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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목)
07:58 파리 Gare de Lyon출발
숙소에서 6시 40분에 출발, Gare de Lyon (리옹역)에 도착했다. 리옹역도 지하철과 연결이 된다.
할아버지가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힘겹게 계단을 올라가기에 맞잡아 드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엘리베이터도, 에스컬레이터도 보이질 않는다.
사람들이 무거운 짐을 들고 계단을 오르느라 낑낑대고 있었다. 우린 배낭을 메고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리옹에서 유레일패스 개시를 했다.(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왼쪽건물 안쪽에 위치한 창구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키오스크(간이판매대)에서 산 커피와 빵으로 아침을 먹었다.
TGV를 타고 가는 동안 아침식사가 나왔다. 창밖으로 보이는 교외가 한가롭고 멋졌다.
우리나라 소들은 좁은 축사에서 다닥다닥 붙어 지내는데 얘들은 너른 들판에서 자유롭게 풀을 뜯는다.
대장에게 여기 소들이 부럽다고 하자 그냥 웃기만 했다.
스위스국경을 넘자 프랑스의 너른 들판풍경이 산으로 바뀌었다. 국경을 넘자 경찰들이 와서 승객들 중 몇몇에게 여권을보여 달라고 했다.
~ 11:37 Lausanne (로잔) 도착
로잔에서는 유레일패스만 보여주면 베른 가는 기차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스위스에서는) 미리 예약을 하지 않고도 탈 수 있다.
그런데 대장이 허둥대느라 표를 50유로나 주고 샀다. 갑자기 생각이 났는지 그냥 탈 수 있는데 샀다며 환불을 하러 갔다. “I'm sorry. Mistake."라고 하고 패스를 보여 주었다. 직원이 얼굴 하나 찡그리지 않고 친절하게 설명까지 해주면서 환불을 해주었다.
비도 내리고, 시내관광 계획이 없어 잠시 숨을 돌리면서 카메라로 유레일패스와 항공권을 찍는데 옆에 앉아 계시던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신기한 듯 쳐다보셨다.
→ 12:20 Lausanne 출발 ~ 13:26 Bern (베른)도착
유레일패스가 1등석으로 예약이 되어 있어 베른 가는 기차도 1등석으로 탈 수 있었다.
미니바에서 웨이터가 내려와 우리에게 무얼 먹겠냐고 해서 오렌지주스를 갖다 달라고 했다.
잠시 후 오렌지 주스 값을 동전으로 지불하려고 했더니 동전은 안 받는다고 했다.
멀리 보이는 소들이 부럽다. 얼마나 좋을까!
→ Bern 관광
<베른의 명소>
*로즈가든 *베른구시가지 *베어파크 *연방의회의사당 *아인슈타인의 집 *성령교회 *마르크트거리 *시계탑
베른에 도착하니 날이 꾸물거렸다. 6프랑을 넣고 배낭을 보관함에 넣었다.
안내소 여직원은 친절하게 지도를 꺼내 놓고 형광펜과 볼펜으로 표시를 해가며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다.
역에서 나와 앞으로 쭉 걸어가면 중세시대 집들이 나오고 양 옆으로 상가들이 줄지어 있는데 작지만 깨끗하고 깔끔했다.
비를 맞지 않고 구경할 수 있게 건축물이어서 좋았다. 하지만 로즈가든과 곰공원은 비가 와서, 대통령궁은 대통령이 해외순방중이라 구경할 수 없었고, 정각에만 한다는 시계탑 인형들의 춤은 보지 못하고 멀리서 정각을 알리는 종소리만 들었다. 상가의 중간쯤에 아인슈타인 집도 있었고 과일과 소시지, 야채를 파는 노점상들도 있었다.
베른에는 자동차와 버스 경전철이 서로 얽혀 다니는데도 전혀 복잡하지 않다.
순간 골목에서 자동차가 튀어나와도 서로 양보하고 천천히 다닌다. 차선도 없고 돌로 포장(?) 되어 있다.
비를 좋아하는 대장이 처마 밑에서 사람들 구경을 하고 가자고 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 학교에서 하다만 미술과제물이 비에 젖지 않게 조심스레 들고 가는 아이, 처마 밑에서 버스와 경전철을 기다리는 사람들, 비를 피해 잰걸음을 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풍기는 고소한 냄새가 좋고 ‘빨리 빨리’를 외치지 않고, 틀에 박히지 않은 사람들이 사는 곳 같았다. 베른은 조용하고 여유로워 다시 와 보고 싶은 곳이다.
17:04 베른 출발 ~ 17:57 Interlaken west (인터라켄)도착
베른에서 인터라켄 가는 열차도 패스만 있으면 이용가능하다.
호수를 끼고 50여분을 달려 Interlaken west (인터라켄서역)에 내렸다.
민박이 동역보다 서역에서 가깝다고 해서 서역에서 내렸다. 시내구경이 한 시간이면 될 정도로 작은 인터라켄서역 부근의 상점들은 환한 데도 문 닫은 곳이 많았다.
마트(COOP)도 문을 닫은 지 오래다. 민박에 도착한 시간이 마침 저녁시간이어서 비빔밥을 먹을 수 있었다.
창 너머로 보이는 눈 쌓인 산이 추워 보였다. 산의 정상에 Jungfraujoch top of Europe이 있었다.
*기차에는 콘센트가 있어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다.
*스위스에서는 멀티 어댑터가 있어야 한다. 일명 돼지 코라고 하는데 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민박을 되도록이면 아침저녁을 다 주는 곳으로 고르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음식이 그리워지기 때문이다.
13일(금)
→ Jungfraujoch (융프라우요흐)관광
Jungfraujoch (융프라우요흐)로 올라가는 기차는 동역에서 타는데 Interlaken ost (인터라켄동역)까지는 걸어서 20분이면 충분하다. 서역을 등지고 거의 직선방향으로 걸어가면 된다.
ost역에서 융프라우요흐로 올라가는 기차는 A와 B로 나뉜다.
A코스는 Lauterbrunnen - Wengen - Kleine Scheidegg - Jungfraujoch로 경사가 급하지만 경치가 좋다.
B코스는 Grindelwald - Kleine Scheidegg -Jungfraujoch는 경사가 완만하고 숙박과 여타 시설들이 많다.
ost역에서 1인당 133프랑(110유로-원래는 180프랑)씩 표 2장을 구입했다.
ost역에서 처음 타게 되는 Zweilütschinen까지 가는 기차도 1등석과 2등석이 있는데 역무원이 검표를 하니 구분해서 타도록 한다.(Jungfraujoch top of Europe까지 올라가는 도중 여러 번 검사를 하고 왕복티켓이므로 잘 간수한다.)
Zweilütschinen에서 A코스와 B코스로 나누어 타게 된다.
우리는 A코스 기차를 타고 올라가 B코스로 내려오면서 중간에 하이킹을 하기로 했다.
Zweilütschinen까지는 평지를 달리고 그 다음부터 톱니레일 위를 달리게 된다. 가파른 곳은 아찔하다.
Zweilütschinen에서 Jungfraujoch top of Europe 까지 가는 중간에 3군데의 view point가 있는데 첫 view point인 Eigergletscher에서부터 추워지고 고산증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나만 울렁거리고 졸음이 쏟아지고 머리가 아프고 가슴이 답답한 줄 알았다. 그런데 Jungfraujoch top of Europe에 오르니 모두 힘들어하고 있었다. 고산증을 빨리 치료하려면 무조건 내려가는 것이 상책이라는데 아직 시작도 안 했으니….
일찍 민박집을 나섰던 강화도일행들이 카페테리아에서 신라면을 먹고 있었다. 반가워하며 자리를 마련해 줬는데 모두들 고산증으로 힘들다고 했다. 정신 차리고 티켓의 아랫부분을 떼어 카운터에서 주니 컵라면(신라면)을 공짜로 준다. 앞니가 딱딱 부딪히는 추운 알프스 꼭대기에서 신라면을 먹으니 감회가 새로웠다.
정말 계단 하나 오르기가 힘겨웠다. 신혼부부가 모자를 쓰면 더 힘들다며 벗으라고 충고도 해주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에 내리니 Ice Place 란다. 한 바퀴 돌고 Plateau로 나가 눈에 반사되는 햇살을 받으며 찬바람을 쐬니 현기증이 가시는 듯 했지만 덜한 건 아니었다. 대장은 입술까지 파래지면서 머리회전이 안된다고 했다. 보통 때도 멀미가 나면 손바닥이 축축해지고 쉬어야 하는데. 버스만 타지 않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네! 어라, 이탈리아 가서 뱃멀미를 하면 어쩌지! 지압도 해주고 뒷목를 주물러 주었더니 남편 쓰러질까봐 걱정이 돼서 그러냐고 하는데 아니라고 할 수도 없고. 어지럼증 덜 하면 3571m 전망대에도 올라가보고 싶었지만 엄두가 나질 않았다.
일찍 내려가려고 기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한국 아가씨 중 한 명이 대장처럼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친구는 멀쩡한데 너무 힘들다고 했다.
하이킹을 하기 위해 B코스의 Kleine Scheidegg에서 내렸다. 강화도 일행들은 내가 힘들어 할 텐데 하지 말라고 했지만 괜찮다고 하고 한적한 길을 걷기 시작했다.
계절이 이른 탓인지 하이킹을 하는 사람들이 적었다. 20대로 보이는 캐나다 아가씨가 사진을 찍어 달란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는 어찌나 빨리 걸어 내려가던지 우리가 중간쯤 내려왔을 땐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도 않았다. Alpiglen까지 가는 길은 봄이었다.
마트에서 구입한 생수, 바나나, 햄 그리고 스프레드치즈
파란 풀밭과 들꽃. 풀밭에 앉아 소시지와 빵을 먹으면서 제부와 문자도 하고 3살짜리 스위스 꼬마 벤자민과 사진도 찍었다. 지나가는 아이들이 웃으며 손을 흔들기에 어디서 왔냐고 물으니 싱가폴에서 왔다며 슈퍼주니어와 윤아(소녀시대)를 외쳐댔다. 아이돌 팬인 듯했다.
벤자민
천천히 2시간여를 걸어(1시간정도면 내려올 수 있다) Alpiglen까지 와서는 다시 기차를 타고 인터라켄 ost까지 내려왔다. 우리가 걸어내려 온 Kleine Scheidegg에서부터 Alpiglen까지는 아주 완만해서 걷는데 무리가 없었고,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며 조용한 인터라켄을 느낄 수 있었다.
패러글라이딩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오전에는 융프라우를, 오후에는 글라이딩에 도전하기도 한다.
한 마리의 새가 되어 창공을 나는 사람들을 보니 내 마음이 다 뻥 뚫리는 듯했다. 인터라켄west역과 ost역 사이에는 몇 군데의 패러글라이딩 체험 신청하는 곳이 있고 바로 앞 너른 잔디밭이 착륙장이다.
즐거운 유럽여행! 함께 나누는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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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길잡이★유럽 배낭여행
(http://cafe.daum.net/bpgu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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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인터라켄 여행하실 분들께 큰 도움이 될만큼 자세히 적어주셨네요. ^^ 고산증에 시달려도 정말 볼만한 풍경이었겠지요? ^^ 무사히 하산하셔서 다행입니다. ^^
사람들마다 틀리긴 하더라구요 다행히 살아 돌아와서 후기도 올릴 수 있어 좋네요^^ 인터라켄 하이킹은 너무 좋아요 배낭여행을 하시는 분들 중에도 하이킹은 많이 안 하시는데 후회 안 하실거예요
알프스산을 기차나 케이블카를 이용하지않고 하이킹으로 다니면 정말 즐거움이 배가될겁니다.. 외국인들은 거의 하이킹으로 다니는데 우리나라는 90%이상이 기차등을 이용하는듯... 바뻐서 그런건지...;ㅎㅎ
전 너무 준비없이 가서 여름인데도 어쩔 수 없이 기차를 이용했었는데 ......
다음엔 꼭 따뜻한 옷이랑 간식 챙겨 가서 걸어야겠어요.
유용한 정보 메모하면서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중인데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꼭 하이킹을 해보세요 정말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되실겁니다. 저희는 5월초에 다녀왔지만 날이 더 따뜻해진다음 가시면 풍광이 더 좋겠네요 멋진 사진 많이 찍어오셔서 보여주시길 기대하겠습니다.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