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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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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통찰, 자유 게시판 스크랩 3357.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7- 일상처럼 편안함이 주는 의미/ 최복현
김사랑 추천 0 조회 53 16.02.27 06:57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7. 일상처럼 편안함이 주는 의미/ 최복현

   

궁여지책이란 말이 있습니다. 궁하면 통한다는 말과 같은 의미지요. 이를테면 뭔가 자신에게 부족한 것이 있다 느낄 때 그는 무언가를 찾으려 하고, 무언가를 얻으려 애를 씁니다. 그래서 그는 새로운 무언가를 얻거나 만들어 냅니다. 추운 사람은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불을 만들든, 은신처를 찾든, 덧입을 무언가를 찾든 합니다. 그렇게 하여 그는 지금보다 진일보한 생각을 합니다. 진일보한 방법을 찾아냅니다.

 

반면 일상에 익숙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완전자동으로 삽니다. 그에게 자부심이 있다면 '나는 눈감고도 이 일을 할 수 있어'라거나 '이젠 익숙해서 식은 죽 먹기야'라고 할 겁니다. 그는 이제 그 일을 잘할 수 있지만 다른 일엔 관심조차 없습니다. 그렇게 그 일로 평생을 보내거나 그 일이 더 이상 의미가 없을 때는 할 일 없이 살아가야 할 겁니다. 더 이상의 진보도 없고 발전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무엇에든 궁한 사람이 좋습니다. 배부름보다는 약간의 고픔, 충만하다는 생각보다는 무너가 부족하다는 생각, 그런 비임이 나를 진보하게 합니다.

 

<연금술사>의 산티아고는 아직 충만한 사람입니다. 그는 지금 생업에 충실할 뿐 다른 꿈이 없습니다. 다른 양치기들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그가 다른 양치기와 다른 점이 있다면, 꿈을 잘 꾼다, 책을 읽을 줄 안다는 점입니다. 양치기들이 책을 읽지 않는 건 양들이 책보다 더 많은 것을 가르쳐주기 때문이랍니다. 양들은 양치기에 익숙한 건지, 양치기가 양들에 익숙한 건지 모를 편안함으로 일상은 계속됩니다. 별 다른 일이 없는 삶, 그것을 우리는 일상이라고 부릅니다.

 

그런 양치기인 산티아고에게 새로운 욕구가 있다면 '자기 눈 앞에서 깎은 양털만 사는 상인의 딸인 검은 머리의 소녀와 함께 한 마을에 정착하여 살고 싶다'는 생각뿐입니다. 그러면 하루 하루가 새로울 것 같다는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참 소박한 꿈입니다. 아마도 누구나 그런 꿈을 꿀 겁니다. 소녀와 함께 살면 더 이상 다른 욕망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혼자서 자유롭게 새상을 떠돌아다니는 즐거움조차 잊고 살 것 같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그렇게 소박한 꿈을 꾸는 사람, 그는 적어도 어느 책의 주인공이 될 수는 없을 겁니다. "양들은 스스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일이 전혀 없을 거야. 그래서 항상 나와 함께 있는 것일 거야."라고 그는 생각합니다. 사람이 아닌 다른 동물들이라면 먹는 문제, 어디에 거주하는 문제만 해결되면 다른 생각을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니까요. 양들도 마찬가지로 주거는 양들이 마련해주니까 그저 물과 먹이만 해결하면 다른 일은 생각할 이유를 느끼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하루 하루 다른 생각 없이 양들은 살아갑니다.

 

더 이상 욕망이 없는 사람, 아니 양치기는 양들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는 더 이상 그 무엇의 주인공이랄 수 없습니다. 사람이 양들과 다른 것은 끝없이 꿈을 꾸고, 끝없이 욕망을 키운다는 점입니다. 그것이 비록 사람을 괴롭게 하는 일이긴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무료감을 느끼고, 권태에 빠져 우울한 삶으로 들어갑니다. 물론 양들처럼 단순한 사람들도 있긴 합니다. 전혀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그럴 수 있습니다.

 

보편적으로 사람은 아담과 이브처럼 욕망을 먹은 사람들입니다. 아담과 이브가 에덴의 사과를 먹음으로써 욕망을 알았던 것처럼, 그리스 신화에서 판도라가 욕망의 상자를 열은 것처럼, 인간은 늘 욕망을 알고, 그 욕망을 체우려 합니다. 그러니 늘 현실에 만족하려는 안일함에서 일어나 자신을 적당히 괴롭히며 삽니다.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는 자신의 무력감을 깨닫는 날이 옵니다. 그러면 이제까지 눌려 있었던 끔찍한 욕망의 덫에 걸려 한꺼번에 괴로움을 겪어야 할 테니까요.

 

책을 읽을 줄 아는 산티아고는 우리에게 일상에 젖어 사는 삶이 얼마나 위험한지 이렇게 속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만일 어느 순간 내가 괴물로 변하여 양들을 차례로 죽인다 해도 양들은 자기 친구들이 거의 다 죽고 난 후에야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알아차릴 거야. 그건 다 내게만 의지해 본능에 따라 사는 법을 잊어버렸기 때문이야. 내가 자기들을 먹여주니까."-<연금술사> 중에서-

-최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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