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갈 엄두를 못낼 더위와 장마비에 등산 장비 정리 할 양으로 등산화를 살피던 중
아끼는 등산화 밑창이 살짝 벌어져 있었다. 그냥 신고 산에 올랐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출근하며 들고나온 등산화 수선을맡기려 백화점에 들렀다.
해당 매장에 들러 접수하고 돌아서는데 60대 초반의
부부와 부딪 힐 뻔 했다. 상황판단도 되기전 "죄송합니다. "소리부터하고
올려다보니 낯은 익은데 기억이 나질않는 얼굴의 사내가 수선스럽게 날 알아보며 반긴다.
"아이고 이거 0소장 아인교. 맞제? 얼마만이고. 반갑심다." 수선스런 말과 함께
더럭 손을 내민다. 첫 마디 뗄 때 부터 누구더라? 고민 하던 난 그 수선스러움에
아! 눈깔아. 하고 그를 떠 올렸다.
내민 손을 잡기 어색해서 손은 아예 모으고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간단히 인사를 마치고 돌아서면서
'와~~ 저 떠버리 눈깔아!!. 안 사람도 예쁘구먼, 느자구 없이 아는 척은 왜 해...'
그 떠버리 A를 첨 본건 2010년 쯤. 한참 일을 많이 하던 시기다.
사무실에는 발랄하고 귀여운, 아파트중개를 전문으로하는 김실장과
토지와 상가를 전문으로하는 나와 짝을 이룬 윤실장.이렇게 맹렬 여성 세명이 열씨~미
일을 하고 있을 때 였다.
윤실장은 나보다 한살 아래였고 아주 여리여리 하고 예쁜 여성이었다. 일하는 것 외엔 다른 곳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고, 라이센스는 없었지만 입이 무겁고 일 처리 능력이 뛰어나 내가 참 믿고
의지했던 사람이었다.
어느날 윤실장이 내가 확보 해둔 고객의 토지를 사려는 분이 있다고 한다. 그가 A였다.
토지를 사려는 A와 이미 현장을 다녀 왔으며, 나에게 몇가지 설명 만 듣고 계약을 하겠다는 거였다.
사무실에 첨온 그는 너~~~무 시끄러웠다. 잠시도 입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소장님은 저와 서류상만 나이가 같네예(사무실 게시물에 있는 내 생일을보고) 그케도 내가 세살 더 많심데이.
우리때는 이장에게 마을아이들 출생신고를~~~어쩌고 저쩌고.....""거래 하려는 토지와 관계없는 얘기를 삼십분이상 떠든다.
내게 정보를 들어러 온건지 본인 이야기를 하러 온건지...
어찌저찌 계약은 진행이 되었다. 다소 큰 토지이고 금액도 상당해서 A는 친구와 함께 구입하기로 하고 차 후
공유물 분할등기를 위한 지적분할 등을 내가 도와주기로 했다.
계약당일도 A의 수선스러움 속에 겨우 오후 네시쯤 계약을 마치고, 난 토지 소유주이신 80대 어르신을
댁까지 모셔다 드려야 했다.
모셔다 드리고 삼실에 오니 A가 아직 소파에 앉아있다. 아주 친한 사이나 된 듯 큰 목소리로 날 반기며 저녁을
함께하잔다. 그렇게 사무실 세식구와 A, 그리고 함께 토지를 구입한 A의 친구
.다섯명이 함께 한 저녁 식사자리는 A의 소음을 반찬 삼아 먹어야 했다.
노래방까지 가자고 부추기는 통에 얌전한 윤실장은 좌불안석 어쩌지를 못하는 눈치다.
"죄송합니다. 저희가 노는 덴 잼뱅이라....시간이 늦었습니다. 아이들 밥도 챙겨야 하고... 다음에 뵙겠습니다."
라고 내가 잘라 말하고 마쳤다.
다음 날 출근하니 윤실장이 내게 미안하다고 한다. 교회 집사님 소개로 알게된 분인데 저녁먹자. 차 한자 하자,
라고 추근대는 통에 힘들었단다. 윤실장 성품에 힘들어도 내게 말 하지 못 할 만 했다.
그 후 잔금 때 까지 우리 사무실은 A의 사랑방이 되어버렸다. 사무실은 그래도 안전하니 뭐라 하지않고
점심식사와 차대접 정도로 대응하고 부동산관련 이야기로 삼천포로 빠지는 그의 이야기를 막아왔다.
저녁식사, 분위기 좋은 곳에서 차마시자는 제의는 모두 내 선에서 원천 차단 시켜줬다.
잔금 후 등기가 나오면 분할만 도와주면 되었다.
더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길어서 줄이고....
그 때가 카카오 톡이 전 국민에게 보급? 될때였다.
정보와 스피드에 뒤 쳐지면 안되는 우리도 발빠르게 카카오 톡에 적응 해 갈 때쯤
이젠 A가 윤실장에서 나에게로 방향선회, 방법전환을 꽤 했나 보다.
내게 카톡이 쉴새 없이 오기 시작했다. 깨톡 깨톡 소리만 들어도 까르르 웃을때 였는데
시도때도 없이오는 A의 카톡에 무 응답으로 일관하던 내 신경이 예민해 져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카톡에 문자가 아닌 세모모양 플레이를 표시하는 동영상이 들어왔다.
사무실에서 젤 신세대인 김실장에게 이건 뭐냐? 물어보니 동영상이고 이거 누르면 된다며 꾹 눌렀다.
순간..우리 여자 셋은 꺅~~~소리를 질렀다. 난 전화기를 쇼파에 던져버렸다.
야~~~동..이었다.
이! 미친~을 시작으로 @@@###%%% 내가 알고 있는 욕이 내 입에서 마구 쏟아졌다.
내 분노게이지가 머리끝까지 솟구쳤다. 요즘애들 말로 "빡쳤다"
바로 생각나는 말 그대로 톡을 보냈다.
"야! A.너 나하고 동갑이야.
이게 감히 어따대고 ..겁도없이.
너. 앞으로 길 가다가 나 만나면.
눈 깔아라~!!!!!
나하고 눈 마주치면 죽여버린다...
며칠 후. 윤실장이 전화 한 통 받더니.."소장님 A 사장님이 분할문제 의논하자는대요." 한다.
등기가 완료되었던가 보다.사무실로 오시라고 해요..했더니 다시 전화하던 윤실장."사무실에는 안오시겠다는데요."
그말을 전하는 윤실장이 웃고, 듣던 나도 웃었다.그럼 어쩌라고...
옆에서 보고있던 발랄 김실장의 다음 한마디에 우린 모두 빵 터지게 웃었다.
"윤실장님 A사장은 무슨 사장....... 눈 깔아! . 지~~~
그날 이후 A는 우리에게 '눈 깔아' 로 불려졌다.
*** 저 학교떄 일진 뭐 이런거 아니었음.아주 얌전 했음. 사실임.ㅎ
그냥 나도 모르게 나온말. 토시 하나 틀리지 않고
기억 하는건 그때 함께 일했던 분들과 가끔 만나면 에피소드로 아직도 수다를 떠는 터라...
첫댓글 아주 잘했어요.커쇼님.
일로 만나야 될 사람.
더욱이 고객이면 참 힘 들어질텐데,
그래도 그렇게 당차게 나갔으니 만만하게 보지 못했을거에요.
요즘 같으면 성희롱으로 고소한다고도 할텐데.ㅠ
조금만 예의를 갖춰주면 얼마나 훌륭할까요?
바로 옆이 백화점이라 걸어서 다녀 왔는데 얼마나 덥던지요.
제가 쫌 심했나 하는 생각도 해 봤지만
상대적인 인간관계라 그렇게 대접할 수 밖에 없었어요.
지금생각하면 좀 부끄러운 대처 이긴 한데..
그 사람 워낙 너스레가 좋아서 웬만큼 대했다간
울 사무실 발길 끊을 것 같지 않더라구요.
잘 했다 해주시니 감사해요.
더운데 건강식 많이 챙겨드세요.
잘하셨습니다 느작없이 깝치면 요즘 여성들 참지 않지요
글을 올려 놓고도 좀 걱정이긴 했습니다.
얌전히 일하는 분들도 많고,
진심으로 부동산에만 관심 가지고 계신
고객들도 많은데...
특별한 경우라 특별히 대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연애경험 없는 순박한 남자군요
나쁜사람은 아닌듯 합니다
껄떡대는 방식이 세련되지 못했나 봅니다
웃으며 차한잔 정도는 해도 될사람인듯...
느자구 없고
죙일 떠드는 순박 한 여성분
한 분 소개 해 드릴까요?ㅎ 농담이구요.
여자들 끼리만 운영하는 사무실에
나 처럼 강단 있지 않으면 좀 힘들어요.
이젠 나이 드니 그런일 없으니 편하긴 하죠.
함박산2 외 여러 회원님들의 세련된 글에
기가 죽어 글을 더 안 올리려 했는데
눈 깔아를 만나는 통에...
@커쇼 눈깔선생 덕분에 커쇼님의 전투적인 글 읽을수 있으니 나야 고맙지요
그분 보시거든 안부묻더라 전해주십시오
ㅉㅉㅉㅉㅉ~~!!!
잘 하셧읍니다...
감사합니다.
시원한 주말 보내세요.
통쾌상쾌 별진상다있지요
살다보면 지나간 일들에서 재미난 추억담에 웃고살지요
그러게요.
생각하면 제가 좀 미성숙한 대처였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상대가 그리 아는 척을 해주니 미안한 맘도 살짝 들구요.
말 그대로 별 생각없이 사는 분인듯...
통쾌하게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행복한 주말 되세요.
눈깔아는 어디서 많이 듣던소린데 그A라는분 그런말 들어도 싼것 같습니다
그분 지금은 잘지내고 있겠지요
답 댓글을 가끔 실수로 올리기도 합니다.
아래 답 드렸습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시길....
서비스 반찬까지 정신없는 식사였겠습니다.
처신은 너무나도 깔끔하게 잘 하신듯 합니다.^^
즐겁고 시원한 주말 되십시요^^
ㅎㅎㅎ 감사 합니다.
가족과 함께하는 행복한 주말되세요.
아마 영화에서 보지 않았나 생각듭니다.
오늘 보니 아주 잘 지내는 듯 보였습니다.
원래 별 생각없이 편하게 사는 분들이
잘 살더라구요.
감사합니다.
그산님의 세련된 글에 못 미쳐 늘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에구 제가 미안해 집니다
그냥 웃자고 쓴 댓글인데 이리 정색을 하시네요^^
그런 성격의 사람들은 스트레스도 안받고 잘살거 같습니다
ㅎㅎ
살다 보면 별 사람 다 있는 법이죠.
눈 깔아~! ㅎ
그 분도 적지 않게 당황했겠어요.
그래도 본인의 실수를 알면 좋겠는데..
대체적으로 버릇 잘 못 고치더라고요.
재미난 에피소드 잘 읽었습니다.
제가 40대 중반이었으니..지금도 미성숙하다는 생각 많이 하는데 그땐 어땠겠어요.저도 좀 세게 나가긴 했죠.
그래도 속없이 아는척 해 준게 고맙기도하고 함박산님 말대로 순박한건지 원래 그런건지..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맞이하세요.
대민업종은
정말 별의별 사람
다 만날것 같습니다
공 사 구분안되는 사람들 더러있죠
대민업종.표현이 좋습니다.
많은 분들만나다보면 적당히 거리유지하며 이십여년이상 잘 지내온 분들 많아요.
공ㆍ사 구분이 아직도 잘 안되어보이는 순박한? 사람정도로.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