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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서울대 약대 특기자 전형 합격자 수기입니다. 참조하세요!
-서울약대를 향해 달려왔던 기억.
전 고1 중후반에 서울약대로 가겠다고 마음먹었고, 그 후 줄기차게 거침없이 서울약대를 향해 공부했습니다. 그것은 마음속에 튼튼한 원동력이 있는 것과 같았습니다. 공부하기 귀찮아져서 책을 던져놓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가도, '서울약대!'라는 단어가 떠오르면 다시 책상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목표대학의 설정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부를 하는 목표를 줌으로서, 공부하기 위한 의지를 주기 때문입니다. D-100 목표대학도 서울약대 정시, 서울약대 수시2 이렇게 등록했습니다.
내신은, 대부분의 분들이 그러했듯, 최선을 다했습니다. 내신은 관리할 때의 점수와 관리하지 않을 때의 점수가 매우 다릅니다. 달리 말해, ‘노력해서 관리하면 다 잘 될 꺼에요’. 저의 경우, 고1 때 처음으로 본 모의고사에서 내신에 비해 높은 수준의 점수를 받고, ‘이제 내신만 열심히 하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내신 관리에 신경쓰기 시작했습니다. 만약 제가 ‘수능이 잘 나왔으니 내신보다는 수능에 힘써야 겠다’라고 생각했다면, 오늘의 저는 없었을 것입니다. 아무튼 그렇게 마음먹은 저는 한문, 도덕, 국사 등 수능과 관계없는 과목도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점수를 유지하는데 힘썼습니다.
8차 교육과정에서는 내신이 더 중요해졌지요. 대학은 착실하고 노력하는 학생을 원하며, 그것은 내신 성적으로 어느 정도 평가가 가능합니다. 지금까지 내신을 소홀히 하셨던 분들이든, 열심히 하셨던 분들이든, 남은 내신 관리에 힘쓰셔야 할 것 같습니다.
수능 대비에는 그야말로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고1 때부터 메가스터디를 통해 여러 과목들을 예습하고 복습했습니다. 언어의 경우, 문제를 많이 풀면서 감각을 길렀고, 외국어는 감각을 기르면서 문법과 단어도 신경 썼습니다. 비록 전 고3이 되어서야 단어 암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긴 했지만, 단어는 고1, 2때 착실히 암기하는 것이 고3 때를 위해 가장 좋을 듯합니다. 전 1,2학년 때 단어 외우기를 안한 바람에 고3 때 외국어 자습시간을 전부 단어를 위해 투자해야 하는 불상사가 생겼으니까요. 그래도 어쩌면 이 말이, 아직 어휘력이 약한 예비 고3분들께 하면 된다는 희망을 주는 말일지도 모르겠네요.
고2 때에도 고3 때 배울 것을 미리 익혔습니다. 학교에서 과학 심화반에 들어가 물리2를 예습했고, 학원과 메가스터디에서도 선행학습을 했습니다. 그러나 고2 과목들을 더 열심히 한 것은 물론입니다. 선행학습 때 가볍게 배운 것을, 학교수업과 복습을 통해 확실하게 마스터했습니다. 고2인 학생이 고2 때 배우는 것보다 고3 때 배우는 것에 더 무게를 두고 공부하면 주객전도가 되겠지요. 그리고 학원에도 열심히 다녀 실력을 쌓는데 주력했습니다.
그렇게 공부하다보니 어느덧 고3을 앞둔 겨울방학이 되었습니다. 메가스터디 이벤트에서 받은 PMP 덕에 화장실(학교 화장실 아닙니다...)에서도 예습할 수 있었습니다. 친구들과 영단어 문제를 주고받다가 본인의 실력이 상당히 떨어진다는 것을 알고 정신적 충격을 받은 저는, 학원에서 받은 영어 어휘책을 마구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진작에 외워두지 않은 것이 후회스럽더군요. 언어의 경우, 문법 관련 강의를 들어보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별 도움이 되었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수학은 학원 문제들을 풀었는데, 그야말로 무한의 문제(...훗)였습니다. 수학은 문제를 많이 풀어봐야 실력이 늘지요. 과탐도 예습과 복습에 힘썼습니다. 겨울방학은 참 빨리도 지나가더군요.
고3이 되었습니다. 언어는 이근갑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며 문제 풀면서 감각을 유지했습니다. 수학의 경우도 공식을 정리하면서 암기해야 할 것들을 다 암기했습니다. 문제풀기는, 학원에서 내주는 끝없는 숙제와 학교 숙제로도 충분했습니다. 일주일에 100문제 이상 풀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질리도록 풀어서 문제만 보면 풀이방법이 생각날 정도가 되도록요. 이는 수능에서 나올 참신한 문제들을 풀기 위해 두뇌회전력과, 쉬운 문제를 빨리 풀어내는 능력 등(한마디로 내공)을 기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과탐의 경우 물리2와 화학2를 공부해가면서 1과목들의 개념을 총정리했습니다. 그리고 과탐 전 과목에서 아리송했거나, 헷갈렸던 것들을 한 공책에 정리했습니다. 예를 들면 ‘MgSO₄가 앙금인가 아닌가?’ ‘간문맥에는 판막이 있나, 없나?’ 이런 것들 말입니다.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은 대개 하이탑에 다 나와있었고, 없는 것은 선생님께 질문해서 채웠습니다. 이 공책은 수능이 다가오면서 암기를 시작했습니다. 과탐은 아무리 문제를 풀어도 개념이 어설프면 점수가 안나오지요. 전 집에 풀다 만 문제집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하이탑만 계속 읽었습니다. 쌓이는 고3 스트레스는 대개 먹을 것으로 풀었고, 모의고사 날이나 학교시험이 끝난 날에는 어김없이 친구들과 놀러 나갔습니다.
수시를 쓰게 된 것은, 정시를 위해 노력하던 중 주어진 기회였습니다. 서울대 전형에는 지역균형 뿐만 아니라 특기자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점수 환산을 해보니 제 내신이 189정도 나오더군요. 내신 대결이 치열한 지역균형은 기회조차 받지 못했지만, 면접은 좀 어려워도 내신 경쟁은 덜한 수학,과학 5% 특기자로는 지원 할 수 있었습니다. 자기소개서를 쓰고 고치고 쓰고 고치고 하다보니 일주일이 걸리더군요. 서류들을 발송한 뒤에는, 수시는 당분간 잊고 수능 공부에 힘썼습니다.
수능 D-100이 되자, EBS 10주 완성과 Final들을 사다가 풀면서 감각을 유지하고 시간관리하는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Final은 대체로 어렵더군요. 언어는 그저 그랬고, 수학은 좀 어려웠고, 외국어는 많이 어려웠습니다. 단어도 심히 어려운 게 많았고, 시간 안에 풀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정작 수능에서는 그 정도로 어렵게 나오지는 않더군요. 그래도 어려운 문제를 풀어본 경험은, 평범한 문제가 쉽게 보이도록 만들었고, 수능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과탐 파이널은 그다지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반장, 부반장에게 건의해 쉬는 시간에도 조용히 공부하기로 반 아이들 전체와 약속했습니다. 그 전까지는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뛰어다니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지만, 대학을 위해 포기한 거지요. 우리 반이 열공모드에 들어가자, 다른 반들도 그러더군요. 뿌듯(?)..
수능이 50일 정도 남았을 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기 시작했습니다. 11시, 늦어도 12시에는 잠자리에 들었고, 7시에 일어나서 8시 반 쯤에 머리가 완전히 맑아질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수능이 일주일 정도 남았을 때, 외우던 영단어 책을 다시 한번 정리하고, 지금까지 봤던 모의고사들을 훑어보았습니다. 정리해둔 공책들을 암기하기 시작했습니다. 감각 유지에 더불어, 하이탑과 정석을 보며 혹시 놓쳤을지도 모를 개념들을 낱낱이 확인했습니다. 확실히, 수능이 그리 가까워지니 공부가 잘 안되더군요. 남는 시간엔 긴장 해소를 위해 놀기도 했습니다.
수능 전날엔 학교에 가서 선생님들께서 아이들에게 주시는 축복을 받고 집으로 왔습니다. 시험장소가 집과 가까웠으므로, 굳이 예비소집에 가지는 않았습니다. 집에서 수능 당일 가져갈 가방을 신중하게 챙기면서 뒹굴거리다가, 8시 쯤에 일치감치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러나, 개가 짖는 소리에 긴장이 겹쳐서, 2,3시가 넘어서야 겨우 잠자리에 들었다고 기억합니다.
수능 당일, 7시 쯤 일어나 아침을 먹었습니다. 시험을 볼 학교로 가서 담임선생님과 다른 선생님들을 뵙고, 8시 쯤에 일치감치 교실에 들어가 앉았습니다. 간식으로는 해바라기 씨(초콜릿 입혀진 거)와 매실차(시원한 거)를 챙겼습니다. 앉아있다가(공부 될 리가 없죠) 밖으로 나와 우리 학교 친구들도 보고 서로 축복해주었습니다.
1교시 시작 전 시원한 매실차를 마셔 머리를 상쾌하게 하고, 수능을 치렀습니다.
집에 와서 채점해보았는데, 언어 98, 수리 미적분 96, 외국어 95, 물리1 43, 화학1 48, 화학2 45, 생물1 50으로 총점 475가 나왔습니다. 평소대로 나와서 기뻤습니다.
다음날, 서울대 수시 1차 발표가 났고, 합격 사실을 알았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면접 대비에 들어갔습니다. 메가스터디로 구술면접 강의를 들었는데, 듣다보니 대부분이 이미 수능 공부를 하면서 하이탑에서 알게 된 것들이었습니다. 어차피 학생의 내공을 평가하는 면접시험인데, 강의를 들어 요령만 익히면 뭐하나 싶어서 그 강의를 그만두었습니다. 그리고 혼자 하이탑을 정독하며 면접날을 기다렸습니다.
면접 전날 예비소집을 가보았습니다. 서울대는 넓더군요. 약학대학 건물에 가니, 수험표를 주었고, 그게 끝이었습니다. 면접 당일날 서울대로 가는 길에서 헤매지 않도록 하는데 도움이 된 정도였습니다.
면접 당일, 대기실에서 기다리다가, 문제를 받고 30분 쯤 생각한 뒤, 15분 동안 교수님 앞에서 문답을 했습니다. 문제는 매우 어려웠습니다. 70%정도는 어떻게든 풀었지만 나머지는 거의 손만 대 본 수준이었습니다. 그래도 고3으로써 화학에 대해 알아야 하는 건 다 알고 있다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 덕분에, 교수님들 앞에서도 그다지 긴장하지 않고 아는 대로 답할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께서 하신 질문 중 가장 어려운 것은 아레니우스 식에 대해 묻는 것이었는데, 당시엔 생각이 나지 않았지만 그것도 하이탑에 ‘더 알아보기’로 나와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서울대 화학 면접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일반화학 같이 고3의 수준을 넘어가는 것은 하지 마시고, 그저 하이탑만 충실히 공부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별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생각보다 많이 어려웠고, 특기자 전형이 특목고 아이들이 많이 지원하고 붙는 전형이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며칠 후 붙었다는 통보가 왔습니다. 정시로 가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뜻밖의 수확이라 정말 기뻤습니다.
흔히들 ‘내공이 쌓인다’라는 말을 사용하곤 합니다. 이것은 공부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과목에 대해 낱낱이 꿰뚫고 있는 사람에게는 내공이 쌓여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노력만 하면 누구나 쌓을 수 있습니다. 개념정리와 문제풀이를 반복하다가, 그 과목의 문제를 풀면서 더 이상 어렵지 않고 뭔가 편안한 느낌이 드는 경지(...)에 이르게 되면 내공이 쌓인 것이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내공에는 최대값이 없다는 것입니다. 과목을 완전히 마스터했다는 것은 시험에서 만점 내지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는 것일 뿐, 100% 그렇게 점수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 했다는 느낌이 확실히 들도록 공부한 뒤에도, 한두 문제씩 실수로 또는 어려워서 틀리곤 합니다. 이런 문제들을 맞추기 위해서는, 만점 이상의 경지를 목표로 하셔야 합니다. 100미터 달리기 경주에서, 선수들이 결승점을 넘어 서너 발자국 앞을 목표지점으로 삼고 뛰는 것을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이 말은 결국, 자신이 어느 정도 뭔가를 이루어냈다고 해서 안심하거나 자만하지 말라는 말과 같습니다. 사실, 전 오히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아직 더 배워야 할 뭔가가 있다는 불안감과 압박감이 느껴지곤 했습니다.
저는 내공을 쌓기 위해 예습과 복습을 철저히 했습니다. 즉, 반복해서 공부했습니다. 반복을 통해 지식을 자신의 마음 속에 확고하게 새겨넣으면 문제가 잘 풀리지 않을 수가 없지요.
예습을 하실 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하십시오. 어떤 과목도 처음 배웠을 때부터 마스터 할 수 없을 뿐더러 할 필요도 없습니다. 예습을 하면서 울트라 하이퍼 그레이트 초 아드레날린 어려운 문제들을 풀면 겁만 생깁니다. 그저 ‘앞으로 이런 것들을 배우겠군’ 하는 정도로 훑고 넘어가듯 공부하시면 충분합니다. 또, 예습하실 땐 '이것은 쉽다'라고 자기암시를 하시길 권장합니다. 어렵다고 생각하시면서 공부하면 정말 어렵게 느껴지고, 포기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쉽다고 생각하시면서 해야, 이해할 용기(?)도 생기고, 공부도 잘됩니다.
학교수업은 정말 충실히 해야합니다. 많은 학생분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학교수업을 단지 내신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생각하시던데요. 첫째 이유로 선행학습이 있습니다. 이미 배웠기 때문에, 대충대충 해도 된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사람의 머리는 스펀지가 아니라서, 모든 것을 순식간에 다 빨아드릴 수는 없습니다. 선행학습 한 번 했다고 과목을 마스터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입니다. 오히려, 제가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선행학습을 가볍게 하고 학교 수업에서 확실하게 공부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다음으로 밤에 있을 학원수업을 듣기 위해 잔다고들 하시던데요. 이것은 선생님에 대한 예의 문제는 둘째치더라도, 심한 낭비입니다. 학원에 다니시려면 학교수업을 완벽히 하시고 가셔야 합니다. 정 피곤하시면 학원을 끊으시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돈(학원비)과 학교수업 두 가지를 모두 포기하시면서 학원에 가시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 보입니다. 학교 선생님들도 잘 가르치시는 선생님이 얼마든지 많습니다. 사실, 우리 학교 선생님들 중 객관적으로 못 가르치신다고 생각되는 분은 없었습니다.
물론 어딘가에는 실제로 실력이 다소 떨어지시는 선생님들도 있으실 것이고, 그 경우에 혼자 자습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수업시간에 그 선생님한테 찍히지만 않는다면 말입니다. ~_~
학교 수업도 중요하지만, 학원이나 인터넷 강의도, 이왕 들을 거라면 확실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메가스터디 강의를 들으실 때는, 절대 권장 진도율보다 늦춰지지 마시기 바랍니다. 일주일 중 무슨 요일 몇시부터 몇시까지, 이렇게 시간을 정해놓고, 그 시간엔 온리 메가스터디만 고고씽하는 겁니다. 인터넷 강의를 시간 날 때 듣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던데, 그렇게 하시다간 강의가 미루고 미루고 미뤄져 결국 연장신청을 하게 되는 일이 빈번해지실 것입니다. 수업료를 냈으면 본전을 찾아야지요. 선생님께서 수업하시는 내용을 확실히 자기 것으로 만드시기 위해선, 진도를 빨리 나가셔서 수강 기간 내에 한번 더 들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복습은 야자시간을 이용하세요. 전 야자시간이 빼고 싶으실 때마다 목표대학을 생각하시면서 뿌리쳤습니다(물론 놀고 싶어서 야자를 뺀 적이 전혀 없다고는 말 못합니다). 집에서 인강을 들으실 생각이시거나 학원에 가실 생각이 아니라면, 야자를 하시기 바랍니다. 야자시간은 대략 5시부터 10시까지 실컷 공부하실 수 있는 쓸모있는 시간입니다. 이 시간을 이용해서, 부족한 개념을 정리하고 문제들을 섭렵하세요. 복습하실 때 중요한 부분에 밑줄을 그으시든, 형광펜줄을 그으시든, 별표를 치시든 아무튼 알기 쉬운 표시를 해서 외우시는 기본적인 센스는 필수입니다.
전 시험기간이 되면 항상 개념정리가 아닌 문제집 풀기부터 시작했습니다. 문제를 풀면 몰랐던 것을 알게 되어 개념이 확고해지고, 개념이 확고하면 문제를 잘 풀 수 있게 됩니다. 제일 기본적인 필수개념들은 수업시간에 다 쌓아두었으니, 우선 문제집을 풀어서 모르고 있는 게 뭔지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나서 틀린 문제에 신경쓰면서 개념을 정리하고, 문제집을 풀고, 다시 개념을 정리하는 것을 반복했습니다. 그렇게 시험보기 3,4일 전까지 전과목을 마스터하니 안정적으로 시험을 볼 수 있게 되더군요.
문제를 푸시면서, 틀리는 문제가 생겼을 경우, 문제 번호 위에 틀린 이유를 적어놓으세요. ‘단순 계산미스’나 ‘GG(도저히 못 풀겠어서 문제풀이를 포기한다는 뜻)’처럼 간단하게 쓰셔도 좋고, ‘log의 밑이 1이 되면 안된다는 것을 까먹었다’라고 길게 쓰셔도 좋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문제집 맨 앞 페이지에 통계를 내보는 거죠. 틀린 68개의 문제 중 40개의 문제가 계산 미스, 10개가 숫자를 세면서의 실수... 이렇게요. 그럼 자신이 뭐가 약한지 알 수 있죠. 40개가 계산 미스라면 아무래도 구몬이나 눈높이를 푸셔야겠네요..(농담이에열) 이 방법은 특히 수학에 좋습니다. 사실, 오답노트를 만들기 귀찮아서 고안한 방법이었는데, 확실히 큰 도움이 되더군요.
암기를 하실 때는 다른 것과 연관지어 외우시면 잘 외워집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은 이해해서 외우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산소가 헤모글로빈과 잘 결합되는 조건을 외워봅시다. 우선 산소가 많고 이산화탄소가 적어야겠지요. 그리고 이산화탄소가 물에 녹으면 산성이 되어 pH가 낮아지므로, pH가 높아야 한다는 조건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온도가 낮아야 한다는 조건은, 폐에 들어오는 공기의 온도가 체온보다 낮다는 것에서 알 수 있습니다. 기온이 올라가면 산소결합이 잘 되지 않아서 헐떡이게 되지 않습니까? 이렇게 산소결합조건을 이해해서 외웠습니다. 다 알고 계셨던 건가요? 그렇다면 전 삽질했네요 -,.-; 아무튼 하나하나를 외우는 것보다는 유기적으로 이해해서 외우는 것이 좋습니다.
문제를 푸시는 알고리즘을 스스로 만들어내시는 것은 문제푸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즉, A->B->C 라는 단계가 있을 때, A->C라는 방법을 만들어내는 거죠. 예를 들어, 화학2 전지를 다룰 때, 두 금속의 표준환원전위가 주어지면, ‘전압을 구하기 위해 (-)를 붙여야 하는 쪽(빼는 쪽)이 -극이 된다.’라는 거죠. 본래 ‘산화되는 쪽이 -극이 되고, 환원전위가 작은 쪽이 산화가 잘된다. 전압을 구할 때는, 값을 양수로 만들기 위해 환원전위가 큰 쪽에서 작은 쪽을 뺀다.’ 인데, 이를 중간과정을 잘라낸 거죠. 환원전위가 1.4V인 금속과 -0.8V인 금속이 있으면, -0.8을 빼야 전지 전압 2.2V가 나오므로, -0.8V짜리 금속이 -극이 됩니다. 이런 것들을 만들어 놓으면, 시험에서 문제 푸는 속도를 1초라도 줄일 수 있어 편리합니다. 수학과 과탐과목엔 이런 것을 만들 수 있는 경우가 매우 많더군요. 한번 찾아보세요. 스스로 만들어내면 암기도 잘 되겠지요. 그렇다고 해서, 중간과정을 머릿속에서 다 지워버리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 원리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 사용하세요. 나중에 면접에 가서 ‘빼는 쪽이 -극이므로~’ 라고 설명하면 교수님들이 황당해하시겠지요?
문제를 푸실 때, 실수를 줄이기 위해 마음의 소리(..조석님이 생각나셨다면 당신은 이미 리플을 달고 있습니다)를 사용하세요. 문항을 읽을 땐 마치 죄를 지은 사람을 보듯 노려보면서 틀린 부분을 찾습니다. 이 때, ‘이 문장은 틀린 곳이 있다’는 가정 하에 날카롭게 읽으셔야 합니다. 그러다가 틀린 문항이 나오면 속으로 이렇게 과장해서 외치는 겁니다. ‘아니 이건 이렇게 되야 하잖아? 이게 맞을 리가 없잖아!!’ 어차피 마음 속에서 하는 말이니, 욕을 하셔도 좋습니다. 그러면서 틀린 문항에 틀리다는 표시를 하는 겁니다. 틀린 부분이 없다는 게 확실해지면 ‘넌 좋은 문장이구나’라고 속으로 문항에게 지금까지의 의심에 대해 사과하세요. 그렇다고 시간을 오래 끌면 안됩니다(- _-). 위의 생각들이 순식간에 지나갈 수 있도록 연습하세요. 좀 바보 같아 보여도, 아무 생각 없이 문제를 푸는 것보다 실수가 줄어들더군요.
시간분배의 측면에서 봤을 때, 전 하루에 자습 가능한 시간을 대강 5등분해서, 하나는 언어, 하나는 수학, 하나는 외국어, 하나는 과탐에 쓰고, 나머지 하나는 그 때 해야겠다고 생각되는(속되게 표현하면 '땡기는' 이라고도 하죠) 과목에 투자하라는 모 선생님의 시스템에 따라 공부했습니다. 점수가 너무 안나오는 과목이 있다고 쳐도, 그 과목에만 집중하면 다른 과목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과목에 고르게 기본적인 시간배분을 한 뒤 떨어지는 과목을 보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생각했고, 그를 따랐습니다.
마지막으로, 고3 때는 스트레스를 받지 마세요. 놀고 싶으면 놀고, 먹고 싶으면 먹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놀기만 하고 노력은 하지 않는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없겠지요. 놀 때는 노는 대신, 공부를 할 때엔 최상의 컨디션에서 능률적으로 하세요. 집중도 안되는데 5시간 동안 책상위에 앉아 공부하는 척만 하며 시간낭비 할 바에야, 나가서 실컷 놀고 돌아와 1시간 제대로 공부하는 게 훨씬 낫습니다. 물론 가장 바람직한 것은 5시간동안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 재미있는 친구들과 같은 반이 된 덕분에 1년 내내 즐거웠습니다. 만약 1년동안 암울한 분위기에서 공부만 했다면 결과는 지금처럼 좋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학교 3학년 2반 친구들에게 진심으로 고맙고, 즐거웠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끝으로, 지금까지 절 지켜보시며 응원해 주셨던 부모님과, 가르쳐 주신 학교 선생님들, 학원 선생님들, 메가스터디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대학에서도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수험생 여러분들도 열심히 하셔서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첫댓글 광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