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그런건지, 요즘은 누군가 작은 친절에도 나는 크게 감동한다.
대중 교통을 이용할 때도 승객이 옆자리에 앉으며 살짝 미소 지어도 반갑고 고맙다.
스마트폰에 얼굴을 파묻고 있는 세상에 살다보니 아주 작은 친절에도 크게 감동하는 것 같다.
언젠가부터 꽃시 한편이 내주위를 감돈다. 내가 좋아하는 詩이다.
그대는 꽃
- 윤보영
늘
그대는 꽃입니다.
내 안에 피어
나에게
향기 나게 해 주는
참 좋은 꽃!
사랑하는 사람과 따뜻한 밀크티를 마시고 싶다. 블랙밀크티 한 잔에 펄을 듬뿍 넣어서 마시고 싶다.
혹은 전부터 가보고 싶은 막창집에서 숯불에 막창을 굽고 술 한잔 하면서
온갖 달콤한 이야기를 조잘거리고 싶다.
나는 망상을 떨쳐내고 쥬스를 한잔 마시려고 과일을 골고루 조금씩 썰어 넣었다.
아로니아 2T + 바나나 작은 것 한개 + 사과 반쪽+ 콜라비 약간 + 야쿠르트 3개
장 선생님이 텃밭에서 경작한 아로니아 열매를 한봉지 갖고 와서 쥬스를 만들려고 쥬스 전용
작은 믹서기를 한개 샀다. 쥬스는 색상도 이쁘고 아주 맛있게 잘 갈아졌다.
글구보니 장 선생님이 텃밭에서 캐온 고구마도 한 소쿠리 주시기에 고구마 굽는 냄비도 샀다.
가스불에 고구마를 굽는 냄비는 생선을 굽는 것에도 안성맞춤이었다.
쥬스를 만든 아로니아 열매도 사연이 있다.
얼마전 거의 2년 만에 장 선생님을 만났을 때 그분은 마침 꽃차를 배우는 중이라면서
꽃차를 종류별로 10가지 주셨다. 그중 메리골드 꽃차는 눈에 좋다고 하기에 나는 거의 매일
메리골드 차만 마셨다.
며칠 후 장 선생님과 통화를 하면서 메리골드 꽃차가 눈에 좋다고 하니까 조금더 달라고 했더니,
나중에 담아 왔는데 보니까 왠걸, 까만콩이었다. 어? 이거 까만콩 아닌가요? 라고 묻자,
선생님은 메리골드 꽃차 많이마시면 부작용 있어서 이번에는 '아로리아 열매'를 가져왔다고 하는 거였다.
그 당시는 약간 섭섭했지만 오늘처럼 여러가지 과일을 넣고 믹서에 갈아 마시니 색상도 예쁘고 맛있어서
섭섭함을 잊어버렸다.
장 선생님은 나에게 '꽃'이다. 아름다운 향이 은은하게 배어나오는 소담스러운 '꽃' 이다.
지난 1월 1일, 장 선생님은 작은 아이스박스에 떡국 거리를 가져와서 나를 감동시켰다. 떡국 국물도 사골을 우려낸
진국이었다. 특히 민간요법이기는 해도 코로나 19에 좋다는 '고춧대 차'를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도 가져와서
나를 감동시켰다.
*참고 : 코로나 19 예방엔 '고춧대차' 식용불가, 홍보 한의사 고발 고치. (매일신문 2021. 01. 19일자)
붉은 빛깔의 '아로니아 쥬스'
인정이 느껴져서 더 맛있고 좋기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