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입니다. 훈련나갈때 굴절차, 고가차 타고 나가본 경험 있습니다.
뭐 제가 섣불리 사진만 보고 말씀드리긴 뭣합니다만...
로드뷰로 현장 도로를 한번 봤는데요...
저정도 도로는... 현재 소방서에서 갖고 있는 굴절차로는 진입 불가능합니다.
굴절차가 저기 들어가기엔 너무 커요.
게다가 주차까지 되어 있으니 아웃트리거 전개도 안될꺼 같구요.
이미 화재진압을 위해 펌프차량들이 진입되어 있을테니 더 어렵구요.
차량 자체가 워낙에 커서 대로변 건물들 아니면 사실상 활용이 불가능하죠.
전기줄 같은게 많아도 전개하기 어렵구요.
도로경사가 심해도 전개 불가능해요.
이럴때를 위해 일반 불끄는 펌프차량에 사다리를 장착한 차량이
현재 일부 보급되어 있어요. 많진 않구요. 제천소방서를 검색해 팜프차량 사진을 보니 사다리가 없긴한데...
옛날 사진이라 없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여하튼 저런 2, 3층 화재 진압시 유용하죠.
근데 이것 역시 아웃트리거를 뽑고 사다리를 전개하는데 약간 시간이 걸리구요.
만약 현장 도착해서 수관을 빼고 불끄는 작업을 이미 시작했다면
사다리를 다시 펴는 작업으로 전환하는게 또 시간이 걸릴수 있어요.
이것은 현장 지휘관이 빨리 판단해 지시를 내려야할 부분이긴 합니다만
현장 도착시 인명구조가 최우선이구요. 이것을 위해 수관이 소방차에서 먼저 나가고
대원들이 내부로 진입한 상태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죠.
화점진압에 초동대처를 하다보니 사다리 전개가 늦은거 같아보일 수 있어요.
유리 파괴의 경우... 보통 현장가면 연기배출을 위해 많이 파괴합니다.
보통 소방차에 적재되어 있는 복식사다리를 전개해서 도끼로 파괴를 합니다.
이게 서울같은 경우 소방서가 촘촘히 밀집되어 있다보니
한번에 다수 인력이 투입되어 여러 작전들이 가능합니다만,
제천같은 지방은 불가능해요. 인력도 많이 없을 뿐더러
후착대가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어느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효과적인 구조를 위한 작전전개 타임이 많이 늦습니다.
저 현장의 경우 이미 불이 초기진압단계를 넘어섰고
검은 연기가 많이 분출되고 있는 상황이라 인명구조작업이 더 힘들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야말로 극한의 시야 속에서 손으로 더듬거리며 사람을 찾아야하는데
굉장히 어렵습니다. 뜨거운 곳은 또 진입이 안되니 물을 뿌린 후에 들어가야 하구요.
일단 들어가면 아무것도 안보이거든요.
일단 화재현장가면 피해자 입장에서는 모든게 다 불만족스럽고 그래요.
일단 피해를 입게되면 왜 불을 빨리 못껐냐...빨리 구조 못했냐.... 흔하게 들어요.
그래도 피해를 당하신 마음 입장에선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이해는 합니다.
어쨌든 사망자가 나오면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소방서 입장에선 미안하고 죄송스럽지요.
예전에 아파트 화재현장에 가본적이 있는데요
8층인가에 불이 났는데 밤새 주차된 차때문에 사다리차는 커녕 펌프차량도 진입이 안됐구요.
간신히 들어가는데까지가도 아웃트리거를 펼 공간이 안나와요,
또 요즘 아파트나 건물들을 보면 단지 조경을 너무 잘해놔서(?)
고가사다리차의 전개각이 안나오는데도 많아요.
즉 건물과 도로 사이에 인도가 너무 넓으면(10미터 이상)
고가 사다리를 펼쳤을 때 건물에 닿는 각이 안나와요.
(전에 고가사다리차 운전하시는 분께 들었는데 가물가물 ^^;;;)
내가 있는 건물들, 아파트가 소방차 활동에 있어서
어떤 환경들인지 한번쯤 관심있게 봐두시는 것도 좋아유.
우리집에서 불이 안나도 옆집 아랫집에서 불나면
가장 큰 피해는 우리집이 될 수 있거든요.
특히 야간에 소방차가 원활히 주차할 수 있는 소방통로가
아마트마다 그려져있을 텐데...
이 공간을 꼭 확보해주셔야돼요.
가급적 라인도 밟으시면 안돼요.
소방서에서 최소한 이정도의 공간이 확보되어야 불을 끌 수 있다...
하고 공간확보를 위해 그려놓은 곳이니....
항상 그 공간은 비워두셔야 됩니다.
http://www.ddanzi.com/215265613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ㅠ...
첫댓글 ㅠ
하비 특파원님 현장 보도 고마워요.
소방설비 인력확충 거부한 놈들 사람새끼도 아닙니다.
권력구조 변경에만 눈이 벌게 달려드는 부나방들.
수고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글을 참 읽기 쉽게 잘 쓰시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