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기도 드리며(연말의 어느 하루)~♡
「6~70년대에 머문 감사와 행복한 삶」
해남이희복
즐거운 마음으로 오전에 집안 정리를 마무리하고, 오후에 2시 20분 버스를 타려고 일찍 집을 나섰다. 평상시에 2시 15분경에 나가면 20분에서 25분 사이에 버스가 도착한다. 그래서 오늘도 여유를 가지고 출발을 했는데, 갑자기 중요한 물건을 두고 와서 다시, 돌아왔다가 물건을 가지고 나가느라 시간은 급하지만, 다리를 다쳐 뛸 수가 없어서 최대한 빠른 걸음으로 걸어서 갔다. 그런데 버스가 삼거리에서 이미 좌회전하여 내가 손을 흔들어도 운전사가 보지 못하고 가버렸다.
순간 오늘은 일이 안 되려나 보다 하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려다가 버스 운전사에게 전화했다.
“아저씨! 좀 기다려 주시면 안 돼요? 지금 가고 있어요.”
“예, 오세요.”
운전사는 고맙게도 이유도 묻지도 않고, 망설이지도 않고 대답하셨다. 그래서 절뚝거리며 삼거리까지 가서 쳐다보니 버스가 보이지 않아서 너무 멀리 갔으면 그냥 집으로 돌아가려고 다시 전화했다.
“아저씨! 어디까지 갔어요?”
“사거리 마트 지나서 아파트 앞입니다. 오세요.”
그래서 다시 절뚝거리며 최선을 다하여 갔는데, 이게 웬일인가. 나는 내 앞에 벌어진 상황에 할 말을 잃었다. 요즘 세상에 어떻게 버스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차들의 통행에 불편을 주면서 저를 위하여 후진하고 있었다.
지난번에도 1차선으로 가다가 길가에 서 있는 저 때문에 3차선으로 나와서 버스 정류장도 아닌 곳에서 저를 태워 주셨는데, 오늘도 운전사 아저씨의 특별한 배려로 나는 모세의 기적(?)처럼 버스를 탔다. 그런데 버스 승객 중에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계셔서 화를 내거나 언짢게 생각할 수도 있었는데, 아직도 숨을 헐떡거리면서 땀을 흘리며 자리에 앉는 나를 보면서 웃으며 말했다.
“내 평생에 버스가 이렇게 멀리 후진하는 것은 처음 봤다.”
그래서 나는 고개를 숙이며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더니, 아직도 웃으시며 괜찮다고 하신다. 요즘 나는 이렇게 실수할 때가 많다. 집에서 혼자 있으니 집을 나설 때는 전등를 껐는지, 수도와 가스는 잠겼는지, 그리고 문단속을 몇 번이나 확인하다가 보면, 오히려 중요한 물건을 두고 나가다가 되돌아오는 일이 자주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가끔 이렇게 정신이 없어서 한바탕 소동을 벌여도, 오늘처럼 버스가 기다려 주고, 하물며 후진하면서까지 특별히 배려해 주시는 고마우신 지유진 기사님과 웃으며 이해를 해주시는 연세 드신 승객들이 있어서 감사하고, 고마울뿐이다.
목적지에 도착하여 내리면서 다시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인사를 드리니, 오히려 연세 드신 분들이 손을 흔들며 위로해주신다.
그렇게 주변의 배려로 그때부터 즐겁게 시작하여 보람되게 하루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니, 현관 앞에 김장김치 한 포기가 정성스럽게 놓여있다. 나갈 때 보니까 골목 입구에 있는 집에서 김장하더니, 어김없이 올해도 가져온 것 같다. 내가 30여 년 동안 마을 어르신들에게 경로잔치와 경로여행을 해드렸더니, 그 보답과 옛정으로 주시는 것만 같다. 이렇게 이웃과 정겹게 지내다 보니 누구 것이라고 표시하지도 않고 말하지 않아도, 우리는 서로가 누구의 것인지 이심전심으로 알 수 있다.
그래서 감사하다고 전화를 드렸더니, 오히려 한 포기만 드려서 죄송하다고 한다. 나는 다행히 복이 많아 아직도 6~70년대 서민들의 정이 흐르는 골목에서 고향의 이웃들과 더불어 오손도손 살아가고 있으니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다.
오히려 함량 미달(?)인 다양한 인사들이 정치인이 되려고 우후죽순처럼 출판회와 기자회견을 하는 것을 보면 이해가 안 된다. 한 번뿐인 인생 왜 그렇게 사는지, 안타깝다는 생각마저 든다. 어쩌면 내가 바보인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아직도 6~70년대 머무는 정이 넘쳐 흐르는 내 주변에 항상 고마우신 지유진 버스 운전사와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신 승객들과 김치를 가져다준 골목 입구의 후배 같은 분들 덕분에 감사와 감동의 은혜로 보낸 즐겁고 행복한 하루였다.
그래서 하루를 정리하며, 또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드린다.
‘하나님!
선한 삶을 살아가는 서민들에게 건강과 행복한 일상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성령의 크신 은혜 베풀어 주시옵소서!’라고---♡
♡오늘도 믿음 안에서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