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4번타자’ 홍세완의 극적인 만루홈런을 앞세운 기아가 파죽의 10연승을 내달렸다.
기아는 3일 대구구장에서 계속된 2003프로야구 삼성과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5-7로 뒤지던 9회초 2사 만루에서 홍세완이 상대 마무리 투수 노장진으로부터 우월 역전 만루홈런을 뽑아내 9-7의 재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기아는 지난달 21일 광주 한화전부터 시작한 연승 행진을 `10’으로 늘렸고 삼성전 역시 4연승(6월5일 대구경기 이후)을 마크했다.
특히 기아는 이날 승리로 시즌 63승42패4무를 기록, 2위 삼성(64승41패2무)과의 승차를 ‘1’로 좁혀 2위 탈환에 가속도를 더욱 붙였다.
야구는 역시 9회 2사 후 ‘백미’가 숨어 있었다.
5-7로 뒤진 기아. 그러나 9회초 마지막 공격서 상대 마무리투수 노장진의 급격한 난조를 틈타 김지훈의 몸에 맞는 볼과 이종범의 볼넷으로 1사 1·2루. 뒤이은 김종국이 중견수플라이로 물러나 역전 기회가 날아간 듯 했다.
그러나 장성호가 볼넷으로 출루, 2사 만루 찬스. 불씨를 살렸다.
그리고 타석에는 홍세완이 들어섰다.
볼카운트 1-1. 노장진의 3구째 144km 직구가 한복판 높게 들어왔다. 이때 홍세완의 방망이가 번뜩였다. 우측담장을 넘는 만루홈런(시즌 26호·통산 351호·개인 통산 4호). 극적인 9-7 역전극이 연출됐다.
경기를 뒤집자 기아 김성한 감독은 기다렸다는 듯 9회말 이강철을 투입,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96년에 데뷔해 지난 해까지 아웃카운트 1개만을 기록했던 4번째 투수 이경원은 이날 8회 1사 때 등판해 12개의 공으로 아웃카운트 2개만을 잡고 프로 데뷔 처음이자 올 시즌 7경기만에 감격의 승리투수가 됐다.
장성호는 9회 득점, 7게임 연속 득점을 기록했고 이날 3타수 2안타 2볼넷으로 활약하며 11경기 연속 안타행진도 이어나갔다.
1회말 이승엽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 선취점을 뺏긴 기아는 2회초 1사 후 박재홍, 이재주의 연속안타와 신동주의 볼넷으로 만루를 만든 뒤 김상훈의 타석때 패스트볼로 1-1 동점에 성공했다.
기아는 계속된 2·3루 찬스에서 김상훈의 2타점 2루타, 2사 1·2루에서 다시 김종국의 좌익수를 넘기는 2타점 2루타로 단숨에 5-1로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기아는 선발 김진우가 2회 1실점한 뒤 5회 양준혁에게 2점짜리 홈런을 허용, 승부는 5-5로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기아는 6회 1실점, 8회 고지행에 1점홈런으로 5-7로 뒤졌으나 9회 홍세완의 천금같은 만루홈런이 터져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