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학능력을 쌓기까지 영․ 유아를 위한 바람직한 보육/교육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물에 대한 진지한 반성에서 시작했습니다.
하루가 멀다고 영․유아 교육시장에 밀려나오는 새로운 교육프로그램들 저마다의 장점을 자랑하고 있다. 심지어는 어제 말하기 시작한 2~3살 영아 아이들에게도 각종 학습지에 방문교사들이 현관문이 닳도록 들어 다니는 현실이다.
유치원, 어린이집 등에서도 이러한 요구에 굴복하고 각종 특기교육으로 무장하고 있다.
각종 조기 영제교육의 광풍이 영 ․ 유아교육시장 휩싸고 있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옆집아이가 유일한 경쟁상대가 되는 현 상황에서 엄마의 판단은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자유롭고 창의적인 세계의 아이들과 경쟁한다면 이런 노력도 결코 희망적인 것만은 아닐 것이다.
웰빙의 트렌드와 함께 교육의 관심사로 떠오르는 발도르프교육을 멀지 않은 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아이들에게 시간을 줍시다.
I그리고 내 아이의 영혼의 외침을 들어보세요.
아이들에게 “하지 마” “위험해” “그만”이라는 금지어의 사용보다는 잠시만 이라도 소리 지르는 걸 멈추고 아이를 지켜보세요. 아이들의 요구를 한번 들어주는 여유만으로도 아이들의 조급하거나 느린 아이들의 행동은 많은 변화를 보일 수 있습니다.
허용하는 교육을 해줄 수 있다면 어떨까? 도대체 우리아이는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을까 조금이라도 들여다 볼 수 있다면 내 아이의 마음에는 어떠한 것들이 자리를 잡고 있을까?
이런 한 생각을 유아교육에 적용할 수 있다면 아이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텐데
읍에서 차량으로 8분 남짓 이동하면 아이들을 위해 열리는 어른은 상상할 수 없는 그들만의 다른 세상을 접할 수 있다.
1998년 유네스코 교육부 장관들의 모임에서 “세계교육이 나가야할 바로 가장 인간적인 교육이라 추천한 발도르프 교육”이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교육을 실천하는 낙원어린이집이 바로 그곳이다. 현제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일부에 보급되고 있는 강남, 분당지역의 놀이위주의 교육을 선호하는 부모들의 입소문을 타고 있는 교육을 아담한 시골 분교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어린이집에서 남부지방에서는 최초 로이자 유일하게 만나볼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교육10년……. 인간과 사회에 대한 책임을 금전적인 가치로만 보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낙원어린이집은 내년이면 개원10주년에 이르는 화순유아교육의 역사를 대표하는 기관이다.
전남 과학대학과 동신대학교에서 보육교사교육원 교수를 역임하고 어린이집에서는 원장 할아버지로 알려진 김충현 원장은 원감을 중심으로 교사들이 발도르프 교사 2년 과정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독일 슈트르트 가르트 대학의 협조로 독일교수진들과 함께 한국에서 방학기간동안 개설되는 과정)헌신적인 노력들이 발도르프의 성공적인 전환을 이루고 있다며 교사들을 자랑스러워한다. 유자격교사 9명중 경력10년전 후의 교사3명, 5~7년 교사2명 등 주임교사급 교사가 다른 원에 비해서 유난히도 많고 신입 교사들도 모두 채용 전부터 발도르프 교육에 심취해 있는 등 자발적인 분위기에 다른 원장들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고 한다. 현재도 매주 토요일, 일요일이면 새벽3쯤 화순을 출발하여 밤11시가 되어서 돌아오는 서울행 연수의 강행을 단 1차례의 결석도 없이 참석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은 오히려 교육보다는 교사들의 건강이 염려된다고 애정 어린 염려를 털어 놓는다.
이런 자발적인 노력은 기존 유아교육의 통렬한 반성에서 시작되었다.
유아의 발달 단계에 맞지 않는 조기 지적교육과 갖가지 특기적성교육만등을 강요당하는 아이들의 여러 가지 문제점의 급격한 증가(자폐증, ADHD(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장애, 언어장애, 집중력 부족, 산만함의 증가를 가져왔고 이러한 문제점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빈발하고 있는 사회문제와 연관이 있다고 함-서울대 의대 “뇌”관련 연구에서)을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교사들의 공감대가 형성이 되어 가능했다고 한다.
“현재의 유아교육은 아이의 뇌 하나만을 조련시키는 교육으로 가고 있어요. 저도 전에는 글자, 숫자를 빨리 익히면 습관적으로 “잘해요”라고 말하고 다른 문제점은 간과하는 잘못을 범하며 살았지요. 학교에서 배운 유아의 발단단계의 존중은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교육이었죠. 그때를 생각하면 끔찍해요. 그리고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보상하려는 마음으로 발도르프 교육의 실천에 충실하려 노력합니다.”라며 진지한 미소와 함께 주임선생님이 이야기 한다
기자의 눈에 보인 첫인상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보통의 어린이집에서의 그럴듯한 장난감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 자리를 대신하는 건 돌맹이,조개껍질, 나무, 천, 그리고 엉성해 보이게 만든인형등이 아이들과 함께 하고 있었다. 이를 궁금히 여긴 기자의 질문에 경력13년의 박현숙 교사는 “교육적이라는 장난감들이 오히려 아이들의 창의성을 저해하는 교육적 쓰레기(junk toy)가 되고 있다”는 하버드 대학 메디컬 스쿨의 린 교수의 말을 인용하며 유아기의 장난감은 최대한 형태가 갖추어지지 않는 자연물이어야 하고 실물에 가까운 것으로 아이들의 감각기관을 속이지 않는 충실한 것들이어야 한다며 로봇,자동차,바비인형등에 길들여진 아이들이 이러한 자연물 장난감을 처음 접할 때 어린이집에 장난감이 없어서 가기 싫어하던 아이들이 온갖 상상력을 발휘하며 놀이에 몰입하여 빠져있는 것을 볼 때면 10여년을 넘도록 유아교사로서 가져왔던 고정관념이 여지없이 바뀌게 하였다며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이야기한다.
하루일과가 놀이 위주로 진행되는데 취학 후에 문제는 없나요? 라는 질문에 예상했다는 듯이 다음과 같이 답변한다.
“ 취학전 교육은 아이의 발달단계에 절대적으로 밀접한 교육이어야 합니다. 걸음마를 겨우 시작한 아이에게 달리기를 시키면 관절 심지어는 두뇌에 까지 무리가 가고 넘어지는 것처럼, 말을 배운지 얼마 되지 않는 3~4세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강요하는 것은 아이의 보이지 않는 발달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먼저 남의 말을 잘 들을 수 있어야 잘 말할 수 있게 되고, 그러면 읽을 준비가 되고 결국은 쓸 수도 있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은 어느 한 과정이라도 생략하게 되면 올바른 언어성장에 장애가 되는 겁니다. 그래서 6~7세 반(이갈이가 시작되는 시기)이 되기 전에는 지적인 교육(문자, 숫자, 각종 특기교육)은 시키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5세 아이들이 1년 동안 스트레스 받고 공부할 분량을 6~7살 아이들은 2~3개월이면 습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선생님의 말을 집중해서 들을 수 있는 집중력과 저력이 남다르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공부할 준비가 충분히 되었다는 증거지요. 실제 최근연구 통계에 의하면 초등고학년(4학년)이후 아이들중 놀이 위주의 유아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조기교육을 받은 아이들 보다 월등하게 학업수행이 뛰어나다는 결과들이 나와 있습니다.”
선생님들의 진심어린 표정과 말 때문일까? 몇 일 밤을 지세우고 자식처럼 만들었다는 선생님의 사랑이 베어 나와서 인지 몰라도 아장거리는 아이의 등에 업힌 인형이 사랑스러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