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문 봐도 모르겠다” KBS 수신료 분리징수에 아파트 난리통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한국전력의 수신료 분리 접수 관련 공지문이 붙어있다. 수신료 분리 징수가 시작된 지 이틀째지만,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분리 징수 신청을 희망하는 세대원들에게 명확한 안내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독자제공
KBS 수신료 분리 징수가 시작된 지 하루가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A 아파트 관리사무소에는 “분리 징수를 어떻게 해야 하냐”는 전화가 빗발쳤다고 한다. 개별 주택은 한국 전력에 분리 징수를 통보하면 되지만, 아파트는 관리사무소가 관리비 형식으로 수신료를 일괄 징수해왔기 때문이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어제 아침부터 민원이 수십 건 들어왔는데, 한국 전력에서 보낸 안내문이 구체적이지 않아 혼란스럽다”고 했다. 정부가 수신료 분리 징수 실시를 발표했지만, 그 방법이 구체적으로 설명되지 않아 현장에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서울 마포구 B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분리 징수가 가능하다는 기사가 나온 뒤 여러 세대에서 ‘분리해서 내고 싶은데 방법이 뭐냐’고 문의가 자꾸 들어온다”며 “어떤 입주민은 ‘편파 방송을 하니 수신료를 안 내서 버르장머리를 고치고 싶은데 방법이 없냐’고 강하게 문의하는데, 기사를 몇 번이나 읽어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긴가민가한다”고 했다.
또 다른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당초 일괄 처리를 하던 부분인데, 한전에서는 관리사무소가 개별 세대의 접수를 받아 처리하라는 식으로 안내했다”며 “아파트가 3000세대인데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했다.
한전은 전국 2만7000여 개 아파트 단지에 이메일·팩스를 통해 ‘TV 수신료 분리 징수 관련 고객 안내문’을 보냈다고 한다. 한전 측은 “전국 234개 사업소에서 직접 아파트 단지를 방문해 분리 징수 방법을 설명할 계획”이라며 “관리사무소가 분리 고지 희망 세대를 모두 취합해 고객센터에 문의하면 수신료 분리 징수를 처리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전 고객센터에는 지난 12일 하루 동안 약 9만 건의 상담 전화가 걸려왔다. 일주일 전인 지난 5일(5만9000건)보다 4만1000건 증가한 수치다. 이 중 수신료 관련 문의만 1만건이었다고 한전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