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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생활 오늘로서 3박4일째다.. 하루는 기차에서, 이틀은 방콕의 카오산로드쪽 외곽의 허름한 도미토리에서.. 라오스에서 머물수 있는 짧은 체류기간으로인해 한번은 농카이, 또한번은 우돈타니, 그리고 이번엔 태국의 수도인 방콕까지 비자런을 하러 온것이다.. 라오스에 있을때는 늘 함께 있었던 사람들이 있었지만 지금 내곁에는 아무도 없다.. 그래서 마치 한국에 있을때처럼 외롭고 고독할거라 생각했지만 지나고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은것 같다.. 활기가 넘치는 시장상인과 볼거리, 구경거리와 거리에 오가는 무수히 많은 동서양의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비록 혼자이지만 덕분에 힘이 생기는것 같다.. 라오스에 있을때는 사람들의 순박함과 시간의 정지함으로인해 마음이 편안했다면 이곳 방콕에서는 넘쳐나는 맛있는 먹을거리와 석달이라는 넉넉한 체류기간으로인해 마음이 편안해 지는것 같다..
한국을 떠나온지 28일째다.. 구질구질하게는 지내지 않겠다고 많이 먹고 많이 돌아다녔다고 생각했는데 백삼십만원정도 비용이 들었던것 같다.. 여행 초보이기에 삥도 당하고 잘 몰라서 보이지 않는 지출이 있을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한달 두달 더 지내다보면 여행의 내공도 길러져 합리적 소비도 가능할거라 생각한다..
농카이에서 방콕으로 가는 최상급의 특실이다.. 여행의 내공이 쌓이면 다음에 올때면 같은 기차로 반값에 갈수 있는 방법도 터득하겠지.. 유심할줄도 몰라서 낮에는 늘상 와이파이 되는 커피숍 두곳은 기본이다.. 이것도 다음에는 아낄수 있는 비용..
기차를 타기전 대기하고 있는 서양인들의 자유로움이 부러워서 한장 찍어 보았다.. 지금 나역시 저들과 똑같은 여행을 하고 있지만 나는 저들의 자유로움 앞에서 한없이 작아짐을 느꼈다.. 저들의 상상력과 자유로움을 내가 과연 따라갈수 있을까.. 정말 자기 삶을 살고 있다는 느낌을 팍팍 받았다.. 순간 포착 사진인데도 가운데 서있는 숙녀가 V컷을 날려준다..
이른새벽 방콕에 도착했다.. 새벽부터 이어지는 비가 오전내내 지속되었다.. 기차내에서 약하지만 와이파이가 잡혀서 방콕의 카오산로를 가는 방법을 검색했다.. 어느 블로그가 올려놓은 정보를 수첩에다 간략하게 적고는 기차에서 내렸다.. 수첩에 적힌 정보가 맞지 않았다.. 방콕이 개발되기 전이었나보다.. 배낭이 젖을까 배낭커버를 덮어 씌우고는 비를 맞으면서 53번 버스를 찾기 시작했다.. 블로그에서는 53번버스가 카오산로드에 간다고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수첩의 정보를 읽어가면서 비를 맞고 걸어가는데 저기쯤 53번버스가 오는걸 보고는 달려가 잽싸게 올라탔다.. 잠시 앉아 배낭을 내려놓고는 곁의 사람들에게 물었다.. 카오산로드 가는지를.. 태국사람이었는지 무슨말인지 못알아들었나보다.. 버스 벽에 붙은 각종 광고판과 까만 그림으로 가득한 태국어가 내 눈에 읽힐리가 없다.. 나를 유심히 지켜봤던 뒷자석 아저씨 한분이 내 맞은편 창가에 앉으셨다.. 그러면서 자기가 내려야 할 곳을 말해주겠다면서.. 버스 기사님도 말씀해 주셨다.. 오른손으로 가리키면서 저기가 카오산로드(여행자의 거리)라고.. 버스를 30여분 타고 갔을 무렵 의문점이 생겼다.. 내리는 사람 타는 사람 모두가 버스요금을 내지 않는다는걸.. 나중에 알았지만 이 빨간버스는 요금을 내지 않는다.. 이유는 나도 모르겠지만 중요한건 이틀동안 공짜로 버스 여행을 실컷 했다는 것이다..
나를 기차역에서 카오산로드입구까지 데려다 주고는 출발하는 53번 빨간버스..
비가 계속해서 내렸다.. 이른 아침에 비까지 내리는 바람에 여행자거리라면 보여야할 외국인들을 찾을수가 없었다.. 내가 제대로 찾아온걸까 의구심이 들 무렵 블로그에서 얼핏 본것같은 광고판이 보였다.. 맥도널드의 "아이 러브 카오산".. 제대로 찾아온 것 같았다.. 이젠 숙소를 찾아야 할때.. 블로그에는 "bbm"이라는 곳을 추천했기에 내비에 검색해서 돌아다녔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내리는 비만 계속 맞고 돌아다닐수는 없어서 여러곳을 들러본곳중에 나름 괜찮다고 생각한 도미토리형 게스트하우스를 200밧에 빌렸다..
배낭을 내려놓으니 한시름 놓였다.. 긴장도 풀려서일까 갑자기 허기짐을 느껴서 거리로 나왔다.. 점심때가 다가올때쯤 내리던 비는 점차 개였고 거리에 사람들이 조금씩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알지도 모르는 길을 계속해서 걸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곳 여행자 거리 뿐만아니라 방콕 곳곳에 정말 많은 서양인(아랍인 포함) 들이 보여서 내가 유럽이나 미국에 왔다는 착각을 할 정도였다.. 정말 관광대국으로 불리울만했다..
첫날은 이렇게 종일 걸어다녔다.. 지금 생각해보면 카오산로드를 기준으로 양방향으로 나있는 두블럭씩해서 세바퀴는 걸었던것 같다.. 태국 마사지가 유명하다해서 250밧 주고 발마사지를 받았다.. 유명하기는 개뿔.. 라오스가 훨씬 낫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한번만 가서는 알수는 없지만..
둘째날이 시작되었다.. 알수없는 곳인데다 혼자 왔기에 무엇부터 해야할지 몰라서 주인에게 추천해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걸어서 10여분 가면 유명한 절이 있다는 말 듣고 가보기로 했다.. 엄청난 사람들과 삼엄한 경비가 있어서 대단한 곳이라 직감했다.. 몇개의 통로를 지났을까 매표소가 있었다.. "500밧" 실로 부담되는 입장료였다.. 이제 둘째날이고 돈 나올곳 없는 백수라서 잠시 갈등하다가 왔던 거리가 너무도 멀기도 했고 무엇이 있길래 이렇게 삼엄한 경비가 서서 지키고 있을까 라는 호기심도 있어서 과감히 지불하고 입장했다..
있기는 개뿔.. 사람만 북적북적.. 화장실에 가서 소변만 보고는 나왔다.. 감동이 없었다.. 나를 끌어당길만한 무엇이 있어야 보고 나올텐데 괜찮은 곳 앞에서는 온통 셀카사진 찍는다고 몇겹으로 둘러싸여 볼수가 없었다.. 특히 한국의 아줌마들과 중국의 단체관광객들.. 어휴.. 완전 시장통이다..
정말이지 여자들의 옷차림만 보고도 한국사람인지 중국사람인지 이젠 얼추 맞출수 있을것같다.. 한국 젊은 아가씨인 경우 대체로 둘이 다니면서 연예인 화보 찍으러 태국에 온것마냥 옷차림이 화려하다.. 셀카 찍기도 하고 서로 찍어주는 모습을 하고 있으면 거의 적중.. 식당에 가서도 마찬가지다.. 밥먹으면서 한손에는 폰에 담긴 자기 사진만 들여다 본다.. 상대방의 사진에는 관심없다.. 내것만 잘나오면 된다는..
중국사람은 대체로 우르르 몰려다닌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어딜 가더라도 어깨에 힘주고 다닌다.. 왜냐, 혼자가 아니니까.. 주위가 많이 시끄럽다면 태국 현지인 아니면 중국인인 확률 거의 적중..
큰 길가로 거의 나왔을 무렵 어느 단체에서 나왔을까, 무료 급식을 나눠주고 있었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배가 덜 고팠는지 음식이 팔리지가 않았다.. 공짜밥인데 왜 거절을 하냐싶어 한그릇 들고는 길거리에 퍼질러 앉아서 한숟가락 입에다 퍼넣었다.. 음.. 쌥쌥 라이라이였다.. 맛있어서 다른 반찬으로 세그릇이나 비웠다.. 입장료 500밧은 밥먹는데 사용했다고 생각하니 오늘 과소비는 없던걸로..
게스트주인과 거리의 서양인의 도움을 받고는 수첩에 적혀있는 시암스퀘어를 찾아가 보기로 했다.. 15번 무료버스를 타고서는 서양인이 간다는 mbk center를 따라가봤다.. 여기도 쇼핑센터라는 말 듣고 다음에 시암스퀘어를 찾아가보기로 하고.. 왜 태국이 후진국일까.. 라는 의심이 들었다.. mbk 내부를 구경하고는 정말 잘 만들어진, 맞은편의 시암스퀘어와 더불어 정말 어마어마한 규모의 쇼핑물을 지닌 정말 연기 없는 공장으로 불릴만큼 관광 대국인걸 실감했었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서양인들을 포함한 많은 관광객들로 곳곳이 붐볐다.. 다음날 이른 아침에 수중 시장을 예약해 놓았기에 밤문화는 아쉽지만 다음에 접하기로 하고 왔던길 그대로 숙소로 와서 휴식을 취했다..
이건 뭐냐, 삥이냐..
전날 수상시장 가겠다고 여행사에 들러 250밧을 주고 예약했었다.. 아침 6시 50분까지 오라는 말에 부랴부랴 씻고 짐 챙겨서 40분까지 여행사에 도착했는데 이놈이 어제 늦게까지 일했는지 책상밑에 박스를 깔고 자고 있었다.. 몇번을 불러 깨웠는데도 일어날 생각을 않는다.. 다시 한번 영수증을 보여주면서 수상시장 가야된다고 하니 잠결에 영수증을 훝어본다.. 지가 적어놓고도 못믿겠는지 한참을 들여다본다.. 그러더니 다시 눕는다.. 어디다 전화를 한다.. 나더러 기다리란다..
7시 10분이 지났다.. 놈은 여전히 자고 있고 차는 오지 않는다.. 죽여버릴까 생각했다.. 길건너 맞은편에 있는 리어카 커피장수에게 가서 20밧트 냉커피를 사고는 돌아왔다.. 동남아의 시계는 정확하지 않다는걸 알고는 좀더 자게 두었다.. 약속시간이 30분이 지났다.. 흔들어 깨웠다.. 이 녀석 하는말.. " 니 어디갔었어!! ".. "차 떠났다" 라고 한다..
돌겠다.. 음.. 여기는 남의 나라지, 말로하면 다 풀릴거라 생각하고 애써 웃으며 말건낸다.. "환불해주라.." ----"기사 줘서 못준다" "내일 다시 가게 해줘라"----"돈 내라" 달타냥 성질 많이 죽었다..
장담컨데 너 영업 그래가지고는 망한다고 주문을 걸어놨다.. 첫인상 보고 내가 예약하는게 아니었다는 후회감이 들었다.. 사람보는데는 대체적으로 맞추는 편인데..
방콕의 밤문화..
오늘은 좀 더 멀리 가보기로 했다.. 170밧에 새로 옮긴 게스트 하우스로 거처를 옮기고 와이파이 빵빵한 곳에서 밤문화의 정보를 얻고 한국의 지인에게서 구체적인 정보를 종합해서 내린 결론은 스쿰빗역에 있는 소이카우보이라는 곳에 가보기로..
15번 빨간색 무료버스를 타고 음악을 듣고 가는길에 차창밖으로 보이는 인상깊은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급히 휴대폰을 카메라모드로 전환해서 흔들리는 상태에서 사진을 찍었다.. 아빠가 이끌고 쌍둥이 아기는 잠든채 뒤에서는 엄마가 따라가는..
인생에 정답은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정규직으로 한직장에서 평생 일하는것도, 여러 분야에서 조금씩 일하는것도, 나처럼 어중간한 나이에 회사를 관두어도 실패한 인생도 성공한 인생도 아닌 각자 살아가는 삶의 방식일뿐.. 단지,
내 죽기전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곁에 좋은 친구 한명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묻기를 우여곡절 많았지만 그래도 참 재미있게 살고 간다는 의미의 미소가 지어지기를..
차가 쌩쌩달리고 매연 많은 위험한 길인데 안전한 길로 다녔으면 좋을텐데.. 아무튼 저 가족에게 진심어린 박수를 보낸다.... 응원합니다..^^..
방콕의 지하철 요금제도가 정말 맘에 들었다.. 한국처럼 전체 구간을 1,2구간으로 나눠서 요금을 측정한게 아니라 정차역마다 조금씩 다르다.. 경제적면에서 본다면 무척 합리적인것 같다.. 우리같으면 집이 2구간 첫번째 사는 친구가 있다면 1구간 마지막에 있는 집에 사는 친구를 볼때마다 무척 손해본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 즉각 도입하자!!..
드디어 도착했다.. 그곳에..
고등학교때쯤이었나, 태국의 유흥업소가 유명하다는 얘기를 듣고서는 20년이 훨씬 지났고 난 이제서야 그 경험을 하게 되었다.. 거리를 지나는데 예쁘고 늘씬한 아가씨들이 즐비하다.. 옷차림도 요상해서 시선을 어디다 둬야할지 모르겠다.. 손과 옷깃을 잡고 놀고 가라고 놓아주질 않는다..
많고많은 가게 중에 한곳을 정하고는 입장!! 내부의 돌아가는 상황은 상상에 맡기겠다.. 이어지는 시간은 한마디로 원초적인 본능과 이성의 대결이다.. 힘들게 일하는 여자들이라 생각해서 계속해서 손뼉도 쳐주고 발도 굴렸다.. 나더러 술 사달라고해서 3잔을 사주고 나는 맥주 작은병으로 4병 마시고 본능을 이성으로 애써 꾹 얽누르고는 술값계산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궁금해서 마담에게 물어봤다.. 내보고 자꾸 술 사달라는 저 아가씨가 나가자고 신호를 보내는데 어찌되냐고....
뭐? 인간 취급 못받고 스트래스 잔뜩 받아가면서 그렇게 힘든 하루를 보낸 댓가로 받은 내 일당보다 더 많다고? 에라이....개뿔....
그래도 본능은 어쩔수 없나보다.. 생글생글 웃던 그 아가씨.. 잠자리에 누워 있는데 천장에 그녀의 얼굴이 자꾸만 그려진다.. 잠이 안온다.. 젠장..
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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