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산악연맹 창립 19주년 백두산 합동기념산행 -3(북파北坡)
7월 6일 새벽. 어김없이 해는 뜨고, 어제의 실수를 바로잡지
못하고 잔 나는 이른 새벽의 밝은 빛에 또 일찍 깨버렸다.
눈을 뜨자마자 먼저 확인한 건 밖의 날씨.
비가 오는지는 크게 중요치 않았다. 안개가 꼈는지, 가시거리는
어느정도 되는지가 가장 큰 관심사 였다.
다행히 비가 왔던 거 같긴 한대, 가시거리는 괜찮다.
어제 꺼저 버렸던 희망이 되 살아 나는 거 같다.
계속된 피로 누적으로 오늘은 조식을 건너 뛰고 침대에서 좀 더
버텨본다.
그러다 핸드폰을 보는데. 아뿔싸??? 충전이 안되어 있다?
보조배터리에 꽂아 놨는데 배터리가 방전이 되어 버렸나 보다. 허...
서둘러 충전기를 찾아 꽂았는데... 현구가 밥을 먹으러 내려가면서
카드를 빼가면서 룸 전기가 차단되서 충전기에 전원이 안들어온다.ㅠㅠ
오늘 사진은 어쩐담....일단 나갈 준비!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늦은 7시 30분 집결.
일상이 되어버린 인원체크 후 여권과 입장권을 나눠 받았다.
오늘은 입장권이 2개니 헤깔리지 말고 잃어 버리지 말고 잘 챙기라고 한다.
버스에 타고 이동하다보니 날씨가 오락가락 한다.
변덕이 죽 끓듯 한다는 말이 딱 맞다.
차를 타고 약 30분 이동 후 오전 7시 55분.
백두산(우린 중국으로 갔으니 모든 게 장백산으로 표시되어 있다..)초입에 도착.
또다시 버스를 갈아탄다.
한시간여를 달려 다시 도착한 셔틀버스 승차장. 오전 9시 10분.
한번에 사람이 몰려서 다치는 걸 예방하기 위한 걸까?
타이어를 통과해 입구로 이동한다.
중국 사람들은 새치기를 잘한단다. 앞으로 바짝바짝 붙어야 한다.
우린 그래도 남자들끼리 서서 왠만하면 새치기를 내주지 않았다.
한 번에 가도 될 거 같은데 왜 이리 여러번 갈아 타게 만든 걸까?
했지만. 여기서는 이해가 됐다.
꼬불꼬불 계속 올라가는 길을 큰 버스가 갈 수는 없을 거 같다.
가이드님께서 예전에는 백두산을 걸어 올라갈 수 있는 길이 있었다는데
사고가 너무 많이 나서 트레킹 코스는 사라졌다고 한다.
그 흔적의 계단이 보인다.
셔틀을 타고 올라가다보니 날씨가 좀 맑아지고, 주변 풍경이
보였다. 와우? 백두산아 너 이렇게 생겼었구나!!!
이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에 혹시 또 사진을 못 남길까봐
얼른 얼마 남지 않은 핸드폰의 생명을 쥐어 잡고
사진을 찍는다.
셔틀을 타고 도착한 오늘의 최종 목적지이자
이번 여행의 마지막이 클라이막스가 될 백두산(장백산) 북파! 오전 9시 45분.
셔틀이 수백대는 움직이는 거 같다.
셔틀 넘어로 인산인해의 인간띠도 같이 보인다.
줄은 서 있다보면 줄어드는 것.. 일단 눈에 담자.
어제 계속 궁금했었던 백두산이 어떻게 생겼는지,
얼마나 큰지를 오늘은 어느 정도 볼 수가 있다.
어릴적 소설을 읽을 때 백두산이 나오면 산의 전체적인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고 그저 소설 속 설명의 단편적인 이미지만 머리속에
그렸었는데... 감동이었다.
내가 상상상하던 것과는 전혀 달랐지만, '역시 민족의 영산이구나' 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저 넘어 하얗게 보이는 건 얼음이라고 한다. 혹시 몰라 기사 분께도
여쭤봤는데 얼음 맞단다.
동서남북. 지리만 잘 알았어도 우리가 하고 있는 백두대간의
길목을 알 수 있었을텐데, 그런 안목이 아쉽다.
이 산의 지형도 모두 폭발과 용암류에 의해 형성 되었겠지...
백두산이 폭발했을 때의 흔적이라 생각하니 엄청나다.
맑아지는 거 같던 하늘에 다시금 구름이 몰려온다.
어이쿠 빨리가서 줄을 서야겠다.
서파는 출입인원이 3천명 제한이 었다면,
북파는 출입인원이 2만명 제한이라고 한다.
그만큼 인파가 어마어마하다.
앞에서 군인이 줄로 길을 막고 일정 인원만 통과를 시켜주고 있다. 오전 10시.
기다리는 사이 사진도 찍고.
기다리는 동안에도 천지를 볼 수 있겠지?
어떻게 생겼을까? 하는 마음을 애써 외면하면서 일부러
천지 쪽에서 눈길을 돌린다.
그리고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어 올라간 백두산 북파 천지!!!!
이게 바로 백두산 천지구나!!!
드디어 우리도 백두산 천지를 보는구나.
고맙습니다.!!!
날은 흐렸지만, 백두산의 모습과 천지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벅차 올랐다.
그저 천지.
이 행복과 벅찬 가슴을 그저 바라보며 느끼고 싶다.
천지에 가서 소원을 빌면 잘 이루워 진다던데,
천지 보는 거 자체가 지금의 소원이었기에 다른 걸 빌 생각도 못해봤다.
그렇게 천지에 넋을 뺏겨 열심히 기웃기웃 거리며 이곳저곳 구경하며
북파를 반 정도 돌았을 거 같을 때,
안개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다행히 우리팀 몇몇이 모여 있어서 단체 사진을 찍었다.
우리나라 사람 중국인 상관없이 새치기에 사진 찍는 곳으로
파고드는 통에 제대로 된 사진 찍기가 어려워서
사진을 찍을 때는 작전을 짰다.
사진 찍는 공간을 반원으로 둘러 싸서 아에 차단을 해버렸다.
덕분에 그래도 어느 정도 깔끔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단체 사진을 찍고 흩어졌을 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가 내리니 금방 천지가 흐릿해져 간다.
빗방울이 굵어져서 우비를 껴 입고, 기념이 될만한 곳들에서
사진을 찍고 모이기로 한 장소로 이동!
마지막 뒷모습의 천지. 조금만 더 지나면 아에 안 보이겠다...
그래도 맑은 모습을 한 번은 보여줘서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다신 안올 거 같은 마음이었는데... 다음에 애들과 함께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거보면 마음 깊이 각인이 되는 거 같다.
다시 아래에 모여, 이제 하산(?)을 준비한다.
비도 오고 비슷한 시간에 몰려서 그런지 사람들이 꽉 차 있다.
다행히 기다리는 곳들은 다 지붕이 있어서 비를 피할 수는 있다.
그렇게 셔틀과, 버스를 갈아타고 1시간을 달려 오후 12시 55분.
다음 목적지인 장백폭포(비룡폭포)에 도착.
중국 쪽으로 가다보니 이름들이 전부 중국식으로 바뀌어 있다.
버스에서 내리니 비가 소나기처럼 내리기 시작한다.
가이드님은, 가까이서보다는 아래에서 보는 게 더 잘 보인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올라가네? 다들 올라가지 않는다고 하여
여유 시간도 30분밖에 주워지지 않아 우리도 올라가는 건 포기.
그래서 돌아와서 사진으로 찾아봤는데, 올라가볼껄 하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무릎 상태가 걸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어서 힘들었겠지만...
장백폭포는 높이가 약 70m에 이르고, 해발 2천m 높이에 있다고 한다.
아시아 동북부에서 제일 큰 폭포라고 하는데 직접 못 본 게 아쉬워지는 부분이다.
그리고, 폭포 옆 오른쪽으로 보이는 길이 있는데, 그 길을 통해 천지까지
갈 수 있었다고 한다. 예전 '1박2일'이라는 예능프로에서 이길을 통해
갔던 게 머릿속에 스친다.
'아 그래서 난 백두산을 통로의 계단을 통해 간다 생각했었구나.';;;
나도 모르는 사이에 머릿속에 기억이 되어 있었나 보다.
안개라기보다는 연기인데, 백두산이 화산인걸 알려주기라도 하듯이
온천수이다.
직접 내려가서 만져볼 수는 없지만 이 옆을 지나갈 때 후끈후끈한 기운이 느껴진다.
빗방울에 사진도 잘 안 찍히고, 눈으로 튀는 통에 눈도 뜨기 힘들다.
주어진 30분의 시간이 지나고, 단체 사진을 남긴다.
비는 왔지만, 볼 수 있는 것들을 볼 수 있는 것만도 다행이다.
아침도 안 먹고, 시간이 늦어지는데 점심도 안 먹어서 배고플 찰라에,
온천계란을 판다. 한국돈을 안 받는 통에 다들 못 사고 있을 때,
구원수 등판. 현구가 페이로 QR결제를 해서 계란을 사줬다.
다들 허기 진 배에 반숙에 껍질도 잘 안 까지는 계란이었지만 맛있게 먹는다.
그렇게 비룡폭포(장백폭포)를 구경 하고, 다시 셔틀에 탑승.
이때까지 몰랐다.. 우리는 4번 정도 버스를 갈아 타고 무려 3시간이 걸려
처음 입장을 했던 장소에 도착했다..
중간에 여러 버스에 나뉘는 바람에 내릴 곳을 몰라 헤매이는 분들도
계셨지만 다행히 로밍이 되어서 무사히 합류.
그 시간이 거의 오후 4시....
중간에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없다는 게 백두산 북파의 가장 큰 단점인 거 같다.
그래서 중국인들이 중간중간에 계속 간식을 먹고 있었나보다.
우린 그럴 겨를도 정신도 없었지만...
마지막 셔틀에서는, 가이드님이 먼저 내려가서 기다리겠다고 자기가 보이면
그때 내리라고 했는데, 내려야하는 지점에 왔는데 가이드님이 안 보인다.
일단 짐을 다 챙겨 내리라고 얘기는 했는데... 찜찜한 기분... 어디로 간걸까...
'여기 말고 다른 곳으로 가야 하는건가?' 고민은 고민대로 하고,
멋진 사진이 있어서 다들 사진 찍고 기다리기로 한다.
우리가 셔틀을 타고 올랐던 길.
그렇게 사진을 찍고 있을 때 가이드님이 온다.
내려오는 길에 버스가 고장나는 바람에 우리보다 늦게 도착했단다..
말 해 놓은 게 있어서 엄청 걱정 했다고...
그래도 우리는 어린이가 아니니까요.^^
마지막 버스에서 내려서 우리 버스에 오른다.
드디어 점심?을 먹으러 간다~ 다들 기력이 많이 빠졌을 때다.
다행히 그리 멀지 않은 곳 식당으로 가서 우리 테이블은
그 동안 볼 수 없을 속도로 접시를 깨끗이 비웠다.
2호차가 이래저래 늦어져서 약 1시간을 기다리고 난 뒤,
너무 많은 비로 인해 래프팅은 취소하고 5D를 보러 갔다. 오후 6시.
5D 40달러. 우리돈으로 5만5천원.
30억을 투자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가서보니 우리 돈 30억은 아닌 거 같고
중국돈으로 30억인 거 같다. 그럼 어마어마한 규모.
5D는 가격이 비싸긴 했지만, 그래도 백두산의 4계절과 중국의
주요 관광지를 실감적으로 볼 수 있어서 다들 만족스러워 했다.
그런데 5D는 아니고 4D!
그렇게 5D까지 보고 나니, 7시가 다 되었다.
비가와서 밖도 깜깜해지고...
우린 다시 버스에 탑승. 이도백하에서의 일정이 마무리 되어서
내일 귀국을 위해 연길로 돌아간다.
그렇게 다시 2시간을 넘게 버스를 타고 이동해서 연길 식당에 도착.
오후 10시... 10시인데 이제 밥을? 휴.
저녁은 샤브샤브 무제한. 첨에 샤브샤브로 보다가 우리나라 샤브샤브를
생각했었는데... 火锅。훠궈. 중국식 샤브샤브.ㅎㅎ
시간이 너무 늦어져서, 밥을 먹고 호텔 체크인하고 방에 들어오니
하루가 넘어갔다. 7일 자정.
그래도 마지막 날이라 아쉬움에 또 다시 막내네 방으로!!ㅎㅎ
이 날은 오랜 이동과 지속된 비를 맞으며 피곤 하셨는지
많이들 빠지셨다.
그래도 힘들었던 백두산 일정의 마지막 날 밤인데, 그냥 자기는 너무 아쉽기에.
모인 사람끼리라도 가볍게 한잔 하고 헤어졌다.
3일간이나 방을 빌려줘서 방 정리 하느라 늦게까지 고생한 막내 성재와
34기 동기 동환형님. 감사.
그렇게 우리의 백두산 산행 일정이 끝나간다.
언젠가는, 북한을 통해 동파/남파도 가는 날이 오길
바라 본다.
첫댓글 아주 읽기 좋게 정리를 잘 했네~
수고하셨습니다.♡♡♡
우리 산악회의 보물~~ 감사^^
돌아오는 날은 일정이 없어서 정리가 없습니다.ㅎㅎ 우리 언제 번개 안하나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