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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중들은 법왕루 좌우 정면으로 향하는 원빈 스님의 시선에 눈을 떼지 않으며 강연에 몰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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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세요?”
당돌했지만 거침없었다. 낯설었지만 신선했다. 젊었지만 내공은 얕지 않았다. 스님은 ‘둥글 원’자에 ‘빛날 빈’자를 쓰는 법명부터 소개하며 기대감에 찬 대중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서울 강남을 대표하는 천년고찰 봉은사 법왕루에 착석한 800여명과 야외법석에 자리한 청중 500여명은 원빈 스님을 박수로 맞이했다. 스님은 4월26일 오전 11시 봉은사(주지 원학 스님)와 법보신문(대표 남배현)이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기획한 ‘힐링멘토와 함께하는 행복여행’ 두 번째 멘토로 법석에 올랐다.
4월26일 행복여행 두번째 멘토 행복해지는 키워드 3가지 설법 스승·서원·화안애어 제시해 공감 “지금 우리가 하는 작은 성의는 한 생명 살리는 큰 보시” 울림 27일 정목 스님 법석 기대감 UP
행복여행 법석에 오른 예비 힐링멘토 원빈 스님은 대중에게 익숙한 스님은 아니었다. 그러나 스님은 출가 후 부처님 제자로서 ‘행복 파종’이라는 한 길을 걸어왔다. 중앙승가대를 졸업한 뒤 육군 군종장교로 임관해 군장병들에게 행복의 길을 안내했으며 전역 후에는 템플스테이, 강연, 법회를 꾸준히 이어오며 ‘행복’을 키워드로 대중들과 마음을 나눠오고 있다.
그동안 SNS에 게재한 글들을 엮어 에세이집 ‘같은 하루 다른 행복’을 출간했고, 최근 ‘극락추천서’를 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스님은 현재 BBS 불교방송 TV에서 ‘불교인문학’ 강연을 진행 중이며 본지 ‘세심청심’ 연재로 시청자와 독자들을 만나며 마음을 평화롭게 다스리는 말씀을 전하고 있다. 스님은 행복문화연구소장이자 행복명상 지도법사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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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가지 행복 키워드를 메모하는 청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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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빈 스님을 소개하는 내용을 듣던 청중은 금세 행복 키워드 3가지를 설하는 스님 강연에 몰입했다. 수첩과 펜을 들고 메모를 하고 좌우와 정면을 향하는 스님 시선에 눈을 떼지 않았다. 스님은 ‘마하 망갈라경’에서 전하고 있는 부처님 말씀을 옮기며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스승의 존재, 인생의 방향을 정하고 이끄는 올바른 서원, 베푸는 삶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먼저 스님은 자신의 사례를 들며 스승이 중요한 이유를 강조했다. 대인기피증을 앓던 스님은 천안 광덕사에서 한 달간 머물던 시간에 만난 스승의 이야기를 전했다.
“광덕사에서 만난 스님 두 분은 정말 잘 웃던 스님이었습니다. 그런데 법당에 앉아 좌선을 할 때면 그렇게 고요했습니다. 그 순간 절 전체가 고요해졌습니다. 대인기피증이 있던 저는 스님과 대화하기 위해 보름을 기다렸습니다. 사건은 수박 한 쪽을 먹을 때 생겼습니다. 한 스님이 물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가 왜 만났는지 아시나요?’ 당연히 알 리가 없었지요. 스님은 또 물었습니다. ‘전생에 도반이었는데 당시 이 약속을 한 사실이 기억나시나요?’ 전 그 때 번개 맞은 것처럼 등줄기가 찌릿했습니다. 그 순간 저는 스님과 도반이 됐습니다.”
청중들 눈빛에 흐르던 강한 공감은 두 손을 마주치게 했다. 박수가 터졌다. 원빈 스님은 “힘들었던 상황들과 모든 번뇌가 일시에 사라졌다”고 했다. 그리고 “이런 경험을 줄 수 있는 스승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인생이 바뀐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당부했다. “의지할 만큼 믿는 스승이 없다면 당장 만드십시오. 지금 생각나는 그 분께 연락하고 찾아가 뵙고 인사 드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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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여행 두 번째 힐링멘토로 나선 원빈 스님의 강연은 청중들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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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로 출가한 원빈 스님 이야기는 청중을 올바른 서원으로 안내했다. 지대방에서 만난 한 도반의 출가사연이 청중의 가슴을 뜨거운 환희로 적셨다.
“놀기 좋아하던 스님이 대학에 들어가 자유를 만끽한 뒤 갑자기 친구들에게 출가를 선언했답니다. 친구들은 믿지 않았고 그 스님은 한 마디를 던졌다고 하네요. ‘보물지도를 발견했다. 안 가봐서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다. 지도를 따라 한 번 가보고 보물이 있다면 돌아와 나눠주겠다.’ 스님은 출가하고자 해인사로 향했고 발심을 단단히 하고자 맨발로 가야산에 올랐답니다. 그렇게 눈물이 났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상에 올라 해인사로 내려가는 길에는 또 그렇게 웃음이 나더랍니다. 왜 그럴까요?”
가야산에 오를 때 눈물은 아쉬움과 후회, 두려움이었다. 원빈 스님 도반은 출가가 올바른 길이라는 생각은 변함없지만 대학서 누리던 쾌락이 아까웠다. 그러나 정상에서 내리막에 발을 내딛는 순간, 결정이 여물었고 해인사로 내려가는 발걸음에는 다른 무언가가 도반을 찾아왔다고 했다. 환희였다. 원빈 스님은 “본인 인생을 바꾸는 스스로의 결정”이라며 “인생은 간절히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서원은 그 인생의 나침반이다”고 말했다.
청중의 환희는 눈물이 됐다. 손수건으로 손으로 흐르는 눈물을 훔쳤다. 더러는 시큰해진 눈시울이 뜨거워 차라리 눈을 감았다. 행복 키워드 세 번째였던 베푸는 삶을 이야기하던 중 원빈 스님이 든 사례 때문이었다. 스님은 “자기 위치에서 사소한 일이 한 생명을 살릴 수도 있다”고 거듭거듭 강조했다.
“백혈병에 걸린 아들을 둔 미혼모가 있었습니다. 평소 소방관이 꿈이던 아들을 위해 엄마는 무작정 소방서를 찾아가 사연을 얘기하고 부탁합니다. ‘출동할 때 한 번만 아들을 소방차에 태워주세요.’ 소방대장은 작은 사이즈의 소방복을 준비했고, 화재 현장마다 일일 소방관으로 미혼모의 아들과 함께 했습니다. 언론에 대대적인 보도가 있었고 백혈병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던 그 아이는 3개월을 더 살았습니다. 죽음을 앞둔 하루 전이었습니다. 병원 간호사가 소방서에 전화를 걸어 또 부탁을 했습니다. ‘소방관 1명이라도 아이의 임종을 함께 해주세요.’ 소방대장은 전 대원에게 정복을 입히고 찾아왔습니다. 병원 창밖에서 기립한 대원들은 ‘우리의 동료를 보낸다’는 의미로 거수경례를 올립니다. 그리고 ‘저도 소방대원이죠’라고 묻는 아이를 향해 ‘당신은 우리의 영원한 동료입니다’라고 전합니다. 아이는 웃으며 눈을 감았습니다.”
원빈 스님은 “부처님이 강조한 보시바라밀은 어렵지 않다”고 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존재며 작은 성의도 큰 보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스님은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화안애어(和顔愛語)가 있다”며 “상대방에게 꽃 같은 얼굴로 예쁜 말을 건네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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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중들은 기립했다. 그리고 원빈 스님을 박수로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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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중은 기립했다. 그리고 끝없는 박수로 원빈 스님을 배웅했다.
혜민, 원빈 스님 법석으로 절반의 여정을 지난 ‘힐링멘토들과 함께하는 행복여행’이 연일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세 번째 멘토 정목 스님의 강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행복여행은 4월27일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의 저자 정목 스님, 4월28일 한국명상심리상담연구원장 서광 스님 법석으로 이어진다. 오전 11시 시작하는 행복여행 좌석은 1시간 전이면 매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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