華經)의 대백법(大白法)이 일본 및 전 세계로 유포된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그 주체자가 바로 대성인 어자신이라고 하시며, “니치렌(日蓮)은 염부(閻浮) 제일(第一)의 법화경(法華經)의 행자(行者)이니라.”(어서 266쪽) 라고 선언하시고 있다.
▷ 삼도(三度)의 고명(高名)
입정안국론(立正安國論)
1260년(文應元年) 7월 16일, 니치렌 대성인(日蓮大聖人)이 39세 때 가마쿠라(鎌倉) 막부(幕府)의 실질적인 최고 권력자인 호조 도키요리(北條時賴)에 제출하신 국주간효(國主諫曉)의 서(書)(어서 17쪽). 5대부(五大部) 중 하나. 간효(諫曉)란 간(諫, 간하다)과 효(曉, 깨닫다), 즉 상대의 잘못을 지적하여 올바른 길로 인도한다는 의미. 본초(本抄)의 어집필(御執筆) 당시, 일본에서는 기근·역병·재해로 인해 많은 민중이 고뇌에 빠져 있었다. 본초에서는 여러 가지 경전(經典)을 인용(引用)하면서 이러한 재난의 근본원인은 방법(謗法)이라고 밝히고, 그 원흉(元凶)은 정토교(淨土敎)의 가르침 이외의 것을 사폐각포(捨閉閣抛)하라고 주장하는 호넨(法然)의 전수염불(専修念佛)이라고 하여 이를 전적으로 파절(破折)하시고 있다. 그리고 방법(謗法)의 가르침에 귀의(歸依)하는 것을 중단하고 정법(正法)에 귀의하지 않으면 삼재칠난(三災七難) 중에 남은 자계반역난(自界叛逆難)과 타국침핍난(他國侵逼難)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언하시며 경고를 하셨다. 그러나 막부는 이 간언(諫言)을 받아들이지 않고 방법(謗法)의 제종(諸宗) 승려들을 중용(重用)했다. 그 결과 두 개의 난은 각각 1272년(文永9年)의 2월 소동(호조 도키스케의 난), 1274년(文永11年)과 1281년(弘安 4年)의 몽고 내습으로서 현실로 나타났다. 본초의 구성(構成)은 재난을 한탄하고 그 근본 원인을 묻는 객(客=호조 토키요리를 상정)에 대해, 주인(=니치렌 대성인)이 입정안국(立正安國=정을 세워 나라를 안온케 한다)을 설명하는 10문(問) 9답(答)의 문답 형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또한 ‘광본(廣本)’이라 불리는 미노부(身延) 입산 후, 재치(再治)된 책에는 진언(眞言) 등의 제종(諸宗)을 파절(破折)하는 문구가 첨가되어 있다.
▷호조 도키요리(北條時賴) / 쇼카(正嘉)의 대지진 / 삼재칠난(三災七難) / 자계반역난(自界叛逆難) / 타국침핍난(他國侵逼難) / 2월 소동 / 몽고내습 / 호넨(法然) / 선택집(選擇集) / 사폐각포(捨閉閣抛) / 방법(謗法)
인과(因果)
인(因)과 과(果). 인은 사물을 성립시키는 원인(原因), 과는 인에 의해 일어나는 결과(結果)를 말한다.
【고대 인도(印度) 철학에서의 인과론(因果論)】
불교(佛敎) 이전부터 고대 인도에서는 선인낙과(善因樂果), 악인고과(惡因苦果)라는 인과응보(因果應報)의 사상이 있어서, 업보윤회(業報輪廻)로부터의 탈각〈脫却:해탈(解脫)〉을 탐구하였다. 전통 민속신앙인 바라문교(婆羅門敎, Brahmanism)에서는 비전(秘傳)의 지식을 가진 성직자 바라문(婆羅門, 고대 인도의 사성계급 중 가장 높은 계급)에 의한 제식(祭式)이 윤회에서 벗어나는 행위(업)로 여겨졌지만, 철학의 전개와 함께 바라문교 안팎에서 다양한 사상이 생겨났다. 그 중 하나인 우파니샤드(Upaniṣad) 철학에서는 생명의 불변(不變)의 본질(本質)로 여겨졌던 나(我:Ātman)에 대한 지식이 중시되면서 다양한 사상이 전개되었다. 또한 여러 인과(因果)에 관한 설(說)이 생겨나 그 중 하나로 원인(原因) 속에 결과성(結果性)이 갖춰져 그것이 직접적으로 열려(절어져) 나타난다는 ‘인중유과(因中有果)’설이 있다. 이는 고대 인도의 전설적 철학자 삼선(三仙) 중 수론외도(數論外道, 상키야학파)의 시조(始祖)로 꼽히는 가비라(迦毘羅, Kapila)의 설로 여겨진다. 이에 대해, 원인(原因)에 과(果)는 내재되어 있지 않고, 여러 원인이 모여 완전히 새로운 과(果)가 발생한다는 ‘인중무과(因中無果)’설을 주창하는 것도 있었다. 이는 삼선 중 승론사(勝論師, 바이셰시카 학파)의 시조로 하는 우르승거〈漚樓僧佉, Uluka, 우루가(優樓迦)〉의 설로 알려져 있다. 심지어 어느 때에는 원인 속에 결과성이 있어서 전개되고, 어느 때에는 원인 속에 결과성이 없는 경우도 있다는 ‘인중역유과역무과(因中亦有果亦無果)’설을 주장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삼선 가운데 자이나교의 시조로 알려진 늑사바(勒裟婆, Rsabha, 리샤바)의 설로 여겨진다.
【불교(佛敎)의 인과론(因果論)=연기설(緣起說)】
불교 이전부터의 선인낙과(善因樂果), 악인고과(惡因苦果)의 인과응보(因果應報)의 사고방식에 근거한 고대 인도철학의 제설(諸說)에 대하여 불교에서는, 직접인(直接因)인 인(因)이 내재한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직접적으로 과(果)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외재적간접인(外在的間接因)인 연(緣)과 합해지는 것(인연화합)을 조건으로 해야 비로소 과(果)가 생긴다고 하며, 과가 초래되는 것은 연(緣)에 의한 것임을 강조한다. 그러므로 인연설(因緣說), 연기설(緣起說)이라고도 불린다. 이 사물·사상의 본연의 모습을 설명하는 연기(緣起)의 사상(思想)은 시대와 함께 발전하여 십이인연(十二因緣), 뇌야연기(賴耶緣起) 등 여러 가지 연기(緣起)가 설해졌다. 또한 불교에서는 모든 것이 인(因)·연(緣)의 화합(和合)에 의해 생긴다고 하며, 매사에 고정적인 실체로서의 내가 존재하지 않으며(무아, 無我), 실체는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는 공(空)이라고 하기 때문에 불교가 말하는 인과(因果)는 결정론이 아니다. 이것은 자신의 심신(心身)의 행위(업, 業)에 의해서, 자기의 존재의 본연의 자세를 주체적으로 형성할 가능성을 나타내고 있다. 업(業)에 대한 인과(因果)·연기(緣起)의 사상은 금세에 있어서의 행적과 그 과보(果報)로서의 고락(苦樂)에 머무르지 않고, 영원한 생명관에 준하여 삼세(三世)에 걸쳐 전개되어 윤회(輪廻)와 그것으로부터의 해탈에 관한 인과론(因果論)이 되었다.
【십계각구(十界各具)의 인과(因果)】
니치렌 대성인(日蓮大聖人)의 불법(佛法)에서는 선인낙과(善因樂果)·악인고과(惡因苦果)의 인과응보(因果應報)의 사고방식을 “통상(通常)의 인과(因果)”(어서 960쪽)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십계(十界) 각계(各界)의 업인(業因)과 그 과보(果報)라는 뜻에서의 인과(因果)는, ‘십계각구(十界各具)의 인과(因果)’라고 한다.
【인과구시(因果俱時)】
법화경(法華經)은 석존(釋尊)과 같은 불지견(佛知見)이 일체중생(一切衆生)에게 갖추어져 있는 것을 설하므로, 이 법화경 본문(本門)에 나타난 원의(元意)는 구계(九界)도 불계(佛界)도 갖춘 일체중생의 생명에 갖추어져 있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인과구시(因果俱時)라 한다. 중생의 기심(己心)에 본래 갖추어져 있는 무시(無始)의 보살계(菩薩界)가 본인(本因)이며, 중생의 기심에 본래 갖추어져 있는 무시의 불계(佛界)가 본과(本果)다. 그리고 법화경의 문저(文底)에 나타난 남묘호렌게쿄(南無妙法蓮華經)를 믿고 실천함으로써 불계의 경애가 현현(顯現)한다. 니치렌 대성인(日蓮大聖人)은 자신의 생명에 갖추어진 묘법(妙法)을 만다라어본존(曼陀羅御本尊)으로 어도현(御圖顯)하여 말법(末法)의 일체중생이 신수(信受)해야 할 어본존으로 삼았다. 불계(佛界)의 경애가 현현해도 구계(九界)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 악(惡)의 작용은 사라지고(명복,冥伏) 구계 각각의 특성이 불계에 의해 살아난다. 그러므로 구계(九界)를 갖춘 범부(凡夫)의 몸 그대로 불계(佛界)의 생명경애(生命境涯)를 열어 나타내는 즉신성불(卽身成佛)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 인과구시(因果俱時) / 숙명전환(宿命轉換) / 본인본과(本因本果)
제바달다(提婆達多)
산스크리트의 Devadatta의 음사(音寫). 조달(調達)이라고도 음사한다. 석존(釋尊)의 사촌동생으로 처음에는 석존을 따라 출가(出家)했으나 만심(慢心)을 일으켜 적대하고 석존에게 여러 가지 위해를 가하거나 교단의 분열을 꾀했다. 〈삼역죄(三逆罪)=파화합승(破和合僧)·출불신혈(出佛身血)·살아라한(殺阿羅漢)〉 그 악행 때문에 살면서 지옥에 떨어졌다고 한다.
【제바(提婆)의 성불(成佛)】
「법화경제바달다품(法華經提婆達多品)제12」에서는 제바달다는 아사선인(阿私仙人)이라는 석존의 과거세(過去世)의 수행의 스승이었음이 밝혀지고 무량겁(無量劫)의 후, 천왕여래(天王如來)가 될 것이라고 기별(記別)을 주고 있다.(법화경 400쪽) 이는 악인성불(惡人成佛)을 밝히고 있다.
【석존과 불제자(佛弟子)에 대한 박해(迫害)】
➊ 불전(佛典)에 따르면 제바달다는 석존을 죽이려고 기사굴산(耆闍崛山=영취산)에서 큰 돌을 던져 떨어뜨렸으나 지신(地神)의 손을 닿아 석존은 돌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파편이 석존의 발에 맞아 엄지발가락에서 피가 났다고 한다. 이는 오역죄 중 하나인 출불신혈(出佛身血)에 해당한다. ➋ 아사세왕(阿闍世王)은 제바달다를 새롭게 부처로 만들려고 코끼리에게 술을 먹여 석존을 밟아 죽이게 하려고 했다고 한다. 이는 석존 자신이 당한 아홉 개의 난(難) 중 하나다. ➌ 「대지도론(大智度論)」 등에 따르면 연화비구니(蓮華比丘尼, 華色比丘尼)는 석존의 제자로 제바달다가 바위를 떨어뜨려 석존을 상처입혀서 피를 내게 했을 때, 제바달다를 비난하다 제바달다에게 맞아 죽었다고 한다.
▷ 제바달다품 / 악인성불(惡人成佛) / 아사선인(阿私仙人) / 수두단왕(須頭檀王)
시조깅고(四條金吾)
시조요리모토(四條賴基)를 말한다. 니치렌 대성인(日連大成人)의 재세(在世) 시에 가마쿠라(鎌倉)에 거주한 중심적 신도 중 한 명이다. 다쓰노구치법난(龍口法難) 때, 대성인의 부름을 받아 참수(斬首)의 자리에 임했다. 호조(北條) 씨의 일족인 에마(江間) 씨를 섬겼지만 동료 등의 참언 등으로 주군(主君)의 불흥(不興, 노여움)을 사, 소령(所領)의 몰수, 가신(家臣)에서 추방당할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대성인의 거듭된 지도(指導)를 지키며 신심근본(信心根本)으로 인내 강하게 성의를 다했다. 주군의 병을 계기로 신뢰를 회복하여 이전의 3배가 되는 소령을 획득했다.
▷ 에마(江間) 씨
일념삼천(一念三千)
천태대사지의(天台大師智顗)가 「마하지관(摩訶止觀)」권5에서 만인성불(萬人成佛)을 설하는 법화경(法華經)의 가르침을 토대로 성불(成佛)을 실현하기 위한 실천으로서 범부(凡夫)의 일념(一念=순간의 생명)에 부처의 경애(境涯)를 비롯한 삼라만상(森羅萬象)이 담겨 있다는 것을 보는 관심(觀心)의 수행(修行)을 밝힌 것이다. 이를 묘락대사담연(妙樂大師湛然)은 천태대사(天台大師)의 궁극적인 가르침〈종궁구경(終窮究竟)의 극설(極設)〉이라고 칭했다. ‘삼천(三千)’이란, 백계〈百界=십계호구(十界互具)〉·십여시(十如是)·삼세간(三世間)의 모든 것이 일념(一念)에 갖추어져 있는 것을, 이것들을 곱한 수로 나타낸 것이다. 이 중 십계(十界)란 10종의 경애(境涯)로 지옥(地獄)·아귀(餓鬼)·축생(畜生)·수라(修羅)·인(人)·천(天)·성문(聲聞)·연각(緣覺)·보살(菩薩)·불(佛)을 말한다. 십여시(十如是)란 사물의 상태·본질을 나타내는 10가지 관점에서의 상(相)·성(性)·체(體)·역(力)·작(作)·인(因)·연(緣)·과(果)·보(報)·본말구경등(本末究竟等)을 말한다. 삼세간(三世間)이란 십계(十界)의 차이가 나타나는 세 가지 차원에서의 오음(五陰=중생을 구성하는 5가지 요소), 중생(衆生=각각의 생명체), 국토(國土=중생이 태어나 살아가는 환경)를 말한다.
니치렌 대성인(日蓮大聖人)은 일념삼천(一念三千)이 성불(成佛)의 근본법의 이명(異名)이라고 하시며 ‘불종(佛種)’의 위치를 부여하시고 있다. 「개목초(開目抄)」에서 “일념삼천(一念三千)은 십계호구(十界互具)로부터 시작되었느니라.”(어서 189쪽) 하고 말씀하셨듯이, 일념삼천의 핵심은 법화경에서 모든 중생에게 불지견(佛知見=부처의 지혜)이 본래 갖추어져 있는 것을 밝힌 십계호구(十界互具)이며, 「관심본존초(觀心本尊抄)」의 전반에서 나타나 있듯이 특히 우리 인계(人界)인 범부(凡夫)의 일념(一念)에 불계(佛界)가 갖추어져 있다는 것을 밝혀 범부성불(凡夫成佛)의 길을 밝히신 것에 있다. 또한 두 편의 어서에서는 법화경(法華經)을 비롯한 여러 제불(諸佛)·제경(諸經)의 일체(一切)의 공덕(功德)이 제목(題目)인 묘호렌게쿄(妙法蓮華經)의 다섯 글자에 담겨 있다는 점, 또한 남묘호렌게쿄(南無妙法連華經)가 말법(末法)의 범부(凡夫)의 성불을 실현하는 불종 그 자체임을 밝혔다. 대성인은 어자신(御自身)의 범부의 몸에 성불의 법(法)인 이 남묘호렌게쿄를 몸소 체현하시어 모습과 행동으로 나타내셨다. 그 생명을 곧 만다라(曼陀羅)로 나타내신 어본존(御本尊)은 일념삼천을 구체적으로 나타내신 것이므로 ‘사(事)의 일념삼천’이라고 배견할 수 있다.
「개목초」(어서 215쪽 이하) 등에서 대성인은 법화경(法華經)에 설해진 일념삼천의 법리를 제종(諸宗)의 승려가 훔쳐 자종(自宗)의 것으로 했다고 규탄하시고 있다. 즉, 중국에서는 천태대사(天台大師)의 사망 후, 화엄종(華嚴宗)이나 밀교(密敎)가 황제들에게 중히 여겨져 융성(隆盛)했지만, 화엄종의 징관(澄觀)은 화엄경(華嚴經)의 ‘심여공화사(心如工画師)’(마음은 교묘한 화사(畵師)와 같이)의 문(文)에 일념삼천이 나타나 있다고 하였고, 진언(眞言)의 선무외(善無畏)는 대일경(大日經)을 한역할 때에 천태종(天台宗)의 학승(學僧)·일행(一行)을 사용하여 일행은 대일경에 일념삼천의 법리가 설해져 있다는 주석을 만들었다. 그리고 천태종의 승려들은 그 잘못을 비난하지 않고 용인하고 있다고 대성인은 비판하시고 있다.
▷ 삼세간(三世間) / 십계(十界) / 십계호구(十界互具) / 십여시(十如是) / 불종(佛種) / 남묘호렌게쿄(南無妙法連華經) / 「마하지관(摩訶止觀)」 / 사(事)의 일념삼천(一念三千)
말법(末法)
부처의 멸후(滅後), 그 가르침의 공력(功力)이 소멸하는 시기를 말한다. 기〈基=자은(慈恩)〉의 「대승법원의림장(大乘法苑義林章)」에서는 부처의 가르침(敎)만이 존재하고, 그것을 배워 수행(修行)하는 것(行)이나 깨달음을 얻는 것(證)이 없는 시기로 여겨진다.
니치렌 대성인(日蓮大聖人) 시대에는 석존멸후, 정법(正法) 1000년, 상법(像法) 1000년을 지나 말법(末法)에 들어간다는 설이 쓰이고 있었다. 따라서 「주서이기(周書異記)」에서 보듯이 석존의 입멸을 주(周)나라 목왕(穆王) 52년(기원전 949년)으로 하는 정상(正像) 2000년 설을 사용하면 에이쇼(永承) 7년(1052년)이 말법의 도래(到來)로 된다.(석존의 입멸 연대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 그에 따르면 대성인의 출세(出世)는 석존멸후, 대략 2200년에 해당하므로 말법의 시작인 500년 가운데에 어출현(御出現)하신 것이 된다.
말법의 연대(年代)를 두고 「중관론소(中觀論疏)」 등에는 석존멸후 2000년 이후 1만년으로 되어 있다. 대성인은 말법만년(末法万年)의 외(外)·진미래제(盡未來際)로 정의하시고 있다. 시로시쵸(弘長) 2년(1262년) 에 어술작(御述作)하신 「교기시국초(敎機時國抄)」에 “불멸후(佛滅後)의 다음 날부터 정법(正法) 일천년(一千年)은 지계(持戒)의 자(者)는 많고 파계(破戒)의 자(者)는 적으며, 정법(正法) 일천년(一千年)의 익일(翌日)부터 상법(像法) 일천년(一千年)은 파계(破戒)의 자(者)는 많고 무계(無戒)의 자(者)는 적다, 상법(像法) 일천년(一千年)의 익일(翌日)부터 말법(末法) 일만년(一萬年)은 파계(破戒)의 자(者)는 적고 무계(無戒)의 자(者)는 많다… 또 당세(當世)는 말법(末法)에 들어와 이백일십여년(二百一十餘年)이니라.”(어서 439쪽)라고 기술되어 있다.
「대집경(大集經)」에서는 ‘투쟁견고(鬪諍堅固)’〈승려들이 계율을 지키지 않고 싸움만 일으켜 사견(邪見)이 만연해 석존의 불법(佛法)이 그 공력(功力)을 잃는 시대〉로, ‘백법은몰(白法隱沒)’(석존의 불법이 사라지는 시대)라고 한다.
▷ 정법(正法) / 상법(像法) / 삼시(三時) / 대집경(大集經) / 오오백세(五五百歲)
첫댓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노고덕분에항상감사하게공부잘하고있습니다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말로 대단하시네요
항상노고에진심으로감사드립니다
많은 공부하게해주셨어요~^^~
스페인어판 『어서』감수자이신 카를로스 루비오 박사가 말씀하신,
"종교의 가치를 판단하는 가장 큰 기준은 그 종교가 정치·국가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가에 있다"는 말씀은 매우 중대한 의미가 있습니다.
오늘 이 내용을 볼 수 있게 된 것에 불가사의 함을 느낍니다. 🙏
감사합니다
세계의지성
광선유포의 비단길을
여시는
카롤로스 루비오박사님
박수와응원을보냄니다
옮겨전해주신 님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건승을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